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n4558_chldmswl1 995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가 마왕을 기르는 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작뚜
작품등록일 :
2022.10.31 08:23
최근연재일 :
2022.11.19 12:05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921
추천수 :
24
글자수 :
238,276

작성
22.11.01 08:57
조회
22
추천
1
글자
11쪽

15화

DUMMY

‘큰일이야.’


입으로 연신 큰일이라고 중얼거리며.


레이첼은 방금 도착한 묘족 수인족의 집정관실에서 거의 뛰다시피 걸어 나왔다.


“우왓!”


덕분에 레이첼이 직접 왔다는 말에 묘족 집정관, 헤일 리온을 데리러 갔다 온 묘족 비서가 그녀와 부딪힐 뻔 했는데,


“레이첼!”


그 바로 뒤에 있던 헤일은 레이첼이 급한 일이 생겼다며,

미안하다고 말한 뒤 그들이 붙들기도 전에 멀어져 가자.


“무슨 일이 생겼길래 저래?”

“아마 조인족이 전쟁을 일으킬 것 같다는 보고를 들은 게 아닐까요?”

“아니, 애초에 그것 때문에 온 거라며. 그런데 지금은 왜 갑자기 가버리는 건데.”

“음.. 글쎄요.”

“...”


기대했던 답을 듣지 못한 헤일은 비서를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포기한 듯 한숨을 내쉬곤 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보라며 그녀를 보냈다.




한편 레이첼은 묘족 집정관저를 벗어나자마자 텔레포트 마법진에서 순서를 대기하지 않고 자력으로 텔레포트를 했는데,


“레이첼님!”


그곳엔 아티스와 테제가 레이첼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이야?”

“네. 검은 안개 같은 게 셀님에게 들어가더니 갑자기 혼절하셨고, 그 이후엔..”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간략한 설명을 다시 듣고.

레이첼은 불안해지는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주먹에 힘을 꽉 쥐었다.


‘진짜 마왕이라니.’


의심이 갔을 때 노아와 같이 갔어야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된 것이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아 심장이 옥죄는 기분이 들었다.


“군을 움직일까요?”

“..아니.”


테제의 말에 레이첼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전쟁이 아니었으니.


“그 말이 사실이라면 섣불리 움직이는 건 더더욱 안 돼. 일단 우리 요정족은 방어에 전념한다. 다른 수인족엔..”


알리는 게 맞는 걸까?


이성은 알리는 게 맞다고 외쳤지만.

동시에 다른 걱정이 치솟았다.


‘그럼 힐린은?’


마왕 토벌에 실패했다고 공표했다간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거다.

심지어 노아가 돌아오지 못한 1년 반 동안 마왕이 토벌되었다고 주장한 자신이 그런다면 더더욱.


그러다.


“..알려. 매니스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어느 샌가 떨리는 주먹과 아프게 조여 오던 죄책감도 잊은 듯.

집정관으로서의 레이첼이 말했다.


“하지만 이건 확실히 해야 돼. 마왕은 ‘부활’한 거야.”

“부활..이요?”

“어. 재작년의 마왕 토벌은 확실히 성공한 거라고 해야 돼. 지금 마왕은 그때의 마왕과 다르다고 못을 박아 둬.”

“..알겠습니다.”


레이첼의 의도를 알아챘는지.

테제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텔레팩트를 꺼내 바쁘게 연락을 하기 시작했고.

레이첼은 자신이 자리를 비웠을 때처럼 다시 자신의 ‘대리’에게 연락하기 위해 텔레팩트를 꺼냈는데,


우웅..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연락이 들어왔다.


“..노아?!”

[아, 깜짝이야. 갑자기 소리 지르면..]

“너 어떻게 된 거야?!”

[어.. 설명하자면 좀 복잡한데.]

“됐고, 너 지금 어디야? 연락이 됐다는 건 조인족 관할령에서 나왔다는 말이지? 말해. 당장 그리로 갈 테니까.”


뭐라고 하기도 전에 레이첼이 속사포처럼 늘어놓는 바람에.

노아는 일단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급한 일은 해결되었다는 말부터 시작했다.


[나 그리고 지금 조인족 집정관실.. 아래에 있다고 해야 하나.]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잠시 말을 늘이는 것 같은 대답을 듣고.

레이첼은 순간 이해가 가지 않아 되물었다가,


“뭔 소리야? 아, 아니다. 어쨌든 지금 결계가 풀렸다는 말인 거지?”


레이첼은 노아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바로 테제가 들고 있던 아티스가 계약된 반지를 가져왔는데,

테제가 의아한 눈빛을 보냈으나.


“다녀올게.” 라고 설명도 없이 조인족의 암산 정상으로 텔레포트했다.




