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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문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천년지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글문도사
작품등록일 :
2019.01.15 15:26
최근연재일 :
2019.01.15 18:58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323
추천수 :
11
글자수 :
134,570

작성
19.01.1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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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6- 심살경(心殺境)

DUMMY

-스윽-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모래 평야 위에 떨어져 있는 하나의 낡은 도검 한 자루였다.

또한..


-척-

그의 손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 역시. 다름 아닌.

모래 평야 위에 떨어져 있는 하나의 낡은 도검 한 자루였다.

그리고 그는. 가장 먼저 이것을 떠올리기로 하였다.


'2척 남짓한 길이의 검날 끝에. 내가 당하지 아니하고. 적만을 베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것은 무엇인가..'

또한..


'정체 모를 무언가를 상대로, 최소한의 움직임만으로, 그것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선 무슨 수를 써야 하는가..'

그리고..


『지아지기』

【知我知己】

'지금 내 육신이 지니고 있는 한계와. 지금 내 의식에 새겨진 견문은 얼마나 되는가..'


『말문과 귀문』

그것은, 말로써 행하는 무武이며, 귀로써 행하는 무武와도 같으니라.

남들이 먹여주지 않았기에, 자신의 입으로 배를 달랠 수밖에 없었으며.

남들이 곯은 배 채워주지 않았기에, 자신의 귀로 귀인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었으니. 자연히 깨달을 수밖에..


『위험 인지』

그것은, 생사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무武이니라.

자신을 돌봐줄 이 따로 없었기에. 자신의 명은 자신이 돌볼 수밖에 없었으며.

그는 십 리 밖 저 멀리서도. 자신의 명과 직접 연관된 위험을 감지할 오감을 체득했느니라.


『명운』

그것은, 하늘이 내린 천운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명을 돌봐주는 제 3의 손과 비슷할 것이다.

이미 하늘이 정한 명줄은, 그 어떤 지혜와 견문으로도 따라갈 수 없는 운을, 명에 심어준다지..

그렇다면..


"뭘 더! 고민하는 거야!! 나가! 나가란 말야!! 지쳐 쓰러질 때까지 앞으로 나아가란 말야!!!!"



〈개막(開幕)〉



흐트러져 있던 사념의 잔재들을 모두 떨쳐내고. 내 안에 잠식되어 있던 일념을 하나로 묶어.

일심의 대성을 이룬 순간!


"생각은 이제 됐으니까! 집어쳐!! 그리고 그냥 앞으로 나가!!!!!!"

나아가리라! 몸을 던져 앞으로 나아가리라!

바로 저 앞. 눈 앞에 펼쳐진 식인귀들의 짙은 피내음 속으로 자신을 밀어 던지리라!!

이미 알고 있다.

그곳은 퇴로조차 없는 죽음으로 가는 막다른 사로라는 것을!

하나. 혹 그곳이 자신의 마지막 그 순간이 될지라도. 미련 따윈 결코 없으니..

왜냐!


'죽음의 공포 따윈! 한계를 뛰어넘는 성장의 발판에 불과할 테니까!!'


"으아아아아!!!!!!!!"

땅을 밀고, 다리를 밀어, 몸을 앞으로 내던져라!

검을 쥐고, 팔을 들어, 적의 숨통을 끊어라!

불가능하단 미련에 틈 하나 내어주지 말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일에 모든 걸 내던져라!!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푸꽉!!!!!!!- "끼에에엨!"

그것은, 기적이라 칭한다, 해도 전혀 부족할 것 없는 이변이나 마찬가지였다!

불과 어제까지만 할지라도, 눈조차 마주칠 수 없던 두려움의 대상을 향해!

목에 칼을 밀어 넣어, 피를 흩뿌리게 한 것이었으니까!


"으아아아아아!!!!!!!!!"

하여 끝난 것이 아니었다.

그는 거기서 멈출세라. 식인귀의 목에 깊게도 박혀있던 검날을, 계속해 밀어붙여 사선을 향해 긋기 시작했다.


-푸과곽!!- "까앍앜악!!!!"

터져나오는 핏줄기만큼 요괴의 발악은 더욱 거세지며.

거세지는 반항만큼, 그의 몸은 사정없이 흔들려 갔다.

하여 멈출 순 없을 것이다.

여서 목을 떨어트리지 못한다면, 다음은 자신의 차례가 될 테니까!


"으아아아!!!!!!!!!!"

손목 안 터지는 핏줄만큼, 힘은 거세지고.

성대 안 빗발치는 괴성만큼, 검날 끝에 실린 무개는 더욱 증가되며.

한 치(寸) 두 치 벌어져가는 목에 상흔만큼,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 한 걸음씩 더 다가가리라!

하지만 그 순간..


-부우우웅!!!-

날아들기 시작한다.

천 근에 육박하는 무게가 실린 앞발질이!

"끄워어엌!!!"

