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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고양이 님의 서재입니다.

오늘부터 이세계 학교에 다닌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우울고양이
작품등록일 :
2022.10.12 11:16
최근연재일 :
2022.11.13 18:0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833
추천수 :
2
글자수 :
198,894

작성
22.10.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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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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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3번째 에피소드 : 천사와 악마1

DUMMY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네. 들어오세요.”


발로 문을 차면서 들어오려 했는지. 쿵 소리와 함께 문이 부서질 뻔했다. 우리 문은 여닫이가 아니라 미는 것으로 작동되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이거 미는 거야. 하이든.”

“아, 그랬네.”


이번에는 힘을 주면서 문을 한 번에 열었고 쾅 소리와 함께 앞으로 들어섰다. 한 명의 여성이 천사의 특징인 엔젤링을 머리에 달고서 나타났다. 그 순수한 얼굴은 튕겨져 나오는 문에 의해 찍혀버렸다.


“으악!”


우리는 그것을 생중계로 보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당황했다.


“망할 것!”

“욕은 쓰지 말고.”


난 그들을 알고 있다. 같은 반인데 서로만 놀아서 그다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특히 저 문을 발로 열어버린 천사족 하이든은 평소에도 저래서 도저히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알았어. 지킬. 그럼 다들 안녕. 여기가 고민 상담부라면서. 고민할 게 있어서 왔어. 여기는 손님이 왔는데 차나 과자 같은거 안 내오는 거야. 예절이 안되어있네.”


앨리쉬는 보고 있던 책을 덮고서 안경을 벗었다. 이것은 일정 수치의 분노를 느끼면 나오는 현상이다.


“아무것도 주지 마. 카밀라.”


건네려는 손을 멈춘 카밀라는 조용히 자리로 돌아왔다.


“무슨 일 때문에 악마와 천사가 왔는지 모르겠지만. 너 따위처럼 예의 없는 애들한테 줄 것은 아무거도 없어. 나가!”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앨리쉬가 화날 때만큼 무서운 것은 몇 없다.


“... 죄송합니다.”


옆에 있던 악마가 눈물을 글썽이면서 고개를 숙였다. 오히려 천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너한테 말하는 게 아니야. 지킬. 너한테 말하는 거야. 하이든.”

“... 미. 안. 힛.”


앨리쉬가 책을 들고 그녀의 머리통을 깨부수려고 했다. 나와 카밀라가 어떻게든 붙잡지 않았으면 유혈사태가 일어날뻔했다.


“네 고민 같은 거 들을 생각 없으니까. 나가.”

“안돼. 너희들이 필요하단 말이야.”

“안 나가!”


들고 있던 책을 던졌는데. 하필이면 들어오고 있던 선생님의 얼굴에 꽂혀버렸다.


“...”

“...”

“...”

“어이쿠야. 힘이 쎄구나. 앨리쉬.”


반응이 그것뿐이야?


“여기에는 무슨 일이야. 지킬과 하이든.”

“고민이 있어서 왔어. 헤라 선생님.”

“그러면 받아줘야지. 근데 무슨 일 있었어? 앨리쉬가 왜 저렇게 화나 있는 거야.”

“몰라~”


앨리쉬가 다시 한번 책을 던지려고 했지만, 옆에 있던 악마가 고개를 숙였다.


“저희가 너무 무례하게 들어왔어요. 죄송해요. 다음부터 그러지 않을게요.”

“흐음. 그래. 사과했으니까. 된 거 아니야. 앨리쉬. 더 할래?”


그녀는 손에 든 것을 내려놓고서 동아리실에서 나갔다.


“마음대로 해. 난 너희들 고민 같은 거 들어줄 생각 없으니까.”

“아아. 아이참. 벌써 가버렸네. 할 말이 있었는데.”


한숨을 쉬는 선생은 냉장고를 열어 콜라 캔을 뜯고 한입에 들이켰다.


“음료 같은 것은 아직도 안 주는 거야!”

“콜라 있는데 마실래?”

“선생님이 먹다 남은 거 안 먹거든요!”

“그렇다면 옥수수차는 어때.”

“그것도 먹던 거잖아요!”

“그럼 남은 거는 없는데.”

“우, 우유는 없나요?”

“있어. 저기서 뽑으면 돼.”


선생님이 향한 손가락은 카밀라의 가. 이 이상 설명하지 않겠다.


“선생님! 그거 성추행이에요.”

“먹, 먹을래? 나오게 할 수 있는데.”


뭐라고?


“다들 그만! 이야기를 산으로 가게 만들지 마. 빨리 너희들이 온 이유에 대해 말해. 그리고 정으로 음료수를 먹고 싶다면 네가 직접 따라 마셔.”

