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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고양이 님의 서재입니다.

TS화 된 친구들이 나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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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고양이
작품등록일 :
2023.02.26 21:39
최근연재일 :
2023.04.29 07:52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606
추천수 :
0
글자수 :
275,668

작성
23.03.26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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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지호의 속사정 (18)

DUMMY

병원으로 가니 의사 선생님이 지호의 상처를 한 번 보셨다. 다행히도 생각한 것보다 크게 다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냥 삐긋한 것일 뿐이니까. 걱정하지 말라면서 붕대를 씌어주기만 했다.



“다행이네. 크게 다친게 아니어서.”



“그러게요. 오빠. 헤헤. 제가 호들갑이 심했죠.”



“아니야.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야지. 그래야 다른 사람이 도와주지.”



“그렇죠... 마치 오빠처럼요.”



“...”



절뚝거리는 그녀를 위해 등에 업고서 천천히 집으로 돌아갔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신기하게도 내 방은 불이 켜져 있었다.



다른 방은 꺼져 있는데. 내 방만 켜져 있다. 이것은... 예준이가 창문을 통해 몰래 들어와서는 게임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예준.”



“응? 왔어. 애들아?”



예준이는 우리를 보지도 않은 채 계속 게임에 집중하면서 아는 척을 했다.



“예준아. 나 없을 때는 들어오지 말라고 했잖아. 너. 그러다가 무단 침입으로 신고당한다고.”



“에. 쩨쩨하게 그러지 마. 요즘 축제 때문에 게임 할 시간이 없었다고. 이거 하는 거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하아...”



“응? 뭐야. 지호 다쳤어?”



“응. 다리 삐끗한 거야. 지호야. 침대에 눕혀줄까?”



지호는 혼자 가겠다면서 내려와 한 발로 침대에 가서 누웠다.



원래는 예준이한테 지호를 숨기고 있었다. 알려봤자. 좋을 것도 없고 귀찮아질 것이 분명했으니까. 하지만, 예준이는 남의 집의 창문을 왔다갔다하는 워낙 자유로운 녀석이다 보니까. 어쩌다가 창문을 통해 들어와 지호를 우연찮게 발견하면서 들키게 되었다.



다행히도 전처럼 지호의 비밀을 지켜주기로 했다. 다른 친구들이 듣는다면 분명 노발대발하면서 떠들어 댈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다행으로 여겼다.



“뭐야. 바로 자는 거야? 피곤했어?”



“언니. 너무 졸려서 쓰러진 상태니까.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하겠어요.”



“열심히 대답하고 있잖아. 그러면 게임 안 할 거야?”



“윽... 그건 아니죠.”



그들은 서로 게임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는 거실로 나와서 음식을 준비했다. 원래는 음식을 만들어 둘이서 밥 먹을 계획이었지만. 예준이도 배고프다고 하던 참이니. 본의 아니게 3인분으로 만들게 되었다.



거의 만들어갈 때, 뒤에서 지호가 다가왔다.



“지호?”



“오, 오빠... 그게...”



얼굴을 붉힌 채로 두 다리를 오므리면서 무언가를 이야기하려는 포즈를 취했다. 그것만 봐도 난 알 수 있었다.



“아까. 음료수를 너무 많이 마셔 버려서요.”



“응. 알았어.”



손에 물기를 털고 지호를 따라 화장실 앞에 섰다. 안에 들어가서 변기 뚜껑이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자. 나는 귀를 막았다.



“귀 막았어. 지호야.”



“네...”



“...”



“...”



만약 지호가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면 나 없이 생활할 수 있을까. 화장실 가는 것은? 밤에 잠잘 때는? 목욕할 때는? 끝이 없을 정도로 걱정되지만. 어쩔 수 없다. 내가 이 이상 지호를 붙잡고 있을 수는 없다.



“오빠. 됐어요. 다 끝났어요.”



“아... 그래. 응.”



