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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광부 님의 서재입니다.

위대한 혈통의 역대급 천재 양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울카두르
작품등록일 :
2023.06.11 17:29
최근연재일 :
2023.07.29 11:15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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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23
추천수 :
439
글자수 :
192,344

작성
23.07.1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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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페어리 유니버스

DUMMY

“페어리 유니버스···?”


전생에서도 그런 이름을 가진 물건은 듣도 보도 못했다.


그렇기에 도저히 모르겠다는 듯 한 표정을 하고 있는 진백을 보던 아리아는 다시 한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쉽게 말하자면 요정이 소멸하면서 남기는 영혼석이라네.”


“요정은 영생의 존재가 아니었나요···?”


“그래 맞아. 하지만 영생은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법. 결국 삶에 미련을 버리게 되면 자신의 영혼이 가진 꿈을 페어리 유니버스에 남기고 육체에는 새로운 인격이 생겨나지. 그리고 이건···. 짐의 이전의 인격···. 어떻게 보면 선대가 남기고 간 것이지.”


선대.


그렇다는 것은 아리아 이전의 요정 여왕이 남긴 물건이라는 것. 이 지고하고도 유구한 물건을 자신이 받아도 되는 것일까.


“사양하지는 말게. 이건 그대이기에 받을 수 있는 거니까.”


“저이기에 받을 수 있는 거라고요···?”


“그래. 페어리 유니버스는 어찌 되었건 요정이 남기고 간 심상세계가 물질화된 거야. 그리고 그 세계를 받아들이려면 그대와 같은 모든 걸 수용할 수 있는 순수한 마나가 몸에 자리해야 하지.


“말로만 들어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 아닌 것 같네요. 혹시 그 페어리 유니버스를 받아들였다는 선례라도 있다면···”


“선례라···. 당연히 있다네.”


“네···? 하지만 시험을 통과한 것은···.”


아리아는 요정의 숲의 시험을 통과한 것이 지금 이곳에 있는 진백과 송미래가 처음이라고 말하지 않았었나···?


그 말은 사실이라는 듯 아리아는 진백의 의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요정의 숲이라는 시험을 통과한 것은 그대 둘이 처음이지. 하지만 짐은 인간을 만나는 것이 처음이라고는 하지 않았어.”


“아···!”


그러고 보니 아리아는 두 사람을 안내할 때 오랜만에 보는 인간이니 귀한 손님이라고 말했었다.


오랜만이라는 것은 그 이전이 있었다는 것.


“십수 년 전에 이곳에 온 인간 여자가 있었지. 시험이 아니라 직접 차원을 건너서 말이야. 그 인간을 보자마자 알 수 없는 운명을 느낀 짐은 그녀를 직접 이곳으로 초대했다네.”


설마.


“그녀는 그대와 같은 마력의 기운을 품고 있었어. 순백색의, 우주에 펼쳐진 별과 같은 마력. 그 마력에 매료된 짐은 그녀에게 다른 선대가 남긴 페어리 유니버스를 선물했고. 그녀는 그 세계를 받아들였지···. 그대의 표정을 보아하니 그녀를 알고 있는 모양이군.”


진백은 아리아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자신과 같은 마력을 가진 십수 년 전의 여성. 그런 이는 진백이 알기에 단 한 명밖에 없었으니까.


“짐이 말해줄 수 있는 것은 다 말해 줬네. 이제 선택은 자네 몫이야···. 받겠나?”


아리아는 공중에 떠있는 페어리 유니버스를 진백의 앞으로 내밀었다.


그녀는 진백에게 이것을 받을 건지 물어봤지만, 진백의 선택은 굳이 묻지 않아도 정해져 있었다.


검성, 김혜주. 자신의 어머니인 그녀가 걸었던 길이라면 자신 역시 걸어갈 수 있는 길일 테니까.


“예. 받겠습니다.”


진백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페어리 유니버스에 다시 한번 손길을 뻗었다.


-우웅···!


이윽고 느껴지는 익숙한 공명. 방금 전에도 느꼈던 이 마력의 공명은 역시나 심상치 않았다.


그렇다고 조금 전과 같이 거부하고 싶지는 않았다. 방금은 이 두 마력이 만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물러 섰지만, 지금은 이 두 가지 마력이 어떤 의미인지 알았으니까.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끌어당기는 듯 한 느낌. 그 느낌이 무엇인지 진백은 이제금 알 수 있었다.


우주에 별이 생겨나면 그 별에는 작은 우연을 통해 세계가 만들어진다.


성광요공의 마력은 별. 페어리 유니버스는 작은 우연.


-우우웅···!! 진백의 손 끝이 그 작은 우연에 닿는 순간.


진백이 가진 별에서 세계가 창조된다.


-쿵!


페어리 유니버스가 진백의 마력, 성광요공의 코어에 닿는 순간 두 개의 마력이 섞이기 시작한다.


