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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고양이 님의 서재입니다.

TS화 된 친구들이 나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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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고양이
작품등록일 :
2023.02.26 21:39
최근연재일 :
2023.04.29 07:52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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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
추천수 :
0
글자수 :
275,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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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6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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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지호의 거짓말 (4)

DUMMY

우리는 서로 하윤이가 만들어준 죽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예준이는 열심히 맛있다면서 하윤이를 칭찬했고 그런 과한 모습이 마음에 드는지 화가 조금 풀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왜 태현이 이불 안에 있었던 거야.”



“풉! 콜록! 콜록!”



갑자기 이상한 말을 꺼내자 먹던 죽이 목에 걸려 기침이 났다.



“뭐, 뭐라고?”



“왜 하윤이가 네 이불 안에 있었던 거냐고.”



“어... 아... 음...”



나는 하윤이를 바라봤다.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열심히 죽을 먹는 것 같았지만, 손발이 떨리는 걸 봐서는 여간 당황한 모양이다.



“그, 그런게 있어.”



“흐음... 정말로.”



“응.”



“하윤아. 너의 생각은 어때?”



하윤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예준이의 핸드폰을 부수려고 하늘 높이 들었다.



“윽! 알았어. 알았으니까. 내 핸드폰 좀 내려놔 줘.”



“정말...?”



“응. 응.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게.”



“알았어.”



하윤이는 역시 말보다 행동을 먼저 보여준 덕분에 더 이상의 의심을 받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하윤이와 내가 연관되었기 때문에 넘어간 것일 뿐이고. 나만 연관된 일의 이야기가 달랐다.



“이제 물어봐도 되겠지. 태현아.”



“응? 뭘?”



“지호와 어떻게 되었는지 말이야.”



“...”



“먼저 지금까지 네가 여기에 앓아누우면서 일주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이야기해줄게. 그날 이후로 지호는 학교를 나오지 않고 있어. 우리가 몇 번 찾아가고 전화도 해봤는데. 아무런 대답도 없어.”



“지호가 학교를 안 나오고 있어?”



“응. 안 나오면 다행이지. 듣기로는 전학까지 갈 생각이라고 하더라고.”



“...”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



더 이상 그들한테 숨길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몇 가지 이야기 빼고는 그동안에 있었던 일을 다 말해주었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뭐니 보다 내 마음조차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나 혼자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했다.



“...”



“...”



모든 사실을 안 그들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역시 말한 것이 실수였을까. 그냥 나 혼자 방법을 찾았어야 했는가.



“좋아. 이해했어.”



“...”



“그럼 질문할 것이. 너는 어떻게 하고 싶어.”



“응?”



“너는 말이야. 지호가 한 짓에 대해서 용서할 수 없는 거잖아. 그리고 용서하기도 힘든 짓이기도 하고.”



“...”



“그런 지호를 너는 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 그것부터 정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일을 정할 수 없어. 너도 도와줬으면 해서 말해준 거잖아.”



역시 하윤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정확히 다 알고 있다.



“나는... 나는...”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를 속인 지호를 어떻게 하고 싶은가. 나를 괴롭힌 지호를 어떻게 할 것인가. 나를 사랑해주었던 지호를 어떻게 하는 것이 맞을까.



언제나 정답은 나와 있다. 그들이 TS화 된 후부터 내 마음은 바뀌지 않았다.



“난... 예전처럼 친해졌으면 좋겠어.”



“...”



그 말을 하자. 그들은 미소를 지었다.



“사실 나도 그래. 나도 예전처럼 지호랑 친하게 지내고 싶어.”



“나도. 나도. 지호랑 이렇게 헤어진다는 것은 싫고 예전처럼 5명이 아니면 허전하다고.”



“그러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거야. 나는 당연히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 만나서 이야기하는 거라고 생각해.”



서로 만나서 이야기 한다라... 그런 심각하게 싸워놓고서 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태현.”



“응.”



“서로 만나 감정을 내비치면서 무엇이 오해고 무엇이 진실이고를 판단하는 거지. 그리고 세상에는 배신, 거짓말, 진실, 사랑, 혐오만 있지 않아. 거짓말도 선의 거짓말과 악의 거짓말도 있듯이 가지각색으로 다르지. 그걸 만나서 서로 파악하는 거야.”



“내가...?”



“그럼 누구겠니. 태현아. 네가 하는 거야. 내가 하는 것도 아니라 예준이가 하는 것도 아니라. 네가.”



“...”



“근데 문제는 지호가 연락도 안 받고 집에 가도 찾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야. 서로 만날 수가 없어. 전원도 꺼져 있어서 문자도 못 볼 텐데...”



옆에 있던 예준이가 좋은 생각이라면서 손들고서 말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 만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면서 아주 위험한 행동이었다.






****






그날 이후로 지호는 방에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았다.



계속해서 전화와 문자가 오니까. 핸드폰을 꺼버렸고 계속 누군가가 찾아오자. 문을 잠그고 귀를 막아버렸다. 밥도 언제 먹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죽을 정도로 배가 고파 앞이 안 보일 때가 되면 문틈 사이에서 나는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밥을 먹는다. 그렇게 며칠을 보냈다.



지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거나 후회하며 눈물을 흘리면서 시간을 보냈다. 울다가 지치면 잔다. 일어나면 언제는 아침이고 언제는 밤이었다.



어느 날은 구급차가 와서 나를 끄집어내려고 한 적도 있었다. 필사적으로 문을 부수면서 소란을 떨어서야 끝이 났다.



구급차는 지호네 부모님이 신고한 것이었다. 갑자기 흐느껴 우는 소리가 안 들려 쇼크로 쓰러져버린 것이지 않을까 싶어 두려운 마음으로 전화한 것이었다.



