퀵바

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이 조각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완결

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8.09.03 20:03
최근연재일 :
2019.03.19 20: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01,133
추천수 :
2,019
글자수 :
707,744

작성
19.01.11 20:00
조회
413
추천
8
글자
13쪽

34. 허울 -2-, 35. 레이드 -1-

DUMMY

88

적진으로 제일 먼저 들어간 건, 은신 능력이 제일 뛰어난 양소진이었다.

라이를 이용한 게 아닌 달빛에 의지한 그림자를 통해 수신호를 보내면, 그다음으로 기적으로 인해 은신 능력이 뛰어난 조상호가 들어가 처리했다.

이 방법만으로 김준철이 머물고 있다는 세종문화회관까지 박살을 비롯한 백 명이 넘는 능력자들이 아무런 제지 없이 접근할 수 있었다.

단 한 방으로 상대를 쓰러뜨리는 박살과 나찰급 인사들을 중심으로 삼백이 넘는 인원을 쓰러뜨리고 김준철이 있는 곳까지 뚫고 들어간 박살들은 작전을 시작한 지 삼십 분 만에 강북을 모두 먹고 있고, 주변 외곽과 긴밀한 협약을 맺어 박살을 위협하던 주신을 잡는 성과를 올린다.

그리고 박살들이 대한민주연합 수장을 붙잡았다는 소식이 인터넷에 퍼졌는데, 박살들을 욕하는 이들이 많았다.


[대한민주연합의 대장을 붙잡은 이유가 뭐지? 설마, 박살은 독재하고 싶은 건가?]

[사람들이 칭송하니까 정신을 놓은 거겠지. 쯧. 내 그럴 줄 알았다.]

[그게 아니라 약간 공산주의 비슷한 느낌이 나서 그런 게 아닐까? 가만히 뜯어보면 공산주의와 다를 바 없는 체계잖아.]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혼돈의 시대에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해주자는 취지로 저렇게 말하는 곳이 얼마나 있어? 우리 세상 주신은 어떤 짓 하고 있는 줄 알아? 지가 영주라면서 중세시대 영주들이 가졌던 초야권까지 법으로 만들려고 위협까지 하고 있다니까.]

[어차피 죽이지도 못하는데, 우리가 도와주자.]

[그래. 우리가 한꺼번에 박살이 있는 곳으로 가자. 마침, 대한민주연합에 가입한 세상이 서울 남쪽 외곽에 많으니까 우리가 가는 길을 열어 줄 거야.]

[도와주러 갑시다. 대통령도 밀어낸 우리입니다. 이번에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박살 타도를 외치며 들끓던 여론은 다음에 도착한 소식과 함께 착 가라앉았다.


[삼십 분밖에 안 걸렸다는 게 실화냐?]

[김준철이랑 신도 이천 명이 포로로 붙잡혔다고 하더라고, 식량이랑 보물도 대부분 가져갔다고 은신하면서 돌아다니는 내 부하가 말해주던데.]

[그럼 서울은 이미 박살이 먹었네. 그곳 사람들 불쌍해서 어쩌냐.]

[뭐 어쩌겠어. 약한 게 죄지. 외곽으로 오지나 않게 경기지역 사람들은 소식 서로 전달하면서 끈끈하게 유지해 봅시다.]


박살이 강자라는 사실을 재확인 한데다가, 길을 터준다고 해놓고 중간에 급습한 세력들이 있어서 사람들은 욕만 하고 실질적인 행동을 꺼리게 된다.

여기까지였으면 대한민주연합은 명분을 쥔 채 박살들을 압박할 수 있었겠지만, 박살들이 내세운 증거가 인터넷에 퍼지면서 여론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민주라며? 민주주의가 언제 극소수의 엘리트주의로 바뀌었지? 우리가 지금 과거 그리스로마 시대에 사는 건가?]

[말만 번지르르할 줄 알았지. 속은 완전 쓰레기였네.]

[오히려 박살이 사는 세상이 더 나은데? 지옥 맞아?]

[내가 전에도 말했잖아. 박살은 죄인들에게 지옥인 세상을 원한다고, 그들은 악한 존재들이라면 잡으려고 미친놈처럼 달려드는 곳이지, 웬만하면 다른 지역이랑 원만하게 지내려고 한다니까.]


