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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골 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상상레벨
작품등록일 :
2023.03.17 18:02
최근연재일 :
2023.04.18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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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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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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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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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1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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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94화.

DUMMY

194화.


상처를 재생한 뇌조가 터미네이터처럼 다시 고개를 들고 날개를 펼쳤다.


펼친 날개에서 에너지가 뭉쳤다.


“뜻대로 하게 둘 것 같아!”


그것이 아군을 휩쓴 광선이라는 걸 안 아드리나가 화살을 쏘았다.


여덟 개로 갈라진 화살이 광선을 강타해 에너지가 뭉치기 전에 폭발시켰다.


동그랗게 뭉치던 광선의 마력이 폭발하며 충격파자 일어나자 뇌조도 움찔했다.


나는 그 짧은 틈을 놓치지 않고 검을 내리쳤다.


검게 뭉친 검기가 바닥을 가르며 날아가 뇌조의 목을 노렸다.


뇌조는 검을 들어 내 검기를 막았다.


강한 힘에 놈의 몸이 뒤로 조금 밀렸으나, 끝내 버티고 내 검기를 하늘로 받아쳤다.


검기가 번개처럼 번쩍이며 공중으로 사라지자 엘더와 밀러가 화살을 쏘고 퀸과 마담이 다시 마법을 발사했다.


아직 남아 있던 데몰리션 나이트들은 암흑 오라로 날개를 펼치더니 자폭이라도 할 것처럼 날아가 뇌조의 가슴과 배에 검을 찔렀다.


뇌조의 몸에 데몰리션 나이트의 검 세 개가 박혔다.


뇌조는 몸에 박힌 검을 보더니 불쾌하다는 듯 마력을 일으켜 데몰리션 나이트들을 밀어내려 했다.


본드래곤들의 브레스를 막던 예의 그 수법이었다.


하지만 데몰리션 나이트들은 검을 꽉 잡고 속도를 높이며 버텼고, 그 사이에 나는 다시 시체폭발을 사용해 뇌조를 공격했다.


부하들의 몸에 남아 있던 마력이 응축되며 폭발하자 범위는 좁지만, 파괴력은 높은 폭발이 일어났다.


연거푸 세 번 일어난 폭발은 뇌조의 몸을 망가뜨리더니 놈을 뒤로 밀어냈다.


[건방진 놈.]


충격에 몸이 밀린 뇌조가 뒤로 나동그라지면서도 자세를 바로잡더니 날 노려보았다.


놈이 4쌍의 날개를 펼쳐 반격을 준비했다.


하지만 반격을 할 틈도 없이 이번엔 5호가 브레스를 쏘았다.


정면으로 날아간 브레스가 자신을 뒤덮자 뇌조는 다시 한 번 방어막을 만들더니 검을 들었다.


검을 높이 든 그는 힘껏 내리쳤고, 그 순간 검기가 5호의 브레스와 지상을 통째로 가르며 날아갔다.


무시무시한 공격에 브레스를 쏘던 5호의 몸이 세로로 양단되어 무너졌다.


5호의 거대한 뼈들이 바닥이 갈라지면서 새로 생긴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끝을 알 수 없는 심연 속으로 가라앉는 5호.


5호까지 잃으면서 화가 치밀었지만, 녀석이 벌어준 그 짧은 틈 덕분에 바라그와 코르넬리오 그리고 나자렛과 가브리엘이 뇌조를 포위했다.


“루나 여신의 이름으로 네놈을 단죄하리라!”


“지옥으로 떨어져라! 타락한 신이여!”


알고르와 일리오스 교국의 성기사들은 신성력을 일으키며 뇌조를 공격했다.


거대한 빛의 망치를 소환한 바라그가 뇌조의 머리를 후려쳤다.


쿵!


거친 굉음과 함께 뇌조의 몸이 바닥에 처박혔다.


바닥에 몸이 박혔던 뇌조는 뾰족한 부리가 깨진 채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바라그가 틈을 주지 않고 놈에게 연거푸 네 번의 공격을 더 가했다.


몸을 휘청일 정도로 강한 충격을 받은 뇌조는 바라그가 여섯 번째 공격하려는 찰나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내리치는 바라그의 공격을 막더니 힘으로 빛의 망치를 밀어냄과 동시에 다시 검을 휘둘러 반격했다.


