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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용운 님의 서재입니다.

내 안에 회귀자 계속 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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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용운
작품등록일 :
2020.01.06 18:17
최근연재일 :
2020.01.15 21:37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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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8,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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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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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두번째 재앙

DUMMY

정신이 들자 이미 두번째 재앙에 입장해 있었다.


"..."


신들의 장난에 의해 꼬여버린 난이도를 의식하며 이강은 숨을 죽였다.

신에게도 양심이 있다면 그래서는 안 되지만, 시작하자마자 대처할 수 없는 적이 근처에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후우!"


30초가 지나도 회귀자의 경고가 울리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이강은 참아왔던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보통 솔로천국 커플지옥 아닌가.'


인류를 골탕 먹이는 데 재미를 붙일 신들에 대한 걱정이 들었지만 어쩌겠는가, 인간이 신을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억울하면 이 게임에서 우승해서 동등한 신이 되어야 한다.


"상태창."


이름: 이강 (조태호)

종족: 아바타 (인간)

기록: 우로보로스의 혈마법사


근력 12 (10) 민첩 9 (4)

체력 8 (6) 마력 12 (8)

영력 X (3)


G급 스킬 영혼의 안식처의 성취도가 상승하면서 동반된 이강의 육체, 아바타의 진화.

진화를 거친 후 근력, 민첩, 체력의 신체 능력치 3종 세트가 각 3씩 상승했다.

상태창만 보면 웬만한 운동선수 뺨을 쳤고 특히 근력은 올림픽 메달리스트 급이었다.


처음부터 10을 넘었던 마력 능력치는 말할 것도 없었다.

1회차의 이강은 이 태생적 마력에 집중해 마법사로서 이름을 날렸다.

같은 마법 스킬을 사용하더라도 마력 수치에 따라 위력은 천차만별이었다.


넌지시 노리지에게 언제쯤 능력치가 10을 넘을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기본으로 잔여 능력치 5를 주니까 하나는 넘기기 쉽지. 그런데 이 보너스를 엄청 안 줘. 다른 거까지 넘기려면 한달은 지나야 할 걸?]


이라고 답했으니 이강은 최소 한달은 앞서 나갔다고 봐야 했다.


이 능력치를 믿고 그는 파티를 맺지 않고 홀로 재앙에 입장했다.

두번째 재앙의 시작점은 습격 당한 상단의 마차였다.


[당신은 상단의 호위무사입니다. 습격자에게 복수를 하십시오.]


"다 죽었네."


기껏해야 두번째 재앙이다. 지구의 인간 참가자들은 별로 전투력이 없을 시점이다.

그래서 원래대로라면 한 명의 생존자가 있고 그를 치료해 동료로 데리고 다닐 수 있어야 했다.

그 동료는 습격자의 정체를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추적과 전투 모두 담당할 중요 npc였다.


그런데 그 동료여야 할 생존자가 이미 죽어 있었다.

시체가 아직은 따뜻했다. 아마도 막 죽은 시간대에서 시작하는 모양이었다.


'솔로지옥이라 이거지?'


홀로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

이런 방식의 지옥이라면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죽은 자의 영혼이 남아있습니다.]

[용병의 영혼(2일)을 받아들이겠습니까?]


[개체 동조율 33%]


지독하게도 동조율이 낮았다.


[C급 용병 마크의 추적술]

성취도 6 / 10

용병 마크가 아버지에게 배운 추적술을 발전시킨 독문기술.


[D급 사냥꾼 진의 궁술]

성취도 2 / 10

마크가 아버지에게 배운 궁술. 장애물을 피해 활을 쏘는 데 특화되었다.


용병 마크의 시체에서 스킬, 그리고 활과 화살을 챙겼다.


아우-!


아주 멀리서 들려오는 짐승의 울음소리.

회귀자의 경고가 약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강은 경고를 무시하고 그 자리에서 대기했다.


