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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피아 침공 기지.

침략 용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한자락
작품등록일 :
2016.07.05 04:25
최근연재일 :
2017.10.10 13:51
연재수 :
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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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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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9,526

작성
16.08.1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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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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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1쪽

80화. 소드 마스터.

DUMMY

황색. 황색의 벽이 보였다.

뜨문 뜨문 녹색이 보였으나 전체적으로 황량하게 보이는 별이었다.

몸이 땅으로 급속도록 떨어져 내렸다. 손에서 적색의 비도가 저절로 빠져나왔다.

화려하고 유려한 장식이 가미된 비도는 붉은 마력을 뿜어내어 나를 감쌌다. 유성처럼 길게 붉은 꼬리를 보이며 땅을 향해 떨어졌다.

붉은 비도에서 전해지는 감각은 충격에 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인기척이 없네.’

내가 떨어진 곳은 중세풍의 마을 한가운데였다. 땅에 닿기 100미터 전부터 속도가 급감해 사뿐히 땅에 내려앉을 수 있었다.

적색의 비도는 거짓말처럼 내 손안으로 사라졌다. 손바닥에는 세 개의 점이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며 기공술로 감각을 예리하게 세워도 사람들을 찾을 수 없었다.

나무로 된 창문은 전부 닫혀 있었고 문은 다 못질되어 있어서 들어갈 수 없었다.

길거리에는 드문드문 핏자국이 보였다. 마을을 걸어 다니며 사람이 있나 찾아보았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마을 전체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 세계가 어떠한 세계인지 알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찾을 필요가 있었다.

“상태창.”

걸어 다니면서 물품창고나 상태창을 열어보려고 했다. 쓸 수가 없었다.

현실에서 넘어간 것도 아니었는데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

내가 입고 있는 것과 어둑시니만이 내가 가진 전부였다. 마을은 점점 부서진 집들이 보였다. 문을 파괴해서 들어간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들어가 살펴보았다. 먼지가 자욱이 내려앉아 몹시도 더러웠다.

길거리와 같이 핏자국만 보일 뿐 다른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마을이 위험한 분위기를 풍겼다. 투박한 어둑시니를 들고 경계를 하며 마을을 더 자세히 탐색했다.

발자국이 보였다. 무수히 찍힌 발자국들이 한쪽 방향으로 땅에 새겨져 있었다.

발자국을 따라 가보았다. 마을 바깥인 황량한 황무지로 이어져 있었다.

황무지는 널따란 평지였다. 시야 끝에 지평선이 그어져 있었다. 발자국에만 의지한 채 따라 가기에는 꽤 오래 걸어야 할 것 같았다. 날개를 펼쳐 날아올랐다. 건조한 바람을 타고 발자국이 향한 곳으로 향했다.

발자국들은 끊임없이 나 있었다. 다른 곳에서도 발자국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종국에는 하나로 합쳐졌다. 군대가 행진한 듯 황무지에는 발자국들이 무늬처럼 새겨져 있었다.

‘확실히 이상해.’

어디선가 봤던 느낌이 들었다. 재앙이 들어 닥쳐서 피난을 간다 하더라도 수레바퀴 자국은 하나도 있어야 했다.

수레바퀴 대신 뭔가 쓸린 자국만 보였다. 머릿속이 팽팽히 돌아가며 과거의 기억을 하나씩 끄집어내었다.

‘본적이 있어....’

나는 이런 흔적들을 본 기억이 있었다. 어떤 기억인지는 자세히 떠올려지지 않지만, 느낌은 확연하다.

비행속도를 높여 발자국들을 추격했다. 점점 진해지는 발자국과 핏자국이나 사람의 뼛조각이 보였다.

‘아! 기억났다!’

계속 나오는 단서로 인해 망각에서 잠자던 기억이 깨어났다. 머리가 시원해지는 것을 느끼며 말로 답을 말했다.

“죽은 자들의 행진.”

시귀 계열 괴물들이 출몰하는 던전에서 발견되는 흔적이었다. 열린 공간처럼 넓은 구역에서 존재하는 시귀들이 살아 있는 자를 찾아 단체로 이동하는 습성이 있었다.

아귀가 맞아갔다. 처음 봤던 마을의 풍경들은 시귀의 습격을 받았을 때 행했을 대처가 엿보였다.

문을 막고 창문을 보강하는 것은 시귀의 침입을 막기 위한 기본적인 행동이었다.

이 발자국들의 끝은 무수한 시귀들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 추격을 멈출까도 생각했지만, 살아 있는 자를 찾는 건 시귀들의 귀신같이 알아내기에 더욱 빠르게 날아갔다.

시귀의 등급에 따라 또는 특성에 따라 살아 있는 자를 찾는 감각이 있었다.

시귀들의 무리 끝에는 살아 있는 자들이 있다는 답을 도출했다. 시귀들에게 관측 당하지 않기 위해 하늘 높이 올라갔다.

황무지에 있는 흔적은 높은 하늘에서도 확인이 가능했다. 뛰어난 시력과 거대한 흔적이 맞물려서 나온 결과였다.

