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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5.02 07:39
연재수 :
6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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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933,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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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4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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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1쪽

제 228화 마리. 아르바이트를 위한 여정6

DUMMY

“드디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네요. 스무디~ 파르페~”


상당히 기분이 좋아 보이는 아쿠아마린입니다. 비록 저 밖의 전투가 끝날 때까지는 이 카페에 대피해 있을 생각이지만. 아쿠아마린을 위해서라도 음료라도 시키는 것이 좋겠지요.


“..근데 이곳에는 왜 아무도 없는 거죠?”


카페 안은 이상하게 조용했습니다. 마치 우리를 제외한 다른 엑스트라 서열의 괴물들이 단 하나도 없는 것처럼 말이에요. 어쩌면 아까 긴급 대피 때. 이 지역에 사는 엑스트라들이 이곳을 피해서 대피한 것 같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내부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을 보면 관리를 안 하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죠. 음.. 게다가 안쪽에 주문하는 곳까지 텅 비어있군요. 상당히 이상한 곳입니다. 아쿠아마린과 하은도 이곳의 모습에 어리둥절하군요.


“기척은 느껴지는데.. 누군지 모르겠지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어때? 친구. 아니면... 실수로 베어버릴지 모르겠는데?”


하은이 평소 허리에 착용하고 있는 검 손잡이에 손을 올리며 경고하는군요. 그 경고가 효과가 있었는지 반응이 왔습니다. 카페 전체가 물결처럼 흔들리는군요. 마치 카페 내부가 ‘무언가’로 코팅되어있는 모양새입니다.


“어머? 미안. 이곳에 손님이 온 것은 오래만이라서 말이야. 미처 들어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어. 오래만이야. 서열 199위 방랑자 하은.”


상당히 연륜이 느껴지는 목소리입니다. 직접 만나면 자신을 언니라고 말할지도 모르겠군요. 그 목소리에 하은이 검 손잡이에서 손을 떼는 군요. 그것은 그의 지인이라는 뜻입니다.


따각. 따각. 따각. 스르륵.


무언가 딱딱한 것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카페 안에 울려 퍼지고, 미끄러져 가는 희미하게 들립니다. 아쿠아마린도 감지했는지 그녀의 끝이 뾰족한 귀도 소리에 따라 쫑긋 움직이는 군요. 반면에 하은씨는 밖의 ‘엘리스의 체포작전’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 저희를 기다리는 군요? 그에겐 이 소리가 상당히 익숙한 모양입니다.


“위를 봐요! 마리씨!”


그 외침에 저는 위를 향해 시선을 돌립니다. 지금까지는 눈치를 챘지 못했지만 우리들의 머리 위에는 수많은 거미줄이 펼쳐져 있고 그것들 위로 ‘이곳의 주인’이 스물스물 미끄러지는 듯이 오고 있었습니다.


"괴물?“


“저희는 처음부터 ‘4세계 괴물’인데요?”


“그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니잖아... 아쿠아마린.”


저희가 그렇게 잡담하면서 저희가 시선을 돌리자 그것은 미끄러지는 듯이 다가오는 것을 포기하고는 우리를 향해 뛰어내립니다. 네.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사냥꾼 같은 모양새입니다. 거대한 타란툴라를 연상시키는 8개의 다리. 거기에 수북하게 나온 털이 달려들면서 주위에 흩날리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거미의 목표임을 깨닫게 모습입니다. 하지만 곧 전 그것이 거미가 아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거미 외에도 다른 윤곽이 그것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쿠우웅!


지면에 많은 다리들이 착지하는 소리. 아래는 거대한 타란툴라를 연상시키는 몸체. 그와 함께 그 위로는 인간의 육체가 붙어있군요. 네. 전설에나 들을 법한 아라크네란 종족입니다. 보기만하더라도 다리가 저릴 정도의 공포스러운 모습입니다. 당장 B급 공포영화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군요.