-화아악! 그와 동시에 눈을 감고 마력을 느끼던 진백의 시야에는 낯선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순백의 모습을 한 별의 땅. 그곳에 따스한 태양빛이 스며들어 붉은빛의 불이 지펴진다. 처음에는 금방이라도 꺼질 것 같은 모습. 하지만 그럼에도 그 불꽃은 미약한 생명을 만들어 내었다. 처음에는 작은 풀 한줄기. 그 작은 풀을 태워 몸집을 키운 불은 이전에 만들었던 풀보다 더 많은 풀을 만들었고. 다시 그 풀을 태운 불은 몸집을 키운다.


‘환상···인가?’


몇 번을 반복했을까. 불꽃은 드디어 황량한 땅 전체에 아름다운 생명들을 꽃피웠고.


더욱 커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걸까. 자신의 불길을 떼내어 자신이 만들어낸 생명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나무와 꽃은 불길의 형상을 딴 열매를 맺고. 짐승들은 불길을 따라가 보금자리를 짓는다.


자신이 창조한 생명을 상처 입히는 마수가 나타나면, 억겁의 화염으로 마수를 태우고.


다시금 상처 입은 자신의 생명을 돌본다.


그야말로 성화(聖火)와 같은 모습.


환상일까.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건 환상 같은 것이 아니었다.


아리아가 건네주었던 페어리 유니버스. 그곳에 깃들었던 영혼의 꿈. 그 꿈이 진백이 가진 순백의 마력 코어에 깃들어 가면서. 자그마한 세계를 창조하는 광경이었다.


-스으으···.


새하얀 별의 땅이 생명과 불꽃으로 가득 찬 순간. 진백이 가진 두 개의 새하얀 별 중 첫 번째 별이 생명을 창조하던 불꽃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건···.”


“그대가 가진 순백의 세계에 내 전대의 세계가 물든 것이지. 어디, 그 세계가 깃든 코어를 주축으로 마력을 운용해 보겠나?”


“네!”


진백은 아리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진백은 이왕 하는 김에 성광요공의 마력 운용법인 모행성과 위성을 시험해 보기로 했다.


진백은 코어의 중앙으로 불꽃의 형상을 가지게 된 첫 번째 코어를 배치했다.


-우우웅···!


첫 번째 코어가 중앙에 위치한 즉시,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두 번째 코어의 마력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결국 두 개의 코어를 하나로 합치더라도, 전부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마력의 크기가 커졌다.


마력의 증폭.


이 커다란 마력은 금방이라도 터져 진백의 몸을 산산조각 낼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위성.


제자리에 남아 있던 두 번째 코어가 중앙의 위치한 모행성이 된 첫 번째 코어를 돌면서 마력의 폭주를 막는다.


그것 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위성의 역할은 단순히 마력의 폭주를 막고 신체를 보호하는 것만이 아니었다.


넘쳐나고 폭발할 듯 불안한 마력을 조율하고, 규칙을 부여했다.


달의 위치에 따라 만조와 간조의 때가 달라지는 것처럼. 흘러넘칠 듯 넘치지 않는 마력의 리듬을 만들어 냈고.


이 리듬에 따라 진백의 신체에 마력을 불어넣어 줬다.


이 모든 것이 진백이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마치 원래 그렇게 만들어져 있었던 것처럼.


진백의 성광요공은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그렇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의미는 바로, 자신이 의식적으로 마력을 컨트롤하지 않아도, 마력의 출력을 최대한으로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미쳤다···.’


마력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마력의 양은 중요해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마력의 제어.


특히 몸을 쓰는 전사일수록 마력의 출력을 제어하면서 동시에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절대적’이라는 반열에 들어가는 강자가 되기 위해서라면 마력의 제어, 또는 신체의 움직임 어느 하나에 대해서는 무아의 경지에 올라야만 한다.


그런데 성광요공은 마력의 제어의 영역중 일부를 이미 무아의 영역에 들어서게 만들었다.


전생에 그런 강자의 반열에 들어,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 진백은 머릿속으로 미쳤다는 말 밖에 되뇔 뿐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첫 번째 코어에 깃든 페어리 유니버스의 세계, 불꽃을 피워 내는 것.


-화륵!


모행성이 된 불이 깃든 첫 번째 코어. 불꽃을 머금은 별, 화성(火星)에 불이 지펴졌다.


지펴진 불은 증폭시켜 넘쳐나던 마력을 연료로 삼아 연소하여 순식간에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화아악! 그렇게 번져나간 불꽃은 점점 커지더니 이윽고 진백의 몸 전체를 불꽃으로 휘감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 전체를 둘러싼 불꽃을 다루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마나를 다루던 그대로 한곳에 집중하자 불꽃 역시 불필요한 곳은 사그라들고, 의식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타오르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진백의 눈앞에 요란스럽게 울리는 알람 하나가 나타났다.


『스킬 성화(聖火)가 생성됩니다!』


진백은 짧게 울린 알람과 함께 나타난 메시지를 대충 읽고는, 불꽃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 자신의 손 위에 마력을 집중했다.


