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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휘 님의 서재입니다.

별에서 온 조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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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휘
작품등록일 :
2024.03.1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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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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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별에서 온 조선인 27장

DUMMY

27장.





제주에서 유배 생활하실 때, 옆에서 5년 가까이 수발을 든 애제자인 강위를 부추겨 인편과 서신으로 몇 번이나 청한 뒤에야 간신히 추사 김정희 선생을 강화도로 모실 수 있었다.

대충 인사가 끝난 후에 선생을 사랑채로 모셔 차를 대접했다.


“차는 입에 맞으십니까?”

“아주 맛있네.”

“다행입니다.”


취향이 까다롭다는 말을 들어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찻잔을 내려놓은 선생이 주름진 눈으로 날 천천히 응시했다.


“강화대학을 만들고 싶다 들었네만?”

“이미 들으셨을 테지만 강화학원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기초 학문을 가르치고 있지만 좀 더 수준 높은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들이 생기는 거 같아 대학을 세우기로 하였습니다.”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갈 텐데······, 장하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선생께서 대학의 총장을 맡아 주실 수 있겠습니까? 행정 같은 일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일을 할 사람은 따로 뽑을 거라서요. 선생께서는 그저 작품 활동하시면서 시간이 날 때, 강의나 해 주시면 됩니다.”


내가 열정적으로 설명했음에도 선생은 반응이 없었다.

그저 다시 찻잔을 들고 온기를 느끼듯 손으로 감쌀 뿐이었다.


“흐음.”

“마음에 들지 않으신 점이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고치겠습니다.”

“나라의 미래와 백성의 안위를 걱정하는 자네의 마음은 참으로 경탄스럽네. 나이를 떠나 마음속에서 존경심이 들 정도야.”

“과찬이십니다.”


찻잔을 내려놓은 선생이 피곤한 듯 몸을 웅크렸다.

하지만 눈빛만은 여전히 젊은이처럼 생생했다.


“다만······.”

“뭔가 마음에 걸리시는 점이라도?”

“자네의 순수한 마음에서 나온 선의를 의심하려는 것은 아니네만······, 혹시 나를 강화도로 청한 일에 다른 의도는 없는가?”


역시 듣던 대로 통찰력이 대단하시구나.


“판부사 권돈인 대감과 막역지우시라고 들었습니다.”

“그는 어떨지 모르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고 있네.”

“만약 권돈인 대감이 혼자선 처리하기 어려운 정치적 문제를 상의해 온다면 당연히 벗의 자격으로 상담에 응하실 테지요?”

“아마 그렇겠지. 한데 그 얘긴 왜 하는 것인가?”

“강화도에서 작품 활동도 하시고 후학도 가르치면서 조정에 부는 풍파를 잠시 피하시라는 뜻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난 그러면서 선생을 바라보았다.

오랜 유배 생활로 쇠약해진 몸은 찬 바람만 약간 쐐도 바로 꺼질 거처럼 아슬아슬해 보여 안타까운 마음이 절로 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또 장동 김씨에게 밉보여 험한 곳으로 유배가 떨어지면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선생은 내 제안을 오해한 거 같았다.


“······내게 벗과의 신의를 저버리란 말인가?”

“신관호와 박규수 두 분에게 권돈인 대감을 잘 도와 달라 부탁해 놨습니다. 그러니 권돈인 대감 쪽도 별 탈 없을 겁니다.”

“흐음, 위당과 환재라면 믿을 수 있지.”


위당은 신관호의 호, 환재는 박규수의 호다.

그리고 추사 선생은 그 둘 모두와 인연이 깊었다.


신관호는 애초에 추사 선생에게 학문을 배운 제자였다.

반면, 박규수는 추사 선생의 제자까진 아니었다.

하지만 선생은 박지원의 문인인 박제가를 스승으로 모셨다.

그리고 박규수는 그 박지원의 손자라, 크게 보면 동문이었다.


거기다 효명세자와 얽힌 인연도 무시할 수 없겠지.

추사 선생은 한때 효명세자의 스승으로 있었고, 박규수와 신관호, 두 명은 효명세자의 눈에 들어 총애받던 측근이었다.

즉, 그 두 사람의 능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가 선생이었다.


“······자넨 조정에 풍파가 생길 거라 보는가?”


여기선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강화에 사는 시골 장사치인 내가 조정 높으신 분들이 하는 일을 어찌 알겠느냐며 모른다고 딱 잡아떼는 거고.

다른 하나는 이임하는 신관호에게 준 ‘철종 버전 계시록’처럼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약간의 힌트를 제공하는 길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이미 철종 버전 계시록이 있었네.