‘적어도 1만이야.’

1만을 넘을 줄도 모르겠다. 발자국들이 강줄기처럼 하나로 모이고 있었기에 몇 만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한참을 날아가다 보니 드디어 인공적인 건축물이 보였다. 성벽같이 보이는 회색이었다.

쏜살같이 날아갔다. 점점 다가갈수록 입이 벌어졌다. 첫 번째로 놀란 건 엄청난 숫자의 시귀들이었다.

적어도 100만의 시귀들이 성을 둘러싸서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문드러진 얼굴과 살점이 떨어진 팔을 휘두르며 닿지 않을 성벽 너머를 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두 번째로 놀라운 건 높은 성벽이었다. 적어도 70미터의 높이를 가진 성벽은 사람이 만들었을까? 라는 의문까지 들게 했다. 성벽은 도시를 물샐 틈도 없이 둘러쌓고 있었다.


‘정말 이건 말이 안 나오네.’

일단 도시 안쪽으로 내려가기로 마음먹었다. 어둑시니를 대충 허리춤에 꽂아 넣었다.

감시탑으로 보이는 곳으로 내려갔다. 감시병으로 보이는 네 명의 군인이 성벽 밑 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늘에 내려앉은 나는 헛기침을 했다.


“넌 누구냐!”

들고 있던 활을 허겁지겁 나에게 겨누며 소리치는 군인들이었다. 머리 위에는 등급과 이름이 뜨지 않았다.

‘페스티가 손을 뻗은 세상이 아닌가?’

지구인처럼 보이지 않은 등급과 이름이 약간의 혼란을 가져왔다. 준비하고 있었던 말을 꺼내지 못하고 침묵을 보였다.

“조장! 저기 저 머리와 뿔....”

“드래고니안이시다!”

네 명의 군인이 활을 집어던지고 무릎을 꿇었다. 갑작스런 저들의 모습에 혼란이 가중되었다.

‘뭐냐 저것들....’

언어는 우니아때처럼 자동으로 통역되어 말이 통했다. 나는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게 했다.

“드래고니안이시여 왜 이제야 오셨습니까?”

이제는 왜 지금 왔냐고 되묻고 있었다. 분명 처음 본 사이인데 이들은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말단에게 말할 가치는 없다.”

일단 이들의 페이스를 맞추기로 했다. 나는 이들에게 정보를 들어야 하는 입장이었다. 등급이 표시되지 않아도 이들에게 느껴지는 힘은 약하다. 적어도 이 도시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정보를 많이 알고 있을 이들의 상급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판단했다.

“예!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활을 겨누었던 군인이 일어서 허리를 숙였다. 나머지는 아직도 무릎을 끊고 있었다.

군인은 기묘한 도르래가 있는 곳으로 나를 안내했다. 넓은 통나무가 달려 있었다.

“여기에 타면 밑으로 내려가실 수 있습니다.”

안전장치 하나 없이 덩그러니 통나무가 도르래를 매달려 있는 것을 보니 이것이 엘리베이터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통나무 위에 섰다. 군인은 통나무 위 앉으며 입에 호루라기 같은 것을 물었다.

삑 삑 삑

짧게 세 번 불더니 사지를 통나무에 밀착했다. 통나무가 덜커덩하면서 밑으로 내려갔다.

균형을 잡으면서 밑을 바라보았다.

밑의 전경은 특이했다. 지붕은 처음 봤던 마을과 달리 평평했다. 지붕 위에 흙을 옮겼는지 식물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길거리에는 과일나무가 가득했다. 건물은 줄줄이 이어 붙어져 있었다. 전체적으로 작은 성벽들처럼 보였다. 둥그스름하게 줄지은 집이었다.

‘계획 도시 같은데 특이하네.’

블록 형식의 도시도 아닌 원형 형식의 도시는 처음 봤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지었을지 감이 잡혔다.

‘시귀와 싸운 지 오래 되었을 것 같아.’

일이년으로 이런 도시를 짓는 건 불가능했다. 오랫동안 싸운 느낌이 들었다.

도시의 중심에는 큰 탑이 있었다. 에펠탑과 비슷해 보이는 탑에는 강대한 마력이 느껴졌다.

‘저건 뭘까?’

멀리서 까지 느껴지는 마력은 강렬했다.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알기 힘들었다. 적어도 가까이 가서 살펴보아야 대충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통나무가 마침내 지상에 도착했다. 제법 빠른 속도로 내려와서 금방 내려왔다.

“드래고니안....”

“진짜야....”

“오 신이시여....”

균일화된 복장을 한 군인들이 망연자실하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기이한 분위기에 약간 움츠려들었다.

광신도와 같은 느낌이 함께 들어서 거부감이 들었다.

“길을 비켜라! 당장 검공님께 이 사실을 알려라!”

화려한 갑주를 입은 군인에게서 큰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말을 타고 있던 군인이 화려한 갑주를 입은 군인의 말을 듣고 어디 론가로 달려 나갔다.

“저는 소믈랑이라고 하옵니다. 부디 드래고니안을 모시는 영광을 누리게 해주소서.”