“... 알았어. 이 이상 말싸움해봤자. 시간 낭비인 것 같으니까. 이야기해줄게. 해줘. 이야기.”


하이든은 무릎을 꼬고는 말하라는 듯이 손짓을 지킬한테 했다. 그는 정중히 고개를 끄덕이고 이야기했다.


“아. 그게. 저희는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냈어. 그런데 요즘 들어 악마족과 천사족에서 서로 같이 다니지 말라고 하는데. 이것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서 왔어.”


나도 궁금한게. 왜 서로 친하게 지내는 거지. 악마와 천사는 물과 기름 같은 사이로 알고 있는데.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말라니까. 그딴 애들이 무슨 말을 하든.”

“영원히 우리 둘만 친하게 지낼 수는 없잖아. 언젠가는 떨어질 테고. 언젠가는 헤어진다고.”

“계속 같이 있으면 되잖아.”

“뭐, 뭐라고.”

“내가 계속 같이 있어 줄게.”

“바, 바, 바보.”


선생님은 그들을 떨어뜨려 놓고서 밀어냈다.


“네. 여기까지. 도저히 노처녀가 보기에는 배 아파서 못 살겠습니다.”


선생님? 너무 솔직한 것 아니에요?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해. 이 문제에 대해서.”


흐음. 종족을 떠나서 서로 친하게 지내는데 각 종족에서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 할까. 딜레마에 서게 된다고. 역시 많은 사람에 붙는 것이 좋은가.


“저는 이것이 한쪽에 붙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 문제는 각자의 종족과 서로를 설득하면서 풀어나가야 할 것 같아요.”

“그래? 근데 우리 같이 동갑이 아니야? 왜. 존칭을 쓰는 거야.”

“...”


카밀라는 들고 있는 책을 들어 올리면서 얼굴을 가렸다. 그녀는 넋다운 당해버린 상태였기에 내가 대신 말했다.


“크흠. 카밀라의 말이 맞는 것 같아. 이 문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야. 어떻게 설득하냐의 문제지.”

“그래서, 어떻게냐고.”

“...”


나도 거기까지 도출되진 않았는데. 이거 어떻게 결론을 내리면 되지. 도와줘. 앨리쉬. 네가 있어야 할 것 같아.


우리는 머리를 싸매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도저히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것은 우리의 힘으로는 절대로 풀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깨닫고 나는 앨리쉬한테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런 일이 있었어.”

“쉽네.”


쉬워?


“하지만 안 알려줄 거야. 그런 애들은 도와줄 가치도 없어.”

“네 말이 맞긴한데. 도와줄 가치도 없고 예의도 없고 멍청하고 사춘기에 걸려버린 애들이긴 하지만.”


등에서 내 어깨를 잡은 하이든은 꼬집었다.


“으악!”

“뭐라고? 사춘기에 걸려버렸다고? 우리가 같은 반인 것은 몰랐나 보네.”


화를 내는 포인트가 좀 다르지 않냐.


“그러니까. 도와줄 필요 없다니까. 저런 애들. 알아서 잘하라고 하면 되잖아.”

“어제는 지킬이 나를 막아서 제대로 화를 못 냈지만. 지금은 다를거다. 이빨에 힘주라고!”


그녀는 머리 위에 있는 링을 잡고서 앨리쉬한테 던졌다. 아돌프가 뛰어와 반사신경으로 뛰어와 그 링을 입으로 물었다.


개냐고!


“어. 뭐야. 내 입에 이거 뭐야.”

“뭐 하는 거야. 빨리 내놔!”


하이든의 말에 꼬리가 없는 엉덩이를 흔들면서 손에 링을 놓았다. 옆에서 보다 못한 앨리쉬가 책을 닫고서 주머니에 있는 무언가를 꺼냈다.


“아돌프 이것 봐.”

“응?”


그녀의 손에는 동그란 동전이 있었고 그 모습을 본 그는 몸이 점점 짐승화가 되었다. 그리고 하이든한테 뛰어가 얼굴을 핥아댔다.


“꺄아! 저리 꺼져! 냄새난다고.”

“핥. 핥. 핥짝. 핥. 핥. 쪽쪽. 핥짝!”


그들은 서로 뒤엉키면서 싸우고 있는 동안 주변에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그녀가 평판이 나쁜 것도 있겠지만, 아돌프한테 다신 얼굴 핥아지는 걸 꺼리는 모양이다.


“앨리쉬. 그래도 말이야. 도와주자.”

