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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SSS급 공무원이 힘을 안 숨김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차훤
작품등록일 :
2024.07.26 02:50
최근연재일 :
2024.08.23 16:1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48,813
추천수 :
718
글자수 :
170,442

작성
24.08.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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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2
추천
17
글자
14쪽

SSS급 공무원이 힘을 안 숨김(26)

DUMMY

콰직-


김 장로를 보좌하던 다른 신도들도 바닥을 나뒹굴었다.

여기저기 관절이 돌아간 채로.


“씨부럴 새끼가. 또 뭘 했다고?”

“재, 재산을··· 재산을 나눴스미다.”


김 장로는 필사적이었다.

악마보다 더한 사람의 탈을 쓴 괴물에게 살아남으려고.


“또.”

“또··· 종국에는··· 종국에는···.”

“종국이가 누구야?”

“···.”

“말 안 해?”

“수, 순교! 마지막은 순굡니다!”

“순교?”

“예···.”

“흐음.”


석두는 생각에 잠겼다.

순교?


“아니, 근데 이 새끼가 종국이가 누구냐니까 순교는 또 누군데?”

“···.”

“안 되겠다. 넌 좀 맞아야겠다.”


콰직-

뿌드득.


김 장로는 억울했다.

하지만 항변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도 꽤 강한 각성자 신도로 배치했었는데.


전부 한 방에 보내버린 괴물이다.

본인도 각성자임에도 찍소리도 못할 정도로 강자.

교주 이만회가 오는 게 아니라면 승산이 없었다.


“이제 말할 생각이 좀 드냐?”

“끄륵.”


이미 정신을 반쯤 놓은 김 장로는 이제 말할 힘도 없었다.

반 시체나 마찬가지인 그를 놓고는 석두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금까지 고통의 신음으로 가득 찼던 방이 고요해졌다.


하나같이 다음 타자로 자기가 걸리는 게 아닐까 걱정한 탓에 숨죽이고 있었던 거다.

고통도 참아가면서.


“어이, 아가씨.”

“사, 살려만 주세요.”


유일하게 그가 건드리지 않은 사람이 석두의 상대로 들어왔었던 희생양 여자.

온몸을 떨고 표정이 안 좋았던 걸 보면서 분명 반협박으로 이런 일을 당했다고 확신했다.


“집으로 돌아가십쇼. 가족이 기다려요.”

“네? 네에··· 가, 감사합니다.”

“다시는 이딴 사이비 종교에 붙들리지 말고.”

“근데··· 저 영상이 찍혔··· 크흡.”

“이런 씨밤바 새끼들. 걱정하지 마요. 제가 오늘 여기 쓸어버릴 참이니까.”

“흐흑.”

“울지 말고. 나가서 집으로 돌아가세요. 영상인지 뭔지는 제가 전부 불태워 버릴 테니까.”


여자가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제 여기 남은 애들 중에서 실토할 법한 녀석을 골라···


“꺄악!”


저벅. 저벅.


누군가 방에 들어왔다.

뿜어져 나오는 마력으로는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천지회에서 저 정도 마력을 뿜어낼 정도라면.

교주 이만회일 것이다.

이만회는 한 손에는 아까 밖으로 뛰쳐나갔던 여자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며 들어왔다.


“난장판을 만든 게 당신입니까?”

“어이. 그 여자 건드리면. 진짜 죽인다?”


석두의 경고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마치 보란 듯이 여자의 생기를 흡수하기 시작하는 이만회.


매끈한 피부가 순식간에 매마르고 그대로 축- 늘어지는 여자.

충격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석두가 이해하진 못했지만 김 장로가 마지막으로 목놓아 외쳤던 것이 바로 순교.

마지막 희생이 저런 말로였다.


“왜요? 화가 나나요? 왜 그렇죠?”

“화? 화가 나냐고?”


석두의 표정은 차갑게 식었다.

방금까지의 여유롭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었다.

지금의 눈빛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반드시 필승하고야 말겠다는 다짐이 느껴지는 눈빛이었다.


“넌 곱게 죽을 생각하지 마라. 내가 찢어버릴 테니까.”

“으하하하. 재밌네요. 당신이란 사람은···.”


스르륵.


갑자기 사라진 교주.