“이건···.”


“따뜻해요···.


“게다가 생명의 기운을 품고 있어 위험해 보이지도 않는군. 그러면서도 자신의 의지와 반하는 것을 충분히 불태울 만한 힘을 가지고 있어.”


진백의 손바닥 위에서 불꽃이 타오르자 그걸 본 아리아와 송미래가 슬그머니 다가와 불꽃을 감상했다.


둘뿐만이 아니었다. 페어리 가든에서 생활하던 요정들도 힐끗힐끗 보면서 하나 둘 모여들더니, 어느새 주변에는 요정들이 가득 찰 정도로 모여들어있었다.


“아이들도 그대의 불꽃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군.”


“그렇군요.”


아리아의 말을 들은 진백은 싱긋 웃더니 손바닥에서 타오르던 불을 위로 쏴 올리며 송미래를 바라봤다.


마음이 통하기라도 한 걸까. 송미래는 진백의 눈길에 화답하듯 웃으며 얼음뭉치를 피워내어 하늘에 쏘아 올렸고.


하늘 위로 날아 오른 불꽃과 얼음뭉치는 은 퍼엉하고 터지더니, 하늘 위에서 꽃이 되어 만개하기 시작했다.


불꽃놀이와 함박눈. 어디서 이런 광경을 볼 수 있을 까. 순식간에 화려한 불꽃과 수려한 눈꽃으로 채워진 페어리 가든의 하늘을 요정들은 동경의 찬 눈빛으로 바라보고. 또, 까르르 대며 웃었다.


“얼음과 불의 춤이라···.”


“언젠가 읽었던 동화 같은 느낌이에요···!.”


동화 같은 느낌. 진백은 송미래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불꽃놀이와 함께 내리는 눈. 그리고 페어리 가든에 펼쳐진 아름다운 꽃과 반딧불의 향연. 말 그대로 이곳에는 동화의 한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으니까.


아리아 역시 그 광경이 마음에 들었는지 인자한 미소를 보이며 두 사람을 바라봤다.


“좋은 구경을 보여줘서 고맙네···. 하지만 이제 시간이 다 된 모양이군.”


“시간이라면···?”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의 시험이 전부 끝났거든. 이제 남은 것은 그대 둘 뿐이지. 그대들도 짐이 사는 이곳에 남아 평생을 지낼 것은 아니지 않나.”


이별의 시간. 그럼에도 두 사람에게 아쉬움은 없었다.


송미래는 숨겨져 있던 재능을 깨웠고. 진백 역시 순백의 별에 세계를 새기는 법을 알아냈으니까.


아리아 역시 스쳐가는 인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는 있었지만 두 사람에게 미련이 생긴 것은 아니었다.


“그럼, 밖으로 보내주지.”


“아, 안녕히 계세요···!”


“만나서 영광이었습니다. 아리아님.”


두 사람의 인사를 들은 아리아가 손가락을 튕기더니 두 사람이 나갈 게이트의 출구가 열렸다.


인사는 마쳤으니 더 이상 끌 것도 없었다. 두 사람은 아리아가 열어준 게이트로 밖으로 나갔고. 아리아는 그런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다가 게이트를 닫았다.


그리곤 두 사람이 남기고 간 불꽃놀이와 함박눈을 다시 한번 천천히 올려다보았다.


“언젠가 또 인연이 닿기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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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면담 23.07.24 459 7 12쪽
30 면담 23.07.23 505 5 12쪽
29 복기 23.07.20 611 7 13쪽
28 와일드 바인의 정원 23.07.19 670 9 12쪽
27 와일드 바인의 정원 23.07.18 708 10 11쪽
26 와일드 바인의 정원 23.07.17 789 12 12쪽
25 와일드 바인의 정원 23.07.15 855 14 12쪽
24 와일드 바인의 정원 23.07.14 900 13 12쪽
23 갈등 23.07.13 932 12 12쪽
» 페어리 유니버스 23.07.12 954 13 12쪽
21 페어리 유니버스 23.07.11 964 14 12쪽
20 요정의 숲 23.07.10 976 13 12쪽
19 요정의 숲 +1 23.07.08 1,007 12 13쪽
18 요정의 숲 23.07.07 1,065 14 11쪽
17 송미래 +1 23.07.06 1,104 14 12쪽
16 송미래 23.07.05 1,172 15 13쪽
15 성광검법 +1 23.07.04 1,239 16 10쪽
14 성광요공 +1 23.07.03 1,230 13 9쪽
13 경천심법 23.07.01 1,274 15 12쪽
12 경천심법 23.06.30 1,250 14 11쪽
11 경천심법 23.06.29 1,293 14 9쪽
10 대련 23.06.28 1,271 15 11쪽
9 대련 23.06.27 1,268 16 11쪽
8 증명 23.06.26 1,298 15 12쪽
7 증명 23.06.24 1,324 12 12쪽
6 증명 23.06.23 1,328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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