“앗! 머리가 떡이 되어버렸잖아? 잠깐만. 거기서 기다려봐!”


지면에 도착한 충격으로 흩트려진 자신의 단발을 정리하는 군요. 네. 아까와 같은 공포스러운 위엄은 전혀 찾을 수 없는 모습입니다. 이에 아까의 불안이 눈이 녹아내리는 듯이 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곧 그녀가 흩트려진 머리의 정리가 끝나자마자 저희에게 손을 흔들며 입을 엽니다.


“안~녕엉. 내 이름은 서열 441위 운명의 거미 아라크네야. 주문은 테이블에 앉으면 내가 가서 직접 받도록 할게~.”


역시나 666의 괴물이군요. 다소 나사가 빠졌지만 4세계에선 쉽게 볼 수 없다는 높으신 분인데. 여기저기서 만나게 되군요. 이에 저와 아쿠아마린은 하은이 앉은 창가를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음. 아직 밖에 유탄이 날아다니고, 무언가 부셔지는... 난리도 그냥 난리가 아니군요. 그런데도 흠집도 안 나는 도로랑 가로등을 보면 언제 봐도 신기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이전에 듣기로는 저런 내구로의 원인은 4세계에서 공공재를 건설 시에는 문스톤이란 광물을 첨가하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문스톤이란 이 세상에서 제일 튼튼한 금속이라고 하고 오직 서열 1위 괴물인 탐식의 네메시스만 다룰 수 있다고 저는 달기씨에게 들었습니다.


“오래만~ 방랑자~”


“오래만이네 아라크네. 설마..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 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아하핫... 전에 했던 사업은 쫄딱 망해버려서 말이지..”


그 말과 함께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는 거미의 하체에 붙어 있는 인간의 몸을 부들부들 떱니다.


“내가 할 줄 아는 것은.. 부족한 실력이나마 좋은 실을 뽑고, 그걸 가공하는 수준뿐인데... 자동화 기기가 나온 뒤로는 내 사업은 시원하게 망해버렸지... 이제 내 실을 사주는 것은 네메시스님 정도일 뿐일 걸? 그 때문에 새로운 직업을 찾고 있긴 하지만... 후우...”


그리고는 벽에 몸을 옆으로 기대고는 벽을 긁는군요. 만약에 그녀가 인간이었다면 땅을 긁었을 것 같은 모습입니다. 이에 저는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운명의 거미... 아라크네씨? 죄송하지만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될까요?”


“마음대로~.”


다행히 온화한 축으로 보이는 괴물입니다. 하은씨의 여동생인 달기 같은.. 개 같은 성격이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물론 그녀는 개과니까 개 같은 성격인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666의 괴물의 자리는 월급을 꾸준히 받으니 따로 직업을 가질 필요가 없지 않나요?”


그 물음 때문일까요? 그전까지 귀찮은 듯이 저를 보았던 아라크네가 저를 흥미 있는 눈으로 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어느 세 아쿠아마린이 주문한 키위 스무디가 손에 들려있더니 그것을 그녀의 앞에 내려놓는 군요.


“재미있는 질문인 걸? 확실히 666의 괴물로서 받는 월급은 적지 않아. 너무 사치만 부리지 않으면 넉넉한 편이지. 하지만 엑스트라. 넌 직업이 무엇이라고 생각해?”


12년이란 긴 시간동안 오직 수능만을 위해 교육을 받아오고, 준비해온 저에게는 미처 생각해보지 않았던 질문이군요. 이에 저는 잠시 고민하고는 가장 무난한 대답을 합니다.


“당연히.... 먹고 살기 위해서 아닌가요?”


“그것 뿐?”


“.....”


그 순간 주위의 모든 666의 괴물들이 저를 보며 의문을 던지는 군요. 심지어 저에게 가장 우호적인 아쿠아마린도 같은 표정입니다. 저의 대답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걸까요? 마침내 아라크네의 눈썹이 찌푸려지는 것이 보입니다.


