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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빔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미친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카레빔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23.05.21 20:44
최근연재일 :
2023.06.12 15:33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1,619
추천수 :
79
글자수 :
65,853

작성
23.05.31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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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추천
3
글자
11쪽

본능을 억누르는 인내 스탯.

DUMMY

1.




[돌발 퀘스트, ‘지휘관 카르델을 사냥하시오’가 완료 되었습니다.]


[경험치 25exp를 획득합니다.]


[×13배의 보상이 적용됩니다.]


[■축하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육체 종합 스탯이 +1 오릅니다.]

[지능 종합 스탯이 +1 오릅니다.]

[마법 종합 스탯이 +1 오릅니다.]


[마력, 회복력, 체력의 총량이 소폭 상승합니다.]


[제 2의 심장 ‘마나 써클’이 24레벨에 맞춰 진화합니다.]


[배울 수 있는 ‘공통 마법’의 범위가 확장 됩니다.]


[배울 수 있는....]

.

.

.


띠링. 띠링. 띠링.

시스템 창 위로 끝도 없이 올라가는 메시지.


지원은 몸의 변화를 느끼며, 허공을 쳐다보고 있었다.


두근거리는 심장과, 온몸을 휘감는 활력.

게임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성취감이 뇌를 자극하고 있지만, 지원의 표정은 그저 그랬다.


곧 하락할 두 개의 ‘인성 스탯’ 때문이었다.


인내 1

예의 1


그나마 ‘예의 스탯’의 하락은 크게 걱정 되지 않았다.

아니,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인내 스탯’이 하락하는 것에 비하면 큰 문제는 아니었다.


인내력(忍耐力)은 현재 지원에게 가장 중요한 힘.


예의, 존중, 지혜, 성실 따위의 ‘인성 스텟’은 하락해도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한정적이지만.

‘인내’는 지원에게 있어 그 모든 것을 억누르는 힘이었기에, 타격이 컸다.


제아무리 지랄 같은 인성이라도, 인내력만 높으면 억누를 수 있으니까.


[특성 스킬 ‘분노 조절 불가자’를 사용한 대가로, 2개의 인성 스탯이 하락합니다.]


[■예의 스탯이 -1 하락합니다.]

->[위로 13살까지 하대해도 마음에 부담이 전혀 없습니다.]

->[좆 같은 짓을 하면, 병든 노인도 아이도 처 맞아야 된다는 가치관이 형성됩니다.]

->[패드립의 수위가 0.6배 상승합니다.]

->[현재까지 쌓은 인간관계의 50%가 소실될 것입니다.]

->[타인을 괴롭히면 기분이 즐....]

.

.

.


[■인내 스탯이 -1 하락합니다.]

->[본성을 통제하는 힘이 6% 감소합니다.]

->[연애를 하면 92.9%의 확률로 실패. 결혼 시 100% 이혼합니다.]

->[오늘에 일을 내일로 미루는 빈도가 늘어납니다.]

->[주의력 결핍.]

->[여섯 번째 캐릭터 특성: ‘인내하는 자’의 -부속 스킬: 파이어 다운 샷-이 삭제됩니다.]

->[분노 및 충동을 조절하는... ]

.

.

.


두통과 함께 시작되는 정신 변화.

지원은 신경 안정제를 먹는 대신 주사기를 꺼냈다.

후유증이 만만치 않은 약물이라 될 수 있으면 사용하고 싶지 않았지만, 맨 정신으로 이 스트레스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빌어먹을. 인내 스탯이 2개. 아니 1개만 더 있었어도... 특성 스킬까지 사용 하며 싸우진 않았을 텐데...'


때늦은 후회.

사실 지원은 한 달 전에 인내 스탯 1개를 더 얻을 기회가 있었다.

아이템을 거래하는 동대문 경매장에 나온 매물이었는데, 너무 비싸서 포기했다.

3금융권에 손을 뻗으면 어떻게든 돈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긴 했는데, 그만뒀다.

73억.

2년 전에 비하면 두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흐읍.”


팔에 바늘을 꽂자 느껴지는 더러운 기분.


그런데 그때였다.

갑자기 경고음이 울리더니 시스템 창이 흔들렸다.


[잠시 대기. 외부로부터 특별한 신호를 감지했습니다.]


뭐지?

지원이 주사액을 밀어 넣으려다 말고, 고개를 들었다.


[메시지를 정정합니다.]


[소실된 두 개의 인성 스탯이 복구 됩니다.]


지원은 눈을 크게 떴다.

뭐라고?

복구?

너무 놀라서 주사기까지 떨어뜨린 지원이, 시스템 창을 응시했다.


[믿을 수 없는 행운이 찾아듭니다.]


[성소희의 캐릭터 특성 중 하나, ‘은혜 갚은 까치’가 발동됩니다.]


