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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김에 세계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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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작품등록일 :
2017.05.02 20:02
최근연재일 :
2017.06.11 09:0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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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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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37
글자수 :
178,120

작성
17.05.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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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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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
글자
9쪽

3. 소년 영주 데미안 (3)

DUMMY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소년은 어쩐지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상식적으로 돌멩이로 오우거를 잡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것도 아직 어린 소녀가······.’

소녀가 보인 괴력은 평범한 인간은 절대 보일 수 없는 위력이었다.

기사. 아니, 그중에서도 초인이라 불리는 마스터 정도나 되어야 할 수 있을 것 같은 수준이었다.

물론 소년이 직접 마스터를 대면하거나, 마스터의 근력을 측정해본 것은 아니었다. 다만 역사에 기록된 마스터들의 모습에 비춰볼 때, 그럴 것이라고 추정할 따름이었다.

‘그런데 열 살도 안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마스터일 리도 없고······. 그렇다면 뭐라는 거지?’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소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자 그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킥하고 웃은 소녀가 물었다.

“그런데, 바보 오빠. 길 잃은 거지?”

“응? 그, 그렇긴 한데······.”

소년은 떨떠름한 얼굴로 대답했다.

자신보다 최소한 다섯 살은 어린 아이에게 바보라 불린 것도 그렇고, 소녀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자신이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도 어쩐지 모양새가 빠졌다.

“그럼 우리 집에서 스프 먹고 갈래?”

“응?”

눈을 둥그렇게 뜨며 반응하자, 소녀가 다소 샐쭉한 얼굴로 되물었다.

“싫어?”

“아니, 그게 아니라······.”

소년은 딱히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소녀가 말하는 집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런 산속보다는 나을 게 분명했다.

살짝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하는 소녀의 모습에 소년이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가, 갈 게. 네가 초대해 준다면.”

“히힛! 잘 됐다. 네리아 언니도, 영주 오빠도 안 놀아줘서 심심했는데.”

‘네리아 언니? 영주 오빠?’

그중 소년의 관심을 끈 것은 후자였다.

‘영주라니······. 이곳에 무슨 영지가 있다고······.’

머리가 뜨거워지도록 고민해보았으나 답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소년은 모든 것을 제쳐놓고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일단 따라가 보면 알겠지. 이미 날 한 번 구해주기도 했으니까. 이왕 도움을 받을 바에는 아예 확실히 받고, 나중에 영지로 돌아가 보답해 주는 편이 좋을 테니까.’

의문점도 많았고, 이상한 것도 많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바로 소녀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엄밀하게 따지면 그 위험을 제공한 것도 소녀였지만, 소년은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차! 깜빡할 뻔했네.”

“응? 무엇을······.”

소녀는 소년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어디론가 걸어갔다. 조금 전 쓰러진 오우거가 있는 방향이었다.

“우웅······. 이걸 어떻게 가져가지?”

고민하는 표정을 짓던 소녀가 문득 소년을 바라보았다.

“바보 오빠! 덩굴 좀 모아줘!”

“덩굴을?”

“이거 가져가야 하니까. 얼른! 빨리!”

‘가져간다고? 1톤이 훌쩍 넘어가는 오우거를?’

소년은 의문이 들었으나, 곧 몸을 움직였다. 돌멩이로 오우거를 잡은 말도 안 되는 장면을 이미 보여준 소녀의 말이었기 때문이다.

소년이 덩굴을 모아 소녀에게 가져왔다. 그러자 소녀는 덩굴을 이리저리 엮어 오우거의 다리를 묶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녀는 제대로 매듭도 짓지 못하고, 덩굴이 서로 얽히는 등 영 어설픈 모습이었다. 이에 보다 못한 소년이 나섰다.

“잠시만. 내가 할 게.”

“와! 착한 오빠구나?”

미소녀의 진솔한 칭찬에 소년은 어쩐지 우쭐해 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 덕분인지 재빨리 움직여 덩굴을 엮어 두꺼운 로프를 만든 다음, 오우거의 다리를 튼튼하게 동여맸다.

“고마워! 착한 오빠니까, 영주 오빠한테 말해서 맛있는 거 달라고 할 게! 헤헷!”

해맑은 웃음과 함께 소녀가 오우거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다리를 묶은 로프를 붙잡고 끌고 가기 시작했다.

질질 끌려가는 거대한 오우거의 시체를 바라보며, 소년은 떡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소년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뭐해! 바보 오빠! 빨리 따라와! 또, 길 잃어버리면 나도 모른다!”

이어 들려온 소녀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소년이 잰걸음으로 뒤따르기 시작했다.