[돌발 이벤트, 다이어 울프가 피냄새를 쫓아 무리를 이끌고 있습니다. 어서 자리를 벗어나십시오.]


'낯선 장소에서 쫓기다가 싸우느니 여기가 제일 나아.'


땅바닥에 흥건한 인간의 피로 함정을 준비했다.

경고가 강해지다 못해 멈춘 것처럼 느껴질 때,


크르르-

피냄새를 맡고 숲의 짐승들이 몰려들어 포위망을 형성했다.


[돌발 이벤트, 참가자는 다이어 울프의 사냥감으로 찍혔습니다. 도망치기는 늦었습니다. 싸워서 살아남으세요.]


첫 재앙의 최종 관문이 임프 한 마리와 임펫 세 마리의 협공이었음을 감안하면 이건 지옥이 맞았다.

웬만한 회귀자는 여기서 포기를 외쳐 목숨을 건져야 할 것이다.

아니, 애초에 최대한 도망을 쳐서 싸움을 피했을 것이다.

충분히 그럴만한 시간 여유가 있었다.

이강이 가진 스킬 회귀자의 경고가 말한 것이기도 했다.

효율적으로 위험을 피하고 생존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강은 그에게 다가오는 영혼들을 피할 생각이 없었다.


아우-!


지근거리에서 들리는 울음소리를 신호탄 삼아 살아있는 인간에게 돌진하는 짐승들.

그들이 발에 채이는 시체더미를 건너뛰자


퍼엉!

시체가 폭발하며 피와 뼈가 비산했다.


푸푹!

파편은 짐승의 연약한 뱃가죽을 관통했다.

선제공격에 나선 무리는 한번에 몰살 당했다.


'... 복제된 인간이야.'


함정을 준비하면서 꺼림칙했지만 이 재앙은 지구 모든 인류에게 하나씩 주어진 가상공간이었다.

게다가 첫 재앙의 해골과 달리 이 시체들에는 영혼마저 남아있지 않았다.

본질적으로 숲의 나무와 다르지 않은 지형지물이었다.


뒤이어 남은 무리가 조심스럽게 전진했다.

천천히 포위망을 좁혀 나가는 짐승들을 지휘하는 우두머리는 다른 짐승에 비해 두 배는 컸다.


[다이어 울프]


지구에서 이름 없는 모기나 파리를 잡는다고 영혼을 흡수하고 E급 모기의 흡혈 따위 스킬을 얻는 일은 없었다.

머리 맡에 이름을 알려주는 메시지가 있다는 것은, 이강이 빼먹을 만한 영혼을 가진 존재라는 뜻.


끼릭- 핑!

이강이 시험 삼아 활시위를 당기고 화살을 쏘았다.

화살은 나무 사이로 날아가 이름 없는 늑대의 눈에 명중했다.

깨갱 개 같은 신음소리를 내며 발광하는 늑대는 대열을 뛰쳐나갔고, 연달아 쏘아진 화살에 목이 꿰뚫렸다.

궁술에 만족한 이강은 짐승들이 달려들자 즉시 활을 놓고 혈마법을 준비했다.


촤악!

1차로 죽어간 짐승들의 시체를 뚫고 피로 된 송곳이 튀어나왔다.

이강의 손짓을 따라 송곳의 비가 움직이는 곳마다 또 시체가 생기고, 그 시체에서 피가 끊임 없이 공급되었다.


'이거 너무 좋은데?'


직접 사용하는 이강 본인조차 얼떨떨할 정도였다.

혈마법이 준비된 피의 양과 질에 따라 위력이 천차만별인 스킬이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A급 스킬이었다.

이강의 초기 마력이 아무리 높아도 12인 점을 감안해야 했다. 1년 뒤에는 20도 넘을 능력치였다.

그때는 마력을 사용하는 모든 스킬의 위력이 더 강해진다.


'이렇게 A급도 좋은 스킬인데 소수만 살아남고 멸망했다는 거잖아.'