방패를 든 바라그는 공격을 제대로 방어했지만, 검에 실린 뇌조의 힘을 다 버티지 못하고 배트에 맞은 야구공처럼 포물선을 그리며 멀리 날아갔다.


“크악!”


바라그가 외마디 비명과 함께 뒤로 날아가자 나자렛과 글로리아가 나왔다.


검과 성서 그리고 검과 방패로 무장한 두 교국의 인간 여성 성기사들은 뇌조의 머리를 노리고 동시에 찌르기를 했다.


목과 머리 그리고 가슴과 배를 연거푸 찌르는 두 성기사의 공격에 뇌조는 검을 바닥에 박고 팔을 양옆으로 뻗더니 그녀들의 검을 막았다.


손바닥과 검이 충돌하면서 뇌조의 손바닥이 조금씩 타들어 갔다.


두 성기사가 지닌 신성력 탓이었다.


이에 뇌조는 자신의 힘을 일으켰고, 신성력과 그의 힘이 충돌하자 다시 차원균열이 일어났다.


대기마저 밀어내는 차원균열에 나자렛과 글로리아가 주춤하자 뇌조가 날개를 펼쳐 두 사람에게 광선을 발사했다.


나자렛은 얼른 성서로 만든 방어막으로 방어했고, 글로리아는 방패로 광선을 막았다.


하지만 둘 다 바라그처럼 뇌조의 광선을 버티지 못하고 뒤로 쭉 밀려났다.


마그마가 굳은 자리로 밀려난 글로리아는 피를 토하며 비틀거렸고, 나자렛은 성서를 잃고 오른쪽 다리를 꿰뚫리고 말았다.


“이 괴물 같은 놈!”


두 성기사마저 나가떨어지자 이번엔 코르넬리오가 나섰다.


원뿔형 랜스를 앞세운 채 불도저처럼 땅을 부수며 돌진한 그는 앞뒤 가리지 않고 뇌조의 가슴을 찔렀다.


가슴이 찌르는 코르넬리오의 랜스에 뇌조는 위험을 직감했는지 검을 뽑아 그의 랜스를 막았다.


“헬리오스 신이시여! 제게 힘을 주소서!”


무기가 충돌하면서 차원균열이 일어났지만, 코르넬리오는 뇌조를 무시한 채 돌진하는 것으로 모자라 랜스로 대검을 꿰뚫어 버릴 듯이 신성력을 쏟아부었다.


강력한 코르넬리오의 공격에 뇌조는 대검을 들고 버티다 견디기 힘들어졌는지 온몸에 붉은 기운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머리에 난 단정학처럼 붉은 기운은 놈의 몸을 감싸고, 검에 깃들었다.


그 순간 붉색과 검은색 그리고 하얀색이 복잡하게 어우러진 검기가 놈의 대검에 깃들었다.


범상치 않은 힘.


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린 그 힘이 코르넬리오의 신성력과 충돌하자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신성력이 잔뜩 담긴 그의 랜스가 용광로에 넣고 가열한 것처럼 흐물거리더니 끝에서부터 찌그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묽은 찰흙을 짓누른 것처럼 망가지는 랜스를 본 코르넬리오는 당황하며 움직임을 멈췄다.


그러자 뇌조가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더니 다 찌그러진 그의 랜스를 쳐내고 불길한 힘을 잔뜩 실은 검을 높이 들었다.


그대로 코르넬리오를 베고, 그 뒤에 있는 아군 병력을 통째로 지워버릴 심산이었다.

“망할 놈! 당장 멈춰!”


나는 뇌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움직였다.


직접 날아가 검기를 일으킨 후 뇌조의 검을 직접 받았다.


검기와 검기가 충돌하면서 코르넬리오가 충격파에 밀려 뒤로 날아갔다.


“지금이다! 그대로 잡고 있어!”


그가 볼썽사납게 바닥을 나뒹굴자 아드리나가 소리쳤다.


화살을 쏘려는 것이리라.


그 예상대로 곧 머리 위에서 뇌조의 옆에서 화살이 날아와 놈의 머리를 노렸다.