추가로 박살이 주변 대한민주연합과 연계되어 공격해오던 세력까지 공격해 물자를 빼앗은 다음 내세운 선언문이 인터넷에 나타났다.


[지옥의 주신 염라대왕이 대한민주연합에게 경고한다.

다시는 민주라는 이름을 쓰지 마라.

또한, 대한이라는 이름도 쓰지 마라.

너희들이 주장하는 민주의 민에는 힘없는 이들은 속하지 않았다. 같은 사람을 이성 급 능력이 안 된다는 이유만으로 사람 취급하지 않는 것이 어째서 민주라니...

너희들은 혼자서 살 수 있는 신이라도 되는 것인가?

나 박살, 그리고 능력자들은, 스스로를 신이 아닌 한 인간으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같은 인간을 존중하며, 그들과 함께 걸어갈 것이다.

하지만 다짐을 해도, 이루기가 힘든 게 민주다. 이유는 인간 존중은 기본이고, 너희들처럼 말만 내세우고 뒷통수를 치는 게 아닌, 자신의 행동에 책임까지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차별이 아닌 존중을, 그리고 모든 이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민주라고 생각하는 우리다.

그렇기에, 같은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너희들, 그리고 그걸 지지하는 신도들이 사는 세력을 우리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살고 싶으면 대한민주연합에서 탈퇴하라. 그리고 그들이 내세운 세상이 아닌, 우리가 생각하는 세상에 동참하라. 이번 시련이 끝나고 다가오는 오아시스에서 우리에게 증명한다면 영지전을 걸지 않고 식량을 지급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뒷일은 어떻게 될지 알 거로 생각한다.

혹시 다른 지역이 이 틈에 이들 지역을 약탈하려고 한다면 충고하나 하겠다. 가져갈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다 가져갔으니까. 그러니 그곳에 헐벗은 이들은 건드리지 마라, 그 순간 그대들도 죄인이다.

그리고 우리는 제보를 받는다. 만약 자신들의 세상이 대한민주연합처럼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상은 밑에 사람들을 물건 취급하고 있다면, 증거를 인터넷이나, 자신의 기적을 써서 우리 세력에 전달해라. 그러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지 않고, 그곳으로 갈 것이다.]


제안 끝에는 대한민주연합에서 악인인 자들의 얼굴과 그들이 악인임을 증명하는 여러 증거까지 인터넷에 공개했고, 여론은 완전히 박살 쪽으로 기울었다.


[저렇게 악인들은 가두어 놓고 물자까지 거뒀으면, 오아시스 때 싸우고 싶어도 못 싸우니까, 대한민주연합은 완전히 끝났다고 봐야겠네.]

[저 중엔 박살에게 넘어가려는 신도들이 많다니까, 대부분 박살 밑으로 들어갈걸?]

[명분도 박살 편이니까 우리가 간섭할 수는 없지. 우리도 잘못하지 않는 이상 칠 사람들도 아니니까, 우리는 우리 세상에 집중해야겠다.]

[덕분에 우리 주신이 초야권 어쩌고 하는 건 사라져서 좋네.]

[나도 그런데.]

[나도.]

[어. 나는 신도들이 헛소리하는 거 안 들어서 좋더라.]

[박살 최고다. 그냥 네가 한국 먹고 헬조선 만들어라.]


여론이 자신들에게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은 강이슬의 노트북 화면으로 확인한 박살은 집무실 의자에서 일어나 창문으로 걸어갔다.

1층에는 천 개가 넘는 괴로운 표정이 주로 있는 조각상들이 놓여 있었는데, 그들 주변으로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거나, 침을 뱉고 있었다.

그들의 옷차림은 동부구치소 주민과 다르게 이리저리 수선한 흔적이 있었는데, 수척한 행색과는 달리 눈빛은 사납게 번뜩이며 조각상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는 그에게 어둠이 다가왔다.

-악인과 적 중 능력이 좋은 이들은 모두 봉인했습니다.-

“정보 이용권으로 확인해 보니까, 시련이 끝나서 자신의 지역으로 돌아가도 주신을 제외한 나머지는 누군가 외부에서 힘을 주입해주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다고 하더군.”

