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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남작 님의 서재입니다.

고래 탄 세우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허풍선e
작품등록일 :
2021.07.05 09:49
최근연재일 :
2021.10.29 11:00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162,147
추천수 :
2,607
글자수 :
509,052

작성
21.10.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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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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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3쪽

챕터 16 드래곤 아일랜드.

DUMMY

“그 말씀은···.”

“그래. 우리 드래곤들이 사력을 다해서 두 세계의 파멸을 막고 있었다. 우리 드래곤들이 아니었다면 두 세상은 진즉에 파멸했을 것이다.”


태세우스로부터 균열의 위험성을 듣고 난 다음 이런 생각을 했었다.

세상을 수호하는 사명을 갖고 태어난다는 드래곤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이렇게 균열이 발생하고 있는데 왜 막으려고 하지 않을까?

혹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해서 대처하지 않는 걸까?

아니면 균열을 없앨 능력이 안 되서, 균열의 발생을 알면서도 방치하는 걸까?


같은 드래곤인 태세우스의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까 싶어서 태세우스에게는 물어보지 않았다.

그런 나의 우려와 달리 드래곤들은 지구와 올그트를 지키고 있었다.

내가 몰랐을 뿐이다.


“그렇다고 너무 안심하지는 마라. 우리 드래곤들에게도 한계는 있다. 우리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은··· 3년이다.”

“태세우스는 균열의 발생을 막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말씀하신 3년이 오기 전에 균열의 발생을 막으면··· 지구와 올그트는 안전해지는 거 아닌가요?”

“그건 태세우스가 잘 몰라서 한 말이다.”

“그 말씀은, 균열의 발생을 막을 수 없다는 뜻인가요?”

“아니 균열의 발생은 막을 수 있다. 문제는 균열의 발생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태세우스가 말해줬는지 모르겠지만 올그트의 차원의 벽은 오래전에 부서진 적이 있다.”

“아! 들었습니다. 용마전쟁 때···.”

“그래. 용마전쟁 때 차원의 벽이 부서졌었다. 파편을 사용해 새로운 차원의 벽을 만들지 않았다면 올그트는···. 우리 드래곤의 능력이 대단하다고 하지만 진짜 차원의 벽과 똑같은 차원의 벽을 만들 정도는 아니다. 우리가 만든 차원의 벽은, 내구성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너무 약해서 균열이 한번만 발생해도 타격을 입을 정도다.”

“그러니까 지금의 차원의 벽은 균열이 발생하는 것과 동시에 이미 타격을 받았다는 거군요?”

“그렇다. 이제 와서 균열의 발생을 막는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균열을 계속 방치할 생각은 아니다. 인간 네가 파편을 가져오면 새로운 차원의 벽을 만들기 전에 균열을 없앨 것이다.”

“헌데 왜 접니까? 인간인 제가 파편을 찾는 것보다 드래곤님께서 직접 찾는 것이 훨씬 빠르고 쉬울 텐데요?”


태세우스를 제외한 모든 드래곤들이 사력을 다한 덕분에 3년의 시간을 벌었다고 했다.

바꿔 말하면 드래곤 한둘이 빠진다고 해서 지구와 올그트가 바로 파멸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드래곤 한둘이 빠진 만큼 안전이 보장된 시간도 줄어들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파편을 찾을 시간은 충분했다.


“우리라고 그런 생각을 안했을까?”

“제가 모르는 사정이 있는 겁니까? 그 사정이라는 거, 말씀해주실 수 없습니까?”

“어차피 알게 될 사실··· 다 말해주지. 우리 드래곤이 나설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삼두룡의 설명에 따르면 차원의 벽은 차원과 차원을 밀어내는 반발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반발력은 차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 적용되었다.

인간과 드래곤에게도 반발력이 적용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반발력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다.

무슨 말인고 하니.

태어날 때부터 강한 힘을 가지고 태어나는 드래곤 같은 존재에게는 엄청나게 큰 반발력이 작용하는데 반해 인간처럼 나약한 존재에게는 아주 약한, 반발력이 존재하는지 의심이 될 정도의 미약한 수준으로 작용했다.

이 반발력 때문에 드래곤은 차원의 벽의 파편 근처도 다가가기 힘들었다.

반대로, 나약한 인간은 차원의 벽의 파편을 손으로 잡아도 아무렇지 않았다.


“드래곤은 파편을 아예 못 만지는 겁니까?”

“우리의 능력을 극한으로 사용하면 잠깐이나마 만지는 것은 가능하다. 그리고···.”


드래곤이 직접 나서서 차원의 벽의 파편을 수거할 수 없는 이유를 계속 이야기하는 삼두룡.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반발력 말고도 몇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반발력에 비하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었다.


“그럼, 파편 하나만 가져오면 됩니까?”

“아니. 파편 하나로는 세상을 구할 수 없다. 세상을 구할, 새로운 차원의 벽을 만들려면 최소 8개의 파편이 필요하다.”

“8개나···. 혹시 파편의 위치도··· 아시나요?”

“예전의 위치라면 알고 있다.”

