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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거북이 님의 서재입니다.

BUTTERFLYDREAMS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고래거북이
작품등록일 :
2012.10.27 10:29
최근연재일 :
2015.07.08 01:38
연재수 :
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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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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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7
글자수 :
579,403

작성
12.05.0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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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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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글자
28쪽

아수 외전 1

DUMMY

* 아수 외전 1 *


"오늘도 집에 안 갈 거야?"


알몸으로 침대에 걸터앉아 시리얼 담배를 피우고 있던 여자가 들고 있던 담배의 전원을 끄고 협탁에 내려놓으며 물었다. 작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복층 스타일의 원룸에 닫힌 커튼 사이로 햇빛이 희미하게 비쳐들고 있었다. 그건 왜. 침대에 누워있던 남자가 눈을 감은 채 물었다. 몸은 이미 성인과 다름없었지만 변성기가 지나지 않은 목소리에 아직 앳됨이 묻어 있다. 자세히 보면 얼굴에도 아직 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소년이었다.


"열네 살 꼬맹이한테는 아직 엄마가 필요하니까?"


인상을 찡그리며 대꾸도 않는 얼굴을 내려다보며 여자가 후후, 소리 내어 웃었다. 자리에서 일어서서 팬티를 입고 팬티 위에 슬립같이 얇은 원피스 하나만 걸친 여자가 화장대에 앉아 입술에 립스틱을 펴 바르며 뽕, 하는 소리를 냈다. 순간 어떤 생각이 떠올라 여자가 씩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저녁때까지 뒹굴 거리고 있으면 쫓겨날 줄 알아!"

"하지 마!"


여자가 붉은 립스틱을 바른 입술로 볼에 뽀뽀세례를 퍼붓자 소년이 짜증을 부리며 이불을 푹 뒤집어썼다. 여자가 깔깔 웃으며 불룩 튀어나온 남자의 어깨 언저리를 양 팔로 꽉 끌어안았다.


"학교도 가고."

"승리 너 엄마처럼 굴지 좀 마!"

"어마, 나 우리 팀에서 거의 그런 역할 아니었어? 귀염둥이 아수 엄마."

"넌 아들이랑 잠도 자냐!"


악에 받쳐 소리치는 아수의 목소리를 들은 승리가 자지러지게 웃었다. 아수의 이런 투정을 볼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이 맛에 젊은 나이에 다 큰 아기 엄마노릇을 자처 하는 거 아니겠는가?


"오늘 준영이 오니까 네 짐 다 가지고 나가. 알았어?"

"형이?"


말 끝나기 무섭게 아수가 이불 밖으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언제 짜증 부렸냐는 듯 얼굴에 화색이 만연했다.


"알았어. 그럼 오늘 회동이야? 몇 시? 어디서?"

"와, 갑자기 표정 밝아지는 것 봐."


승리가 심술 맞은 표정으로 눈을 내리깔았다.


"누나라고 부르면 대답해 주지."

"웃기시네. 네 살 차이밖에 안 나잖아."

"그러는 준영이도 이제 열아홉이거든?"

"열아홉이면 성인이야."


그래서 작년에는 준영이한테 반말 했고? 논리는 뒷전인 노골적인 차별에 승리가 손을 내저었다.


"됐다. 네가 순순히 누나라고 부르면 그건 그거대로 호러지."

"누나."

"꺄악!"


승리가 정말 깜짝 놀라 펄쩍 뛰어 오르자 아수가 웃음을 터트렸다. 갑자기 생기발랄해져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아수가 바닥에 굴러다니는 옷을 순식간에 주워 입고 방 한 구석에 있는 가방을 집어 들었다. 한 달 남짓 함께 지냈던 아수의 짐 전부였다. 물론 욕실에 있는 칫솔이나 건조대에 널려 있는 팬티 같은 걸 처분하는 건 승리의 몫이다.


"집에 가서 바이크 가지고 올게! 있다 봐!"


