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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tical cube user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갈고리곰
작품등록일 :
2015.04.23 00:02
최근연재일 :
2015.09.14 00:00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433,340
추천수 :
10,979
글자수 :
186,115

작성
15.08.22 09:31
조회
4,313
추천
142
글자
8쪽

EENT

DUMMY

그림자는 절대 좋은 속성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나타난 목록과 비교해보면 최고의 속성이나 다름없었다.


"난 망했다."


그는 망연자실한 채 목록만 보고 있었다.


악, 밤, 해 질 녘, 초근원-허상력, 초근원-신력.


다 이름만은 거창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엄청난 능력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그슨대가 사용했던 허상력?

존재하지 않는 것을 구현하는 능력.

대표적으로 환상을 실존하게 하거나 거울 속에 비친 상을 현실로 끄집어내는 등의 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었다. 교란, 기습, 대규모 전투에 특화되어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성제연이 활용할 수 없는 능력이었다.

과학은 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하지만 허상력은 그 반대.

미지를 힘으로 바꾸는 기술.


해석되지 않은 미지의 것을 힘으로 사용하는 것.

그리고 미지에서 비롯된 힘으로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기묘한 현상을 일으키는 것.

그것이 바로 허상력이었다.


성제연이 허상력을 얻으면?

초과학과 허상력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그리고 완전히 상반되는 두 개의 속성으로 인해 궁극 기술을 얻기는 힘들 것이 뻔했고, 설령 얻는다고 해도 쓰레기 같은 기술을 얻게 되리라.


함정 카드.

그것도 최악의 함정 카드였다.


그리고 신력?

외력과는 달리 행성 내부의 초월적 존재, 즉 사람들이 신이나 정령 등으로 부르며 경외하는 존재들에게 힘을 받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즉, 다른 게임으로 치자면 '신성력' 의 개념이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에게 힘을 빌려줄 신이라곤 하나밖에 없지 않은가?


'...초근원 각성을 무조건 피해야 한다.'


초근원의 이름이 붙은 것들이 다 그에게 치명적인 비수가 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궁여지책으로 다른 속성으로 각성시킬 수밖에 없었는데, 다른 속성은 괜찮은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해 질 녘은 인외(人外)의 존재가 되기 딱 좋은 속성이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란 말을 아는가?

개와 늑대를 구분하지 못하는 시간이란 의미인데, 괴담에서 종종 나오는 말이었다.

해 질 녘이 이와 같았다.

인간과 인외(人外)의 경계.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밤으로 완전히 떨어져 버리기 직전의, 낮의 발악.

리빙 데드(living dead)나 돌연변이(Mutation) 같은 이형의 존재가 되기 전에 거쳐 가는 속성인 것이다. 종족이 변화한다면 강해지기야 하겠지만, 성제연은 인간임을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애초에 인간을 포기하고 싶었다면 '재생' 나노머신을 맞진 않았으리라.


그렇다면 남은 것은 악, 밤.

이 두 개밖에 없었는데...


"...흠..."


그 두 개도 좋은 속성은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밤(Night)에 외계형 생명체나 돌연변이로의 길이 열려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인간으로 남을 수 있는 '악(Evil)'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적어도 악 속성만큼은 수많은 유저들이 '이건 인간을 위한 속성이다!'라고 단언했을 정도니까.


모든 범죄 행위, 반사회적 행위에 보너스를 받는 악.

하지만 대략 그렇다는 소리지, 사람마다 개방한 능력에는 차이가 있었다.

어떤 사람은 타 종족과 행동할 때 보너스를 받고, 어떤 사람은 살인할 때마다 보너스를 받았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무전취식이나 절도 등을 할 때 보너스를 받기도 했다.


사람들은 악 속성의 효과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1. 사회적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보너스를 받는다.

2. 윤리,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위를 했을 경우 보너스를 받는다.

3. 자신의 종족에 위협이 되는 행위를 했을 경우 보너스를 받는다.

4. 종 자체의 악업(惡業)에 따라 보너스를 받는다.

5. 자신이 속한 종교적, 사회적 단체의 악업에 따라 보너스를 받는다.

6. 기본적인 3대 욕구 외의 모든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행위에 보너스를 받으며, 3대 욕구를 위한 행위도 일정 수준을 넘으면 보너스를 받는다.