-봉인한 주신들은 미리 그쪽 세상 외곽에다 놓아서, 나머지가 오아시스 포탈을 이용할 시간을 벌어주면 저기서 침을 뱉고 욕한 이들은 죽지 않을 겁니다.-

“알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 그런 눈빛으로 내려다보시는 겁니까?-

“내가 어떤데.”

-슬퍼 보입니다.-

어둠의 말에 박살은 피식하고 웃었지만, 다시 얼굴이 굳어진다.

“슬픈 게 아니라 두려워. 내가 저 꼴이 되지 않을까 해서 말이야.”

-괜한 걱정입니다.-

“저들 중에는 봉사활동만 만 시간 넘게 하고, 범죄 이력도 단 한 개도 없던 이도 있었어. 그자도 백살자급 악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까, 어쩌면 내 안에 저런 면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나 또한, 저들처럼 허울만 좋은 쓰레기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

-그렇게 되기 전에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말해도 알아듣지 못하면?”

-그럼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끌어내리려고 할 것이고, 박살님은 김준철처럼 방심하다 당할 겁니다.-

“정말 그럴까?”

-사람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각자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달라서 반응이 다를 뿐입니다. 피해자가 생기는 건 안타깝겠지만, 올바른 이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고, 타락한 박살님을 죽일 겁니다. 마치, 박살님이 장동준을 죽일 때처럼 말이죠.-

어둠의 말에 박살의 입가엔 작은 미소가 맺혔다.

“훗. 뭔가 비유가 잘못되기는 했지만, 고마워.”

-별말씀을.-

대화를 마친 두 존재가 바깥을 말없이 바라보는 가운데,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레이드**

점수 채점이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시점에서, 박살들은 우선 백 퍼센트 임무 성공률부터 달성하고 난 후 추진한 게 최대한 오랜 기간 바깥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거였다.

그래서 이미 외곽을 정리한 박살들은 내부는 염을 교대로 맡기고 포탈을 열 수 있는 기적을 보유한 김진철은 박살과 함께 돌아다니며 유사시 복귀할 수 있도록 한 다음, 인간과 동물들은 전부 외곽으로 나가 임무를 수행하게 했다.

대신 나찰 중 이종수, 박민석, 조상호, 이민희가 이끄는 네 개의 조로 인원을 나누어 뭉쳐서 돌아다니게 했고, 그 덕분에 큰 무리 없이 외곽을 돌며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 이들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 그중 박살들이 주목한 일이 하나 있었다.

박살은 강이슬이 내민 노트북 화면을 오른 검지로 가리키며 말했다.

“이게 지금 이곳을 관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박살은 예전 교류 때 제일 먼저 부딪혔던 김대영 이끌던 세상에 머물고 있었는데, 대한민주연합에 참여해 박살을 제일 많이 괴롭힌 지역이기도 해서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당연히 그 어떤 곳보다 감시와 관리가 제일 필요한 곳이었는데, 이곳보다 중요한 곳이 있다며 강이슬이 알려준 상황이었다.

그의 물음에 강이슬은 고개를 크게 끄덕인다.

“네.”

“하지만 이곳은 수원시잖아. 성남시를 거치고도 더 내려가야 하는 곳인데, 여기를 지금 나보고 가라는 거냐?”

“대왕님 혼자 가는 건 아니고, 양소진님과 제가 같이 갔으면 해서요.”

“어쨌든 가야 한다는 거잖아. 이유는?”

그의 물음에 강이슬이 대답하려고 했지만, 그보다 먼저 상황판을 정리하고 있는 감우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수원시 절반이 변이되었다는 사실은 박살님도 잘 아실 겁니다. 그곳 중앙에 희귀도 칠성짜리가 있다는 정보가 떠돌고 있습니다.”

그의 말에 박살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 불확실한 정보 때문에, 제일 위험한 지역을 떠나야 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불확실하더라도 움직여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유가 더 있다고요?”