아직 회동 장소도 모르잖아. 대답할 새도 없이 아수가 뛰쳐나가자 닫힌 현관문을 쳐다보면서 승리가 피식 웃었다. 준영을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데 제일 걸림돌이 될 사람은 팀의 다른 계집애들이 아니고 아직 젖살도 채 안 빠진 저 꼬맹이일지도 모른다. 승리가 말했다.


"키이, 7시 모라타운 지하터널 입구라고 아수한테 전해 줘."

[네, 알겠습니다.]


승리의 셀 폰이 아수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무섭게 침대 한 구석에서 문자 수신음이 들려오자 승리가 이마를 쳤다.


"으이구!"


* * *


셔틀콕(근거리를 왕복하는 간이 비행정. 앞이 동그란 모양이라서 셔틀콕이라 불린다.)에 올라타서야 셀 폰이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아수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오랜만의 회동이니 넓은 장소, 그러니까 아마도 지하터널일 것이다. 대충 그 근처에서 죽치고 있으면 되겠지. 지금 아수는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가 훨씬 더 시급했다.

아수는 어두운 골목에 몸을 숨기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눈만 내밀어 맞은편에 보이는 자기 집 현관을 노려보았다. 현관이라고 해 봤자 철창 비슷한 걸로 단지 구역을 나눠 놓았을 뿐이라 집 안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지금 자신이 숨어있는 가게나 다른 집들도 다 비슷한 모양새라 다닥다닥 붙어 있는 철창들이 마치 감옥처럼 보인다. 온갖 파이프와 전선으로 뒤덮인 천장과 곳곳에 물웅덩이가 있는 콘크리트 바닥, 그리고 두터운 철제 벽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모라타운 중에서도 가장 이질적인 외국인 거주구역, 제203구역이다. 모라타운은 세계 3차 대전 때 만들어진 벙커를 토대로 수로나 지하굴이 제멋대로 연결되고 확대되어 만들어진 직경 200Km의 초거대 지하 도시로 중국의 최대 슬럼가이고 현재 인간이 살고 있는 장소 중 가장 낮은 곳이며, 가장 더럽고, 가장 위험한 곳이기도 하다.

한참이나 집안을 기웃거리던 아수가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골목을 빠져나왔다. 바이크 키를 압수당하고 가출한 뒤 근 한 달 만의 귀가다. 현관을 열어젖힌 아수가 곧장 침실로 향했다. 침실은 두꺼운 천으로 가려져 있어 유일하게 외부와 차단되어 있는 공간이다. 아수가 침대 밑으로 기어들어가 바닥의 타일 한 장을 들어내고 금고를 꺼냈다. 구식 금고를 철사 하나로 따고 안을 뒤지는 아수의 등에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서둘러! 그 망할 여자가 집에 없는 사이에 키를 회수하지 못 하면.......


"찾는 게 이거냐?"


금고를 뒤지는데 집중하고 있던 아수가 반사적으로 들려오는 목소리를 향해 들고 있던 단검을 던졌다. 벽에 기대어 스페어 키를 흔들고 있던 여자가 미간을 향해 날아오는 나이프를 공중에서 가볍게 낚아채고 느긋한 표정으로 단검을 살폈다.


"나바라의 플라맹고. 티타늄과 크롬K36의 다마스쿠스 강이면 비쌌을 텐데."


어디서 훔쳤냐? 는 질문을 표정으로 대신하며 여자가 실실 웃자 아수가 낭패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내 놔!"

"받을 수 있겠어?"


묵직한 26Cm 날의 살상용 군용 단검을 마치 장난감처럼 빙글빙글 돌리며 천연덕스럽게 웃는 여자를 보니 기가 찼다. 저도 모르게 단검을 던져버린 자신의 반사 신경을 원망하면서 아수가 이를 으득 깨물었다.


"내 놓으라고!"


아수가 다시 한 번 소리침과 동시에 아수 뒤쪽의 벽에 단검이 꽂혔다. 단검에서 눈을 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쉭 소리가 들렸을 때는 이미 늦어 아수의 뺨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 내렸다. 여자가 벽에 꽂힌 단검을 보면서 휘파람을 불었다.


“오, 비싼 게 좋긴 좋네."

“이 아줌마가 진짜!”