귀에서 손을 떼자. 지호는 방긋 미소를 지으면서 내 옷깃을 잡고 꼬았다.



“음식하시는 거였어요?”



“아... 응. 비밀로 할 생각은 없었는데. 게임에 집중하다보니까. 깜짝 놀래켜려고 그랬어.”



“히히. 그거 제가 좋아하는 음식인 거 알아요?”



“아. 옛날에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아서. 좋아할까 싶었는데. 다행이다. 물론 맛은 보증 못하겠지만.”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요. 헤헤. 걱정 마세요. 맛없어도 맛있게 먹을테니까요.”



“하하. 맛없으면 그냥 맛없다고 해도 돼.”






****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늦은 밤이 되어서야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예준이는 창문으로 넘어서 갔고 지호는 내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나는 그 침대 밑바닥에 이불을 깔고 누웠다.



불을 끄자 건물 사이에서 내리쬐는 달빛이 우리를 밝혔다. 잠시 그 달을 바라보면서 멍을 때리던 중...



“오빠.”



“응?”



“제가 이 침대를 사용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걱정하지 마. 너는 내 손님이잖아. 그리고 내 친구에다가 여자고. 찬 바닥에 눕힐 수 있을 리가 없지.”



“후후. 그런 가요. 고마워요.”



“응. 하아암... 졸립다. 오늘 너무 많이 돌아다녔지.”



“네. 오늘 정말로 고마워요. 오빠.”



“뭘.”



“데이트 코스 짜는데 힘드시고 귀찮으셨을텐데. 이렇게 준비까지 해줘서 고마워요. 오늘은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에요.”



“내가 고맙지. 이렇게 내 계획대로 된 것은 단 하나도 제대로 된 것이 없는데도. 즐거워해줬으니까. 다행이다. 솔직히 싫어하면 어떻게하나 싶었거든.”



“후후. 100년 후에 추억한다면 분명 그때 봤던 경치를 생각할 것 같아요.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럼 다행이네.”



“네...”



“...”



“...”



“...”



-부스럭...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누군가 내 이불 안으로 들어오려 하고 있었다. 여기서 들어올 사람은 지호밖에 없다.



“지, 지호야?”



“...”



당황한 사이에 그녀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어깨 사이에서 몸을 떨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전처럼 발작 증세가 올라온 것이다.



“오빠... 죄송해요. 이러면 안 되는 거 알고 있지만... 같이 있고 싶어서요. 오빠.”



“...”



“죄송해요. 죄송해요. 오빠...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아니야. 괜찮아. 지호야. 이리와.”



“...”



지호를 들고 내 품으로 넣었다. 우리는 서로 껴안은 상태가 되면서 한 이불 아래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녀가 진정할 동안. 조금이라도 괜찮아지는 동안. 떨지 않을 동안, 그동안 나는 껴 안아 주었다.



“오빠.”



“응.”



“키스 할래요?”



“키스?”



“네. 하고 싶어요. 그러면 저한테 조금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



“...”



“싫으세요.”



“나는...”



“저는 폭행을 당해서 이렇게 떨고 있는데도 싫으신거예요?”



“그게...”



“괜찮아요. 오빠가 그렇다고 하면 할 말이 없죠. 그래도... 이렇게 꼬옥하고 안아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요.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거죠.”



“...”



지호는 등을 돌아 나를 바라보더니 내 품에 안겼다. 그리고 나는 떨고 있는 어깨를 붙잡으며 더욱 힘을 주면서 안아주었다.



“...”



“...”






****






다음 날, 우리는 여느 때와 같이 식사하고 아침 일찍 등굣길에 나섰다.



원래는 어제 집에 돌아가는 게 어떠냐고 이야기를 꺼내려고 했지만. 어제의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까 말 꺼내기가 힘들었다. 더는 늦춰봐야 좋은 것도 없기도 하니. 오늘 시간 날 때 말할 생각이었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지호가 먼저 말을 꺼냈다.