어차피 선생이 신관호나, 박규수를 만나 물어보면 다 들통날 테니······, 휴우, 지금은 신통한 점쟁이 노릇을 하는 수밖에.


“제가 시골에서 장사하는 장사치이긴 하나······.”

“지나친 자기 비하는 꼴불견처럼 보이는 법이네.”


정신이 번쩍 드는 날카로운 말씀이시다.


“예, 맞는 말씀이십니다. 앞으론 조심하겠습니다.”

“계속하게.”

“아무튼 조정과 왕실 사정에 대해 잘 모르는 제가 봐도 지금 상감마마께서 다른 분도 아니고······, 순종 대왕의 양자로 입적하기로 한 일은 분란의 불씨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선생은 약간 감탄한 눈으로 날 새삼스레 보았다.

아마 내가 그런 사정을 꿰뚫고 있을 거라 예상 못 하신 거겠지.


“동의하네. 선대왕께서 순종 대왕의 손자이시니, 상감마마와 선대왕은 숙질이 되는 기묘한 관계가 되지. 정변이 아니고서야 조카에게 왕위를 물려받는 숙부는 드무니까 말이야.”

“그래서 제 생각에는 그 일로 큰 분란이 발생할 거 같습니다.”

“예를 들면?”

“현 상감마마께서 선대왕께 제를 올릴 때 선대왕을 어떻게 호칭할지부터 분란이 생기겠죠. ‘훌륭하신 조카님, 이 숙부가 주는 술을 받게나’라곤 절대 말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선생이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할 순 없겠지. 족보로 보면 조카지만 왕통을 이었단 점에선 후계자라 할 수 있으니······, 여러 말들이 나올 게야.”

“또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선생이 손까지 내밀며 재촉했다.


“말해 보게.”

“종묘 조천 문제입니다.”

“아, 현 상감마마의 5대조에 해당하는 왕의 신주는 불천위가 아니라면 정전에서 영녕전으로 옮긴단 규정을 말하는 거군.”


사실 이 조천 문제는 꽤 복잡한 사안이다.

다만, 철종 초반에 일어난 가장 큰 정치적 이벤트여서 여기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종묘 정전은 신주를 모시는 칸에 제한이 있었다.

가난한 조선 재정으론 종묘를 무한정 크게 지을 순 없으니까.


아무튼 그래서 임금의 5대조는 정전에서 신주를 뺄 수 없는 불천위가 아닌 이상, 후대를 위해 공간을 비워 줘야 한단 뜻에서 신주를 부속전인 영녕전으로 옮긴단 규정이 있었다.

상징성, 업적 등을 따져 그 왕에게 혁혁한 공이 있을 때 앞으로 정전에서 그 신주를 뺄 수 없게 못 박아 둔 게 불천위다.

예를 들면 태조와 세종, 성종, 영조, 정조 등이다.

물론, 후대로 가면 자리가 남아 다 들어가긴 하지만 어쨌든.


근데 지금 왕통으로는, 효장세자를 추존한 진종-정조-순종-효명세자를 추존한 익종-헌종, 그리고 철종이어서 5대조에 해당하는 진종의 신주를 영녕전으로 옮기는 것이 맞았다.

거기다 진종은 불천위도 아닌, 추존왕이라 간단한 문제였다.


문제는 선원록, 그러니까 왕실 족보에서는 그렇지 않은 거였지.

철종이 순종 양자로 들어가는 바람에 진종이 증조부가 되는데 왕실 규범에 따르면 증조부는 조천이 불가한 대상이었다.


그리고 이때 판단을 잘못 내린 이가 권돈인과 그에게 사적으로 자문해 주던, 지금 내 눈앞에 계시는 추사 김정희였다.

권돈인은 진종이 철종의 증조부니까 조천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는데 장동 김 씨가 이 각을 제대로 보고 반격을 가했다.

장동 김 씨는 왕실에선 왕통이 족보보다 더 우선한다며 진종을 조천해야 한다고 주장해 권돈인의 주장에 정면으로 맞섰다.


권돈인은 풍양 조씨의 지원 사격까지 받으며 장동 김씨와 치열한 대결을 벌였으나 결국,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 했다.

권돈인의 주장대로라면 진종-정조-순종-철종으로 이어지는 느낌을 주어 효명세자와 헌종을 무시하는 거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를 논의한 대부분이 장동 김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아무튼 장동 김씨와의 싸움에서 패배한 권돈인과 김정희는 유배를 가야 했고, 풍양 조씨도 실각해 장동 김씨가 철종 재위 내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기반을 마련한다.