물론 아무나 플라맹고를 강철로 된 벽에 꽂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철들기 전부터 단검을 가지고 놀았던 아수도 3루 2스트라이크 2아웃 상황에서 마지막 한 구를 던지는 투수의 심정으로 집중해서 던졌을 때 열에 한 번 쯤은 꽂힐지도 모른다, 정도의 확률일 것이다. (사실 이조차 아수의 지극히 주관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이다.)


“날 상하면 어쩌려고! 얼마나 어렵게 구한 건데!”


아수가 뺨에 흐르는 피를 닦아낼 틈도 없이 침대 위로 기어 올라가 벽에서 단검을 뽑았다. 고수의 손을 탄지라 날에는 기스 하나 없었지만 아수는 인상을 구길 대로 구긴 채 날을 호호 불어 소매에 정성스럽게 닦았다. 그 꼴을 보며 여자가 낄낄 웃었다.


"한 번 던져 보고 싶어서 돌려줬다. 한 번 만 더 내 손에 들어오면 그거 내 거다."


웃기시네. 망할 여자 같으니.......


차마 소리 내어 말하지 못하고 아수가 날을 검집에 넣으며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여자 손에 들려져 있는 키를 보니 새삼스럽게 억울함이 북받쳐 올랐다. 난 왜 아직 이런 꼬맹이인거야. 성인이면 지문 키를 등록할 수 있을 텐데. 자신이 미성년인 탓에 스페어 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원망스러웠다. 자기는 제 키를 뺏겨도 고작 가출밖엔 할 수 없는 꼬맹이인데 쥐꼬리만큼도 걱정하지 않을 사람에게 그게 무슨 복수가 되겠는가? 침대에서 내려와 여자와 대치하는 아수의 눈에서 여자가 들고 있는 키를 빼앗기 위해서라면 무슨 수단이든 불사하겠다는 각오가 뚝뚝 떨어졌다.


"내 키 내 놔."

"아~. 이 엄마는 학교도 매일 결석하고 폭주나 뛰는 아들에게 바이크 키 같은 건 절대 줄 수가 없어요~."


아들한테 군용나이프를 던지는 엄마가 어딧냐! 그것도 초고속으로! 아수는 이죽거리며 뻔뻔스럽게 엄마타령을 하는 여자에게 버럭 소리치려다가 간신히 참았다. 발끈해서 소리쳐봤자 비웃음만 살게 뻔했다. 얼굴이 벌개져서 고함이 터질 듯 말 듯 입술을 움찔거리는 아수를 내려다보며 여자가 말했다.


"너 요즘 레드불인지 뭔지 하는 폭주족이랑 어울린다면서? 근처에서 유명하다던데."

"완전 대충 알고 있네. 어딴 허접에 들이대."

"어쨌든. 엄마가 눈에 띄는 행동은 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쯧."


눈에 띄지 말라는 말을 듣자 아수는 진심으로 화가 치미는 것을 느꼈다. 저 여자의 입버릇이다. 눈에 띄지 마라.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구석에 찌그러져 있어라. 어떤 어머니가 아들에게 저런 말을 입버릇처럼 하겠는가? 아수가 1학년에 입학하고 반장이 되자 다음 날 아수에게 말도 않고 전학해버리기까지 했다. 친엄마가 아닌 게 분명했다.

도대체 내 인생이 왜 저런 악마 같은 여자랑 엮인 걸까? 진짜 우리 엄마는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화가 나다 못 해 슬퍼질락 말락 하던 아수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정신 차려! 저 망할 여자의 엄마 공격에 넘어가서 어쩌자는 거야! 마음을 다잡고 고개를 든 아수가 여자의 눈을 노려보았다. 중요한 일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수는 무슨 일이 있어도 키를 탈환해야만 했다.


억울하지만 저 여자랑 싸우는 건 승산이 없어. 그렇지만 오늘이 오늘이기 때문에 쓸 수 있는 방법이 딱 하나 있지.


"줘."


