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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김에 세계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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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작품등록일 :
2017.05.02 20:02
최근연재일 :
2017.06.11 09:0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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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581
추천수 :
14,537
글자수 :
178,120

작성
17.05.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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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
글자
9쪽

4. 저건 한 대 꼭 사야겠어! (5)

DUMMY

“소, 소드······. 소드······. 커어어억!”

무언가를 중얼거리던 데미안이 뒷목을 잡고 쓰러졌다.

털썩하는 소리가 들려와 그곳 화면을 살펴보자, 바닥에 쓰러진 데미안이 보였다.

“네리아. 쟤 왜 저래?”

“모르겠어요. 소드 어쩌고라고 중얼거리다가 기절한 것 같아요.”

“나이도 어린 놈이 뭐 저래? 그건 재벌집 회장님 단골 액션인데 말이야.”

“네? 재벌집 회장님요?”

“아, 뭐, 그런 게 있어.”

이수호는 소드 헤일로가 넘실거리는 검으로 허공을 몇 번 더 가른 뒤, 검집에 검을 집어 넣었다.

“그나저나 이거, 쓸만한데? 조금 답답하고 출력도 떨어지기는 하지만, 움직이는 맛이 있어.”

“제가 손보면 더 쓸만해 질 거예요.”

“그래? 그런데, 네리아. 이것 처음 보는 것 아니었어?”

네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처음이에요. 하지만.”

잠시 말을 끊은 네리아가 생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것의 기본은 마법진이니까요. 그 마법진을 손 보는 것은 누구보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이고요.”

“그럼, 이것 말고 다른 것도 네리아가 손 볼 수 있다는 말이겠지?”

“물론이에요.”

당연하다는 대답에 이수호는 가슴이 한층 더 두근거렸다.

그것이 더 성능 좋은 타이탄을 조종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인지, 아니면 다른 의미에서인지는 이수호도 몰랐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네리아.”

“네? 마스터.”

“새삼스런 말이지만 나, 반할 것 같아.”

“어, 어머! 누, 누구한테······.”

얼굴을 빨갛게 붉히며 되묻는 네리아를 향해 이수호가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타이탄한테.”

“아······.”

수줍게 붉혔던 얼굴이 서서히 굳어지기 시작했다. 아래로 향한 시야 너머 기절한 데미안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 그러고 보니, 조금 전. 그 중요한 순간에 소프가 소리친 것도 이 애 때문이잖아? 그리고 저 타이탄이란 것을 마스터에게 보여준 것도······.’

사실 이수호의 마지막 말은 농담에 가까웠으나, 아무리 농담이라 해도 속이 상했고, 만만한 데미안에게 미움이 전가되는 식이었다.

“어머! 얘는 언제까지 자려고 그러지?”

네리아가 싸늘한 눈빛으로 데미안을 쏘아보며 손가락을 튕겼다.

후우우웅!

싸늘한 냉기를 품은 바람이 데미안의 몸을 휘감았다.

“으흐흐흣!”

갑작스러운 한기에 데미안이 기묘한 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그리고 양팔을 잔뜩 움츠리며 몸을 일으켰다.

“갑자기 왜 한기가······.”

어리둥절한 눈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자신의 타이탄에 시선이 멎었다. 그리고 다시금 놀란 얼굴로 소리쳤다.

“소, 소드 헤일로! 마스터!”

데미안의 목소리에 이수호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여기서도 같은 말을 쓰는 건가? 아니면 누군가가 머리에 심어 놓은 통역 시스템이 내가 알고 있는 단어로 표현해 주는 건가?’

소드 헤일로는 말 그대로 검의 후광을 뜻하는 말로, 검을 무기로 사용하는 검사들이 궁극적으로 목표로 삼는 경지였다. 또한, 소드 헤일로를 사용하는 검사를 지칭하는 말은 소드 마스터였다.

소드 마스터는 다른 게임이나 소설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단어였으나, 소드 헤일로는 불멸의 제국에서 새로 만들어낸 단어였다.

‘하긴.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곳에서 소드 헤일로를 사용하는 검사가 있다는 것이겠지.’

영지 함락이라는 불가능한 미션을 거듭 클리어해 나가며 이수호는 거의 천 레벨에 가까운 엄청난 무력을 갖췄었다. 그 당시 최상위 레벨의 유저가 600레벨 대라는 것을 생각하면, 단순한 강함을 넘어서 밸런스를 파괴하는 수준이었다.

‘그 사람들도 한 번 만나보고 싶은데.’

외부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더 자라났다.

‘이왕이면 타이탄도 좋은 놈으로 한 대 장만하고.’

히죽 웃은 이수호가 타이탄을 내리려 할 때였다.

- 그대. 엄청난 힘을 가졌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도 귀가 아닌, 머릿속에 전달되는 목소리였다.

‘응? 갑자기 웬 소리가······. 너냐?’