“음. 첫 번째 이유라면 엑스트라. 네 말이 맞을 거야. 하지만 그 다음엔?”


“...그 다음이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저 취직할 때. 남들보다 우위에 서고 싶어서, 좀 더 나은 직업을 가지고자. 12년, 아니 그것보다 긴 시간을 학업으로 보내고 오전 6시에 일어나 새벽 1시에나 겨우 잠들 수 있었던 것이 저의 4세계 괴물이기 전의 삶입니다. 그런데...? 이에 저는 스스로에게 피어나는 의문에 고개를 좌우로 내졌습니다.


“직업이란 두 번째 이유로는 ‘네가 꿈꾸던 일을 실행하는’ 기능이 있어. 흔히 ‘자아실현’이란 거지. 그렇기에 우리는 ‘직업’을 순수하게 ‘재미’로 선택하고 그 일이 즐거우니 스스로 연구하고 더 나은 길을 선택하는 거야.”


“그건 궤변이에요! 아라크네씨! 그러다가 그 일이 실패하면요? 그 다음은 끝이라고요! 그런데 재미라니...”


다소 화가 나서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외칩니다. 그제야 뒤늦게 아차! 라고 생각하는 저였지만 한 번 내뱉어버린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습니다. 이에 저는 그녀가 화를 낼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녀는 저를 동정어린 눈으로 보이는 것이 보입니다. 대체 왜!?


“네가 살아온 사회는... 단 한 번의 실패를 하면 끝인 사회구나?”


“윽!”


그 한 마디에 저는 뭐라 말 할 수가 없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곡이었기 때문이지요.


“맞아. 네 말대로 본인의 능력 부족이나 경쟁자의 모략이나 방해로 실패 할 수 있겠지. 그런데? 그렇다면 다른 길을 찾거나 준비하여 재도전하면 돼! 여기는 사회 안정망이 튼튼하게 만들어진 4세계야. 실패하더라도 그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슈퍼컴퓨터나 기타 시스템으로 저울질해보고 가능성이 있다면 거의 100% 확률로 저이자로 빌려주는 것이 4세계의 금융이고, 만약 가능성이 없다면 그 대상의 동의하에 ‘능력’이나 신체적 특징 같은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다른 길을 가게 조언 정도는 해주는 것이 우리야. 아니면 네가 생각하는 ‘성공’을 위해 네 ‘꿈’을 죽이고, 네 ‘욕망’을 죽여서 결국에는 그저 먹고살기 위해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원하는 거야? 그것이 네가 원하는 삶이면... 개인의 의지가 전혀 없는 기계 속의 톱니바퀴랑 뭐가 다른데..? 그건 살아가는 것이 아니야. 그저 죽지 못해서 사는 거지. 그것은.. 삶이라고 할 수 없어. 엑스트라.”


사회를 하나의 기계로 비유하고 개인을 부품으로 비유하며 아라크네가 저에게 던진 의문은 정답이겠죠. 실제로... 그녀가 말한 단어의 뜻이 본래의 의미이니까요. 하지만 제가 살아가던 세상은... 흔히 ‘어른의 사정’으로 쉬쉬하면서 그 뜻이 부정되는 사회였습니다. ‘범죄자’란 말이 있으면, 그것은 ‘범죄를 저지르고 유죄가 확정된 이’를 뜻하는 것이 본래 의미지만. 실제로는 ‘돈이 없어서 좋은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하는 이’를 뜻하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녀의 말에 자조적으로 중얼거립니다.


“그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사회인 것인걸요... 제가 이전에 살았던 세계는...”


그 한 마디에 아라크네가 길게 한숨을 쉬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는 주문하지도 않았던 초콜렛 조각케이크를 제 앞에 두더니 말을 잇습니다.