그리곤 갑자기 석두의 뒤에 나타나 그의 팔을 움켜쥐었다.

승기를 잡았다는 생각에 교주는 비열한 웃음을 내뱉었다.


“하하하. 고작 이따위 실력으로 침입한 겁니까?”

“이 족팡매가 진짜··· 어억.”


휘청.


머리가 어지러워 바닥에 무릎을 꿇은 석두.

이만회의 능력에 당한 탓이었다.


“어떤가요? 제 능력이. 상대의 마력과 생기를 빨아먹습니다. 힘이 빠지고··· 점점 몸의 수분이 날아가는 기분이죠?”

“···.”

“손에 닿으면 무엇이든 빨아들입니다. 제 손이요. 여기에 정착하기 전에는. 중국에서 흡혈귀로 날렸었죠.”

“···.”

“하여간. 자기 주제도 모르고 덤비는 녀석들은···.”


콰앙-


석두의 주먹이 이만회의 얼굴에 정통으로 꽂혔다.

하지만 평소의 위력이라곤 보기 어려웠다.


“하하. 고작 그딴 주먹에··· 어억!”


휘청.


딱 그 정도 위력으로도 이만회를 휘청거리게는 만들 수 있었다.


“아직. 생기가 남은 모양이네요. 더 빨아들이죠! 흐흡!”


츠츠츠.


석두의 몸에서 생기와 마력이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꼼짝없이 당하게 생긴 그.

하지만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이 넘치는 마력. 당신··· 보통이 아니었군요. 애석하게도 나를 만난 탓에. 후후후.”

“조잘조잘.”

“네? 뭐라고요? 마지막으로 유언이라도 남기고 싶은 겁니까? 어디··· 쿨럭. 커헙!”


갑자기 눈과 코와 입에서 피를 뿜어대기 시작하는 이만회.

손을 떼려고 해도 떼어지지 않았다.

사람에게는 일정량의 마력을 담는 그릇이 존재한다.


그릇보다 더 많은 양의 마력이 담긴다면.

당연히 흘러넘치는 게 자연의 섭리.


석두의 막대한 양의 마력을 감당하지 못한 이만회의 몸에서 마력이 역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여간 빌런 새끼들은 지 자랑하고 싶어 환장한 관종 새끼들뿐이지.”

“어, 어떻게?”

“어. 다들 그런 반응이야. 어떻게 이렇게 강하냐고? 어떻게 이렇게 힘이 흘러넘치냐고? 그런 질문 지겹도록 받아봤다. 대답해주리?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이 씨밤바야!”


콰앙-

털썩.


방금까지 압도적인 위용을 뽐내던 이만회는 초라하게 바닥에 쓰러졌다.

온몸의 구멍에서 피를 쏟아내며.

마력을 감당하지 못한 몸이 주화입마에 걸리듯 피가 역류하고 몸이 뒤틀린 탓이었다.


“빌어먹을 이 손. 손에서 능력이 나오지?”


손에 닿는 모든 건 흡수한다는 능력의 실마리를 이만회 스스로 발설했다.


“이 손만 없으면. 나쁜 짓 못 하겠네. 그치?”

“크헉. 제, 제발··· 그것만은!”

“왜? 네가 사랑하는 신께 도와달라고 하지?”

“그, 그분들은···.”

“분들? 너 신 여러 명 섬기냐? 줏대 없이?”


뿌지직.


손을 뜯어냈다.

이미 피는 넘치도록 흐르고 있었다.

굳이 지혈할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이 혀. 이 빌어먹을 혀로 사람들 홀리고 다녔지?”

“끄에에엑!”


혀를 잡아서 뽑았다.

어느새 피 웅덩이가 진 곳에 널브러진 이만회.

아무리 각성자라도 저 정도로 피를 흘린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었다.


“씨벌. 어쩌지?”


개빡친 상황 때문에 주체하지 못했다.

그래도 이만회는 살렸어야 하는데.

너무 죽이고 싶게 생겼잖아.

내 잘못이 아니야.


석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뒤이어 도플갱어가 들어왔다.


“형님··· 어후. 이, 이게 다 뭡니까?”

“어, 왔냐?”


온통 피범벅이었다.

이만회는 피 웅덩이에 덩그러니 쓰러져 있었고.