“예전의 위치라는 말씀은··· 지금은 그 위치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군요?”

“용마전쟁은 까마득하게 먼 과거의 일이다. 파편이 있던 곳에 지각 변동이 발생했을 수도 있고 산짐승이나 인간이 파편이 뭔지도 모르고 가져갔을 수도 있다.”

“1개도 아니고 8개를 찾아야 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겠네요.”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 드래곤들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3년이다. 어떻게 해서든, 3년 안에 파편 8개를 가져와야 한다. 아! 파편 3개의 정확한 위치를 알고 있다.”

“예? 방금 전에는 지각 변동이나 산짐승 때문에···.”

“신성 왕국이 아직 존재하는 걸로 알고 있다. 신성 왕국이 존재하는 이상, 파편 3개의 위치는 바뀌지 않는다.”

“그 말씀은, 파편 3개가 신성 왕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거군요?”

“그렇다. 혹시 삼신기라고 들어보았느냐?”

“삼신기요?”


고개를 내젓는 이세우.


“태세우스가 말해주지 않았나보군.”


이세우와 태세우스는 균열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신성 왕국은 물론이고 신성 왕국을 대표하는 삼신기에 대한 관심을 가질 이유나 여유가 없었다.


“방금 말씀하신 삼신기라는 것이··· 파편인가요?”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파편으로 만든, 무기다.”


신성 왕국과 삼신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니 예전부터 궁금하던 것이 떠올랐다.


“이런 질문 드리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신은 정말로 존재합니까?”

“신의 존재를 왜 나에게 묻지?”

“태세우스가 말하길 삼두룡님은 드래곤들 중에서도 가장 오래 사셨고 아시는 것도 제일 많다고···. 삼두룡님이시라면 아실 것 같아서요.”

“오래 살고 아는 것이 많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다.”

“그, 말씀은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까?”

“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신을 본적도 그리고 만난 적도 없기에 신의 존재유무를 명확하게 말하지 않은 것뿐이다.”

“신성 왕국의 삼신도 보신 적이 없으십니까? 고대의 드래곤이 삼신에 대해서 남긴 기록도 없습니까? 방금 말씀하신 삼신기는···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아닙니까?”

“신성 왕국의 삼신과 삼신기는··· 하아~”


떠올리고 싶지 않은 옛일을 떠올린 삼두룡이 깊은 한숨을 내쉰 후 말했다.


“이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지만 이왕 나온 김에 다 해주마. 신성 왕국이 숭배하는 아그레파와 쥴리어스 그리고 헤이달은 진짜 신이 아니다. 드래곤이다.”

“예?! 드래곤이요?”

“용마전쟁 당시의 인간들은 깊은 절망과 좌절 그리고 공포에 빠져 자살과 자학을 반복했다.”


마족이라고 하는, 압도적으로 강하면서도 사악한 존재는 인간의 정신을 병들게 만들었다.

이건 용마전쟁이 끝난 후에도 바뀌지 않았다.

마족과 마계의 존재를 알게 된 인간들은 공포와 망상에 시달리며 미쳐가고 있었다.

인간이 자멸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인간을 사랑했던 몇몇 드래곤들은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며 방법을 강구했다.

하지만 좀처럼 좋은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드래곤들이 방법을 강구하는 동안에도 인간들의 자살과 자학은 계속되었다.

이러다가 진짜 큰일나겠다싶을 때 방법이 떠올랐다.


인간들이 불안과 공포 그리고 절망에 사로잡힌 것은 드래곤도 상대하기 힘든 마족이라는 존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다.

인간들에게 마족을 능가하는, 강력한 존재가 인간과 올그트를 지켜주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낼 것이다.

드래곤들은 그렇게 결론 내렸다.

단순히 말로만 떠들면 인간들이 믿지 않을 것이다.

강력한 존재가 정말로 존재한다는, 물증이 필요했다.

그러면 그 물증은 어떻게 만들어낼까? 하는 고민할 때 드래곤의 접근을 거부하는 차원의 벽의 파편이 떠올랐다.

인간에 대한 걱정이 컸던 드래곤들은 자신들이 가진 모든 힘을 동원하여 차원의 벽의 파편을 가공했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것이 ‘루그실’이라고 부르는 빛의 삼지창과 ‘엑토’ 라고 부르는 불의 방패 그리고 ‘위그론’ 이라고 부르는 물의 활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차원의 벽의 파편은 반발력을 가지고 있다.

이 반발력은 강한 힘을 가진 존재일수록 강하게 작용한다.

차원의 벽의 파편이 가지고 있는 강한 반발력을 억누르며 무기화하기 위해서는 드래곤의 희생이 필요했다.

삼신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드래곤들이 희생되었다는 뜻이다.

남은 드래곤들은 희생된 드래곤들을 기리는 의미에서, 인간들에게 삼신기를 전달할 때 희생된 드래곤들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인간들은 희생된 드래곤들의 이름이 신의 이름이라고 착각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올그트가 발칵 뒤집히겠네요.”

“올그트가 뒤집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사회만 난리가 나겠지.”


삼두룡의 말투에서 차가움이 느껴졌다.