“먹어. 서비스야. 먹으면서 들어. 네 사정은 이해했어. 그런 사회를 살아왔다면 네가 그렇게 생각 할 수밖에 없겠지. 네가 그런 사회를 바꾼다는 과정을 안 꺼내는 것을 보면 권위적이고 ‘비판’에 매우 부정적인 사회겠지. 무언가 하고 싶어도 무조건 노력 탓. 이에 대해 원인과 결과를 따져도 그것을 이해하지 않으려고 하고 무조건 현재 있는 곳을 떠나라고 주장하는 곳이겠지. 안 그래? 하지만 네가 현재 사는 곳은 4세계야. 우리는 개인의 ‘자유’와 ‘욕망’에 상당히 관용을 베푸는 곳이야. 네가 스스로 원한다면 네가 꿈꾸었던 일들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시스템으로 받쳐주겠지. 너무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영원한 수명을 바탕으로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어. 네가 얼마나 그쪽에서 억압된 사회를 살아가며 고정관념에 갇혔는지 몰라도. 이제는 그것을 부수고 네가 원하는 대로 살아가면 돼. 여기는 4세계. 개인의 ‘자유’를 확실하게 보장하되, 그에 따른 ‘책임’을 확실하게 치를 것을 권하는 세계니까. 그러니 더 이상 너의 욕망과 자유를 억압하지 마. 지금 내 눈엔 인위적으로 만든 틀에 억지로 맞춰서, 당장이라도 깨져도 이상하지 않는 너의 유리창이 보이니까 말이야.”


그 말에 저는 입술을 깨뭅니다. 인위적으로 만든 틀이라... 분명히 저의 이전의 삶을 말하는 거겠죠. 오직 수능을 잘 보고 대학에 붙고 나면 이전에 못했던 일들을 모두 할 수 있을 거란 말과 함께 주위에서 항상 ‘참으라’란 말을 듣고 살아온 시간들. 그러면서도 문뜩 드는 의문을 억눌려야만 하는 사회였죠. ‘대학에 간다고 하들 정말로 못했던 것들을 다해도 되는 걸까? 오히려 취업을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더 억눌려지지 않을까?’, ‘설사 그 말대로 다 하며 지내고 나면... 나에겐 뭐가 남고 마는 거지?’ 등 속으로는 거기에 대한 대답을 알면서, 그러면서도 틀에 따라 그대로 가는 길. 하지만 제가 현재 서 있는 곳은 4세계입니다. 그런 것들에 구애받지 않고, 정말로 스스로가 원하는 길에 생각하고 갈 수 있는... 그렇기에 아라크네는 저에게 그 틀을 부수고 자기만의 틀을 만들라고 하는군요.


“그게.... 정답일걸까요? 이전에 제가 걸어온 길은.. 틀린 걸까요? 아라크네씨?”


“삶에 정답이 어디 있어? 그저 자기가 원해서, 즐거운 방향으로 가는 거지. 그러니 삶에 정답은 없어. 다만... 틀에서만 살고 욕망과 자유를 억누르는 삶은... 너무 괴롭고 너무나 슬픈 삶일 뿐이지.”


“이전에도... 이전의 세계에도... 그 말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2세계에서 지금까지 살아가면서 진심으로 듣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가슴이 뚫린 것 같은 대답이군요... 이에 저는 당장이라도 목구멍을 넘어올 것 같은 울분을 최대한 억누릅니다. 만약 그러지 않았으면 저는 울음을 터트렸을지도 모릅니다.


“자. 이리와.”


아라크네가 저를 자신의 가슴으로 끌더니 안아줍니다. 음.... 부피가 저보다 2컵은 커 보이는 군요.


“힘들었지? 욕망을 억누르고, 자유를 포기하며 주위에서 시키는 길만을 가는 길은? 아무리 가도 안개처럼 미래는 보이지 않고, 빠져나가고 싶어도 개인의 힘으로 나갈 수 없는 길이니까... 울고 싶으면 마음껏 울어. 그리고 앞으로 네가 4세계에서 살아가면서 이때의 대화를 기억해. 너에겐 꽤 도움이 될 대화가 될 테니까.”