2018년 초가 그나마 재앙과 인류의 허니문 기간이었다고 한다.

2018년 2월 쯤 현실의 지구에 재앙이 직접 등장하기 시작하고, 4월 쯤에는 재앙에서 괴물이 빠져나오며, 6월 쯤에는 지구의 절반이 재앙에 침식당한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올라가는 재앙의 난이도를 감안하면, 회귀자들이 회귀 전 경험과 일부 스킬을 가지고 있다 해서 인류가 무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컹!

이강이 잡념에 빠진 것을 눈치 챘는지 다이어 울프가 피 송곳을 빠르게 돌파해 접근했다.


'그럼 그렇지.'


성공적으로 이강의 목을 노려 주둥이를 들이댔지만, 회귀자의 경고가 예견하고 있었다.

그는 여유롭게 피하면서 드러난 다이어 울프의 뱃가죽을 검으로 푹 찔렀다.

길게 찢겨진 배에서 내장이 흘러나온 다이어 울프는 바로 절명해 버렸다.

우두머리가 죽자 의리도 없이 남은 짐승무리는 뿔뿔이 흩어졌다.


이강은 따끈한 짐승 시체들로부터 영혼을 흡수할 수 있는지 살폈다.

다이어 울프의 질긴 털가죽은 혈마법에 그리 큰 상처를 입지 않았다.


"혈마법은 약한 놈들 학살용이란 건가. 맹신하진 말아야겠어."


[개체 동조율 21%]


[B급 다이어 울프의 혈향 감지]

성취도 7 / 10

피를 묻힌 자는 다이어 울프에게서 도망칠 수 없다.


[D급 다이어 울프의 하울링]

성취도 3 / 10

다이어 울프는 사냥을 개시하기 전 사냥감에게 공포를 선사한다.


흡수한 영혼은 다이어 울프 딱 하나 뿐이었다.


"임펫 따위도 메시지가 떴는데."


이강은 왜 임펫보다 더 강한 늑대를 시스템이 인정을 안 하는 거냐고 투덜거렸다.


[돌발 이벤트, 다이어 울프의 습격을 성공적으로 막았습니다.]

[지혜롭진 않지만 강한 참가자에게 선물이 주어집니다.]


그의 불만을 들었는지 뒤늦게 보상 알림이 떴다.

그런데 묘하게 내용이 기분 나빴다.


[D급 다이어 울프 송곳니 목걸이]

내구 57 / 57

다이어 울프의 송곳니를 엮어 만든 원시적인 목걸이. 밤이 되면 감각이 예민해진다.


보상이 시원찮았지만 어쨌든 다이어 울프의 스킬은 유용했다.

시체를 폭발시키며 난장판을 만들기 전에 확인했던 습격자들의 흔적을 찾자 멀리서 상단의 혈향을 감지할 수 있었다.


2시간 넘게 수풀을 헤치고 추적한 끝에 습격자들을 따라잡았다.

검은 옷을 입은 8명이 불을 피우지 않고 야영하고 있었다.


'9명이라고 했는데.'


나무 위를 올려다 보자 그제야 주위 경계를 하고 있는 나머지 한 명을 찾았다.

보초는 이강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듯 엉뚱한 방향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들의 존재를 인식하자 머리 맡에 [습격자 ???]라는 이름표가 떠올랐다.


[습격자들을 모두 처치하세요.[

[처치한 습격자 0 / 9]


'쓸만한 스킬이 있었으면 좋겠네.'


이강은 긴장 대신 흥분으로 뛰는 심장을 가라앉혀야 했다.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심히 활시위를 당기고...


핑!

파각! 풀썩

끼릭- 핑!

"아악!"

"적이다!"


[처치한 습격자 2 / 9]


이강은 두 명을 연달아 활로 죽이고 나무 위에서 떨어진 시체로 뛰어갔다.


[죽은 자의 영혼이 남아있습니다.]

[습격자의 영혼 (2일)을 받아들이겠습니까?]