부모님은 지호가 걱정스러웠다. 갑자기 학교에서 학폭을 당해 데리고 갔는데. 몸에 난 상처는 자기 자식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게 나 있었다. 충격을 받은 부모는 지호를 다른 고등학교에 보내려고 절차를 해나가려고 했지만, 지호는 말을 듣지 않고 거부했다.



“싫어. 싫다고! 다른 곳에 안 갈 거야! 엄마. 아빠. 나는 말이야... 평범하게 태어나고 싶었어. TS병 같은 거 걸리지 않고 태어나고 싶었는데. 이게 뭐야. 나를 왜 이렇게 낳은 거야. 이럴 거면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그냥... 죽고 싶어.”



그 이야기를 들은 엄마는 분노에 휩싸인 채로 지호의 얼굴에 손바닥이 나가자. 지호는 맞은 뺨을 잡은 채로 뛰쳐나가 가출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돌아온 지호는 더욱 처참해진 꼴로 나타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기 방으로 돌아가 몇 날 며칠을 울고만 지냈다. 흐느끼는 소리가 없으면 잠에 든 것이었고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면 살아있다는 신호처럼 살았다.



처음에는 부모가 지호를 달래기 위해서 다가갔지만, 지금은 혼자 있고 싶다는 사실을 깨닫고 어떤 접근도 하지 않는다.



어느 날, 지호의 눈물이 메말라 속만 끙끙 앓으며 창문 밖에 있는 하늘을 멍때렸다. 그녀는 태현이가 너무 보고 싶었다. 옆에 있던 이불을 잡고 끌어안으면서 얼굴을 파묻었다.



두 눈을 감고 두 귀를 닫고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태현이네 집에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 같이 잠들었던 일. 같이 밥 먹었던 일, 머리를 쓰다듬은 일, 입술에 키스한 일, 무릎베개를 한 일...



“오빠... 오빠... 오빠...”



지금 자신이 상상하는 일은 이제 이루어지지 않을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태현이한테 거짓말한 것을 들킴으로써 그동안 열심히 쌓아왔던 모든 정이 엎어져 버렸다.



“제발요... 신님... 부탁드려요... 신님...”



두 손을 쥐고서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신한테 부탁했다.



무엇을 가져가도 된다. 어떤 것이든 주겠다. 사랑받지 않아도 좋다. 그러니... 그러니... 다시 옛날 그 관계로 돌아가고 싶다. 같이 재미있게 놀던 그 시절로.



“...”



하지만 하늘은 무색하게도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고 묵묵히 시간만 흐를 뿐이었다.



“우읍...”



갑자기 일어나는 현기증과 함께 위에서 올라오는 구토를 참을 수가 없었다. 문을 열고 뛰어가서 화장실 변기에다가 구토하기 시작했다.



먹은 것도 없는데도 온몸에서는 내보내려고 안달을 내었다. 헛구역질을 몇 번 하고 나서야 진정되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이제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띵동. 띵동.



문에서 진동이 울리면서 누군가 두들겼다. 집에는 아무도 없는 모양인지 아무도 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지호도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 않아 그냥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울리는 진동을 무시한 채로 걸어 나와 다시 방으로 향했다. 그녀의 방은 도저히 인간이 사는 곳이라고 할 수 없는 돼지우리나 다름없었다. 모든 것이 어지럽혀 있었고 씻지도 않은 식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누가 이 방을 본다면 분명히 있는 정도 떨어질 것이 분명했다.



“하. 하.”



그냥 헛웃음만이 나오면서 입가에 묻은 위액을 닦았다.



“...”



“...”



창문에 갑자기 그림자가 들추더니 밖에 한 남성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남성을 알고 있다. 지호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면서 가장 좋아해 줬으면 하는 사람. 태현이었다.



“이거 좀 열어줄래? 지호야.”



“오, 오빠...?”



“나 지금 난간에 붙어있는 거여서 잘못하면 떨어질 것 같거든. 그러니까 빨리 열어줄래?”



“아, 알았어요. 오빠!”



뛰어가서 창문을 열어주려는 사이... 창문에 비친 지호 자기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더러운 옷과 냄새나는 머리, 오물이나 다름없는 방과 냄새...



이대로 태현이한테 보여줬다가는 충격을 넘어서 다신 자기 얼굴을 보러 오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오, 오빠.”



“지호야. 나. 떨어질 것 같으니까. 빨리.”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씻고 올게요. 씻고 올테니까. 조금만요.”



“에? 안 돼. 나 떨어진다고...”



지호는 방문 밖으로 나가 씻으러 갔고 그사이에 태현이는 떨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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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2. 어머니 기일 (1) 23.04.29 2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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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 예준이의 결심 (2) 23.04.29 18 0 11쪽
48 48. 예준이의 결심 (1) 23.04.29 1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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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 예준이의 속삭임 (4) 23.04.29 19 0 10쪽
41 41. 예준이의 속사정 (3) 23.04.29 1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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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호의 거짓말 (4) 23.03.26 20 0 10쪽
34 지호의 거짓말 (3) 23.03.26 23 0 10쪽
33 지호의 거짓말 (2) 23.03.26 18 0 10쪽
32 지호의 거짓말 (1) 23.03.26 32 0 11쪽
31 지호의 속사정 (18) 23.03.26 74 0 10쪽
30 지호의 속사정 (17) 23.03.26 25 0 12쪽
29 지호의 속사정 (16) 23.03.26 23 0 10쪽
28 지호의 속사정 (15) 23.03.26 21 0 11쪽
27 지호의 속사정 (14) 23.03.26 2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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