오늘 내 생일이잖아. 얼굴이 빨개져서 이어 말하는 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저 여자의 발치에 자존심을 내던지는 이런 방법 따위 절대 쓰고 싶지 않았지만 아수는 그만큼 필사적이었다. 오랜만에 형을 만나는데 바이크가 없어서야 말이 되겠는가? 그리고 사실 이 방법은 정말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불쌍한 척이 통할 여자는 아니지만 저 여자는 평소에 예고도 없이 단검을 던지고 호신술을 가르친다는 핑계로 걸핏하면 저를 개 패듯 패면서도 생일 선물만큼은 이상할 만큼 꼬박꼬박 챙기곤 했다. 그 생일 선물이라는 것이 또 하나같이 쓸 데 없어 아수가 거부하면 힘으로라도 받게 만들었다. 예를 들면 4~5년 전쯤에는 질색하는 저를 놀이공원에 질질 끌고 간 적이 있었다. 놀이공원 앞에서 기둥을 붙잡고 버티니까 어깨를 탈골시키기까지 했다. 그 날을 생각하니 새삼스럽게 분노로 입 꼬리가 씰룩거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싸워 이기지는 못해도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떠안을 만큼 약하지도 않다. 저 여자가 준비해둔 생일 선물이 뭐든, 올해야 말로 원하는 것을 받아내고야 말 것이다. 평소 잘 사용하지도 않는 머리를 억지로 굴리며 아수가 한 번 더 쐐기를 박았다.


"그거 아니면 안 받을 거야."


미묘한 표정으로 아수를 쳐다보고 있던 여자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래. 우리 아들이 벌써 열 넷이네......."


당장이라도 덤빌 듯이 여자를 노려보고 있던 아수가 여자의 미소를 보고 화가 폭발하려던 것까지 잊고 당황했다. 낄낄거리거나 비웃는 건 많이 봤지만 부드럽게 미소 짓는 걸 보는 건 처음이었다. 안 하던 짓을 하면 죽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왜 저러지? 분명 미리 준비한 선물을 강제로 주던, 먹이든, 말하든 할 거라고 생각했.......


"그래서 오늘도 엄마가 선물을 준비했지!"


역시나!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과장되게 외치며 여자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자 방심하고 있던 아수가 바싹 긴장하며 대항했다.


"키 아니면 싫다고 했어!"

"일단 받아!"


마치 표창처럼 날아오는 종이를 간신히 받아 낸(이상하게도 저 여자가 던지면 종이쪼가리조차 무기가 된다. 살갗 정도에는 쉽게 박히는 것이다!) 아수가 손에 쥔 것을 내려다보았다. 하얀 편지봉투였다. 돈? 아니, 그럴 리가. 반사적으로 떠오른 생각에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아수가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봉투를 열었다. 봉투 안에는 길게 두 번 접은 종이 한 장이 달랑 들어 있었다. 아수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종이와 여자를 번갈아 보았다. 편지? 설마 편지를 쓴 건 아니겠지?


"이따위 게 내 키랑 교환이 될 것 같아?"

"보고 얘기해."


여전히 싱글싱글 웃고 있는 여자를 보니 속이 매우 불편했다. 그제야 아수는 자신이 이제까지 경험해 본 적 없는 거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깨달았다. 부스럭거리며 편지를 펼치는 아수의 손이 이유도 없이 떨리고 있었다. 마침내 종이의 첫 줄에 써져 있는 글을 본 순간 아수의 눈이 경악으로 벌어졌다.


[입영 통지서]

계아수 귀하.

귀하는 3월 20일 부로 만 14세가 되어 부모 동의하에 지원입대가 가능한 최소 연령임을 확인하였음. 이에 입대를 허가함.

중화인민공화국주둔 대한민국 공군 제 219사단 재중


몹시도 간결한 편지였다. 말미의 <3월 20일까지 입영신고를 하지 않으면 탈영으로 간주되니 주의 바랍니다.>라는 주의사항을 읽은 순간 폭발한 아수가 종이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단검을 뽑아들며 여자에게 덤벼들었다. 협탁과 장식장이 넘어지고 집이 순식간에 엉망진창이 되었다. 여자가 아수의 살기등등한 공격을 여유롭게 피하면서 말했다.


"지원 입대는 5년제니까 제대하면 그렇게 바라던 성인이야! 좋잖아!"