하지만 바위도 가볍게 꿰뚫는 아드리나의 화살이 뇌조와 검을 맞대며 일어난 충격파를 버티지 못하고 흩어지고 말았다.


“말도 안 돼!”


“그렇다면 내가!”


이번엔 크릭이 나서서 창을 투척했다.


하지만 그의 창 역시 잘 날아가다 말고 충격파에 밀려 튕겨 나가고 말았다.


[미물의 힘으론 신을 막을 수 없느니라.]


뇌조가 말했다.


오만함이 잔뜩 느껴지는 그의 대사에 나는 지금까지의 뇌조와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검을 맞대고 있던 뇌조가 이번엔 충격파를 사방으로 퍼트렸다.


강력한 충격파에 몸이 쭉 밀리며 바닥이 녹아내리자 흐물거리는 대지 위에서 검을 높이 든 뇌조가 보였다.


[사라져라. 미물들아.]


놈이 검을 내리쳤다.


그 순간 방사형으로 퍼진 강력한 에너지가 주위의 모든 것을 불태우고 녹이며 퍼지기 시작했다.


“모두 피해!”


막을 엄두가 나지 않는 그 공격에 나는 얼른 공중으로 날아올라 뇌조의 공격을 피했다.


마루나와 아라타도 다른 영웅들도 피했다.


하지만 내상은 입은 글로리아와 다리를 다친 나자렛이 뇌조의 공격에 휘말려 말 그대로 증발하고 말았다.


증발한 것은 두 영웅만이 아니었다.


“내 몫을 다하지 못해 미안하구나. 아라타. 뒷일을 부탁한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후방에 있는 수인들과 대륙인들을 위해 마지막 힘을 짜내며 결계를 펼친 강명 법사와 법주승들 또한 뇌조의 공격에 휘말리고 말았다.


넓은 대지에 감히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발톱 자국이 생겼다.


그리고 그 발톱 자국의 영역 안에 있던 강명과 법주승들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강명 법사님!”


아라타가 강명의 죽음을 보고 뒤늦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이미 죽은 강명은 답하지 못했지만, 그와 법주승들의 헌신으로 뒤에 있던 이국의 군대와 동토인들은 살아남았다.


뇌조가 만든 거대한 발톱 자국 역시 강명과 법주승들이 있는 자리만 파헤치지 못한 것이다.


“강명···.”


승려답게 마지막까지 인명을 구하다 떠난 강명.


그의 헌신에 나도 다른 영웅들도 분노했다.


“이놈!”


크릭이 뇌조에게 달려가며 도약했다.


하늘 높이 도약한 그는 창에 남은 마력을 모두 실었다.


창에 마력이 맺혀 심상치 않은 에너지가 모이자 그는 마지막 힘을 짜내 자신의 창을 뇌조에게 투척했다.


혜성처럼 떨어진 그의 창이 대기를 관통하며 날아가 뇌조의 몸에 적중했다.


쾅!

강한 폭발이 일어나며 화염을 동반한 충격파와 연기가 퍼지더니 그 연기를 뚫고 날개가 찢어진 뇌조가 나왔다.


충격을 받은 것인지 몸 곳곳에 자잘한 상처까지 입은 그는 뒤로 쭉 밀려나더니 광선을 만들어 자신을 공격한 크릭을 노리려 했다.


“안 돼!”


놈이 광선을 쏘려는 순간 아드리나가 화살을 발사했다.


매섭게 날아간 화살이 날개의 광선을 강타해 다시 폭발을 일으키자 뇌조가 이번엔 검을 들었다.


그러나 놈이 검을 든 순간 뇌조의 사방에서 셀 수 없이 많은 검기들이 날아가 놈을 강타했다.


뇌조는 검기를 발사한 자들을 보았다.


블랙소드와 그 휘하 암살자들이었다.


그림자처럼 망토를 펄럭이며 깊은 절벽 속에서 올라온 암살자들이 검기를 실은 암기를 투척해 뇌조를 공격했다.


뇌조는 방어막을 일으켜 그 공격을 막았다.


평범한 공격으론 뚫을 수도 없는 방어막이었다.


