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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고양이 님의 서재입니다.

TS화 된 친구들이 나를 좋아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우울고양이
작품등록일 :
2023.02.26 21:39
최근연재일 :
2023.04.29 07:52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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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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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275,668

작성
23.04.29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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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8. 축제 (2)

DUMMY

혼자 남게 된 지금. 나는 할 것 없이 이 근방을 돌아보았다.



하윤이를 찾으려고 했지만. 숨바꼭질을 해도 단 한 번도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숨는 것에 능통한 그녀이기에 바로 포기했다.



혼자 돌아다니는 축제도 나쁘지 않다. 옆에는 모두가 커플마냥 같이 붙어있지만. 나는 전혀 외롭지 않다. 그러니까 그냥 반에 가서 친구 없어서 축제를 둘러보지 못하는 애들처럼 집에는 가지 못해 핸드폰이나 보면 된다.



-꾸욱.



뒤에서 누군가 내 등을 누르는 것이 느껴졌다.



“...”



지호였다.



“오빠. 어디 가는 길이에요.. 왜 하윤 언니는 없어요?”



“아. 그게... 갑자기 도망가더라고.”



“헤에... 오빠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래요?”



“그게 말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난 아무런 잘못을 안 한 것 같단 말이야. 근데 도망갔어.”



“...”



뒤에 있던 지호의 친구들은 나의 이 말을 듣고서 서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



“크흠. 그러면 혼자겠네요.”



“어... 음... 그렇지.”



“누구랑 놀러 갈 사람이라도 있어요?”



“다, 당연히 있지.”



“누구요?”



“아... 그... 친구 있어.”



“누군데요.”



“가, 같은 반 친구.”



“이름은요?”



“어... 음... 이정호.”



“정호 오빠요? 저기서 봤는데.”



“아. 아. 맞다. 정호가 아니라...”



“거짓말이에요.”



“...”



“같이 다닐 친구없죠.”



“으응...”



“그러면...”



조심히 뒤를 돌아보자. 친구들은 갔다 오라면서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어차피. 반에 가서 핸드폰 게임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친구 없는 애들 짓 할 것 같으니까. 저랑 같이 돌아다니는 것은 어때요.”



“...”



너무 정확하게 맞춰서 소름이 돋는다.



“어때요. 오빠. 곧 있으면 예준 언니 밴드도 있잖아요. 안 갈 생각은 아니죠.”



“가긴 가야지.”



“그러면 혼자서 외딴 섬에 있는 것처럼 소리 지르지도 못하고 사람들 눈치 보면서 감상해야겠네요.”



“아... 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나는 환호성을 지르고 싶어서 질렀는데. 정작 옆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나를 이상한 사람처럼 보는 눈빛을 상상하니. 벌써 온몸이 떨린다.



“그러니까. 자요.”



지호는 내게 손을 뻗으면서 잡아달라는 듯이 했다.



“친구는?”



“괜찮아요. 저 없이도 놀 수 있는 친구들이니까요.”



“...”



나 때문에 지호의 좋은 시간을 망치는 것이지 않나 싶었다.



“걱정하지 말고요. 자.”



“...”



“그리고 오늘 하루 같이 돌아다닌다고 사귀는 건 아니에요.”



“그렇지... 알았어... 그럼 같이 다녀줄 수 있을까.”



“얼마든지요!”






****






우리는 학교에 있는 먹거리 부스나 게임 부스를 돌아다니면서 축제를 즐겼다. 하윤이와 있었을 때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지나가는 사람들 그 누구도 나를 신경 쓰지 않았고 어색하거나 말이 막히는 순간이 없었다.



“그래서 요즘은 어때?”



“어떤 것을 말하는 거예요.”



“그냥... 뭐 학교 생활이라던가. 집안일이라던가.”



“왜 궁금하세요.”



“... 친구로써.”



“히히. 그럴 줄 알았어요. 그러지 않으면 태현 오빠가 아니죠.”



“...”