"너 정말 엄마 맞아?!"


미쳐 돌아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악을 쓰며 팔을 휘둘러도 칼날이 스치지도 않자 화가 가라앉기는커녕 분노가 점점 끓어올랐다. 마구 방망이질 치는 심장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 중국 주둔 한국군에 지원입대? 그 말은 죽으라는 말과 같았다!

약 3년 전 몽골을 흡수하고 더욱 땅덩이가 커진 중국은 현재 러시아와 한창 전쟁 중이었다. 몽골의 일부였던 에르데네트 지방에서 대규모 오리하르콘 광맥이 발견되자 중국이 몽골을 흡수하는데 군사적, 정치적 도움을 주었던 러시아가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불과 몇 십 년 전에 발견 된 오리하르콘은 10원짜리 동전 하나 정도의 크기로 중국 전체를 일 년 동안 밝힐 수 있는 고에너지 자원이었고 1g당 가격이 어마어마해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조차 없었다. 몽골 곳곳에 주둔하고 있던 러시아와 중국은 하루아침에 동맹을 깨고 전쟁을 일으켰고 조금이라도 이권을 뜯어내고 싶은 주변 국가들이 달려들면서 현재 그 참상이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하루에 몇 백 명씩 죽어나가는데도 입대하면 큰돈을 쥘 수 있으므로 갈 곳 없는 난민들이 꾸역꾸역 모여들었다. 인신매매 같은 범죄가 성행했고 자식을 팔아넘기는 부모도 많았다. 군대는 그렇게 사람이 모여드는데도 항상 사람이 부족해 범죄조차 눈 감았다. 저 여자는 자신을 돈에 팔아넘긴 것이다.

두 사람의 싸움은 순식간에 좁은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집 밖으로까지 이어졌다. 어머니와 어린 아들 사이의 격투, 아니 칼부림을 본 사람들이 주변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수가 기를 쓰고 덤비며 소리쳤다. 목소리를 떨리게 만드는 이 감정이 배신감이라고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내가 싫어도! 친아들이 아니라도! 날 팔아? 인간이면 어떻게.......!"


순간 아수가 들고 있던 플라맹고의 날이 날아갔다. 들고 있던 키로 날을 부러트리며 아수의 멱살을 쥔 여자가 아수를 코앞으로 확 끌어 당겼다. 티타늄 합금이 키 따위에 부러진 것에 놀랄 틈도 없이 아수가 여자의 눈을 마주보았다. 한쪽은 파랗고 한쪽은 검은 여자의 오드아이가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누가 뭐래도 넌, 내 아들이야."

".......!"

"그리고 그 분의 아들이기도 해."


여자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을 듣는 순간 아수는 숨이 막힐 듯한 충격을 받았다. 손에서 칼자루가 떨어지는지도 모르고 아수가 눈을 부릅뜨며 여자를 응시했다. 아버지의 이야기다. 여자의 입에서 아버지에 대한 언급이 나온 건 처음이었다. 이어지는 여자의 낯선 목소리가 아수의 뇌리에 새겨지듯 파고들었다.


"아무리 내가 너를 숨기고 억눌러도 너는 결국 누군가의 위에 설 거다. 그 분처럼.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분의 바람대로 네가 자유롭게 네 길을 선택할 수 있을 때까지 지켜주는 것뿐이야."


이제껏 한 번도 해주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는 여자의 목소리에서 짙은 슬픔이 배어 나왔다.


"하지만 세상은 패왕이 둘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녹록치 않아. 둘 중에 하나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


여자가 아수를 밀치듯이 멱살을 놓았다. 어느 새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복작거리고 있었다. 여자가 집 옆의 조그만 창고에서 아수의 바이크를 꺼내 위에 올라탔다. 바이크 위에서 아수를 내려다보는 여자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전쟁은 너를 죽일 수 없어. 오히려 군대는 널 지켜줄 거야. 네가 진정 두려워해야 할 건......."


여자가 갑자기 말을 멈추며 작은 비수를 군중 사이로 던졌다. 날 선 신경으로 여자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하고 있던 아수조차 간신히 알아 챈 빠르기였다. 동시에 여자가 들고 있던 연막탄을 바닥에 내리 꽂았다.


