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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남작 님의 서재입니다.

고래 탄 세우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허풍선e
작품등록일 :
2021.07.05 09:49
최근연재일 :
2021.10.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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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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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DUMMY

우주요새 네이스의 중앙 통제실.


“한 놈이야! 겨우 지구인 한 놈이라고! 그 한 놈을 못 잡아서 이 사달을 만들어?!”


중앙 통제실이 떠나가라 고함을 지르는 사람은 우주요새 네이스의 2인자, 엔켈트다.


“죄송합니다. 지금 즉시 1급 전투병들을 투입하겠습니다.”


고위직만 이용할 수 있는 플래티넘 접견실은 우주요새 네이스에서 가장 안전한 곳들 중에 하나다.

그리고 적의 입장에서는 굳이 공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곳이기도 하다.

평소에도 자주 사용하지 않는, 네이스가 공격받고 있으면 더더욱 쓸 일이 없는, 플래티넘 접견실을 굳이 공격할 이유가 없다.

이건 바꿔 말하면 플래티넘 접견실 근처에 전투력이 높은 병사를 배치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플래티넘 접견실 주변에 배치된 병사들은 전투력이 그리 높지 않은, 실전 경험이 사실상 없는 하급 병사들이었다.


참고로.

코스모스 연맹의 병사 등급은 6단계로 나눠진다.

제일 낮은 등급은 5등급이다.

등급의 순위는 5-4-3-2-1등급으로 분류된다.

1등급 위에는 ‘스페셜리스트’라고 하는 별도의 등급이 존재한다.


“아니. 킬링머신을 보내라.”

“예?! 킬링머신을 말입니까?”


병사에게 등급이 있듯.

로봇에게도 등급이 있다.

이대수 대위를 비롯한 초능력자들을 제압할 때 동원된 경비 로봇은 전투 로봇 중에 최하급으로, 3등급의 전투 병사와 비슷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다.

경비 로봇 바로 윗등급이 ‘킬링머신’이라고 불리는, 대인살상용 로봇이다.

킬링머신의 전투력은 베틀아머를 착용한 1등급 전투 병사보다 조금 낮다.


“이세우라고 했던가? 지금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지구인이?”

“예. 그 이름이 맞습니다.”

“초능력이라는 것이 아무리 대단해도, 플래티넘 접견실을 초토화시킬 순 없다. 콰이자크 사령관님이 약해빠진 지구인 따위에게 당할 리도 없고.”

“그 말씀은···.”

“지금 난동을 피우고 있는 지구인은 진짜 지구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가짜 뒤에는 다른 가문이 있겠지.”


이세우라는 지구인은 진즉에 죽고 다른 가문에서 보낸 스파이가 이세우를 흉내 내고 있다.

네이스에 이미 잠입해 있던 다른 가문의 스파이들이 이세우로 위장하고 있는 가짜를 돕고 있다.

엔켈트는 그렇게 확신했다.

그래야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 설명되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연막일 확률이 높다.”

“예? 연막이요?”

“우리의 시선을 이세우 아니 가짜에게 쏠리게 한 후 중요시설을 테러하려고 한다는 말이다!”

“아!”

“1등급 전투 병사들은 테러 위험이 있는 중요시설에 집중 배치 시켜라! 그리고 경계 등급을 최고 수준으로 높여라.”

“예! 지금 바로 그렇게 조치하겠습니다.”

“킬링머신도 모두 작동시켜라! 난동을 피우고 있는 가짜에게 10대 아니 20대를 보내고 나머지는 중요시설로 보내라.”


1등급 전투 병사들 중에 스파이가 있을 수도 있다.

그 스파이가 본색을 드러내면 킬링머신으로 공격할 것이다.

1등급 전투 병사가 킬링머신보다 강하다고 해도, 다수의 킬링머신을 이길 순 없다.


“지금 바로 모든 킬링머신을 작동시키겠습니다.”