원인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네리아의 설명에 따르면 타이탄에는 간단한 인공지능이 탑재되어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 그대가 내 주인이 되어 주면 안 되겠는가?

‘뭐야? 지금 제 주인을 버린다는 거야? 증조부 때부터 대를 이어가며 물려받았다면서? 가족이라면서?’

솔직히 가지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굳이 남이 애지중지하는 물건을 뺏을 생각은 없었다. 게다가 성능 또한 그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고.

“별로. 남의 것을 날로 먹는 취미는 없어서 말이야. 게다가, 넌 성능도 보잘것없고, 오래된 고물이잖아?”

타이탄은 잠잠했다.

“이야기 끝났으면 이제 문이나 좀 열지?”

타이탄은 잠잠했다.

“지금 고물 주제에 반항하는 거냐? 후회할 텐데?”

- 다시 한 번 부탁한다. 내 주인이 되어줄 수 없겠는가?

“싫다고!”

- 마지막으로······.

“썩을! 어디서 고물 따위가 인간하고 맞먹으려 들어?”

이수호가 벌떡 일어났다.

깡!

탑승석의 높이가 키에 못 미치는 탓에 머리를 찧었지만, 이수호는 멀쩡했다. 그 대신 천정이 움푹 들어갔다.

살짝 몸을 구부리며 허리춤의 검을 뽑아들었다. 모양새가 조금 안 나왔지만, 좁은 공간 탓에 어쩔 수 없었다.

“열어.”

타이탄이 여전히 잠잠하자, 이수호의 입꼬리가 살짝 말려 올라갔다.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행동이 있을 뿐.

우우우웅.

강렬한 진동음과 함께 탑승석 내부가 환하게 밝아졌다. 진한 푸른빛이 너울거리는 검이 앞을 가로막은 가슴판을 향했다.

스겅.

사람이 탑승하는 곳답게, 탑승석 앞쪽은 두께가 수십 센티미터에 달하는 강철판으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소드 헤일로의 강력함 앞에서는 한낱 종잇장에 불과했다.

스스승. 스걱. 스걱.

검을 잡은 손으로 가볍게 동그라미를 그리자 그 모양 그대로 철판이 잘려 나갔고, 잘려나간 부분이 미끄러지며 바닥에 떨어졌다.

쿠당!

“어, 어버버! 어버버버버!”

뻥 뚫린 시야 너머로 벙어리가 되어버린 데미안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 그를 향해 이수호가 싱긋 웃어 주었다.

탓.

뚫린 입구로 빠져나간 이수호가 바닥에 내려섰다.

그 모습에 퍼뜩 정신을 차린 데미안이 소리쳤다.

“왜, 왜, 왜!”

“날 안 내보내 주려고 해서.”

어디까지나 사실이었다.

“그, 그럴 리가! 없습니다!”

“나더러 주인이 되어 달라던데?”

“마, 말도 안 됩니다! 크라노스는 제 가족이나 다름 없는······.”

“그럼, 네가 물어 보던가.”

너무도 당당한 이수호의 행동에 데미안은 그의 말을 믿어야 할지, 믿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였다.

“뭐, 수리는 제대로 해 둘 테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고.”

“크으으윽!”

데미안은 여전히 승복할 수 없는 얼굴이었지만, 그렇다고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네리아. 이것 좀 고쳐줘.”

“네! 마스터!”

밝은 대답과 함께 네리아가 다가왔다.

“뭐해? 소년?”

“네?”

“이걸 들어서 저기에 끼워야 할 것 아니야?”

“네? 그런데 그걸 왜 제가······.”

데미안이 이수호가 있던 곳을 돌아 보았으나, 그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냥, 고치지 말까?”

이어지는 네리아의 말에 데미안은 퍼뜩 놀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 아닙니다!”


* * *


“다 됐다!”

삼십 분 정도가 지났을 무렵, 뻥 뚫려 있었던 타이탄의 가슴판이 원 상태를 되찾았다. 붙여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았기에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와아!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건 정말······. 타이탄 수리의 대가라 해도 결코 하지 못할 일입니다.”

“뭘, 이런 걸 가지고.”

데미안의 칭찬에 네리아는 도도하게 턱을 세웠지만, 얼굴에 어린 미소만큼은 지우지 못했다.

“아······.”

마치 후광이 비치는 듯한 네리아의 미모에 데미안은 반쯤 얼이 빠진 얼굴이 되었다.

‘아름답다······. 거기에 실력까지······. 만약······.’

여기까지 생각한 데미안이 황급히 고개를 내저었다.

‘안 되지! 안 돼! 그 괴물의 여자를 넘봤다가 무슨 일을 당하려고?’

어리고 미숙하지만, 눈치까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데미안은 이수호와 네리아가 형성한 핑크빛 분위기를 여실히 느끼고 있었다.

“앗! 오셨다!”

반색하는 네리아의 목소리와 함께 두꺼운 성문이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드르르르르륵.

성문이 열리며 이수호의 모습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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