[개체 동조율 47%]

[현재 영격 75200 / 100000]


'이거 다 채울 수는 있는가?'


영격 최대치가 1000에서 100000으로 훌쩍 뛰면서 수용할 수 있는 영혼 수가 엄청나게 늘었다.

전번에는 영격 최대치를 한번에 넘기는 영혼을 흡수하면서 스킬을 성장시켰는데, 이 정도 크기의 영혼들을 똑같은 방법으로 충돌시킨다면 몸이 견딜 수 없을 것이다.


"흑마법이다!"


시체에서 피를 빼는 모습을 본 습격자들이 경악하며 소리 질렀다.

처음 듣는 언어지만 저절로 의미가 해석이 되었다.

그러든가 말든가, 이강의 혈마법이 적들을 향해 쏘아졌다.


[처치한 습격자 6 / 9]


순식간에 네 명이 이강에게 접근하지도 못하고 벌집이 되었다.


"이... 사악한!"


그마저도 한 명은 심각한 부상을 입어 죽기 일보 직전이었고 두 명만 멀쩡했다.

다이어 울프처럼 질긴 가죽을 가진 것도 아닌 평범한 인간이니 당연한 결과였다.


스릉


마법을 쓰던 이강이 검과 작은 방패를 들자 생존한 습격자들은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

의심스런 눈초리로 화살이 날아왔던 방향을 경계했다.

활을 쏜 저격수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마법도 화살도 날아들지 않자, 그들은 정말 이강이 검으로 싸울 생각인 걸 깨달았다.


"으아아!"


수치심에 악을 내지르며 달려오는 습격자 둘.

이강은 그들과 검을 맞댔다.


챙!

손을 타고 전해오는 이강의 막강한 힘에 그들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역시 스킬이 없으니까 잘 안 돼.'


첫 재앙에서 해골에게 얻었던 D급 검술 계열 스킬은 더 이상 이강에게 없었다.

그때 스킬을 사용했던 감각으로 흉내를 내고는 있지만 뭔가 어설픈 걸 본인은 체감했다.

그래서 이강은 기교를 부리는 대신 우월한 능력치로 적들을 찍어 눌렀다.


퍽!

"커억!"


이강의 발차기에 무릎을 까인 적이 허물어지면서 힘의 균형이 무너졌다.


"왜 우릴..."

푹!


두 명의 목을 날리고, 기어서 도망치려던 부상자까지 확인살해했다.


[처치한 습격자 9 / 9]

[축하합니다! 습격자들을 모두 처치했습니다.]

[보상으로 추가 능력치 1을 드립니다.]


"... 할 만하네."


이강이 혼잣말했다.

솔로지옥이라던 재앙을 손 쉽게 통과했다.

재앙의 날 이후 하루밖에 안 지났는데 웬만한 회귀자보다 더 잘 적응한 것 같았다.

혈마법으로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구역질도 안 났다.

다른 누군가와 파티를 맺어 같이 들어왔다면 미쳤냐며 서로 칼싸움이 일어났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나, 정상이 아닌 건가."


[지구로 돌아가겠습니까?]


"잠깐만."


습격자들의 영혼을 일일이 다 흡수하고, 피가 다 떨어질 때까지 혈마법을 연습해 동조율을 올리고 나서야 이강은 지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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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회귀자 사냥 20.01.14 50 0 7쪽
» 두번째 재앙 20.01.13 52 0 12쪽
8 신의 목소리 20.01.11 70 0 10쪽
7 가족 20.01.10 108 1 11쪽
6 혈마법사 조태호 20.01.09 101 1 12쪽
5 G급 스킬 20.01.08 123 2 11쪽
4 첫 재앙 20.01.07 130 1 12쪽
3 회귀하자마자 죽을 뻔 20.01.06 159 2 13쪽
2 회귀하자마자 죽을 뻔 20.01.06 193 1 12쪽
1 패배자들의 회귀 20.01.06 232 1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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