관할령을 감싸고 있던 결계가 해제되긴 했지만.

그게 조인족 집정관저에 본래 있던 텔레포트 방해 결계가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었기에.


레이첼은 조인족 집정관저 앞에 도착하자마자 예전에 잠시 왔을 때의 기억을 더듬어 노아가 말한 곳을 향했고.

어쩐지 마왕이 있다고 짐작하기엔 굉장히 많은 조인족이 몰려있자 의아한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안 싸우고.. 있는 건가?’


심지어 그들은 혼란스러운 표정이긴 했지만 당장 위험을 맞닥뜨린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지도 않았다.

서로 웅성거리며 대화를 주고받을 뿐.


“기억이 듬성듬성한데..”

“엇, 너도?”

“잘 모르겠어. 내가 대체 왜 그랬던 거야?”

“그 여자가 말하면 왠지 거역할 수가 없었다고!”

“시리엘님은..”

“왜 내가 시리엘님을 지지했지?”

“저 인간들은 누구야?”


그때.


“스승님!”


불안한 표정의 조인족 무리 가운데.

익숙한 목소리가 레이첼을 불렀다.


“셀!”

“셀님!”


마왕이 됐다는 말을 들은 직후여서 그런가.

레이첼은 멀쩡하게 자신을 부르는 셀을 보고 멈칫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셀의 뒤로 노아가 한 조인족을 두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에 일단 둘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어떻게 된 거야? 아티스가 셀한테 큰일이 생겼다고 했었는데.”

“그건 다행히 잘 해결됐어. 자세한 건 나중에 알려줄게.”


노아의 시선이 주변의 조인족들을 향했기에.

레이첼은 함부로 새어나가면 안 되는 얘기라고 판단하곤,

궁금한 것 투성이었지만 일단 노아처럼 쓰러져있는 조인족을 쳐다보았다.


노아와 셀의 상태가 염려되긴 했지만, 다행히 겉으로 보기엔 큰 상처가 없어보였던 탓이 컸기 때문이다.

뭣보다 그들 앞에 쓰러진 이 조인족의 정체가 천인족인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이 천인족이 조인족의 집정관일 것이라는 생각이 커지기도 했고 말이다.


“집정관?”


때문에 레이첼이 확인 차 시리엘을 눈짓하며 한 질문에.

노아는 고개를 끄덕이곤 설명했다.


“휘말렸어. 목이 세게 눌리긴 했지만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 같은데, 다들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게 뭔 소리야. 단체로 뭐 최면이라도 걸렸어?”


집정관이 이렇게 방치되어 있는 상황이 어이가 없어서 한 말이었는데.


그게 정확히 핵심을 짚은 말인 탓에,

노아가 레이첼과 아티스만 들리게 소리를 낮췄다.


“여기 와서 알아낸 게 있는데, 마왕이 새로운 집정관 선출에도 관여했고, 아무래도 다들 마왕한테 세뇌를 당했다는 자각도 없는 것 같아.”

“전에도 그런 일이 있긴 했지.”


헤리트 제국에서의 사건을 떠올린 레이첼이 중얼거렸고.


그녀는 자신들을 둘러싸고 어쩌냐며 웅성거리는 조인족들을 쓱 훑고는 고민에 빠졌는데,

그런 그녀에게 노아가 계속 말을 이었다.


“다행히 흰머리독수리족은 세뇌에 안 당했는데, 나도 그 이유는 모르겠어.”


그 말을 듣자마자.

레이첼이 별안간 일이 해결된 사람처럼 얼굴이 조금 풀어졌다.


“거긴 세뇌를 안 당했다고? 하위트 이글도?”

“어, 그 조인족을 알아?”

“알지. 집정관이었잖아. 종종 연락도 했었지.”


하위트가 노아만큼 상황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레이첼은 믿을 구석이 생긴 사람처럼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조인족들을 무시하고 당당하게 텔레팩트로 하위트에게 연락했는데,

다행히 그는 오래 지나지 않아 연락을 받았다.


[레이첼, 갑자기 연락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안 그래도 요정족 대사와 만나 도움을 요청했는데..]

“노아라면 지금 옆에 있습니다. 당신과 말했던 대로 일이 끝나긴 했는데, 여기 상황이 좀 복잡해져서 말이죠.”

[아.. 세뇌가 다 풀린 겁니까?]


역시 허투루 한 종족의 집정관을 지낸 건 아닌 건지.

하위트는 레이첼이 뜬금없이 노아와 같이 있다는 것에 의아해 하면서도 그의 예상대로의 일이 해결됐다는 것을 바로 알아채곤 조금 기뻐 보이는 말투였는데,


“여기 상황을 대신 정리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나서는 것도 이상하고요.”