“....고마워요. 실례지만.. 언니라 불려도 될까요? 운명의 거미 아라크네씨?”


저도 모르게 언니란 말을 입에 담고 마는 따뜻함이었습니다. 이에 아라크네 언니도 끄덕이네요.


“마음대로 해. 단 사적인 자리에서만 해줘. 나도 666의 괴물이다보니 공적인 자리에선 조~금 곤란하거든. 적도 많고 말이지.”


“언~~~니!!!”


그 한 마디에 저도 모르게 달라붙고 말았습니다. 비록 하반신이 거대한 거미라 상당히 무섭긴 하지만 본질은 이렇게나 따뜻하니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제가 얼마나 울었을까요? 잠시 뒤 떨어졌을 때는 눈이 퉁퉁 부어있었습니다. 음... 곁에 하은씨가 있는데 곤란하네요. 마침 창가를 지켜보던 하은이 우리를 향해 다가옵니다.


“둘이 뜨거운 분위기를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밖에 전투가 끝났으니까. 이제 슬슬 만나러 가야지. 마리. 그리고 아라크네는 나중에 대금을 보내줄게. 아직은 미성숙한 아이에게 조언을 해줘서 고마워. 아라크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조언정도 뿐이니까. 후훗. 그런데 나에게 새로 생긴 동생과 새로운 신참이랑 무슨 사이? 설마 양다리를 넘어선 어장......”


아라크네 언니가 일부로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묻는 것이 보이는군요. 분명히... 666의 괴물들끼리 장난치는 거겠죠? 이에 하은씨가 손을 내젓습니다... 긍정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조금은 아쉽네요.


“아무 사이도 아니야.”


“아아. 너무해~. 오랜만에 4세계에서 만나서 하는 말들이 그거라니~.”


“어차피 나중에도 다시 만날 텐데. 우리에겐 시간이란 넘쳐흐르잖아?”


“죽기 전까진 말이지. 뭐. 천 년 동안 우리들 중 죽은 머저리들은 단 하나도 없었지만 말이야.”


그리고는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가더니 쭈욱. 치즈마냥 늘리며 실을 뽑아 손가락에 감으며 말을 잇습니다. 그리고는 곧 손가락을 움직이더니 가게 안에 날아다니던 파리를 반 토막 내는군요.


“아. 또 조준 잘못했다.”


서걱!


그 뒤의 기둥도 깔끔하게 잘려나갑니다. 네. 분명 두께가 3cm는 넘어 보이는 철근인데 말이죠. 깔끔하게 가게 내부의 일부가 무너지는 군요. 분명 ‘또’라고 했죠? 아마 이런 일이 빈번하다보니 엑스트라 서열의 괴물들이 아무도 이 가게로 안 오는 것 같습니다. 아라크네 언니는 확실히 매력적이고 상냥한 분인데 말이죠. 상당히 안타까운 사실입니다.


“그럼 오늘은 감사했습니다. 아라크네 언니.”


“아니야. 다만 다음에 올 땐. 네가 원하는 것을 시켜. 내가 최선을 다해 솜씨를 발휘해 줄게.”


“네! 그럼 안녕히...”


카페를 나설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는 운명의 거미 아라크네입니다. 카페 문이 닫히기 직전. 웬 거미줄뭉치를 천장에서 내리는 것이 보입니다. 그와 동시에 왠지 언니의 입 속에서 거미의 입과 비슷한 것이 나오는 것을 본 듯한... 거미답게 그녀의 식사방식일까요? 아마도 거미처럼 먹이의 내부를 녹이고 빨아들이는.... 음... 괜히 더 파고 들어가면 좋지 않을 것 같아. 생각을 그만둡니다. 그와 함께 치안을 지키려고 체포하려던 엘리스와 잡히기 않기 위해 대항하던 두 666의 괴물이 맞섰던 전장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급히 후퇴하고 있는 엘리스들이 보이는 군요? 그와 함께 온갖 병기의 잔해들의 중심에 서 있는 두 존재가 보입니다. 치느님이랑 간 디스트로이어군요. 둘 다 여기저기 생채기랑 약간의 출혈 말고는 별 상처가 없습니다. 주위에 널려 있는 트랙터라 주장하는 전차들과 항공 RC장난감이라 주장하는 전투헬기들의 잔해들과는 다르게 말이죠. 그래도 둘 다 상당히 지친 모습입니다.