말투가 괴상한건 둘째 치고 도대체 용인이 이들에게 있어서 어떤 존재이기에 극진한 예의를 갖추는지 몰랐다.

‘마치 구원자를 바라보는 눈빛이야.’

저 눈빛을 본적이 있다. 페스티에서 괴물에게 먹힐 뻔 한 주민을 구해주었을 때 받아본 눈빛이었다.

소믈랑이라는 군인에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소믈랑은 주변 군인들에게 명령을 해서 의자와 천막 그리고 탁자까지 내 주변에 설치했다.

설치는 금방 끝났다. 의자에 앉으며 소믈랑이 타주는 차와 다과를 받았다.

차는 고소한 스프같이 걸쭉하고 달달했다.

‘일단 지켜봐야겠다.’

말이 없는 소믈랑을 보며 침묵을 고수했다. 일단 생각을 정리하는 게 나아보였다.

생각을 정리하려는 찰나 강맹한 기력이 느껴졌다. 빠른 속도로 여기로 달려오는 생명체가 있었다.

적어도 30등급의 힘이었다. 어둑시니를 남모르게 움켜잡으며 습격을 대비했다.

천막 안으로 들어오는 남자가 있었다.

“드래고니안!”

전력으로 기공술을 썼는지 보라색 기력이 몸에 맴돌고 있었다. 말쑥한 중년의 남자가 내 앞으로 걸어왔다.

내 앞에서 절도 있게 한쪽 무릎을 꿇으며 검을 땅에 박아 넣었다.

“소신 소드마스터 아란이라 합니다. 구원자님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아란이라고 소개한 남자를 자세히 보았다. 머리를 다 밀었는지 대머리였다.

복장이 특이했다. 발목까지 감싸는 신발에는 신발끈이 없었다. 그 대신 쇠로 된 버클이 단단히 발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상의와 하의에 구별 없이 통짜로 된 옷을 입고 있었다. 목까지 천이 덥혀있었고, 장갑까지 껴서 얼굴 말고는 살갗이 노출되지 않았다. 급소만 가리는 금속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다.

나는 말을 하지 않고 아란을 지켜봤다. 옆에 차를 타던 소믈랑이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일단 의자에 앉지.”

최대한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깔며 말했다. 숲인천사와 만났던 때를 상기했다.

그때도 나를 보고 구원자라고 하면서 엉겨 붙었었다. 선지자들이 비슷한 술수를 쓴 것 같았다.

“나를 보고 왜 구원자라고 하는 거지?”

아란이 일어섰다. 아란의 검은 눈이 소믈랑에게 향했다. 소믈랑이 내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천막을 나섰다.

“우리의 신 헬은 신탁을 내리셨습니다.”

아란의 보라색 기력이 천막을 가득 매웠다. 처음 나에게 예의를 표하던 것과 달리 매서운 압박이었다.


작가의말

미리보기 수익은 라면 15봉 아이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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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92화. 혼혈 드워프. 17.10.08 221 2 10쪽
92 91화. 강한 정령들. 17.10.07 186 2 15쪽
91 90화. 밝은 낮하늘. 17.09.11 260 3 11쪽
90 89화. 용들의 화해. 17.09.11 163 3 13쪽
89 88화. 낙오된 아룡. +3 17.04.17 947 5 15쪽
88 87화. 최악의 거래. 17.04.15 320 3 14쪽
87 86화. 거짓된 맹세. +1 17.04.14 391 4 14쪽
86 85화. 기공술 심장. 17.04.13 270 3 12쪽
85 84화. 먹혀진 심장. 17.04.12 337 3 12쪽
84 83화. 빈약한 자원. 17.04.11 311 4 17쪽
83 82화. 배부른 백성. +2 16.08.12 888 9 15쪽
82 81화. 네임드 좀비. 16.08.11 801 6 15쪽
» 80화. 소드 마스터. 16.08.10 952 8 11쪽
80 79화. 생명의 의지. 16.08.09 1,025 8 16쪽
79 78화. 도깨비 무기. 16.08.08 786 8 13쪽
78 77화. 환상의 커플. 16.08.07 822 8 11쪽
77 76화. 구면인 유저. 16.08.06 863 8 14쪽
76 75화. 맛없는 음식. +2 16.08.05 1,356 8 11쪽
75 74화. 느려진 성장. 16.08.04 882 10 21쪽
74 73화. 숙녀 이라타. 16.08.03 828 9 12쪽
73 72화. 이그닐 신족. 16.08.02 807 8 14쪽
72 71화. 영혼의 결정. 16.08.01 881 8 18쪽
71 70화. 라이더 너를. 16.07.31 1,482 7 15쪽
70 69화. 단장의 증명. 16.07.30 938 9 16쪽
69 68화. 기사의 증명. 16.07.29 831 9 16쪽
68 67화. 므라차 대결. 16.07.28 1,010 12 18쪽
67 66화. 누나의 골렘. +1 16.07.27 870 16 19쪽
66 65화. 신궁의 기술. 16.07.26 943 11 14쪽
65 64화. 끝나간 침략. 16.07.25 732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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