"미친, 무슨 짓이야!"


누군가의 미간에 비수가 꽂히는 것을 보고 아수가 경악하여 소리쳤다. 연막탄의 연기 때문에 코앞도 보이지 않았다. 그 때 연기 너머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공들여 개조한 자신의 바이크 시동 음이었다.


"따라와!"


한 마디만 남긴 채 바이크 소리가 순식간에 멀어졌다. 연기 속에서 누군가 피를 뿜으며 쓰러지자 우왕좌왕하던 군중 사이에서 뒤늦게 소란이 일어났다. 비명과 고함소리가 난무하는 가운데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연기 속에서 아수가 엔진소리를 뒤쫓으며 소리쳤다.


"바이크를 무슨 수로 쫓아가라고!"


순간 무작정 뛰고 있는 아수의 귀에 익숙한 바이크의 엔진 음이 들렸다. 아수가 연기를 헤치며 소리 난 곳을 향하자 연기 속에서 당황한 표정의 승리가 나타났다.


"이게 다 무슨 소란이야? 난 네 폰 때문에......."

"꽉 잡아!"

"뭐? 꺄악!"


설명도 없이 승리의 바이크에 올라탄 아수가 바이크를 출발시킴과 동시에 바이크가 있던 자리에 총알이 박혔다. 익숙한 화약 음과 함께 콘크리트 바닥에서 불꽃이 튀자 승리가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며 아수의 등에 매달렸다. 아수의 입에서 욕설이 절로 튀어나왔다.


"시발, 아줌마! 설명을 해야 할 거 아냐!"


연막을 빠져나와 속도를 높이자 오래지 않아 앞서 달리고 있는 자신의 바이크가 보였다. 아수가 승리의 바이크 함에 보관되어 있던 서브헬멧을 꺼내 쓰고 자신의 바이크로 연결했다.


"누가 나한테 총을 쐈어! 무슨 일인지 설명을 해!"

[그 와중에 여자까지 달고 올 줄은 몰랐는데? 아들.]


지켜줄 수 있겠어? 여자의 비웃음 소리가 멀리서도 들리는 듯 했다. 아수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 속력을 높인 여자의 바이크가 순식간에 다시 시야에서 멀어지며 모라타운의 지하터널 입구 중 하나로 사라졌다. 여자가 들어간 입구 번호를 본 아수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모라타운의 지하터널은 무법지대 중의 무법지대다. 대량의 물자 운송이 있을 때만 사용되고 평소에는 이용하는 이가 거의 없어 폭주족들에게는 최고의 장소인데다 사방으로 연결되어 있어 약이나 장물을 몰래 이송하는 루트이기도 해 구역 싸움이 심했다. 아수가 속한 [드림로드]는 지하터널을 차지하고 있는 크고 작은 팀 중에 가장 세력이 큰 팀이었고 그만큼 적도 많았다. 그런데 여자가 하필이면 [레드독] 구역인 15번 입구로 들어간 것이다.

[드림로드]는 준영이 지금 아수 나이에 만든 팀이다. 준영은 기본적으로 시원시원하고 호탕한 성격인데다가 팀원을 인간적이고 평등하게 대해 팀원이나 다른 팀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았지만 힘을 보여줘야 할 때는 그 누구보다도 잔혹해 자신에게 대적하면 1mm의 적의조차 남지 않을 정도로 가차 없이 짓밟아 버리는 사람이었다. 준영은 해도 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들에 대한 기준이 확고해 질 나쁜 팀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특히 흉악범죄도 아무렇지 않게 일으키는 [레드독]과는 얼굴만 마주쳐도 칼부림이 날 정도로 험악한 사이였다. 아수는 드림로드의 팀원이 모두 평등하기 때문에 비공식이긴 하지만 팀의 2인자나 다름이 없어 이미 이 세계에서 유명했다. 혼자 들이닥친 바이크가 자신의 바이크라는 걸 알면 그 자식들이 그냥 보아 넘기지 않을 것이었다. 아수가 이를 악물고 속력을 높이는데 승리가 아수의 등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저 자식들 따라오고 있어!]