“네. 사실 우리가 협박하긴 했어도, 영지전은 서로 같은 영지를 지닌 자들만 가능해서, 외곽 지역은 김준철이 있는 대한민주연합이라는 세상을 제외하고는 싸움을 걸 수 없습니다. 때문에 신도들만 넘어오는 상황에서, 외곽은 적들에게 둘러싸인 건 여전합니다.”

감우호는 상황판 옆에 있는 경기도 지역이 그려진 지도로 이동했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줄곧 우호적인 동쪽과 남하하는 변이된 존재들을 막기에 벅찬 북부를 공략하는 건 명분이 없어서 공략해봤자 적대 세력이 늘어나 여론이라도 나빠지면 우리만 손해입니다. 박살님이야 당연히 그런 곳을 치자고 해도 움직이지 않겠지만요. 그렇다면 남은 곳은 남쪽밖에 없는데, 저희가 조사한 결과 공지로 변한 곳을 따라 내려가 보면...”

그의 손끝을 따라 눈동자가 아래로 내려간 박살의 입에서 한 곳의 지명이 흘러나왔다.

“수원...밖에 없다는 겁니까?”

“네. 현재로서 우리가 정당하게 얻을 수 있는 곳은 오로지 수원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곳을 정화한다고 해도 내가 전에 얻은 돌발 미션처럼 세상을 주는 미션이 아니면 소용이 없습니다. 혹시 제안이 뜬 겁니까?”

“예. 떴습니다.”

“아, 그렇군- 떴다고요?”

“네. 지금 인터넷에 돌발 제안이 뜬 걸 재현해서 사진을 찍어놓았습니다. 강이슬님 보여주시죠.”

그의 말에 강이슬은 노트북을 조작한 후, 화면이 박살을 향하도록 돌렸다.


작가의말

좋은 하루 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상이 조각났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1 38. 아~ -4- +2 19.01.25 377 10 10쪽
100 38. 아~ -3- +2 19.01.24 408 10 12쪽
99 38. 아~ -2- 19.01.23 387 9 9쪽
98 37. 다시 만나서 반갑다 -3-, 38. 아~ -1- 19.01.22 413 9 12쪽
97 37. 다시 만나서 반갑다 -2- +1 19.01.21 404 10 12쪽
96 37. 다시 만나서 반갑다 -1- +6 19.01.19 456 10 12쪽
95 36. 우리? -3- 19.01.18 414 9 12쪽
94 36. 우리? -2- 19.01.17 400 10 11쪽
93 36. 우리? -1- +4 19.01.16 417 10 13쪽
92 35. 레이드 -4- 19.01.15 418 10 13쪽
91 35. 레이드 -3- 19.01.14 414 8 11쪽
90 35. 레이드 -2- 19.01.12 398 11 10쪽
» 34. 허울 -2-, 35. 레이드 -1- 19.01.11 414 8 13쪽
88 33. 테러리스트 -4-, 34. 허울 -1- 19.01.10 418 12 13쪽
87 33. 테러리스트 -3- 19.01.09 403 9 11쪽
86 33. 테러리스트 -2- 19.01.08 395 12 14쪽
85 33. 테러리스트 -1- +1 19.01.07 446 11 11쪽
84 32. 격류 -2- +2 19.01.05 445 10 10쪽
83 32. 격류 -1- 19.01.04 434 10 12쪽
82 31. 단 한방 -2- 19.01.03 430 10 10쪽
81 30. 땅따먹기 -4-, 31. 단 한방 -1- 19.01.02 444 11 12쪽
80 30. 땅따먹기 -3- 19.01.01 435 12 17쪽
79 30. 땅따먹기 -2- 18.12.31 445 9 12쪽
78 29. 달콤한 정산 -2-, 30. 땅따먹기 -1- +2 18.12.28 456 11 13쪽
77 28. 밀어내기 -6-, 29. 달콤한 정산 -1- 18.12.27 422 8 10쪽
76 28. 밀어내기 -5- 18.12.26 430 11 14쪽
75 28. 밀어내기 -4- 18.12.22 433 9 11쪽
74 28. 밀어내기 -3- 18.12.21 496 12 11쪽
73 28. 밀어내기 -2- 18.12.20 459 11 14쪽
72 27. 세상은 요지경 -4-, 28. 밀어내기 -1- 18.12.19 481 1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