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마법소년 님의 서재입니다.

데스노트를 주우면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공포·미스테리

마법소년
작품등록일 :
2016.08.20 13:37
최근연재일 :
2017.09.26 20:15
연재수 :
99 회
조회수 :
21,576
추천수 :
241
글자수 :
295,860

작성
17.02.01 19:21
조회
151
추천
2
글자
5쪽

접점-3

DUMMY

"오빠도...무섭냐?"


"네...에..."


밤중 음산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놀이터에서,동화를 읽어주듯 낮은 톤의 변성기가 완료된 나이대의 목소리가 배경과 나름 어울렸다.


'사이가 안 좋다면 안 좋은 거지,무섭다라...'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요즘 들어 성가신 일이 생겼다.


"....."


방과 후,어찌보면 한 반이라는 넓은 공간 안에 자기 혼자 있어 약간 넓다는 쾌감을 느끼면서도,아무 탈 없이 사신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때


"....."


"....."


한 명이 더 앉아 있어 묘한 분위기를 풍기었다.


분명 시험전에 몇일간 공부했던 걔였다.

위치로 보나,분위기로 보나 맞는 것 같았다.


'어색해....'


멀찌감치 떨어진 두 자리가 그 어색함의 거리를 상징하는 것 같았다.그리고 기본적으로 찝찝한 마음,자신의 시간을 방해받는 듯한 불쾌감이 맴돌았다.


그러다가 가끔씩 물으러 온다.


"이거,어떻게 푸는지 알아?"


물으러 오는 과목은 수학 내지 과학,이공계쪽,하긴 그 외 과목은 대개 외우면 되는거니.


기본적으로 짜증났다.


"귀찮은가?"


화장실로 가던 도중 로즈가 묻자


"귀찮아서 그런거보단,이중성때문에."


"이중성?"


"그래,저 애,남들 다 있는 방과시간에선 한번도 안묻거든."


소변을 보며 은근히 떨며 말했다.


로즈도 대충 이해가 갈 거 같았다.소유주를 지켜보는 사신의 특성상 소유주 주변 환경도 역시 본의든 아니든 지켜볼 수 없게 되고,따라서 남들 다보는 학교생활 중에는 물으러 온 적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런 이중성을 느낌을,사춘기 한참때인 중학교때엔 더욱 실감이 날 것이다.그런면에서 여자들이 더 잘 느낄 것이다.


"그런건 학교에서 안가르쳐도 잘만 안단 말이지..."


수돗물에 손을 씻으며 허탈하단 표정으로 말했다.


"너도 포함해서 말인가?"


"응."


당연한 말이라는 듯 거울 안에 비친 로즈의 눈을 보며 대답했다.








"저기,이거 어떻게 푸는지 알아?"


".....모르겠는데."


문제를 힐끗 보더니 신수가 그렇게 대답했다.거짓말이 아니라 자기도 진짜 못 풀 수학문제였다.


"그래."


하고 그는 천천히 자기 자리로 걸어가려다가


"저기 말야."


신수가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았다.


"혹시,동생 있어?"


".....?"


별 희한한,생뚱맞은 질문에


"아니?"


그냥 대답했다.


"알았어."






"혹시 그 장미인가 이름 붙인 애 오빠일까 물은거야?"


로즈가 그 미묘한 분위기가 살짝 이완되자마자 지그시 물어봤다.


대답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걸로 대신했다.

이름은 외워놨다.










"적을껀가?"


뚜벅뚜벅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로즈가 물었다.


"응?"


"아니,명찰을 보길래."


"아,그랬나?....아 그랬지...눈썰미 좋아졌는걸 로즈?"


자기도 깜빡할 정도로 명찰을 보는 일과가 당연해진 버릇으로 자리잡은 그였다.


"아니...귀찮아서..."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쓰고 싶지 않은 것처럼,쥐 한마리가 알짱대는데 사자가 전심전력으로 쫓지 않는 것처럼,처음 노트를 잡을때 느낀 압도적인 우위에 젖은 우월감이 아니라,정말로 귀찮아서 적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늘은...없네?"


의아하다는 듯,항상 있던,밤 중 놀이터의 배경에 녹아들어 있던 것처럼 그 풍경이 신수 눈에 익숙해져 있을 무렵,그 기대를 깨기라도 하듯이 그 자리에 없었다.


"...."


폰을 키고,연락처 목록에 있는 '장미'표시가 나오게 조작하고,수화기 버튼을 누르려다가


"...뭐,사정이 있겠지..."


헛바람을 뺀듯,그만두었다.


"....."


로즈도 아무말 없이 동의하는 눈치였다.








집에 돌아와서 일과는 이제


'찰칵'


문을 잠그고 교복 단추를 하나하나 푸는 동시에


"있네..."


발 한쪽을 들어 옷장 서랍을 발가락으로 열고,발로 밑의 노트 특유의 촉감을 확인하는 것이 일과였다.


"전화가 싫으면 문자라도 보내보지 그래?"


"음....그냥...안땡기네 왠지..."


"그런가."


후우,하고 한번 한숨을 쉰고 나서 침대에 용수철 소리가 나게 몸을 던졌다.


"피곤하다...."


"씻지도 않을거야?"


"응,왠일로 피곤해서....저녁도 안먹고 이대로 잘거 같아..."


"맘대로..."


그리고 몇 분 안되서 실제로 잠자는 사람의 숨소리가 새근새근 왔다.







결과론적으로 말하자면,그때 문자라도 안한게 다행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데스노트를 주우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9 일상 +1 17.03.18 170 2 7쪽
68 구경-3 +1 17.03.12 240 2 7쪽
67 구경-2 +1 17.03.10 179 2 9쪽
66 구경 +1 17.02.24 137 2 7쪽
65 접점-8 +1 17.02.20 248 2 7쪽
64 접점-7 +2 17.02.19 163 1 8쪽
63 접점-6 +1 17.02.18 220 2 6쪽
62 접점-5 +1 17.02.08 199 1 8쪽
61 접점-4 +1 17.02.06 224 2 8쪽
» 접점-3 +1 17.02.01 152 2 5쪽
59 접점-2 +2 17.01.31 174 1 6쪽
58 접점 +3 17.01.30 159 2 6쪽
57 +1 17.01.24 175 2 11쪽
56 +1 17.01.22 286 2 7쪽
55 일상-9 +3 17.01.21 286 2 7쪽
54 만남-8 +2 17.01.20 170 2 5쪽
53 만남-7 17.01.17 138 2 6쪽
52 만남-6 +1 17.01.09 190 2 6쪽
51 만남-5 +2 17.01.08 162 2 8쪽
50 만남-4 +2 17.01.07 219 2 5쪽
49 만남-3 +3 17.01.06 197 2 6쪽
48 만남-2 +1 17.01.05 167 2 7쪽
47 만남 +2 17.01.04 199 2 6쪽
46 일상-10 17.01.03 122 2 7쪽
45 일상-9 +2 17.01.01 200 3 7쪽
44 일상-8 16.12.31 139 2 7쪽
43 일상-7 16.12.25 166 1 5쪽
42 일상-6 16.12.24 178 2 8쪽
41 일상-5 16.12.23 215 2 5쪽
40 일상-4 16.12.21 174 2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