[그야 그렇겠군요. 안 그래도 계속 대기하고 있었으니, 바로 올라가도록 하겠습니다.]


금방 도착할 거라는 말에.

그들은 일단 시리엘을 아티스가 만든 나뭇잎 더미에 눕혔는데,


“..레이첼님 맞으시죠? 요정족 집정관이신.”


지금까지 그들이 하고 있던 행동을 잠자코 보고 있던 이들 중 하나가 다가왔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


그가 살짝 몸을 굽히며 인사하자 레이첼도 고개를 끄덕였는데,

노아가 보기엔 그가 누군지 떠올리기 위해 기억을 더듬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조인족은 레이첼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는지에 대한 건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았다.


“혹시,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레이첼이 뭐라고 말하기 전에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이것저것 물어본 것이다.


“집정관님을 새로 선출하기 위해 선거운동을 준비 하던 것까진 잘 기억나는데, 어쩐지.. 중간중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집무실이 무너져있질 않나, 허가받지 않은 인간과 아이가 들어와 있고, 시리엘님이 쓰러져 있는데.. 혹시..”

“그만하세요.”


조인족이 노아를 불편함과 공포가 살짝 깃든 표정으로 흘깃 거리자.

레이첼이 그의 말을 막았다.


“확실한 건 이 자가 요정족의 대사로 이곳에 방문했다는 겁니다. 그 외에 자세한 건 하위트 이글 전집정관이 오기로 했으니 직접 물어보시고, 저는 급한 용무가 있으니 제 가신과 먼저 가봐야 할 것 같군요.”

“예? 하지만..!”


이들이 자신의 말을 곡해하지 않고 들을 수 있는 상황이면 고민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 하위트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마왕에 대해 말했다가 무슨 혼란이 일지 몰랐기 때문에.

레이첼은 일부러 말을 돌렸다.


“제가 당신을 존중하는 건 어디까지나 저와 제 가신이 이곳에 ‘비공식’적으로 방문했기 때문입니다. 공식적으로 방문했다면 저도 이렇게 그냥 갈 생각은 절대 안 했을 거라는 뜻이죠. 물론 그렇다 쳐도 예상치 못하게 일이 커지긴 했지만..”


레이첼은 잔해로 엉망이 된 방을 한번 훑어보곤 어깨를 으쓱했다.


“솔직히 저는 오히려 우리 대사가 이런 취급을 받았다는 것이 더 속상하니, 괜히 문제를 키우지 않는 게 좋을 듯 한데요.”


분명 말투는 권유하는 것인데.

분위기는 강압적이기 그지없어서 어떤 상황인지 물어보려만 했던 조인족은 오히려 자신이 잘못한 것인가 지레 겁을 먹고는 잘못했다며 뒷걸음질을 쳤다.


아마 레이첼이 말한 ‘비공식’이라는 것에 무언가 그가 모르는 다른 얘기가 오갔던 게 아닌가 생각하는 것 같았다.


‘좀 찝찝하긴 한데.’


그 모습에 너무 세게 나가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긴 했지만.

괜히 우물쭈물했다가는 더한 소문만 퍼질 게 분명하기에.


레이첼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노아와 셀, 아티스를 데리고 조인족 무리를 헤쳐 나왔다.


그렇게 그들이 무사히 조인족의 집정관저를 벗어날 무렵.


“어이, 노아-!”


익숙한 목소리가 자신을 부르자 노아가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엔 기빌이 날개 한 쪽을 손처럼 흔들고 있었는데,


“마왕이 부활했다며!”

“아..”


혼란을 가중시키고 싶지 않아 일부러 말하지 않은 내용을.

기빌이 있는 힘껏 소리치고 있는 게 아닌가.


“..뭐야, 저 새대가리는.”


그 모습에 레이첼이 본인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용사가 마왕을 기르는 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7 17화 22.11.01 19 0 11쪽
16 16화 22.11.01 21 1 12쪽
» 15화 22.11.01 23 1 11쪽
14 14화 22.11.01 21 0 12쪽
13 13화 22.11.01 19 0 11쪽
12 12화 22.11.01 21 1 11쪽
11 11화 22.11.01 20 1 11쪽
10 10화 22.11.01 22 1 12쪽
9 9화 22.11.01 22 1 11쪽
8 8화 22.11.01 23 2 12쪽
7 7화 22.11.01 28 2 12쪽
6 6화 22.11.01 26 1 11쪽
5 5화 22.11.01 26 2 11쪽
4 4화 22.11.01 31 1 12쪽
3 3화 22.11.01 41 2 11쪽
2 2화 22.11.01 50 3 12쪽
1 1화 22.11.01 97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