[이례적인 기적! 은혜를 갚고자 하는 성소희의 간절한 마음이 당신의 불행을 상쇄합니다.]


“말도 안 돼.”


지난 3년간 단 한번도 이런 일이 없었기에 떨리는 손.

그러고보니 오늘 유달리 이상한 일이 많았지.

각그랜저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피에 젖은 차창 너머로 두 손을 모은 성소희가 보였다.


[기적을 일으킨 대가: 당신의 불행이 줄어든 만큼 성소희의 기력이 대폭 하락합니다.]


“뭐? 이건 또 무슨...”


[성소희의 전체 체력이 10% 이하로 떨어집니다.]


[성소희의 전체 마력이 9% 이하로 떨어집니다.]


[성소희의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됩니다.]


[성소희의 사망 확률이 91%로 증가합니다.]


[성소희의 사망 확률이... ...]


[성소희의...]


지원은 차로 뛰었다.

트렁크를 열어 고가의 포션을 뭉텅이로 꺼낸 뒤, 성소희를 차에서 끄집어 내렸다.


“내려!”

“이보십쇼! 이, 이게 무슨 짓입니까!”


지원은 귀찮게 하는 철민의 콧잔등을 한방 먹인 뒤, 성소희를 뺨을 움켜잡았다.


“입 벌려!”

“우읍!”


“벌리라니까! 죽기 싫으면.”


지원은 버둥거리는 성소희의 입에 15병의 포션을 때려 박았다.

다행스럽게도 차츰차츰 회복되는 성소희의 몸.


6천 만원을 1분 만에 태웠지만, 기분은 째졌다.


아, 아, 아,


“아, 씨■ 존■ 기분 좋아!!!!!!!!!!!!! 지난 3년간!! 진짜 개■■같이 운 없는 놈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이런 미친 운이 터질 수가 있는데!!!!!!!!! 개■■■■■■!!!! ■ 같은 인생이라고 생각했는데!!!! ■■ ■■■ ■■■!!!!!! 아, ■발 눈물이 다 난다! 시발! 기분 좋아!! ■■■!!!!!!!!!!!!!!!!”


진짜 눈물이 날 정도로 기분이 좋아서, 마음속의 말을 여과 없이 뱉어내는 지원.

캐릭터 특성인 [막말의 달인] 역시, 100% 똑같은 귓속말을 시스템 창에 띄우고 있었다.


“좋아! 좋아! 좋아! 존나 기분 좋다고!!!!!!!!!!!!”



2.


N.S.C의 설정에 따르면, 이 세상에 최초의 ‘던전’이 나타난 건 2031년.

그로부터 7년의 시간이 흐르기까지, ‘던전’은 인류 최악의 대재앙이었다.

전염병처럼 세계 곳곳에 생겨나는 던전과, 게이트를 찢고 쏟아지는 이차원의 생물들.

2051년의 역사서에는 이 시기를 ‘대재앙의 7년’이라 칭하는데, 당시에 기록물을 살펴보면 인류의 99%가 종말을 예견하고 있다.


-던전은 지옥인가? 하늘 문이 열리고 마귀가 쏟아진다. 2032.1-


-태풍, 홍수, 지진, 화산. 그리고 새로운 자연 재해, 던전. 2035.8-


-대재앙 앞에 드러난 인류의 나약함. 2036.4-


그러나 2051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던전은 대재앙이 아니다.

재앙은 재앙이지만, 인간의 힘으로 컨트롤이 가능한 재난.

여전히 던전으로 인해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나고, 가끔은 도시 하나가 통째로 사라졌다는 뉴스가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지만...


2051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던전은 필수불가결의 존재.


2051년에는 인간이 쓰는 에너지의 70%가 던전에서 나온 물질로 만들어진다.

마나와 혈석이 석유를 대신하고, 마법과 마도공학이 과학의 한 축을 담당하는 시대. 오죽하면 던전의 보유 정도가 국력의 척도가 되었겠는가.


참고로 현재 한국의 국력은 세계 3위.


51년 5월 12일에 발간된 주요 일간지에 따르면, 한국은 총 58개의 던전을 식민지화 하는데 성공했으며, 개중 가장 가치가 높은 ‘필드형 던전’과 ‘미궁형 던전’으로부터 매년 200조에 달하는 경제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일례로, 현재 지원이 들어와 있는 ‘영등포 던전’만 해도... 지역민의 절반이 던전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상황.


지원 또한 영등포 구민으로 ‘영등포 던전’을 오가며 번 돈이 13억쯤 됐다.



‘...오늘 부로 14억 찍겠는데. 이번 달은 수입이 괜찮네.’


3시간 째, 포탈을 향해 달리는 각그랜저.

지원은 운전을 하며, 오늘 하루의 손익을 계산해 봤다.


소비한 포션 값만 6천 7백 만원.