“씨발. 이 개새끼들이 정도라는 게 있지. 적당히 사이비였으면 나도 참았지.”

“하, 하하. 그래서 제가 힘들겠지만 참으라고 했잖습니까?”

“뭐. 그렇게 됐다.”

“그래도 희소식입니다. 제가 장부를 찾았습니다.”

“그래?”

“그리고 여기 악취미가 상당하던데요? 곳곳에 CCTV로 온갖 짓을 다 벌였더라고요. 역겨워서 진짜. 이건 간부급들만 아는 정보 같았습니다. 운 좋게 제가 또 간부 머리칼을 얻어서요. 정보를 좀 빼냈죠.”

“오올. 천명훈이. 쓸만한데?”


안 그래도 이만회가 죽어버려서 걱정하던 차였다.

그런데 도플갱어가 착실히 증거를 수집하고 시키지도 않은 일까지 마무리한 게 아닌가.


“데헷. 저 잘했슴까?”

“물론이지. 너 앞으로 나랑 일 같이 할래?”


최종국 패거리에 도플갱어가 합류하면 좋을 듯싶었다.

석두의 은퇴자금 공장이기도 하면서 유능한 정보조직에 도플갱어의 능력이 더해지면 금상첨화였다.


“진짭니까?”

“그래. 최종국이 밑에서 일해봐.”

“그놈 밑에서요?”


최종국이 도플갱어의 위치를 알아낸 것을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었던 도플갱어.

그닥 강해 보이지도 않는 놈이 두목 행세하는 것도 못마땅했다.


“왜?”

“그냥. 제가 두목 하면 안 됩니까?”

“흐음. 둘이 합의 보던지.”

“진짜죠?”

“근데 너도 싸움 존나 못하잖아.”

“내가 그 새끼는 이기죠!”

“그래?”

“예. 최종국이? 하! 나 도플갱업니다. 전국적으로 수배령 때린.”


스르륵.

석두와 최종국이 한창 대화하는 사이.

피 웅덩이에 쓰러졌던 이만회가 일어섰다.


“음?”


기척을 느낀 석두가 이만회를 발견했다.


“뭐야? 이 새끼 좀비였어?”

“히이익! 혀, 형님! 이거 어쩝니까?”

“눈은 맛이 갔는데?”


피를 뒤집어쓴 이만회의 모습.

그런데 머리에 뿔 같은 게 달려 있었다.


“종말이 도래할 것이다.”

“살아있는데?”

“귀, 귀신이 된 거 아닙니까? 귀신은 물리력이 안 통하는 거 아닙니까?”

“그래?”

“거, 걱정마십쇼, 형님. 제가 너튜브에서 배웠는데요. 야, 귀신아! 아, 아니. 귀신님? 어떻게 지평좌표계로 고정하셨습니까?”

“너 뭐 하냐?”


최종국의 말에도 이만회는 아랑곳하지 않고 허공에 둥둥 떠 있었다.


“이러면 귀신이 당황한다고 했는데···.”

“염병 떨지 말고 나와봐. 어이, 이만회. 너···.”

“인간의 시대는 가고··· 우리···.”


철퍽.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이만회의 몸은 피가 되어 녹아내렸다.


“혀, 형님. 저 무서워요.”

“알겠으니까. 국정원에 연락 넣어. 임무 성공이라고.”



*



난장판이 돼버린 현장을 보면서 신명호 팀장은 침음을 삼켰다.


“동진아. 우리가 해선 안 될 몇 가지가 있거든. 그 중 하나가 종교 단체 건드리는 짓이야.”

“어차피 사이비라 괜찮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종교는 원래 건드리는 거 아니야.”

“그런 식이니까 어르신들의 세탁소가 되는 거 아닙니까.”

“이 새끼가 말하는 거 봐라?”


원래도 정동진은 자기 주관이 뚜렷한 녀석이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주관이 더 강해진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신명호.


“야, 정동진이.”

“예, 팀장님.”

“네 말도 틀린 건 아닌데.”

“그리고 이거 각성국 임명철 국장님 지시지 않습니까?”

“나도 알지. 근데 우리 국정원은 사정이 좀 다르잖아. 우리가 모시는 어르신···.”