승리의 말을 듣고 백미러를 흘낏 쳐다본 아수가 뒤쫓아 오는 바이크들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두가티 BK-1997R 시리즈! 전투기 엔진이 장착됐다는 고성능 서킷 바이크다! 평소라면 절대 구경할 수조차 없을, 바이크를 좋아한다면 누구나 꿈꾸는 꿈의 바이크를 보고 넋을 잃었던 아수가 번뜩 정신을 차렸다. 승리의 듀얼(스포츠와 일상 겸용 바이크)로는 금세 따라잡힐 것이다. 두가티를 따르는 나머지 바이크들도 소속도 모르는 얼뜨기 팀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너무 고가의 바이크들이었다.

그 때 앞선 바이크들을 쓰러트리며 튀어나온 낯익은 바이크 하나가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무서운 속력으로 아수를 따라잡았다. 크림슨으로 도금된 준영의 하야부사를 본 아수가 200Km 이상으로 달리고 있다는 것도 잊고 와락 뒤를 돌아보았다.


"형!"

[저건 또 웬 놈들이야? 뭐가 저렇게 무식해!]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

[15번으로 들어간 거 네 바이크지? 그건 누구야?]

"......."

[아수 엄마야 엄마!]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고 우물쭈물하는 아수대신 승리가 악을 썼다. 엄마 아니야! 아수가 소리치려는데 무언가가 바로 뒤에서 특유의 빛을 점멸하며 폭발했다.


[꺄아아악!]

"크윽!"


중성자 폭탄! 무식한 새끼들이 203 구역을 아예 무너트리려는 거야? 아수가 천장에서 떨어지는 철제 구조물을 피해 이를 악물고 커브를 꺾자 승리의 경량 바이크가 위태하게 기울어졌다가 간신히 다시 중심을 잡았다. 어느 새 아수를 완전히 따라잡은 준영이 아수가 탄 바이크와 나란히 15번 출구로 진입하며 소리쳤다.


[나랑 바꿔!]


뭐? 아수가 귀를 의심했다. 얼이 빠져 있는 아수를 향해 준영이 다시 한 번 소리쳤다.


[바이크 바꾸자고! 그거론 금방 따라잡혀!]

"하, 하지만!"


흠집이라도 나면! 준영이 자신의 바이크를 얼마나 아끼는지 익히 알고 있는 아수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불꽃같은 짙은 붉은 색으로 도금된 하야부사는 준영의 상징이자 드림로드의 상징이기도 해 단순한 돈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망설일 시간 없어! 저 자식들 따라잡으면 갈겨댈 거야!]

[총알받이 신세로 네 등짝에 붙어있는 아가씨 사정도 생각해.]

"이 아줌마가 진짜! 너 지금 어디야!"


이제까지 듣고 있었는지 슬쩍 끼어드는 목소리에 아수가 버럭 소리쳤다. [26번 출구.] 심드렁하게 대답하는 여자의 목소리를 듣고 준영이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내 뒷조사 하던 놈이지? 목소리 좋네.]

[그 땐 실례했습니다. 우리 아수가 하도 쩔쩔매기에 한 번 해 봤는데.]


보낸 애들이 바지에 오줌 지리고 온 것 보고 3일 만에 포기했습니다. 준영의 말을 들은 여자가 큰 소리로 웃었다. [그래도 근성은 있던데. 어느 팀이냐고 물었더니 하나 같이 레드불이라고 했거든.] 레드독이겠지! 쩔쩔맸다는 준영의 발언에 반박도 못하고 떫은 표정으로 대화를 듣고 있던 아수가 즐거운 듯한 여자의 웃음소리를 듣고 화가 나서 소리쳤다.


"형! 저 여자랑 가깝게 지내지 마! 신세 망쳐!"

[뭘 그래? 성격 보니까 딱 너희 엄마고만.]

[잡아!]