“근데 이 잔해들은 어떻게 하죠?”


“처리부대 소속의 레지나 연합의 일원이 와서 금방 정리할 걸요? 어차피 속성 ‘시간’을 이용해서 복구하면 사물 정도는 금방 복구가 가능한지라... 음? 저기 오고 있네요.”


과연.. 아쿠아마린의 말대로 하늘의 한 구석에서 무리길이만 수 킬로는 되는 듯한 초대형 곤충들의 무리가 이곳을 향해 오고 있습니다. 저 속도면 대충 10분이면 도착하겠군요. 하은씨가 지쳐있는 둘에게 따로 다가가 말을 거는 것이 보입니다. 잠시 뒤. 치느님이 절 보더니 날개로 와보라고 손짓하는 군요. 날개니 날개 짓이라고 해야 할까요? 일단은 잡생각을 누르고는 다가가봅니다.... 근처에 다가가자 치킨향이 납니다. 상당히 맛있어 보이는 분입니다. 다리 한 쪽만... 젠장! 이놈의 4세계 괴물이 된 부작용 같으니.


“네가 알바생 후보 마리인닭?”


“네!”


면접은 첫인상이 중요한다죠? 저로서는 최대한 당당하게 외칩니다. 하지만 치느님은 귀찮은 듯이 날개로 귀를 후비는군요. 신기한 재주입니다.


“내일부터 저쪽의 ‘치느님의 치킨’으로 출근하면 돼.”


“...바로 합격?!”


이에 치느님이 오히려 이상한 듯이 저를 봅니다.


“홀 서빙 정도면 되는데 따로 면접할 필요가 읽겠냐닭? 다만 출근 시간만 잘 지키면 된닭. 그리고 여기 계약서.”


미리 준비해둔 듯한 계약서를 저에게 건넵니다. 음... 4대 보험은 물론이고 월급도 꽤 짭짤하군요? 음? 테이블 개수가 조금 이상합니다. 200....? 설마... 저 안에는 공간 확장 기술로 미친 듯이 확장한 걸까요?.... 하하... 아니겠죠. 그랬다간 4세계 괴물이라도 체력이 딸려서 쓰러질 겁니다.


“넵!”


그래도 다행히 별 다른 기술이 필요하지 않는 일이니 속으로는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음? 아쿠아마린이 곁에서 옷깃을 잡아당깁니다.


“인간은 오직 지구력에만 특화된 종족이니까요. 쉬지 않고 움직이는 걸로 따지면 전 종족 최고 순위중 하나이거든요. 게다가 4세계 괴물이 되면서 부족했었던 근력과 속도까지 보충되니 4세계에서 고용되는 종족으로는 꽤 취직하기 쉬운 편이에요. 간단하게 만능노예란 거죠.”


“.......”


다소 슬픈 이유입니다. 그래도 계약서를 살피면 제가 살았던 2세계에선 결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조건들입니다. 그렇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지요.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생기는 군요?


“그런 이유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근데 닭이 왜 치킨집을...?”


“그것은 고귀한 희생이기 때문이닭!”


아쿠아마린과 속닥거리던 도중 치느님이 엿들었는지 대답합니다. 그는 긍지가 담긴 목소리로 가슴을 불리고는 자랑스러워하고 있군요? 잠깐! 당신. 닭인데 그래도 돼!?