그것을 본 블랙소드가 소리쳤다.


“때가 되었다!”


블랙소드의 외침에 암살자들이 공격하다 말고 이를 꽉 깨물고 뭔가를 삼켰다.


그 순간 그들의 체내의 마력이 폭주하더니 마스크 위로 드러난 얼굴에 핏줄이 돋기 시작했다.


일종의 약물 같았다.


“암살자에겐 이름도 명예도 필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마지막 남은 사명뿐!”


블랙소드가 다시 소리쳤다.


그 순간 암살자들이 마력을 일으켰다.


강력한 마력이 솟구치면서 그들의 몸에서 이블 나이트에 해당하는 마력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천 년이나 걸린 의뢰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마지막 의뢰를 달성하라!”


똑같이 이를 깨물고 약을 삼킨 블랙소드가 마력 폭주를 일으키며 소리쳤다.


그 순간 죽음을 각오한 블랙소드와 암살자들이 악을 지르며 달려갔다.


[예나 지금이나 무모하고 하찮은 것들이로구나. 보기 싫다. 사라져라.]


놀라운 속도로 달려오는 그들의 모습에 뇌조는 블랙소드를 아는 듯 한마디 하더니 검을 휘둘렀다.


거대한 검기가 아닌 잘게 쪼개진 무수히 많은 검기가 산발적으로 날아가 암살자들을 노렸다.


엉망진창이 된 대지를 난도질하며 날아오는 검기에 암살자들이 흩어졌다.


그들은 곡예 같은 움직임으로 뇌조의 검기를 피했다.


몇몇은 피하지 못하고 검기에 베여 끔찍한 최후를 맞았지만, 동료들이 죽어나가는데도 남은 암살자들은 땅을 가르며 나아가 끝내 뇌조의 몸에 검을 박았다.


검에 찔린 뇌조는 금방 상처를 회복해 그들의 공격이 무의미하게 느껴졌지만, 암살자들은 멈추지 않았다.


자신들의 헌신이 뇌조에게 미미한 타격밖에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목숨을 던졌다.


그것이 그들이 지닌 마지막 사명이자 운명이기 때문이리라.


동시에 그들의 희생은 또 다른 가능성으로 이어졌다.


부하들이 목숨을 던지는 틈을 노리고 블랙소드가 뇌조의 뒤로 이동했다.


거만한 뇌조는 그의 공격을 막을 생각도 않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받아라! 조상님께서 네놈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다!”


블랙소드가 뇌조의 등에 검을 찔렀다.


검이 파고들어 가슴까지 파고들자 뇌조는 지금까지 그랬듯이 아무렇지 않게 검을 뽑고 상처를 재생하려고 했다.


그러나 블랙소드가 그의 등에 박아넣은 검은 뽑히지 않았다.


아무리 용을 써도 검이 그의 몸에서 뽑히지 않았다.


[무슨 짓을 한 거지?]


등에 검이 박힌 뇌조가 블랙소드를 노려보며 물었다.


블랙소드는 또 다른 검을 꺼내며 답했다.


“초대 블랙소드가 네게 남긴 천 년의 저주다! 동료를 모두 잃고 홀로 남은 암살자의 마지막 비수! 빠지지 않는 가시가 네놈을 파멸로 몰아갈 것이다!”


저주.


초대 블랙소드가 뇌조를 위해 남겨둔 마지막 앙심의 칼날이었다.


천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 앙심이 뇌조에게 향한 것이다.


뇌조는 가슴을 뚫고 나온 조그만 칼날을 보았다.


그것을 뽑기 위해, 다시 없애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천 년의 한이 그렇게 쉽게 뽑히지 않았다.


[이놈!]


답답해서일까? 아니면 가슴을 관통한 마지막 비수가 고통스러워서일까?


그는 처음으로 흥분하더니 검을 휘둘렀다.


엄청난 양의 검기가 뿜어져 나와 주위를 초토화했다.


지금까지 버티던 암살자들도 그 검기에 휩쓸려 죽음을 맞았다.


마지막 남은 암살자는 블랙소드 뿐.


그는 퍼지는 검기들을 피해 뇌조의 앞에 섰다. 그리고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뽑히지 않는 검에 당한 뇌조는 두려움을 느꼈는지 블랙소드의 공격을 맞지 않고 막았다.