승리의 말을 듣고 화를 내려던 아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는 준영을 보고 기겁하여 따라 일어섰다. 승리가 한 손으로 재빨리 핸들을 잡았다. 아수가 준영의 바이크 핸들을 잡음과 동시에 준영이 아수의 멱살을 잡아 자신의 바이크 쪽으로 던지듯이 끌어당기며 승리의 바이크로 옮겨 탔다. 준영의 바이크로 반쯤 내던져진 아수가 벽으로 돌진하는 바이크를 간신히 돌려 다시 준영의 옆으로 돌아왔다. 조금만 늦었어도 벽에 처박았거나 된통 긁혔을 것이다. 핸들을 잡고 있던 손바닥에 땀이 흥건했다. 뒤에서 쫓아오고 있던 폭주족들이 200Km로 달리고 있는 오토바이 위에서 미친 묘기를 벌인 두 사람을 보고 흥분해서 소리를 질러댔다. 뒤따라오던 두가티들은 앞을 가로막고 있는 레드독의 폭주족들 때문에 도리어 속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었다. 앞 뒤 안 가리고 총을 쏴대는 놈들이었지만 레드독도 미친놈들만 모인 팀이라 만만치 않은 듯 뒤쪽이 폭발음과 브레이크 소리로 요란했다. 준영이 앞에서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을 보며 말했다.


[난 일단 빠진다. 보아하니 라이딩 실력이 좋은 놈들은 아냐. 무조건 밟아, 그 날처럼!]

"형, 나 다시 돌아오지 못 할 수도 있어!"


엉겁결에 준영의 바이크에 올라탄 아수가 절박하게 소리쳤다. [뭐라고?] 깜짝 놀라 소리치는 승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두 바이크가 양쪽으로 갈라지며 준영이 탄 바이크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준영은 잠시 말이 없었다. 어두컴컴한 좁은 터널에 혼자 남자 아수는 이유도 모를 막연한 불안감을 느꼈다. 잠시 후 들려오는 준영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조심해. 두가티들이 전부 네 쪽으로 갔어. 명백하게 널 노리고 있어.]

"형.......!"

[영원한 이별은 없어. 우리는 분명히 다시 만날 거야.]


이별의 시간이 많지 않음을 직감한다. 이유조차 묻지 않는 준영의 담담한 목소리 뒤로 울먹이는 승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넌 괜찮을 거야. 그러니까 무서워하지 마!]


무서워 한 적......! 반사적으로 고개를 치켜든 아수는 그제야 자신이 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이 무서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자 두려움이 파도처럼 덮쳐왔다. 그저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놈들이 있다는 것이 무서운 게 아니라 지금부터 일어날 일이 두려웠다. 자신의 감이, 본능이 지금부터 손 쓸 수도 없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라고 경고하고 있었다. 그 때 무선 저편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 웬만한 소리는 전달되지 않는 헬멧의 무선 너머로 들릴 정도의 굉음이었다. 레드독 놈들이 뭔가 한 거야. 승리의 바이크로는.......! 아수가 정신없이 소리쳤다.


"형! 형!"

[바이크는 생일 선물 한 셈 치자!]


들려오는 목소리는 밝았다. 아수가 괜찮냐고 몇 번이나 묻자 날 뭐로 보냐며 웃은 준영이 다짐하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니까 그 바이크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돌아와!]


아수는 대답조차 못하고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무서워서 울고, 이별이 슬퍼서 울었다. 승리도 함께 울었다. 이전에도 이후에도 그렇게 운 것은 그 날이 마지막이었다. 여자를 따라가다 낙오된 조무래기들이 파리처럼 달라붙자 아수가 장애물 사이를 거칠게 빠져 나갔다. 어설프게 부딪쳐오던 바이크들이 자기들끼리 부딪치며 순식간에 뒤로 멀어졌다. 형의 바이크에 단 1mm의 흠집도 내지 않을 것이다. 미러에 검은 두가티들이 보이기 시작하자 아수는 통신을 끄고 바이크의 핸들을 억세게 쥐었다. 준영의 마지막 말을 마음속에 되새겼다.


나는, 언젠가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작가의말

나누고 싶지 않았는데 ㅠㅠ
최악의 슬럼프로 나누고 말았습니다.
늦어져서 죄송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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