“요즘 어떠냐고요. 음... 집안이라 나쁘지 않죠. 그때 엄청 깽판을 치다보니까. 부모님이 저를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게 눈에 보여요.”



“사이는 좋고?”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아요. 언제 돌변할지 모르니까. 아주 천천히 다가오고 있어요. 그래도 걱정할 만큼은 아니에요. 이번 주말에는 같이 영화관 가서 영화 보기로 했어요.”



“그래? 친구는?”



“친구요? 아까 보셨듯이 저 애들과 잘 지내고 있어요. 제가 학교를 안 나오는 사이에 공부가 좀 밀렸거든요. 하루면 다 따라잡을 수 있기에 상관없었는데. 저 친구들이 일부러 와서는 자기 필기한 부분을 보여주더라고요. 그거 보고. 아. 이 애들과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어요.”



“다행이네. 힘들거나 그러지는 않아.”



“오빠. 저한테는 그 정도야. 누워서 떡 먹기죠.”



“...”



지호는 밝게 미소를 지으면서 야키소바를 한입 물며 삼켰다. 맛있는지 입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꾸으으!!!”



“상처는 다 나았어?”



“흐음... 한 번 보실래요.”



와이셔츠를 살짝 내려서 보여주려고 하자. 급하게 눈을 피했다.



“히히. 다 나았어요. 몇 군데 흉터가 났긴 했지만. 큰 문제는 없어요. 의사 말로는 커가면서 사라질 것이니까. 크게 걱정하지 말라네요.”



“다행이다.”



“네. 근데 남아도 상관없어요. 이건 저의 죄니까요.”



“그렇게 생각 안 해도 돼. 꼭 이걸 죄라고...”



“쉿.”



내 입술에 손가락을 얹고서 말하려는 입을 닫았다.



“이제 그만 가볼까요. 예준 언니 콘서트가 시작할 것 같아요.”



“...”



“자. 빨리요.”



학교를 나와 조금 옆으로 가면 대강당이 있다. 거기서 대부분의 축제나 콘서트, 공연을 한다. 전에는 연극부가 우승했다면서 연극을 보기도 했고 유명한 밴드부가 와서 공연했었다. 축제인 날은 영상제작부가 상영한다든가, 아니면 밴드부가 공연한다.



오늘은 밴드부가 축제 마지막 날을 불태우겠다면서 홍보했고 그 준비로 예준이가 바쁜 것이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벌써 많은 학생과 외부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들 열심히 기대하는 얼굴이었다.



작년만 해도 축제 날에 이렇게 많이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예준이가 정말 공연을 찢어놓았다고 할 만큼 엄청난 무대를 보여주었고 찍힌 영상이 전국에 퍼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아마 이 많은 관객은 모두 예준이를 보기 위해서 왔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학생들은 저쪽에 앉는 거라고 하네요. 예준 언니가 자리 맡아줬으니까. 거기로 앉으래요.”



지호를 따라갔더니 맨 앞줄이었다. 그것도 무대랑 꽤 가까워서 거의 얼굴을 보면서 직관할 정도였다.



“애들아. 여기야. 여기.”



먼저 도착한 서진 누나는 손을 흔들면서 우리를 불렀다. 그리고 그 옆에는 아직까지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하윤이가 있었다.



“하윤?”



“어. 아... 왜. 태현아. 하하.”



“아까. 왜 도망간 거야. 깜짝 놀랐잖아.”



“아. 아. 그게 말이야... 화장실 때문에. 하하.”



“그러면 연락이라도 하지 그랬어. 연락도 없어서 왜 그러나 싶었거든.”



“그러게. 미안... 하하.”



“...”



확실히 불과 2시간 전의 하윤이와는 뭔가 다르다. 어색하고 숨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



그래도 말해줄 생각은 없어 보이니까. 더 이상 캐묻는 짓은 그만두었다.



“지호랑 같이 있다가 온 거야.”



“응. 좀 돌아다녔지. 누나는 어디 있었어?”