“방금 못 봤어? 저런 짐승보다 못한 행동을?”

“곤란해하고 있잖아. 곤란하면 도와줘야지. 그리고 너도 알잖아. 천사들의 특성.”

“하아. 넌 너무 착한게 탈이야. 난 저런거 너무 싫다고. 멍청한 애들처럼 자기 분수에 맞지 않게 노는 모습 말이야.”


하이든은 아돌프의 머리를 한쪽으로 치우고 소리쳤다.


“나 들었어. 뭐라고 했는지 말이야! 어! 뭐. 분수?”


화장실에 갔다 온 지킬은 이 광경을 목격하자, 괴성을 지르면서 그녀를 도와주러 향했다. 아무리 그들이 날고 기어도 아돌프의 짐승화한 몸에는 당해낼 수 없었다. 서로 사이좋게 그한테 핥아질 뿐이었다.


“알았어. 수진아. 네가 그렇게 이야기한다면 알았다고. 근데 나는 절대 도와주고 싶지 않거든. 그러니까. 내가 하라는 대로 한 번 해봐서 결과에 도달해봐.”

“...”


그냥 알려주면 안 되나. 저렇게 도와주나. 이렇게 도와주나. 도와주는 거잖아. 라고 생각했지만. 앨리쉬도 자신의 마음속으로 선심을 쓴 것이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말해준 방법은 간단했다. 악마와 천사의 무리에 가서 물어보는 것이었다. 왜 그들을 싫어하는지. 왜 그들이 같이 어울리면 안 되는지.

나는 천사들이 가장 많이 분포된 도서부로 향했다. 중간에 어떻게 알았는지 카밀라가 나를 찾아왔고 동행하게 되었다.


“아무도 없나.”

“이 시간대에 없을 수가 없는데.”


문안에서 무언가 크게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뭐 하는 거야. 바보야!”

“누가 여기에다가 190금 잡지를 올려다 놓은 거야.”

“조용히 해! 밖에 선생님 있잖아.”

“너나 조용히 해! 네 목소리가 더 크다고.”


그냥 돌아갈까. 이런 녀석들과 마주보기 싫은데.


카밀라는 다시 문을 두드렸다.


“아. 저희는 학생인데요. 궁금한 게 있어서 물어보려고 왔어요.”

“...”


우당탕.


“바보야! 여기 위에도 올려놓지 말라고.”

“됐어. 어차피 학생인데. 치울 필요가 뭐가 있어!”


잠긴 문을 열리자. 나보다 작은 키의 학생이 나타났다. 실 안에는 담배 냄새가 뿜어져 나왔고 안에는 도박이라도 하는 듯한 포커칩과 카드가 놓여 있었다.


“뭐야, 임마. 왜 온거야. 죽고 싶어!”


무서워. 무섭다고! 왔는데. 죽고 싶다니. 죽고 싶지 않아요!


“... 안녕하세요. 그.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요.”

“뭐야. 너 서큐버스잖아. 임마! 죽고 싶어. 진짜 죽여줄까.”

“... 죄송합니다.”


그녀는 내 뒤로 와서 모습을 감췄다.


3초나 버티다니 많이 성장했구나. 카밀라!


“뭐야. 여기가 무슨 귀신의 집이냐! 꽁냥꽁냥 거릴거면 나가서 하란 말이야! 저기 저 나무 아래가 데이트 장소에 가장 적합하다고!”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 말이야.”

“뭐? 우리가 너희한테 할 말이 있을 것 같냐. 꺼지라고! 꺼져!”


천사는 문을 닫았다. 우리는 그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정말로 천사들은 무서운 존재구나.


“절대 안열테니까. 그냥 가라. 진짜로 안 열거야. 정말로. 정말!!”

“...”


나도 그냥 하지 말까라는 생각이 들려고 할 때, 옆에서 한 남성이 우리를 불렀다. 그도 머리에 엔젤링이 떠 있는 것을 봐서는 천사인 것 같았다.


“저기요. 저기요. 여기로 오세요.”


우리는 그가 있는 곳으로 갔다.


“불러서 죄송해요. 저 친구들이 너무 무례했네요.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사과했다.


“기분 나쁘거나 그러지는 않았어. 뭐. 너희들의 특성 같은 건 알고 있으니까.”

“아. 그러신가요. 그러면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숙녀분은 괜찮으신가요.”


숙녀? 아. 카밀라.


등 뒤에 있는 카밀라를 바라보자 벌써부터 눈물이 턱 끝까지 내려와 방울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나, 난, 그냥 말했을 뿐인데. 그냥 말했을 뿐이라고. 흐윽.”