7. 선한 행동을 했으나 나쁜 결과가 나오는 것보다 나쁜 행동을 했으나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더 큰 보너스를 받는다.

8. 행위뿐만 아니라 언행에 따라 개방되는 능력이 다르다.


사람마다 다르게 개방되는 세부 속성이 아닌, 악 자체의 특성에 대한 정의였다.

그리고 저기서 중요한 것은 속해있는 '종', '단체' 에 따라 보너스를 받는다는 것.

인간이란 종족이 저지른 악업은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듯한 수치였고, 인간 종족은 다른 종족들과는 차원이 다른 보너스를 받으며 시작할 수 있었다. 거기에 속해있는 나라의 과거나 현재 저지르는 만행에 따라 보너스를 또 받고, 속해있는 직장에 따라 보너스를 또 받을 수 있다.

거기다가 인간이 저지르는 악의 근원지 중 하나인 '종교' 의 효과로 어마어마한 보너스를 또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신생 종교보다는 옛날부터 존재했던 종교에 가입하는 것이 보너스 수치가 월등히 높았다.


킬링 월드 온라인에서는 악 속성을 가진 유저들이 종교 단체의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었고, 선 속성을 가진 유저들이 말단 자리를 전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전투 능력 역시 악 속성 보유자들이 월등히 높았다. 종교 단체뿐만 아니라 정치도, 상업 쪽 역시 그 사기적인 효과에 힘입어 악 속성 보유자가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 수많은 사람이 단언했다.


악 속성은 인간 종족 최고의 속성이라고.


하지만 속성 출현 조건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온갖 범죄 행위나 반사회적 행위를 벌여도 잘 뜨지 않는, 은근히 얻기 어려운 속성이기도 했다.


하지만 답이 없었다.

어렵다고 포기하기엔 다른 선택지가 너무하지 않은가.


악 속성 외에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신력으로 진화하면 그슨대의 노예가 될 것이 분명했다.

허상력은 그슨대에게 맥없이 종속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 같았다. 허상력을 다루는 인간이 허상력을 다루는 마신에게 대항할 수 없을 것은 분명하지 않은가?

그리고 해 질 녘과 밤은 종족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게 문제였다.

자칫 잘못하면 인외의 존재가 됨은 물론이고, 그가 대사관에서 보았던 인간 형태의 마물을 생각해보면...


' 밤과 해 질 녘을 선택하면...그슨대의 힘으로 괴물이 될 거야.'


그리고 그슨대의 힘으로 괴물이 된다면, 당연히 그슨대에 종속될 것이 분명하다.

거기다가 중요한 점이 또 하나 있었다.


유일하게 '그림자'와 연관이 없는 이름이다.


밤은 당연히 어둠과 그림자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해 질 녘은 낮과 밤, 빛과 어둠, 그림자가 포함되어 있다.

허상은 그림자를 뜻한다.

신력은 그슨대에게 직접 받으니 그림자 그 자체나 다름없다.


하지만 악 만큼은 유일하게 그림자를 떠올리지 않는 이름이었다.


'그슨대는 나에게 자신의 권속이 될 자격이 있다고 했지. 그슨대는 어둠, 그림자, 허상의 힘을 다루는 마신. 그 요소들이 포괄적인 개념으로라도 포함이 되어 있다면 그슨대에게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가 선택해야 하는 길은 단 하나.


악(惡).

그림자를 악으로 진화시켜 그슨대의 권속이 될 자격을 없애고, 다른 네 개의 선택지가 주는 위협에서 벗어나야만 했다.


'뭐, 그리고 얻는 방법도 조금 감이 오고...'


강도, 소매치기, 강간, 협박, 갈취 등을 저지르면 범죄(Crime) 속성을 얻는다.

살인을 계속하면 학살(Massacre) 이나 피(Blood) 속성을 얻는다.

사람들을 장악하고 그들을 조종해 이득을 추구하면 권위(Authority) 속성을 얻는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규모가 작으면 생기는 속성.


한 자리, 두 자리 숫자의 범죄.

한 자리, 두 자리...많아봐야 세 자리 숫자의 살인.

기껏해야 한 지역을 아우르는 권력.


그렇다면 규모가 작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그 규모가 나라가 되고 세계가 되었을 때.

과연 시스템은 어떤 속성을 줄 것인가?


성제연은 자신의 짐작에 확신이 있었다.


작가의말

칫.

함정을 몸 성히 빠져나가다니.

분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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