“치킨이란! 고귀한 종족인 닭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서 타인에게 베푸는 결과물! 그렇닭! 고귀한 희생! 치킨은 그렇기 때문에 평범한 음식이 아닌! 성스러운 성유물이닭! 그렇기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나의 동족들을 치킨으로...”


“까놓고 말해서 재는 동족학살자라는 거야. 저 녀석은 양계장까지 운영하면서까지 동족을 학살한다고? 뭐. 그걸 먹는 타종족 입장에선 좋지만... 동족의 입장에선 최악의 존재지.”


아.... 하은씨의 말에 바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결국 여러 가지 말로 포장한다고 하더라도 결론은 그저 동족 학살자입니다. 그 말에 치느님이 하은씨의 멱살을 잡습니다. 음. 아무리 봐도 666의 괴물들은 하나 같이 무언가 나사가 빠져있습니다. 그 생각에 저는 한숨을 쉽니다. 아무래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던 4세계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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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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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제 248화 엑스트라 주신 +1 21.11.06 35 3 21쪽
248 제 247화 연극의 각본가 +1 21.11.06 33 2 30쪽
247 제 246화 괴물은 쓰러지지 않는다. +1 21.11.05 33 3 30쪽
246 제 245화 희망을 짓밞는 존재들. +1 21.11.05 30 3 26쪽
245 제 244화 레지나 연합의 여왕 +1 21.11.05 35 3 26쪽
244 제 243화 창조주-주신-종말자의 순환. +1 21.11.05 38 3 19쪽
243 제 242화 여왕이란 이름의 괴물2 +2 21.11.05 41 3 33쪽
242 제 241화 여왕이란 이름의 괴물1 +1 21.11.05 44 3 22쪽
241 제 240화 람히르의 비밀. +1 21.11.04 40 3 20쪽
240 제 239화 소녀 천사 람히르의 도망기6 +1 21.11.04 40 3 23쪽
239 제 238화 소녀 천사 람히르의 도망기5 +1 21.11.04 35 3 13쪽
238 제 237화 꼬마 천사 람히르의 도망기4 +2 21.11.03 37 3 31쪽
237 제 236화 꼬마 천사 람히르의 도망기3 +1 21.11.03 46 3 16쪽
236 제 235화 꼬마 천사 람히르의 도망기2 +1 21.11.03 47 3 15쪽
235 제 234화 꼬마 천사 람히르의 도망기1 +1 21.11.03 46 3 20쪽
234 제 233화 '검은 피'조차 억제하는 맹독 +1 21.11.03 44 3 20쪽
233 제 232화 빛의 주신의 악몽2 +1 21.11.02 49 3 26쪽
232 제 231화 빛의 주신의 악몽1 +2 21.10.18 51 3 31쪽
231 제 230화 천사 가슴의 비밀. +2 21.10.11 49 3 20쪽
230 제 229화 약해져가는 666의 괴물들의 왕. +2 21.10.01 54 3 27쪽
» 제 228화 마리. 아르바이트를 위한 여정6 +1 21.09.24 47 3 21쪽
228 제 227화 마리. 아르바이트를 위한 여정5 +2 21.09.16 53 3 20쪽
227 제 226화 마리. 아르바이트를 위한 여정4 +2 21.09.07 48 3 15쪽
226 제 225화 마리. 아르바이트를 위한 여정3 21.09.03 48 2 21쪽
225 제 224화 마리. 아르바이트를 위한 여정2 21.08.30 45 2 21쪽
224 제 223화 마리. 아르바이트를 위한 여정1 +2 21.08.25 47 3 19쪽
223 제 222화 끊어진 인연이 다시 이어지는 날. +2 21.08.21 50 3 29쪽
222 제 221화 세레나의 고뇌.... 그리고 결심. +2 21.08.16 49 3 25쪽
221 제 220화 괴물들의 왕의 결심 +2 21.08.11 60 3 24쪽
220 제 219화 일그러진 관계의 괴물과 엘프 +2 21.08.07 52 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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