그리고 철종이 장동 김씨 왕후를 맞이하면서 게임이 끝나지.

이게 바로 신관호에게 준 철종 버전 계시록 내용이다.


처음엔 이걸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괜히 줬다가 날 카산드라나, 노스트라다무스로 여기면 애로 사항이 무진장 꽃필 거 같아 처음엔 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근데 생각해 보니까, 이 진종 신주를 종묘에서 조천하는 문제가 정확히 언제 일어났는지 배우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였다.

내가 천재긴 해도 배우지 않은 걸 알 순 없잖아.

거기다 난 강화도에 있어 바로 대응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이 중요한 시기에 도성에 짱박혀 있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계시록을 주고 알아서 대응하게 한 거다.


물론, 이유는 그게 다가 아니었다.

신관호, 박규수 두 명이 날 철종과 떨어트리기 위해 작업할 수 있단 생각에, 거기엔 날 제거하는 방안도 들어간다, 아무튼 그래서 그들에게 두려움을 줄 강한 수단이 필요했다.

그 수단이 바로 철종 버전 계시록이고.

한 번 맛을 보고 나면 절대 날 무시할 수 없겠지.


선생은 빈 찻잔에 뜨거운 차를 따르는 날 물끄러미 보았다.


“백성들은 알기 어려운 왕실 예법을 자네는 자세히 아는구먼.”

“그 또한 편견이 아니겠습니까? 장사치나, 일반 백성은 왕실 예법 같은 복잡다단한 문제에 무지할 거란 생각 말입니다.”

“허허, 받은 대로 돌려주는군. 맞네. 내가 실수했군.”


선생은 기분이 좋은 듯 웃으며 차를 호록호록 마셨다.


“이제 제가 추사 선생을 강화도에 초청한 저의를 아셨을 테니 제가 좀 전에 제안한 대학 총장 문제에 답을 해 주시지요.”

“나를 권돈인과 떨어트려 조정 풍파를 피하게 하기 위해서다?”

“주제넘지만 제 의도는 그렇습니다.”

“난 사실 다른 걸 생각했다네.”


그러면서 유심한 시선으로 날 다시 응시했다.


“어떤 걸······?”

“자네가 내 허명을 이용해 세력을 넓히려는 줄 알았네.”

“아하, 그거 아주 좋은 방법인데요?”

“하하하, 재밌는 청년이로세.”

“강화대학 총장직을 맡아 주시겠습니까?”


선생은 가슴이 볼록해질 때까지 숨을 마셨다가 천천히 뱉었다.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 모르겠으나······, 한번 해 보겠네.”

“감사합니다!”


추사 선생이 강화대학 총장을 맡아 주기로 하면서 강화학원에서 재능이 남다른 학생 30여 명을 추려 대학에 입학시켰다.

아직은 개설 과목이 적고 전문적인 교수진도 마련하지 못했지만, 강화학원-강화대학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마련하며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엘리트 교육에 착수할 수 있었다.


교육부가 크게 도약하는 동안.

홍 씨 문제도 같이 마무리되었다.

도성으로 끌려간 암행어사 홍지관은 곧 보위에 오를 왕자를 폭행하려 했다는 무시무시한 죄목으로 유배형 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그를 사주한 강화도 홍씨도 결국, 풍비박산 나 우린 그들이 떨군 땅과 재산을 알뜰하게 주워 먹어 세를 불렸다.

마침내 강화도 전체를 장악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새로 얻은 농지에는 바로 프레이야 모듈을 설치하고 유전자를 개량한 사탕수수를 심어 영웅과를 생산하는 데 주력했다.

청나라에서 영웅과의 인기가 급상승해 염자 상단이 요구하는 물량을 다 맞춰 주진 못했지만 어쨌든 생산량은 계속 늘렸다.


신관호가 떠나면서 강화 유수가 새로 부임했지만 이미 유수부 아전들이 전부 우리 측 인물인데다, 강화 유수 본인도 미리 언질을 받은 게 있는 듯 우리 사업을 방해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조정에 보고할 만한 사안도 숨겨 주었다.


하루는 신임 강화 유수인 김영작이 아들을 데리고 찾아왔다.

난 임상옥, 강위 등을 대동하고 얼른 나가 그를 맞았다.


“처음 뵙습니다. 이든이라 합니다.”

“반갑네. 위당과 환재에게 얘길 많이 들었네. 강화에서 사업을 크게 하는 친구라더군. 번 돈으론 좋은 일도 많이 하고.”