“죄송합니다. 카밀라씨. 제가 다시 한번 사과드릴게요. 그들한테 악감정은 없어요. 여기 손수건이 있는데. 사용하시겠어요.”

“... 착해. 천사다.”

“네. 천사랍니다.”


그의 빛나는 미소는 한층 더 밝아지는 것은 기분 탓인가. 아니다. 진짜로 그의 엔젤링이 더 밝게 빛나고 있다.


나는 그한테 지킬과 하이든한테 있었던 이야기를 했다.


“흐음. 아무리 그래도 천사와 악마가 친하게 지낸다는 이유로 따돌리는 것은 잘못됐죠.”

“왜 천사들은 악마를 싫어한다고 생각해?”

“저야. 그들의 생각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대충 고려해본다면 3가지 정도로 나오겠죠. 첫 번째는 악마와 천사는 창세기 전부터 서로를 싫어했고. 두 번째는 천사와 악마처럼 서로에 대한 부정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교류가 줄어든 것이 문제겠죠. 세 번째는 천사와 악마의 특성 때문일 거예요. 제가 보기에는 가장 큰 것은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카밀라는 잠시 이야기를 멈추고 나의 귀에다가 속삭였다. 너무 가까운거 아니야. 닿았다고.

카밀라!


“그. 특성이라는 것이 뭐야.”


아. 특성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구나.


“그렇게 안 속삭여도 됩니다. 모르시는 것이 당연한 거든요. 저희도 서큐버스의 특성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처럼요. 제가 말씀해드릴게요. 천사는 고등학생이 되면 대다수가 사춘기라는 것을 겪게 됩니다. 카밀라씨도 그런 거 있잖아요. 부모님 말 안듣고 싶다거나 하라는 것을 반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저희도 느낀답니다. 그래서 천사족은 나쁜 행동을 악마족은 착한 행동을 하는 것이랍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악마족과 천사족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방법은?”

“흐음. 저라면 이렇게 하는 것은 어떨까요. 지킬을 천사로 만들어 버리는 거예요.”

“갱생시킨다고?”

“그렇죠. 천사랑 같이 행동하고 움직이면 문제가 사라질 거예요.”

“그러면 자기 종족을 바꾸는 거잖아.”

“종족을 바꿔도 어차피 천사족으로 들어가는거니까. 상관없죠.”

“...”

“뭐. 방법은 많으니까요. 저는 많은 방법의 하나를 말한 것일 뿐이에요.”


더는 이야기가 진척되지 않아서 악마족이 있는 선도부로 향했다. 그들은 천사와는 다르게 정중하게 문을 열어주고는 음료까지 내왔다.


“손님이 온 것은 오랜만이라. 이런 것밖에 준비 못했어.”

“아니야. 잘 마실게.”

“근데 지킬이 이렇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을 줄이야. 생각지 못했어. 고민 상담부를 힘들게 만들어버렸네. 미안.”

“아냐. 아냐. 오히려 그들을 이해해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응? 이해? 설마 그들의 관계를 이해하라는 거야. 안돼. 어떻게 이해를 할 수 있어. 지킬이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게 끌고 와서 정신교육을 시킬거야. 다음부터 너희들한테 고민 상담할 일은 없을 거야.”

“에? 아니야. 그런 뜻이 아니라. 그들의 관계를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그는 들을 생각도 없었고 뒤에 있는 악마들한테 준비하라고 했다. 그들이 가져온 작은 의자에는 전기를 내뿜을 수 있는 것이 달려있었고 몇 번 사용했는지 피까지 묻어있었다. 카밀라는 그것을 보고는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서로 이야기하면서 깨달은 사실은 양쪽 다 인정하고 이해할 마음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었다. 정말로 물과 기름이라고 비유할 수 있었다.


“아흐. 정말로 어려운 문제구만.”


동아리실로 돌아왔을 때는 벌써 앨리쉬가 자기 자리에 앉아서 공부하고 있었다. 그녀는 우리가 온 것만 눈치채고 카밀라와 인사를 나누고는 전혀 말을 걸지 않았다. 지킬과 하이든의 문제에는 전혀 관련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면 나도 뭐라 할 수 없는 노릇인데.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네.”

“그렇지. 서로가 싫어하는 것을 떠나서 증오하고 있다니까. 근데 지금 뭐 읽고 있어?”

“아. 이거? 천사와 악마에 관련된 책이야. 나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공부하고 있어.”


기특하고 대단하지만. 카밀라. 네가 읽고 있는 것은 동화책이란다.


“그... 시간도 별로 없기도 하고. 그, 그러니까. 빠르게 읽으려고 동화책을. 너무 멍청해 보이지.”