날아가기 시작한다.

백 근에 육박하는 몸뚱이가 높이 날아, 동굴 벽 저 끝까지 날아가 패대기쳐지고야 만다.


-철퍼억!!-

고개 떨군 바닥 아래로, 시뻘건 피 한줄기가 떨어져 내린다.

떨어져 내린 피 한줄기 아래로, 뽑혀 나온 검자루 하나가 바닥을 나뒹굴기 시작한다.

대체 무엇이..


"끄으으···"

죽음을 각오하고 이같이 달려들었음에도, 넘어설 수 없는 무엇인가가. 아직 자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인가..

하여..



【여기서 좌절할 텐가?】


또다시 머릿속 울려 퍼지는. 이 진한 음성..


-씨익..-

"그걸 말이라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 부딪치면 그만이지 않소."

머릿속 들리는 그 질문에, 사내는 문득 웃음이 나, 미소를 흘리고야 말았다.

왜냐?


그 연유는 무척이나 단조로운 것이었다.

꺾지 못할 것이 눈앞에 있단 것은, 아직 성장의 기회가 남아있다는 것이며.

그것을 꺾을 때. 느낄 수 있는 희열감은, 죽음의 공포를 아득히 상쇄할 수 있을 테니까..


【좋은 눈빛이로군. 아직 그릇 안에 채울 물이 남아 있겠어.】


잠재된 내면 속 잠들어 있는, 제 2의 의식.

같은 나이기도 하면서도, 또 다른 나이기도 한, 제 2의 자아.

모두가 그것을 지니고 있음에도, 그것을 완전히 개안해 내기까지는.

죽음보다 더한 수고와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세상은 그것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렸다지..


※심법(心法)

일류의 경지로 가기 위한 첫 단계.

의식이란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맘에 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하나..

그 의식이란 열에 아홉이 머리와 맘속에만 담그는데 그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세상은 이 같은 정의를 내렸다고. 한다.


의지를 맘속에 담는 것에 그치는 단계. 심전(心田)

생각을 넘어 그 의지를 육신에까지 뻗칠 수 있는 단계. 일심(一心) 혼신일체(魂身一體)

육신을 넘어 그 일심을 기운에까지 뻗칠 수 있는 단계. 심법(心法) 물아일체(物我一體)※


【그럼 이제. 검을 다시 잡아 보게.】


그러기에 세상은 말했다.

심법으로 가는 데 필요한 세월은 백 년에 달하며.

그것에 도달한 무인은, 천에 하나일 뿐이라고..


"이미 잡았습니다.."

그러기에 세상은 그 고귀한 심법 앞에.

이같은 것을 붙였다. 하지..


【자넨 어쩌면.. ***에 가장 가까운 그릇일 수도 있겠군..】



《심살경(心殺境)》



【지금부터 자네에 심心 안에. 지난날 내 봉인해둔. 일 백 년 축적 끝에야 이룰 수 있는 무武의 극의를 심어주도록 하겠네.

그러니 단 한 방울도 흘리지 말고 모두 담아내게나!】


"다 덤비란 말야!#!! 목숨 따위 얼마든지 내줄 테니까!!!!!"

-후우우욱!!!!-

마음이 결정 내린 그곳에, 이미 그의 몸이 먼저 다가가 행동을 개시하였고.

몸이 다가선 그곳에, 이미 그의 검날이 요괴를 향해 춤을 추며 떨어져 내리기 시작하였고.

그리고 검이 닿은 그곳에!


【무武. 무란 단순히 적을 쓰러트리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의義를 행하기 위한 또 하나의 도道일세.

무란 손에 넣는 것이 다가 아니라 마음에 담아내는 것이며. 마음에 담아낸 후에야 비로소..】


-푹!! 푸각!!! 푸과악!!!!-

적을 섬멸하겠다는 단 하나의 일념이 검 끝에 실려 눈앞에 흩뿌려지노라!

나약함이란 껍질을 깨고 나온 그 살의는, 모든 주저함조차 체내에서 증발시켜버린 채.

내면에 잠들어 있던 공포심을 향해, 무작정 난도질을 하라, 념念에게 명령을 내렸고.

그 칼끝에 베인 것은 다름 아닌!


【념念만으로도, 적을 쓰러트릴 수 있는 심살경心殺境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것이네.】


-쫘아악!!!!!-

검날 끝에 찢겨 나간 요괴의 살점으로부터 피가 터져 나오리라!

"크얅앇앜!#!!!!"

뜯겨 나간 살점 뒤로 요괴의 고통 어린 비명이 뒤를 잇고.

터진 비명 뒤로, 이미 그의 검이 또 다른 살점을 취하기 위해 방향을 틀었으며.

요괴가 반응하였을 땐, 이미!


【백년의 무武가 담긴 이 봉인의 서적 안엔, 사사로운 무예나 무기를 다루는 법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네. 다만.. 이것이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지..