“아... 전에 나랑 겨룬 친구가 있거든. 오늘 갑자기 찾아와서는 나랑 주짓수 대련하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몇 번 겨루다가 왔지.”



“...”



누나 얼굴에 난 상처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자. 갑자기 환호성이 내 목소리를 잠갔다.



“오. 시작한다. 시작해.”



불이 꺼지면서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모두의 함성이 울려 퍼지면서 5명의 밴드부원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안녕하세요.”



부장처럼 보이는 자가 앞으로 나와 마이크를 잡고서 각자 소개해주었고 예준이 차례에는 기타를 쳐주었다.



그리고 몇 번 이야기하다가 노래가 시작되었다. 여기 있는 관객들은 모두 기대했다. 우리까지 포함해서 분명히 예준이가 노래를 부를 줄 알았다.



“...”



하지만 그녀는 부르지 않았다. 한 곡이라도 부를 줄 알고서 계속 기다려도 돌아오는 것은 부장의 듣기도 싫은 노랫소리였다. 모두가 형식적인 환호성만 질러줬고 예준이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왜 그 애 안 나오는 거야.”



“그러니까. 그 애 보려고 먼 길까지 왔는데.”



이것은 그들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여기 있는 모든 관중의 생각이었고 끝까지 안 나올 것 같자. 모두가 힘 모아 소리쳤다.



-노란 머리는 어딨는 거야.



-너 말고 노란 머리나 데려와.



-예준이라는 애 있잖아. 그 애 보려고 왔단 말이야.



당황한 부장은 말을 떨면서 뭐라고 했지만. 관중들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예준이는 기타를 떨어뜨리면서 부장한테 다가갔다.



서로 무언가를 이야기하다가. 놀란 부장은 뭐라고 했지만. 예준이는 고개를 돌리면서 하겠다고 했다.



“...”



“알았어... 여기.”



예준이한테 마이크를 넘기자. 그녀는 집어 들고서 관중들을 바라보았다.



“아. 아. 아. 안녕하세요. 제가 예준입니다.”



-...



“그게... 다들 남성으로 아시겠지만. 제가 최근에 TS화가 되어서 여성이 되어버렸거든요. 지금은 이렇게 가슴이 나와 있는 여자가 되어버렸습니다. 하하.”



-...



“아... 그리고... 계속 노래 불러주기를 원하셔서... 여기까지 먼 길 오셨는데. 한 곡 해드려야 되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원래 준비하던 곡이었는데. 중간에 TS화가 되면서 이제 못하게 되었거든요. 준비한 것이긴 하니까. 한 번 보여드리겠습니다.”



예준이는 뒤를 돌아보고 그들과 서로 고개를 끄덕인 다음에 깊은 숨을 내쉬면서 노래를 불렀다.



“...”



“...”



그리고 우리는 모두 왜 예준이가 보컬을 하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찢어진 목소리, 같은 노래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음과 박자, 그리고 거친 숨소리까지.



기사에서 본 것 같다. TS화가 되면 신체가 완전히 바뀌기 때문에 목소리에도 영향을 미쳐 완전히 다른 소리도 낼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주 유명했던 한 가수는 TS화가 되어 가수를 그만두고 작곡가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감사합니다...”



노래가 끝나자 어색한 박수 소리에 예준이는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망가듯이 그들은 무대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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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 예준이의 속삭임 (4) 23.04.29 19 0 10쪽
41 41. 예준이의 속사정 (3) 23.04.29 1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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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 축제 (2) 23.04.29 4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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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지호의 거짓말 (4) 23.03.26 19 0 10쪽
34 지호의 거짓말 (3) 23.03.26 23 0 10쪽
33 지호의 거짓말 (2) 23.03.26 18 0 10쪽
32 지호의 거짓말 (1) 23.03.26 32 0 11쪽
31 지호의 속사정 (18) 23.03.26 74 0 10쪽
30 지호의 속사정 (17) 23.03.26 25 0 12쪽
29 지호의 속사정 (16) 23.03.26 23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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