“과찬이십니다.”


서로 인사를 나눈 뒤에 김영작이 찾아온 용건을 털어놓았다.


“여기에 추사 선생이 머무르신다고 하여 와 봤네.”


그러면서 예닐곱 살 먹은 자기 아들을 가리켰다.


“이 녀석이 아비와 달리 제법 똑똑하기에 추사 선생께 학문을 배웠으면 해서 말이야. 선생께서는 지금 어디 계시는가?”


자식 사랑이 대단하신 분이네.

아니면 자식 자랑이던지.

아무튼 추사 선생이 가진 영향력이 벌써 효과를 발휘하는군.


“아, 강화대학으로 쓸 건물이 공사 중이어서 지금은 본사 본채에 기거하시며 손님들을 맞고 있습니다. 절 따라오시죠.”


아들과 추사 선생이 머무르는 전각으로 들어가기 전.

김영작이 날 힐끗 돌아보았다.


“선생을 만나 뵙고 나서 따로 그쪽과 얘길 했으면 하는데······.”

“그럼 자리를 따로 마련하겠습니다.”


얼마 후.

김영작이 내가 머무르는 사랑채로 건너왔다.


“위당과 환재가 자네 사정을 최대한 많이 봐주라 하던데, 따로 도와줄 일이 있는가? 와서 보니 이미 아전들이 다 강화학원 출신이라서 내가 할 일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한데.”

“그렇다면 저희 대방과 말씀을 나눠 보시죠.”


난 임상옥에게 양보했고.

임상옥은 나와 미리 교감하여 정리해 둔 바를 제안했다.


“저희가 여러 사업을 하다 보니까 교동도, 석모도, 연평도에 물자를 옮기는 일이 많은데 아직 마땅한 항구가 없어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유수 대감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저희가 회사 자금을 써서 지었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항구라······, 크게 문제 될 건 없을 듯하네. 다만, 나중에라도 유수부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는단 각서를 쓴다면 허락하지.”

“각서는 바로 써서 유수부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잘됐네.

그렇지 않아도 사탕수수와 담뱃잎 같은 걸 석모도로 옮길 때 바닷길을 멀리 빙 둘러 가야 해서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거기다 염자 상단과의 밀거래가 주로 이루어지는 연평도 쪽에도 밀수선이 정박할 수 있는 항구가 생기면 편할 테지.


“두 번째로 드릴 말씀은······, 백성들의 세금과 관련한 사안입니다. 현재 강화 백성들은 전세, 대동미, 삼수미에 군포, 그리고 잡다한 세금을 일일이 나누어 내고 있는데 이런 세금을 전부 통합해 납부하는 방식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흐음.”


김영작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임상옥이 재빨리 덧붙였다.


“조정이 강화도와 교동도, 석모도, 그리고 연평도에 부과한 세금을 전부 저희가 내겠습니다. 그리고 강화 유수부 운영에 필요한 환곡도 지방세란 개념으로 역시 저희가 내겠습니다.”


김영작의 눈이 찢어질 거처럼 커졌다.


“······그걸 전부 그쪽에서 내겠단 말인가?”

“맞습니다. 다만, 환곡을 대체하는 지방세는 아전을 포함한 강화 유수 관원에게 녹봉을 충분히 지급한단 조건에서 드리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전들이 또 딴 주머니를 찰 겁니다.”


이 시기 지방 관청의 말단 행정 관리들, 그러니까 아전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다 보수가 아주 적거나, 없었다.

그래서 아전들이 눈에 불을 켜고 가렴주구를 일삼았던 거다.

일단, 그들도 먹고살아야 하니까.

다만, 그게 도를 한참 넘어 삼정의 문란으로 이어진 거지만.


그리고 그렇게 된 근본 원인은 조선의 빈약한 재정에 있었다.

조선은 중앙 집권형 관료제를 택했지만, 그 관료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재정은 마련하지 못해 항상 문제가 되어왔다.

이상은 드높지만, 현실은 시궁창인 셈이지.


하지만 김영작은 월권이라 생각한 듯 대답을 피했다.


“······세금 문제는 조정에 장계를 올려 의사를 타진해 보겠네.”

“부탁드리겠습니다.”


몇 가지 더 상의하고 밖으로 나왔을 때.

김영작이 본사에서 키우는 개들과 놀던 자기 아들을 불렀다.


“홍집아, 인제 그만 유수부로 돌아가자.”


가만?

김 씨에 홍집이면······?

조선 최후의 재상이면서 한반도 최초의 총리인 김홍집?

어라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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