부하가 컨트롤 박스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닫혀있던 격납고의 문이 츠르륵- 하고 열렸다.

격납고 안에는 4미터 크기의 두꺼운 육각형들이 오와 열을 맞추며 자리하고 있었다.


우웅-


육각형의 두꺼운 몸체가 진동했다.

육각형 몸체의 상단 부분에서 녹색 빛이 띵- 하고 표시되었다.

육각형 몸체의 아랫부분에서 1미터 길이의 나무젓가락 같은 다리가 튀어나왔다.

육각형 몸체의 좌측과 우측에서 나무젓가락 같은 팔이 튀어나왔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바닥에 누워있던 육각형 몸체의 등 부분에서 집게가 달린 용수철 같은 것이 수욱- 하고 튀어나왔다.

등에서 튀어나온 용수철 집게 팔은 총 4개다.

그 용수철 집게 팔들이 바닥을 지탱했다.

용수철 집게 팔에 힘이 가해지자, 육각형 몸체가 오뚝이처럼 몸을 일으켰다.

모아이 석상 같은 육각형 몸체에 비하면 빈약하기 그지없던, 나무젓가락 같은 다리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 육중한 몸체를 지탱했다.


쿠웅- 쿠웅-


킬링머신이라는 살벌한 이름과 달리 여러모로 빈약해 보이는 육각형 몸체의 로봇들이 격납고 밖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격납고 밖으로 나와, 본격적인 활동을 하는가 싶던 킬링머신이 작동을 멈췄다.


“어?! 킬링머신이··· 작동을 멈췄습니다.”

“누구야? 누구 명령으로, 킬링머신을 멈춘 거야?!”

“누구의 명령도 아닙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누구의 명령도 아닌데 킬링머신이 왜 작동을 멈춰?!”


엔켈트의 다그침에 이것저것 살피던 부하가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


“그게··· 균열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균열? 지구인들이 말하던 그 균열? 그게 네이스에서 발생했다고?”

“예. 그것도 하나가 아닙니다. 수십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균열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이걸 봐주십시오.”


균열의 발생과 함께 복도에 있던 감시 장치들이 작동을 멈췄다.

그렇다고 모든 감시 장치가 작동을 멈춘 것은 아니었다.

균열의 영향권 밖에 있던 감시 장치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었다.

그 감시 장치를 통해서 먼 거리에 있는 균열을 촬영할 수 있었다.


“진짜 균열이잖아? 지구에서만 발생하는 균열이 어떻게··· 아!”


중앙 연구실에서 연구하고 있는 악마의 입이 떠올랐다.

중앙 연구실에서 악마의 입을 잘못 건드려 균열이 발생한 것이 분명하다.


“이런 일이 있으면 바로 보고를 해야 할 거 아냐!”


엔켈트가 중앙 연구실의 책임자에게 통신을 넣었다.


“응?”


그런데 통신이 연결되지 않았다.

부하가 말했다.


“중앙 연구실에도 균열이 발생한 게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아크 광석의 아크 파장을 막아내는 특수 장치가 균열에도 통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 비싸고 귀한 특수 장치가 중앙 연구실에 설치되어 있다.

중앙 연구실에 균열이 발생해도 통신 연결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모, 몬스텁니다. 지구인들이 오크라고 부르는 몬스터가···.”


먼 거리에 있는 균열을 보여주던 감시 장치가 그 균열에서 나온 오크들을 보여줬다.

균열 밖으로 나온 오크들이 가까운 곳에 있던 병사를 공격했다.

균열의 발생으로, 베틀아머를 비롯한 첨단 무기들을 쓸 수 없게 된 병사는 오크들의 집단린치에 당하기만 했다.


“젠장!”


모니터를 통해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엔켈트가 소리쳤다.


“죽음의 덫을 발동한다!”

“예? 죽음의 덫, 말씀입니까? 하지만 그건···.”