“오빠. 이제 저 집에 가려고요.”



“...”



“왜 그래요. 갑자기 제가 집에 간다고 하니까. 걱정되나요?”



“걱정되지.”



“후후. 괜찮아요. 전에 비하자면 오빠 때문에 많이 좋아졌어요. 참... 이게 사랑의 힘이라고 하나봐요...♥”



“...”



“부끄러워하는 건 언제봐도 귀여워요. 오빠.”



“정말로 괜찮아?”



“네...”



“혼자 화장실 가는 것도?”



“오빠한테 언제나 손 빌릴 수 없잖아요.”



“혼자 자는 것도?”



“그건 약간 걱정되네요. 그러니까. 잘 때까지 통화해도 되나요?”



“그렇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아싸...”



“부모님이 뭐라고 혼내지 않을까?”



“하시겠죠.”



“같이 가서 혼나줄까?”



“후후. 오빠가 와준다면 정말 좋겠지만... 일이 더 커질 것 같으니까. 제가 알아서 할게요.”



“...”



“그, 그렇다고 해도 안 내려오시면 안 돼요. 오빠. 등교 하교도 같이 해주셔야 해요. 아직 오빠 없이는 주변 시선이 너무 따끔거려서 힘들단 말이에요.”



“알았어.”



당황스러워하는 지호의 머리 위에 손을 올리고 쓰다듬어주었다.



아직도 내가 필요해서 이렇게 찾는다고 생각하니 귀여울 따름이다.



“걱정마. 계속 찾아가 줄 테니까.”



“... 네.”



“그럼 마지막 날이 될테니까. 오늘 쫑 파티하는 것은 어때?”



“좋아요. 오빠. 마지막 밤 불태우면서 헤어져요. 아. 물론 오빠가 계속 와주는 것처럼 저도 가끔씩 들러서 청소랑 밥해드릴게요.”



“꼭 할 필요는 없는데.”



“괜찮아요. 그리고 저는 오빠가 저 없이 더는 살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게 제 목표예요.”



“아... 하. 하.”



“후후. 앗! 하늘을 봐요. 비가 내릴 것 같아요.”



정말이다.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검은 하늘이 우리 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아마 한바탕 내릴 것만 같았다.






****






지호가 좋아할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이번 파티는 꽤 유의미하게 보내고 싶으니까. 과자같은 거 말고 맛있는 걸로 하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



“태현.”



역시 그냥 어디서 시켜서 먹는게 좋을까. 그게 확실하고 맛있으니까. 나쁘지 않을 것 같기는 한데.



“태현!”



아니면 내가 직접 음식을 만들어서 먹는 것도 좋을지도 모르겠다. 어제 맛있게 먹는 것 같았으니까. 다시 만들어주면 기뻐해줄지도.



“태현!!”



그래. 오늘은 요리하자. 거기다가 지호랑 같이 시장에 가서 먹고 싶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자. 예준이도 불러서 같이 먹을까. 예준이도 맛있게 먹었으니까.



“태현!!!”



예준이가 나를 흔들면서 상상 속에서 깨웠다.



“어? 왜 그래? 예준아.”



“무슨 생각을 하길래 불러도 대답을 없는 거야?”



“아... 그냥. 뭣 좀 생각하다가. 무슨 일 있어?”



“응. 저기 저쪽에 후배 여학생이 너를 부르고 있는데?”



여학생? 시선을 돌려 문 쪽을 바라보자, 거기에는 지호와 같은 반 학생이자 자기를 탐정이라고 생각하는 윤하정이라는 친구가 나를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얼굴이 화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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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지호의 거짓말 (3) 23.03.26 23 0 10쪽
33 지호의 거짓말 (2) 23.03.26 18 0 10쪽
32 지호의 거짓말 (1) 23.03.26 32 0 11쪽
» 지호의 속사정 (18) 23.03.26 7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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