거기에 이런저런 잡비를 더하고, 자동차 수리비와 포탈 사용료로 나갈 돈을 합산하니 1억 4천이 조금 안됐다.


‘오크 지휘관의 뿔이 2억 3천이랬으니까... 9천정도 벌었네.’


엿 같은 세금을 제하면 8천이 조금 안되겠지만, 어쨌든 지원은 기분이 좋았다.

돈도 돈이지만 무려 4개월 만에 달성한 레벨업.

특히나 하락했던 인성 스탯이 복구 된 건 기적에 가까운 충격이었다.


‘이 행운이, 저 여자의 캐릭터 특성 덕분이라 그거지.’


지원은 룸미러를 통해 성소희를 쳐다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 성소희의 캐릭터 특성.

지난 3년간 별의별 인간을 다 만나봤지만 [은혜 갚은 까치]라는 특성을 가진 사람은 처음이다.


‘...가까이 두면 쓸 만하겠는데.’


지원은 성소희가 마음에 들었다.

갑자기 이성적인 관심이 생겼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곁에 두고 부려먹으면 여러 모로 쓸모가 높을 것 같았다.


은혜를 입으면 목숨을 끊어서라도 갚는 인간이라니.

그녀의 그런 특성은 선하고 순수한 마음에 기인하겠지만, 지원의 머릿속엔 두 글자만 맴돌았다.


호구.


‘평생 갚아도 갚지 못할 마음의 빚을 지어주면, 개처럼 부려먹을 수 있겠어.’라고 생각하던 지원이 갑자기 제 뺨을 주먹으로 때렸다.


“생각하는 것 하곤. 그게 할 생각이냐.”

“네!? 갑자기 무슨...”


보조석에 앉아있던 강철민이 깜짝 놀라 왜 그러시는거냐고 물었지만, 지원은 대답 없이 제 얼굴만 때렸다.


“적당히 해. 적당히.”

“이, 이보십쇼. 도, 도대체 왜 그러시는 겁니까.”


[1.싸가지 없는 돌아이가: 저 여자를 개처럼 부리자는 건 아주 좋은 생각인데, 왜 또 지랄을 하냐고 묻습니다.]


[3.나쁜 남자(진)이: 간만에 이용 가치가 있는 여자를 만났다며 즐거워합니다.]


열세 대 정도를 더 때리자, 잦아드는 귓속말.

지원은 비윤리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스스로를 때려서라도 이성을 강화했다.


본성을 억압하면 짜증이 나고,

짜증이 나면 ‘분노 수치’가 상승하지만, 통제의 수단으로 자해(自害)를 이용하면 상승폭이 크지는 않다.

과하다 싶을 만큼 심하게 때려야하는 게 문제지만.


그래도 뭐, 어쩔 수 없다.

[은혜 갚는 까치]라는 캐릭터 특성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착한 여자를 개처럼 부려먹겠다는 게 정상은 아니니까.


[1.싸가지 없는 돌아이가: 게임 밖이고 안이고 그렇게 사는 인간이 천지삐까린데, 혼자 고상 떨지 말라고 비아냥거립니다.]


[5.나쁜남자(진)이: 남자든 여자든 이용가치가 있으면, 먹고 버리는 게 똑똑한 거라고 충고합니다.]


“후우.”


얼마나 때려댔는지 코와 입에서 질질 흐르는 피.

창문을 활짝 연 지원이 얼굴에 묻은 피로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휘몰아치는 바람 속에 흩어지는 한숨.

피가 굳으며 머리카락이 뻣뻣해졌다.


“시발, 남들이 어쩌든 나는 그렇게 살기 싫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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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미친 마법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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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프리퀄 +1 23.06.12 60 4 10쪽
12 Part.1의 네임드 npc 김용두 2 +2 23.06.04 69 4 11쪽
11 Part.1의 네임드 NPC 김용두 1 23.06.02 80 4 11쪽
10 집에 가고 싶다. +1 23.06.01 90 5 11쪽
» 본능을 억누르는 인내 스탯. +2 23.05.31 95 3 11쪽
8 등가 교환과 자기 파괴. +1 23.05.29 103 5 11쪽
7 귓속말, 누구나 잡생각에 시달린다. 23.05.28 104 6 14쪽
6 3년 간의 성과. 23.05.27 113 4 11쪽
5 분노 수치와 이상한 스킬. 23.05.26 118 8 12쪽
4 식민지 던전(D.colony) 23.05.25 133 7 14쪽
3 이제는 저것들이 NPC라는 생각도 안드네. 23.05.23 150 9 10쪽
2 3년 후, 어느 던전 내부의 숲속. +1 23.05.22 206 9 9쪽
1 ※ 본 게임은 유저가 직접 캐릭터를 선택할 수 없습니다. +2 23.05.22 299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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