그게 뭔 줄 아는가?】


-쫘아악!!!!-

터져버린 피 분수 사이로 짐승의 것이라 여겨지는, 새빨간 피에 물든 눈알 하나가 바닥을 구르고야 만다!

"크햐앍앜악!!#!!!!"

그 뚫린 얼굴에서부터 붉은 피가 뿜어져 내려와 피부를 적시고.

뚫린 눈에 고통을 울부짖는 놈의 찢어진 음성이 귀를 자극해 오고.

핏빛 가득 터져 나온 피 안개 속에서, 전신 가득. 그것이 퍼져 흐르고야 만다. 그것은..


【살殺!! 심心! 살殺! 혼魂! 지금부터 이 무의 이름을 이리 부르도록 하겠네!!】


"으아아아아아!!!!!!!!"

살기였다!!

살기로 물든 핏빛 안개 속에서, 그는 해방감에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심법心法..】


"심법.."


『殺』『殺』『殺』『殺』

-고오오오오- -고오오오오-

머릿속에서부터, 그 해방감이 물결처럼 차올라 전신을 뒤덮어 가리라!

殺을 담는 방법. 殺로서 펼칠 수 있는 모든 무예와. 殺로서 행할 수 있는 모든 술법들이 새롭게 짜여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체내에 각인되는 이 세글자에!

모든 살殺을 불어넣고 이 한 단어를 작성하리라!!


【심心!】"심!!"


【살殺!】"살!!"


【혈血!】"혈!!"


【조爪!】"조!!!!!!!!!!!!!!!"


-휘리리리리리릿!!!!!!!!!!!!-

광풍이 대지를 휩쓸고 지나가리라!!

핏빛 물든 거대한 붉은 혈조가! 적이라는 가냘픈 생명 앞을 뚫고 지나가며 피를 터트리노라!!

그리고 곧이어..


-촤아아아아아악!!!!!!!!!!!!-

터져나간 몸뚱어리 뒤로, 수천 조각의 살점들이 붉은 핏방울과 함께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기 시작하리라!


-후.두.두.두.둑..-

떨어져 가는 살점들과 피로 얼룩진 안개 틈 속에서.

사내는 서서히 몸을 일으켜, 자신의 손에 떨어진 요괴의 심장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쿵.쿵.쿵.-

마지막 숨을 내쉬듯 힘겹게 뛰는 그것을 보며, 사내는 알 수 없는 미소를 흘리고 있었다.

이 말과 함께 말이지..


"이제야 알겠군요···"


【무엇을 말인가?】


"이것이 현실이 아니란 것을···"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심살경心殺境에 도달한 자네를 이제 더는 묶어둘 수 없겠군..】


-콰직! 촤아아악!!!-

사내의 손안에 쥐어진 그것 또한.

마지막 맥동을 끝으로, 터져나간 붉은 파편들과 함께, 마지막 숨을 멎었다.

그리고..


【그럼 이것으로. 내 가르침을 모두 끝내도록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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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아오.. 기분 좋아 새가 되어 날아갈 것 같네.. 아주.. 19.01.15 85 0 21쪽
23 -2권- 예고 19.01.15 50 0 2쪽
22 -(印)- 19.01.15 59 0 4쪽
21 -20- 오행육도 초대만상 전술 (五行六度 超大萬象 轉術) 19.01.15 57 0 17쪽
20 -19- 시환천존(時還天尊) 19.01.15 63 0 12쪽
19 -18- 먹이 사슬 19.01.15 60 0 13쪽
18 -17- 초월자(超越者) 19.01.15 60 0 14쪽
» -16- 심살경(心殺境) 19.01.15 61 0 11쪽
16 -15- 개안(開眼) 19.01.15 76 0 14쪽
15 -14- 천태탈경 삼존(天太脫境 三尊) 19.01.15 57 0 10쪽
14 -13- 백지림(白志林) 19.01.15 66 0 12쪽
13 -12- 괴력신녀(怪力神女) 19.01.15 49 0 11쪽
12 -11- 천외인(天外人) 19.01.15 56 0 16쪽
11 -10- 천명(天命) 19.01.15 56 1 10쪽
10 -9- 대종결선(大宗結仙) 19.01.15 57 1 13쪽
9 -8- 사계지문(四界地門) 19.01.15 72 1 13쪽
8 -7- 도굴꾼 19.01.15 85 1 13쪽
7 -6- 요옥(妖獄) 19.01.15 87 1 15쪽
6 -5- 인연 19.01.15 73 1 14쪽
5 -4- 탈출 19.01.15 75 1 12쪽
4 -3- 백림교(白林敎) 19.01.15 133 1 11쪽
3 -2- 화천녹림패 19.01.15 149 1 18쪽
2 -1- 풍기(風氣) 19.01.15 260 1 13쪽
1 -천년지회(千年之廻)- 19.01.15 475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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