죽음의 덫이란 적에게 네이스를 빼앗기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만든 작전이다.

죽음의 덫이 발동하면 네이스의 생명 유지 장치가 작동을 멈춘다.

그리고 네이스의 산소가 우주로 방출된다.

또 네이스 곳곳에 설치해둔 자폭용 폭탄이 폭발하여 내부에 침투한 적들을 섬멸한다.


“어차피 이대로 가면 네이스가 파괴되고 말 거다.”


이세우로 인한 시설파괴와 병사들의 죽음은, 네이스 전체로 보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런데 균열과 몬스터로 인한 피해는 그렇지 않았다.

지금껏 신고 된 균열의 숫자는 87개다. 그리고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몬스터도 마찬가지다.

오크를 비롯한 다양한 몬스터들이 출몰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몬스터들에 의한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엔켈트의 말대로, 이대로 있으면 우주요새 네이스는 내부에서부터 붕괴될 것이다.


“아,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죽음의 덫을 발동하겠습니다.”


부하가 컨트롤 박스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콰이자크의 사망으로, 최고 사령관 자리를 임시로 물려받은 엔켈트의 팔찌에서 홀로그램이 튀어나왔다.

엔켈트가 그 홀로그램 위에 손가락을 올렸다. 엔켈트의 손가락이 춤추듯이 움직이며 복잡한 패턴을 그렸다.

그러자 중앙 통제실에 있던 스피커에서 기계음이 울렸다.


[최고 사령관님의 보안 패턴을 확인했습니다. 5분 후 죽음의 덫이 발동됩니다.]


※ ※ ※ ※


지잉! 지잉!


이세우가 손에 쥐고 있는 에너지 건에서 레이저가 발사될 때마다 감시 장치가 파괴되고 외계인이 피를 뿌렸다.


“베틀아머도 이렇게 마음대로 쓸 수 있으면 좋은데.”


다수의 지휘관과 병사들로부터 베틀아머를 획득했다.

문제는 그렇게 확보한 베틀아머가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정상적으로 사용자 등록이 된 사람만 해당 베틀아머를 사용할 수 있었다.


“언제고 쓸 수 있을 때가 오겠지.”


그 언젠가를 기다리며 베틀아머를 버리지 않고 아공간에 고이 모셔두었다.


“응? 이거 왜 이래?”


방금 전까지 레이저를 잘 토해내던 에너지 건이 먹통이 되었다.

처음에는 탄환 역할을 하는, 에너지가 바닥나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아하~”


균열 때문이었다.

균열의 영향권에 들어가자, 에너지 건의 작동이 멈춘 것이다.


“쿠아아아아!”


균열이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블랙 오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제대로 찾아왔네.”


코앞의 블랙 오크를 가볍게 무시하며 무언가를 바라보는 이세우.

그렇다고 가만히 있던 것은 아니다.


쿠우웅-


블랙 오크가 포효를 터뜨리기 전부터 블랙 오크를 감지하고 있던 이세우와 태세우스다.

올그트에서 50여일 머물며 아크 에너지를 성장시킨 덕분에 일반 오크 쓰러뜨리듯 블랙 오크를 쓰러뜨릴 수 있게 되었다.


“다섯··· 아니 여섯 마린가?”


이세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새로운 블랙 오크들이 등장했다.

어느새 검을 뽑아든 이세우가 지면을 박찼다.


“쿠와아아아아아!”


이세우의 범상치 않음을 느낀 블랙 오크들이 포효를 내지른 후 지면을 박찼다.

황금빛이 어린 블랙 오크들의 베틀엑스와 동일한 황금빛이 어린 이세우의 검이 허공에서 번쩍였다.

지면을 박차며 허공으로 뛰어올랐던 이세우와 블랙 오크들이 지면에 착지했다.


쿠우우웅-


지면에 무사히 착지하는 것 같았던 블랙 오크들의 몸이 세로로 혹은 가로로 그것도 아니면 사선으로 갈라지며 땅으로 떨어졌다.