그의 검과 뇌조의 검이 충돌하자 스파크가 튀었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뿐.


“부탁합니다. 반드시 이 괴물을 쓰러뜨려 주시오.”


곧 블랙소드가 무릎을 꿇더니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그 어떤 공격도 당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쓰러지더니 그대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체내의 모든 마력이 바닥난 것이다.


그와 그의 부하들이 먹은 알 수 없는 약물의 효과 같았다.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낼 순 있지만, 금방 힘이 바닥나 생명력을 잃고 죽고 마는 그런 부작용이 있는 약물이리라.


그 증거로 뇌조의 앞에 쓰러진 블랙소드의 손목이 앙상하게 말라 있었다.


마치 물기마저 빠진 미이라처럼.


“죽음을 각오하고 싸운 건가.”


나는 그와 암살자들의 죽음에 많은 것을 느꼈다.


아니, 비단 블랙소드와 그의 부하들만이 아니다.


강명과 법주승들 그리고 이미 죽은 다른 영웅들과 죽음을 각오하고 이 싸움에 기꺼이 참전한 사람들까지.


진심으로 세상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었다.


아마도 저것이 진정한 영웅의 자세이리라.


본래 영웅이 되고 싶은 마음도, 될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블랙소드를 비롯해 죽어나간 무수히 많은 영웅을 보자 생각이 바뀌었다.


‘영웅이 되어야 한다. 부외자가 아니라 이 세상의 일원으로써! 저들 같은 영웅이 되어야 한다!’


잠시나마 가족은 내려놓기로 했다.


지금 이 순간은 나 역시 이 세상의 일부로서 저들과 같은 입장에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곳을 집으로 생각하고.


내 집을 지킨다는 마음가짐으로 말이다.


나는 다시 검을 들었다.


어린 시절 지키지 못한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다시 지켜야 할 가족과 이 세상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남은 사람들과 운명을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


검을 쥔 손에 간절함이 깃들고.


가슴에는 절박함이 깃드든다.


이윽고 죽음을 초월한 각오까지 서리는 순간.


아라타가 말하는 깨달음이라도 얻은 것처럼 머리가 맑아지더니 힘이 차오르며 어떤 기억이 떠올랐다.


돌연 떠오른 기억.


그 기억의 주인은 바로 리치몬드였다.


반역자로 몰리고, 동료에게 배신당한 것으로 모자라 가족마저 잃어 그 슬픔과 분노를 감당하지 못하고 폭주한 한 남자.


슬픔과 분노 등 온갖 부정적인 감정에 사무쳐 복수만을 바라며 악의 화신이 되었던 전생의 내가 보였다.


지키지 못한 자의 말로는 비참했다.


끝내 죽음을 맞고 지옥에 떨어져 연옥의 빛을 쬐며 가족을 지키지 못했을 때의 그 비통한 죄책감의 고통을 몇 번이고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몇 번이고 반복된 고통에 지쳐 자신마저 잊으려던 그때.


리치몬드에게 한 줄기 구원의 빛이 내려왔다.


그게 바로 영조 피닉스였다.


뇌조를 봉인한 후 직접 지옥까지 내려온 피닉스가 리치몬드에게 기회를 주었다.


다음 생엔 악이 아닌 영웅이 되어 세상을 구원하라고.


그것이 죄책감의 늪에 빠진 리치몬드가 구원받을 유일한 길이라고 말이다.


영조의 말이 기억나자 리치몬드의 모든 기억이 뇌리에 들어왔다.


드래곤을 비롯해 천년 전 유명세를 떨친 각종 강자들을 꺾어 지금의 나보다도 더 강한 힘을 쌓은 리치몬드의 힘.


드래곤과 세상을 지키기 위해 맞선 신들의 힘까지 흡수해 뇌조와 대등한 위치까지 오른 강적 리치몬드의 능력이 기억났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스스로를 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잘못을 바로잡으리라.]


리치몬드의 목소리가 들렸다.


환생 전의 리치몬드가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그리고 그 마지막 말이 기억난 순간.


리치몬드의 힘을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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