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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tical cube user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갈고리곰
작품등록일 :
2015.04.23 00:02
최근연재일 :
2015.09.14 00:00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433,341
추천수 :
10,979
글자수 :
186,115

작성
15.07.20 20:45
조회
7,401
추천
151
글자
7쪽

그스름

DUMMY

"가는 거야? 응? 여기 다신 안 올 거야?"


미들스타 대학 병원 1인실.

성제연은 울먹이며 자신을 바라보는 로니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잠깐 다녀오겠습니다. 연구자료를 좀 들고 올 게 있어서요."

"거짓말! 어차피 다 끝났으니 가려고 하는 거잖아! 거기서 계속 있을 거잖아!"

"왜 이렇게 절 못 가게 하시는 겁니까?"

"나랑은 그냥 서로 장난이나 하는 사이라는 거야? 응?! 날 버리지 마!"


로니는 마치 서너 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가 떼쓰는 것처럼 성제연을 집요하게 대한제국에 보내는 것을 반대했다. 그 이유인즉슨, '뭔가 불안하다'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


'어린아이구만...후...'


그는 직감의 존재를 부인하진 않았다.

전쟁 중에 그 직감 덕분에 살아난 게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생판 모르는 남의 직감까지 믿고 싶진 않았다.


'내 직감은 아무 위험도 감지 못하는데. 쯧.'


그는 그냥 무시하고 나가고 싶었다.


『 내가 가려고 하는데 네가 뭔 참견이냐? 』


강하게 쏘아붙이고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싶었다.

하지만 이성과 본능이 동시에 위험을 말하고 있었다.

어린아이 같은 성격을 가진 대단한 과학자에게 원한을 사면 결코 좋은 일이 일어나진 않을 거라고.


잠깐 갔다 오는 것이다.

연구자료만 들고 바로 돌아올 것이다.

미국에 이민을 가기 위해 신청을 했다. 나는 이제 미국이 터전이 된다.


그는 로니를 어르고 달래 간신히 벗어날 수 있었다.

떼쓰는 어린아이를 달래는 방법 그대로 사용한 것이 주효했던 것인지, 로니는 이윽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쳐다보면서도 그를 보내주었다.


그리고 그 이후는 일사천리.

대학 측에서는 다시 습격이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경호팀들을 대동시켜서 공항까지 그를 안전하게 보내주었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스콜라 측에서 마련해준 전용기를 타고 다시 대한제국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한제국에 도착해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문산까지 이동, 그 후 대중교통을 이용해 탈환동까지 이동했다. 그리고 인적이 드문 지역에 도착하자 그는 숲속에 들어간 뒤 옵티컬 큐브를 이용해 광학 은신 상태로 도보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복잡하고 짜증 나고 귀찮은 귀환길을 얼마 동안이나 걸어갔을까?

그의 은신처로 향하는 통로가 있는 장소에 도달할 수 있었다.


"아버..지...도착했습...니다...열겠..습니다..."


도보로 이동하면서부터 성제연에게 끌어안긴 채 이동되던 릴리스는 하위 문명 장악을 이용해 문을 조작해 열어버렸고, 성제연은 자연스럽게 어둠으로 가득한 통로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 야간 모드로 변경됩니다. 』


그리고 통로 안으로 들어감과 동시에 옵티컬 큐브가 야간 모드로 변경해주었다.

야간 모드는 옵티컬 큐브를 이용해 획득한 주변 장소 정보를 뇌에 바로 전달해주는 형태였다.

야간 감시 장비가 조그마한 빛을 증폭시켜서 보는 데 지장이 없게 하는 것이라면, 야간 모드는 심안(心眼)이라도 개안한 것처럼 눈으로 보지 않고도 주변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었다. 그 덕분에 성제연은 밝은 대낮에 돌아다니듯 빛 한 점 없는 어두운 통로를 걸어갈 수 있었고, 한참 걸어가자 자신이 만든 로봇들이 잠들어 있는 창고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버...지. 차원...창고에...넣으실...생각...입니까?"

"...그래야지."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눈앞의 로봇들을 쳐다보았다.


'저걸 언제 다...'