“후우~”


숨을 내뱉으며 검에 묻은 블랙 오크들의 피를 떨쳐내는 이세우.


“아-”


이세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균열에서 새로운 블랙 오크가 튀어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아크 에너지가 성장하면서 블랙 오크의 처리가 쉬워졌다.

그렇다고 무시하고 방치할 정도는 아니다.

방심하다가 크게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다.

방해받지 않으려면 블랙 오크를 계속 토해내는 균열을 닫아야 한다는 뜻이다.


‘태세우스.’

[알았다.]


미리부터 준비하고 있던 태세우스가 마법으로 균열을 닫았다.


“쿠르?”


아무런 징조도 없이 균열이 닫히는 것을 본 블랙 오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블랙 오크의 마지막이었다.


툭-


황금빛이 어린 이세우의 검에 잘린 블랙 오크의 머리가 땅으로 떨어졌다.

죽은 블랙 오크에게는 관심이 없다는 듯 반대편으로 몸을 움직이는 이세우.


“내가 이거 찾는다고···.”


이세우의 손이 향하는 곳에는 악마의 입이 있었다.

외계인들의 입을 통해서는 중앙 연구실의 위치를 알아낼 수 없었다.

그렇다고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태세우스의 광범위 탐지 마법을 사용하면 균열을 만들어내는 악마의 입의 위치를 알 수 있었다.


“이거 계속 쓸 수 있는 거야?”


악마의 입 여기저기에 금이 가 있었다.

악마의 입을 들고 있는 손에 약간만 힘을 줘도 바사삭- 하고 부서질 것 같았다.


[나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 어쩌면 더 이상 쓸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느낌상 못 쓸 것 같았다.

그렇다고 그냥 버릴 순 없다.

느낌은 느낌일 뿐이다.

실제로 사용해보기 전까지는 진짜로 균열을 만들 수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었다.

무겁지도 않고 부피도 크지 않으니 그냥 가지고 있는 다고 해서 불편할 것은 없었다.


“일단 챙기자.”


이세우가 악마의 입을 아공간에 넣으려고 할 찰나, 낯선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응? 우리보다 먼저 온 손님이 있네.”

“아! 나 저놈 누군지 알아! 바로 그놈이야! 접견실에서 문제를 일으킨··· 이름이 뭐더라? 맞다! 이세우. 지구인 이세우.”

“어차피 금방 죽을 놈인데, 이름은 왜 기억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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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챕터 18 쇼핑 21.10.26 403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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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챕터 17 재회 21.10.21 443 10 12쪽
79 챕터 17 재회 21.10.20 465 8 12쪽
78 챕터 17 재회 21.10.19 481 9 12쪽
77 챕터 17 재회 21.10.18 491 8 14쪽
76 챕터 16 드래곤 아일랜드. 21.10.15 550 9 16쪽
75 챕터 16 드래곤 아일랜드. 21.10.14 560 11 12쪽
74 챕터 16 드래곤 아일랜드. 21.10.13 569 10 13쪽
73 챕터 16 드래곤 아일랜드. 21.10.12 585 10 12쪽
72 챕터 16 드래곤 아일랜드. 21.10.11 607 12 13쪽
71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10.08 682 14 14쪽
70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10.07 665 11 13쪽
69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10.06 660 15 13쪽
68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10.05 690 14 14쪽
»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10.04 704 16 12쪽
66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10.01 744 13 15쪽
65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09.30 722 14 12쪽
64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09.29 744 13 12쪽
63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09.28 803 14 14쪽
62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21.09.27 916 10 16쪽
61 챕터 14 그들의 사정 +1 21.09.24 977 16 13쪽
60 챕터 14 그들의 사정 21.09.23 957 21 15쪽
59 챕터 14 그들의 사정 21.09.22 979 19 14쪽
58 챕터 14 그들의 사정 21.09.21 1,006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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