“아니야. 아냐. 빨리 읽고 좋네. 나는 그 방법 찬성이야!”

“그래? 그러면 내용 말해줄까.”

“... 그래.”

“싫어?”

“좋아! 좋아! 생각도 정리할 겸. 듣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어. 그러니까. 지금부터 아주 오래전에 천사와 악마가 살았데.”


마치 엄마한테 칭찬받으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딸처럼 보였다. 그렇게 우리한테 도움이 되고 싶었던 거냐.


“두 종족은 서로의 생김새가 너무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니까. 서로가 싫었데. 1차 종족 대전쟁 당시에는 악마는 마족편에, 천사는 인간편에 싸우면서 그 갈등은 더욱 심화하였다고 해. 1차 종족 대전쟁은 마족의 승리로 끝이 났고 그 당시 악마족은 천사족을 부려 먹으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어. 다음으로 2차 종족 대전쟁에서 인간 연합이 승리하게 되면서 이번에는 악마족이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됐지.”


2차 종족 대전쟁에서 용사 무리는 연합을 꾸려서 마왕을 죽인다. 이날을 기점으로 마족들은 엄청난 핍박과 고통을 견디면서 생활하는 역사가 시작된다.


“그동안 많은 사건이 일어나면서 천사와 악마는 같이 핍박받으면서 사는 서로의 모습을 봐버려. 서로는 깨달은 거지. 모습이 다르고 성격이 달라도 우리는 느끼는 고통은 같구나. 그래서 그들은 손을 잡고 화합하면서 가장 먼저 종족대혁명을 일으키게 되었다고 해. 이렇게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데. 끝~ 짝. 짝. 짝.”


카밀라는 손뼉 치면서 역사 강의를 마쳤다.


“정말로 자기식대로 설명하고 갖다 붙이는 역사 왜곡은 어떤 종족이든지 똑같구나.”

“동감이야. 저렇게 마음대로 왜곡하면 다른 종족은 뭐가 돼.”


옆에서 공부하는척하며 듣고 있던 앨리쉬의 말에 나는 극히 동감했다.


“... 미안.”

“아니야. 카밀라는 잘못한 거 없어. 잘못한 것은 이딴 책을 만들어서 돈 벌어먹는 출판사가 잘못한 거니까.”

“...”

“오히려 생각이 정리됐다고 할까. 종족대혁명은 천사와 악마가 서로 힘을 합친 사실은 맞으니까.”

“그렇다면 왜 지금은 사이가 안 좋은 걸까.”

“뭐. 세상이 평화로워지니까. 다시 안 좋게 된거겠지.”

“다시 이렇게 친해질 수는 없는 걸까.”

“있을 거야. 지킬과 하이든도 저렇게 친해졌는데 말이야. 근데 왜 그들은 남들과 다르게 친하게 지낼 수 있었던 걸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이 문제의 정답이라고 생각해서 나는 곧바로 그들한테 물어보려 했다. 때마침 그들은 동아리를 땡땡이치고 학교 옥상에서 서로 매점 음식을 먹고 있었다.


“어떻게 알고 온거야?”

“카밀라가 서큐버스여서 느낌이 온 데.”

“느, 느, 느낌?? 그, 그것은 무슨 소리일까. 무슨 느낌일까. 카밀라!”


하이든은 카밀라의 볼을 붙잡고 잡아당겼다.


“그냥 느낌이. 아으. 으아. 아아. 으.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서. 아으.”

“그 이상 말할 필요 없어! 바보야. 도대체 왜 온 거야.”


카밀라는 불어버린 자신의 볼을 부여잡으면서 내 뒤로 도망쳐왔다. 고생했다. 카밀라. 쉬어.


“너희들이 어떻게 친해졌는지 알고 싶어서 왔어.”

“흐음. 그게 우리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거야.”

“아마. 될 거라고 생각해.”

“알았어. 설명해줘. 지킬.”

지킬은 마시고 있던 차를 내려놓고서 말했다.


“특별한 것은 없어. 수진. 그냥 어렸을 때부터 바로 옆집에 서로 살았을 뿐이야. 시간 날 때마다 같이 놀다 보니까. 친해진 거야. 도움이 됐어?”

“으음. 앗! 좋은 생각이 났어.”




안녕하세요. 작은 우주입니다. 제 작품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되신다면 댓글과 추천 부탁 드립니다. 아주 큰 힘이 됩니다^^(부족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 작품은 코미디에 대해 생각하면서 썼습니다. 옴니버스 형식이기에 각 에피소드마다 이야기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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