주변에 눈치를 살피는 신명호 팀장.

대외적으로는 국정원도 결국 각성국 소속이다.

하지만 그 알맹이를 까보면 특정 어르신을 지지하는 세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었다.


강모 패거리가 우라노스라는 약을 유통할 수 있었던 것도.

김 의원이 온갖 더러운 짓을 해도 잡혀가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전부 국정원이 뒤를 봐주었기 때문이었다.


김 의원의 전속은 아니지만.

지금 모시는 어르신이 김 의원을 지원하기에 국정원 또한 그렇게 해오고 있었다.


“크흠. 아무튼. 정동진이. 행동거지 똑바로 해.”

“제 행동은 제가 알아서 합니다. 전 국정원 소속 요원입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나도 알지. 안다고 자식아.”

“증거도 충분하고. 김 의원을 수면 위로 꺼내는 건 어렵지 않겠죠?”


정동진은 이번에야말로 김 의원을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다.

그 누구도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던 일을.

드디어 하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 생각했다.


“어려워.”

“예?”


하지만 신명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기대했던 말이 아니었다.

어렵다니.

도대체 어떤 점이?


증거는 충분히 나왔다.

특히 결정적인 장부가 이들 손에 있는데.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다는 말인가?


“청문회야 열리겠지. 그리고 질문이 쏟아질 거고.”

“구속해야죠.”

“국회의원 특별법으로 보호받아.”

“그런···.”

“각성 능력도 없는 어르신이 이 세계에 공고한 기득권층이 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

“그러니까요! 저는 그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강함이 곧 정의라면! 우리 각성자가···.”


정동진은 거의 이성을 잃을 뻔했다.

한 번도 다른 이에게 자기 신념을 말한 적이 없었는데.


“동진아.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어르신의 세계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해. 소수의 강자보단 다수의 약자가 모인 표심이 강할 때가 있는 법이거든. 그리고 어르신들은 알 수 없는 힘에 보호받으신다. 우리가 어쩌지 못해.”

“두고 보면 알겠죠. 새로운 바람이 불지, 아니면 이번에도 그저 지나가는 태풍에 지나지 않을지는.”



*



청문회장.


유유히 걸어들어오는 김 의원.

그의 표정은 딱히 긴장되거나 심기가 불편해 보이진 않았다.

아니, 오히려 평온해 보였다.


언제나 그렇듯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생각으로 들어온 것만 같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동진은 배알이 뒤틀리는 기분이었다.


신명호 팀장은 분명히 말했다.

청문회가 있을 테고.

조사가 진행되겠지만 끌어내리진 못할 거라고.

단지 타격만 조금 있을 뿐.

또 그 타격은 김 의원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후폭풍이 상당할 거라는 말과 함께.


“어이. 김씨 늙은이.”

“음?”


그때.

누군가 김 의원을 불러세웠다.

이제야 심기가 불편해진 표정으로 그를 불러낸 자가 누군지 돌아보았다.


각성국 특별담당과 소속.

차석두 주무관.

그는 일개 공무원일 뿐이었다.


“자네가 그 유명한 공무원이구만?”

“내가 두 눈 뜨고 지켜보겠어.”

“뭘 말인가?”

“마지막 경고다. 의혹 전부 인정하고. 죄를 받아들여. 그럼 살려는 드릴게.”

“푸하. 으하하하하.”


김 의원의 폭소에 청문회장의 시선이 전부 이곳으로 쏠렸다.


“이보게, 젊은 양반. 무언가 착각하는 모양이구만. 지금 뭐라도 된 거 같겠지? 이 세상을 주무를 수 있을 것만 같고? 그치?”

“···.”

“근데 그거 알아? 서민은 평생 서민일 뿐이야. 역사적으로도 그게 증명됐는데. 멍청한 서민 새끼들은 개천에서 용이 난다느니 혁명의 바람이라느니 유치한 짓거리를 일삼지. 그렇게 해서 서민들의 세상이 된 적이 있다던가? 수만 년 역사에서?”

“···.”

“오히려 내가 하나 경고하지. 더는 발을 들이지 말게. 보아하니 재능도 출중하니 창창한 미래가 보장된 인재 같은데 말이야.”


그 말을 끝으로 김 의원은 지정된 좌석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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