이제부터 해야 할 작업을 생각하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가 이제 해야 할 노가다?

간단하다.

열심히 만든 로봇들을 다 분해하면 된다.


차원 창고의 등급이 2급밖에 되지 않아 생긴 비극이었다.


『 - 생명체 보관 불가

- 인공지능 생명체 보관 불가

- 식량 보관 불가

- 로봇 병기 보관 불가

- 초과학 물품 보관 불가 』


여기서 중요한 것은 '로봇 병기 보관 불가'.

차원 창고에 로봇들을 집어넣기 위해서 로봇들을 분해해야 한다.


버리고 갈 수는 없으니 해야만 했다.

성제연은 귀찮거나 힘들다기보다는 기껏 만든 걸작들을 자신의 손으로 부수면서 느끼는 기묘한 탈력감과 무력감에 한숨을 쉬며 그것들을 하나하나 분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릴리스는 벽에 몸을 기대고 앉아 물끄러미 그걸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분해를 하기를 한참.

어린아이의 몸이었기 때문일까?

스펙터 때와는 다르게 금방 지쳐가기 시작했고, 종국에는 손아귀에 힘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


'어린아이의 몸이라는 건 참 귀찮아.'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운동을 해보지 않았을 것 같은 몸뚱어리로 여기까지 버틴 것만도 대단하다고 여겨야 할까? 여기까지 버틴 것은 성제연의 정신력과 그의 몸에 주입된 나노머신 덕분이었다.


아무리 나노머신이 재생능력을 증가시키고 피로 회복 속도를 빠르게 해줘도 원판이 좋아야 효과가 좋은 법.


방에만 틀어박혀 있던 자폐아가 체력이 있으면 얼마나 있겠는가.

성제연은 미국으로 가면 헬스로 체력부터 길러야 하겠다고 생각하며 벽에 몸을 기댔다.


지하 특유의 눅눅하고 차가운 공기가 스며들어 그런지 차갑기 짝이 없었지만 피곤한 상태에서 뭘 가릴 게 있겠는가?


'잠깐 쉬었다가 해야겠어.'


그는 먼지와 흙냄새, 그리고 비릿한 철 냄새가 뒤섞인 통로에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물끄러미 성제연을 보고 있던 릴리스는 잠시 고민하다 그를 향해 종종 걸어갔다.


"안녕...히...주무...시길..."


그리곤 성제연의 다리를 베고 자신도 바닥에 누워 눈을 감았다.

그렇게 둘은 침묵만이 가득한 통로 안에서 어둠 속에 묻혀갔다.

둘이 자아내는 평화는 영원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 평화도 오래 가지 않았다.

평화를 깨는 청천벽력이 주변 군부대에서 터져 나온 것이다.


애애애애앵-!


『 전투준비태세 발령. 』

『 제1부. 전투준비태세.

제2부... 』


커다란 사이렌 소리와 함께 장병들이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물건을 싸기 시작했고, 간부들은 연신 소리를 치면서 빨리빨리 움직이라고 그들을 닦달하고 있었다.


대한제국에선 전투준비태세라고 하지만, 대한민국에선 이것을 이렇게 부른다.


『 화스트 페이스(fast pace) 』


작가의말

와 파페...쓰면서 토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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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EENT +23 15.08.22 4,314 142 8쪽
51 EENT +22 15.08.22 4,386 133 10쪽
50 EENT +18 15.08.20 4,626 13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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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영혼 없는 자(Soulless) +26 15.08.17 4,998 14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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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대한제국의 황족들 +20 15.08.15 4,994 149 6쪽
45 대한제국의 황족들 +18 15.08.13 4,942 15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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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그스름 +16 15.08.06 5,673 170 8쪽
41 그스름 +25 15.07.31 6,101 187 9쪽
40 그스름 +13 15.07.31 5,822 132 8쪽
39 그스름 +12 15.07.28 6,458 150 6쪽
» 그스름 +17 15.07.20 7,402 15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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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최초의 차원 물리학자 +15 15.06.26 7,902 19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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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미들스타 대학교 +6 15.06.26 7,863 17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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