“삼두룡님은··· 인간이 싫으십니까?”

“인간을 싫어한다기보다···.”


모든 드래곤들이 인간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삼두룡의 경우, 다른 드래곤들처럼 세상을 수호하고자 하는 사명감이 투철했다.

다만 세상과 인간을 동격으로 두지 않았다.

인간은 그저 세상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명체 중에 하나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었다.

그런 삼두룡과 달리 인간을 유독 좋아하는 드래곤들이 있었다.

그 드래곤들이 인간을 위해서 스스로를 희생했다.

삼두룡은 그게 이해되지 않았고 마음에 들지도 않았던 것이다.


‘신은 정말 없는 걸까?’


초능력을 각성하기 전부터 신을 믿지 않았다.

올그트라고 하는 다른 차원과 신성 왕국 그리고 그 신성 왕국의 삼신에 대해서 알고 난 다음에는 신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신성 왕국의 삼신이 진짜 신이 아닌 드래곤 그것도 이미 죽은 드래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드러난 증거만 보면 신은 정말 없는 것 같다.

머리는 신이 없다고 말하는데 마음은 그 반대였다.

신이 존재하기를 간절하게 바랬다.

인간을 너무 사랑해 스스로를 희생하여 삼신기를 만든 드래곤처럼.

인간을 사랑하는 신이 짠! 하고 나타나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간절하게 기도했다.

사실 신이 진짜로 존재하는지 물은 것도, 삼두룡을 비롯한 드래곤들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신이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물었던 것이다.

그런데 기대했던 대답을 듣기는커녕, 올그트의 인간들이 숭배하는 삼신이 가짜라는 것만 알게 되었다.


“신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하기로 하고. 내가 알고 있는 파편의 개수와 위치를 알려주겠다.”


삼두룡이 알려준 파편의 수는 18개다. 그중에 6개는 바다 저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곳은 너무 깊어서 알케노스 같은 드래곤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

이 말인즉 이세우가 찾을 수 있는 파편의 실제 수는 12개라는 뜻이다.

그 12개 중에 3개는 신성 왕국에 있고 나머지 9개는 이세우가 직접 발품을 팔아서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신성 왕국에 있는 파편 아니 삼신기의 위치는 바뀔 일이 없으니 다른 곳에 있는 파편부터 찾는 게 좋을 거다.”


삼두룡이 마법을 쓴 것일까?

이세우의 머릿속에서 올그트의 지도가 자동으로 그려졌다. 그리고 그 지도의 몇몇 지역이 빨간 점으로 표시되었다.

아마도 저 빨간 점이 파편이 원래 있던 지역일 것이다.


“삼두룡님, 질문을 더 해도 됩니까?”

“참으로 궁금한 것이 많은 인간이군. 우리 드래곤을 대신해서 큰일을 해줄 인간이니···. 좋다. 물어봐라.”

“코스모스 연맹에서 사용하는 웜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균열과는 조금 다른데···. 아, 그리고 저희 세상의 미국이라는 나라에···.”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지 모른다.

이세우는 그동안 궁금해 하던 것을 다 털어놓기로 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근엄하고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던 삼두룡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애원하듯 말했다.


“자, 잠깐! 인간 질문을 멈춰라. 아무리 나라고 해도 그렇게 많은 질문을 한꺼번에 하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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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챕터 18 쇼핑 +1 21.10.29 388 11 12쪽
85 챕터 18 쇼핑 21.10.28 342 11 12쪽
84 챕터 18 쇼핑 21.10.27 375 8 13쪽
83 챕터 18 쇼핑 21.10.26 403 9 14쪽
82 챕터 18 쇼핑 21.10.25 388 6 15쪽
81 챕터 17 재회 21.10.22 457 12 13쪽
80 챕터 17 재회 21.10.21 443 10 12쪽
79 챕터 17 재회 21.10.20 465 8 12쪽
78 챕터 17 재회 21.10.19 481 9 12쪽
77 챕터 17 재회 21.10.18 491 8 14쪽
76 챕터 16 드래곤 아일랜드. 21.10.15 550 9 16쪽
75 챕터 16 드래곤 아일랜드. 21.10.14 560 11 12쪽
» 챕터 16 드래곤 아일랜드. 21.10.13 569 10 13쪽
73 챕터 16 드래곤 아일랜드. 21.10.12 585 10 12쪽
72 챕터 16 드래곤 아일랜드. 21.10.11 607 12 13쪽
71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10.08 682 14 14쪽
70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10.07 665 11 13쪽
69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10.06 660 15 13쪽
68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10.05 690 14 14쪽
67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10.04 703 16 12쪽
66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10.01 744 13 15쪽
65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09.30 722 14 12쪽
64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09.29 744 13 12쪽
63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09.28 803 14 14쪽
62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09.27 916 10 16쪽
61 챕터 14 그들의 사정 +1 21.09.24 977 16 13쪽
60 챕터 14 그들의 사정 21.09.23 957 21 15쪽
59 챕터 14 그들의 사정 21.09.22 979 19 14쪽
58 챕터 14 그들의 사정 21.09.21 1,006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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