* * *


[변환 포인트 : 241] [잔여 포인트 : 1,074]

‘됐다!’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에 이수호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떠올랐다. 드디어 목표치를 달성했다.

“마스터? 무슨 좋은 일이라도······.”

옆에 서 있던 네리아가 조심스럽게 물어왔으나, 이수호는 대답 대신 제단을 주시했다.

‘힝······. 무시당했어······.’

평소라면 시무룩한 네리아의 표정을 발견하고는 곧, 풀어주었겠으나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뭘 할 수 있을까?’

이수호의 머릿속에는 영지 관리창을 활성화한 뒤, 앞으로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기대 뿐이었다.

[물품 소환] [봉인 해제] [기능 활성]

제단을 주시하자 나타난 메뉴 중, 이수호는 기능 활성을 선택했다. 그리고 다시 나타난 항목 중 1단계를 선택했다.

[1,000포인트 차감.]

[영지 관리창 기능을 활성화 합니다.]

“영지 관리창!”

순간 시야가 휙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단순한 기분이 아니었다. 이수호의 시야에는 높은 곳에서 영지 전체를 내려다보는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소영지(1단계)]

큼지막한 문구가 영지의 상공에 자리했다.

‘역시, 영지 발전 단계가 맞았어.’

이수호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영지 내부를 살폈다.

다른 건물과 달리 은은하게 빛나는 건물들이 있었는데, 북쪽 성벽과 맞닿은 영주성과 중앙에서 약간 아래쪽의 신전, 그리고 영지를 빙 둘러싼 성벽이었다.

그것을 주시하자 각 건물의 내구도가 표시되었다.

[영주성(98/100)] [신전(92/100)] [성벽(76/100)]

‘좀 빈약한데? 자세한 정보 같은 건 볼 수 없나?’

생각과 동시에 다른 항목이 시야에 떠올랐다.

[주민(3/127)] [병력(1/33)] [자원] [건물]

먼저 주민란을 살펴보니 영지 내에 거주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쭉 나열되었다. 그 대부분은 ‘봉인’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었다. 병력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원은 식량, 목재, 석재, 철로 세분되었는데, 하나같이 0을 가리켰다.

‘식량은 제단에서 얻은 게 있을 텐데.’

만약을 대비해 1포인트짜리 빵과 물 열 개 정도를 비축해 두었다. 가뜩이나 맛없는 빵이 말라비틀어져 더 맛이 없어졌을 테지만, 혹시 모를 사태를 위한 대비였다.

‘식량은 나중에 농장 같은 곳에서 생산되는 것들만 표시되는 건가?’

이수호는 고개를 갸웃하며 마지막 건물 항목을 살펴보았다. 영지 내부에 건설된 건물의 리스트가 쭉 나열되어 있었는데, 아래를 살펴보았을 때처럼 영주성과 신전, 성벽을 제외한 나머지는 비활성이란 표시가 붙어 있었다.

‘다르군.’

게임에서 사용하던 영지 관리창과는 사뭇 다른 모습에 이수호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어설퍼. 예전 PC 시대의 웹게임 수준으로 조악하기 짝이 없어. 마치 누군가가 게임을 따라 만들려다가 실패한 것처럼.’

가장 기본적인 레벨조차 보이지 않았다.

물론 움직임이나 기술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면, 힘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힘을 가늠할 수 있는 직관적인 지표가 없다는 것은 상당히 불편한 것이었다.

‘왜 일까?’

역시 알 수 없었다. 태어나서 지금처럼 정보가 절실할 때가 또 없었다.

슥. 스윽. 슥.

한참을 고민하는 와중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시무룩한 네리아가 신발 옆 날로 바닥에 의미 없는 선을 그려대고 있었다.

‘뭐, 그런 걸 가지고······.’

이유는 빤했다. 조금 전, 그녀의 말을 듣고도 영지 관리창에 정신이 팔려 무시했던 일을 기억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볼수록 귀엽단 말이지.’

불멸의 제국을 플레이할 때도 미모 때문에 유독 눈길이 갔던 네리아였지만, 그때에는 그저 보기 좋은 인형과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성이 생기고, 거기에 높은 호감도 덕분인지 모든 관심을 오로지 자신에게 쏟는 네리아의 모습이 이수호는 갈수록 마음에 들고 있었다.

‘그런데 말이지. 설마 이거 잘 하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헤벌쭉한 표정을 짓던 이수호가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후!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지. 일단 이곳이 어떻게 되먹은 곳인지부터 알아낸 다음에······.’

그다음에 벌어질 일에 대해서는 조금 전 이수호의 표정을 보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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