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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쉬는날 님의 서재입니다.

일반 직업이지만 최강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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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쉬는날
작품등록일 :
2022.03.13 19:34
최근연재일 :
2022.10.25 18:12
연재수 :
155 회
조회수 :
56,975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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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74,924

작성
22.03.1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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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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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2화

DUMMY

***


어느덧 노을이 지고 있었다.

두 번째 지역으로 걸어온 지 1시간 남짓 이미 장소에 도착했을 시간이었다.

맵을 펼쳐 보니 최종 장소까지 반 정도 온 것 같다.

중간중간 곤충형 몬스터들이 나타났었지만 총으로 죽일 수 있었다.

그렇게 레벨도 하나 올릴 수 있었고 보너스 포인트도 올렸다.

보너스 포인트는 레벨업 시 5포인트를 획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언덕을 올라섰다.

돌산 아래로 보이는 건물들이 보인다.


“두 번째는 거미 지역이라고 했었지 아마?”


폐허 건물 사이사이로 거미줄이 보인다.

군데군데 땅이 꺼진 곳이 많이 보인다. 

저건 발자국 같은데.. 뭔가 거대한 발자국이 보였다.

이런 정보는 없었는데 뭔가 변한 것 같다.


“길을 잘못 찾은 건가?”


거미줄이 있는 걸로 봐서는 이곳이 거미 몬스터가 나오는 지역은 맞는데

큼직한 거미줄이 눈에 띄게 많아 이곳이 거미 지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너무 조용하다. 

공략에는 건물에 거미들이 기어 다닌다고 쓰여있었는데.

거미는커녕 날벌레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기척을 죽이면서 조심조심 건물들 사이로 몸을 움직였다.

스윽~

건물 사이로 빠져나와 조심히 주변을 살펴본다. 

몬스터가 보이지 않는다. 

뭘까? 정보가 잘못된 것일까?

이 폐건물을 나가면 엄폐할 곳은 보이지가 않는다. 

하지만 이곳을 나가야 한다.


이렇게 몬스터가 보이지 않는 경우는 숨어 있거나, 또는 모두 죽었거나.

초보존의 접속은 1인 1구역으로 지정된다.

한 마디로 이곳에 존재하는 유저는 나 혼자라는 소리다.

이 초보존을 나가야 다른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몬스터가 없는 이유는 뭐지 내가 다른 지역으로.

흠칫!


“설마....?”


거미라고 해서 너무 안일했다. 

내가 알고 있는 거미라면 높은 건물에서 거미줄을 치고 먹이를 사냥한다.

그렇다. 

여긴 게임 속이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상식은 버려야 한다!

쿠구구구구구!!


땅이 흔들린다. 

바닥에 크렉이 생기면서 점차 범위를 넓혀 간다.

내 발밑까지 땅이 갈라지는 것이 보였다.

난 뒷걸음치며 움직였다. 

이 지역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 뒤로 땅이 뒤집히며 하늘로 솟구친다.


“으아악!”


아래서 올라오는 돌무더기와 함께 내 몸도 하늘로 떠올랐다.

콰콰콰콰쾅!

쿠우워!

거대한 그림자가 땅을 뒤덮었다.


“이... 이건... 뭐야?”

[보스 몬스터 대왕거미가 출현하였습니다.]


땅에서 나온 것은 거대한 거미였다. 

대왕거미는 포효하며 거대한 몸체를 들어냈다.

쿠어워!


“젠장!”


보스급 몬스터는 처음 본다. 

이 지역을 검은 그림자로 뒤덮을 만큼 거대했다.

그런데 왜 저게 여기서 나오는 거냐고!

쿵쿵쿵!

대왕 거미 주변의 건물들이 부서지고 돌 파편이 비산한다.

나에게 향하는 8개는 눈알은 보라색으로 빛난다.

철컥~

투투투투투투투!

총을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아무렇게나 쏴도 크기가 너무 크다 보니 다 박힌다.

바위 사이로 움직이며 대왕 거미를 공격했다.

이게 맞아? 이게 맞는 거냐?


“대미지는 박히는 거 맞아?”


난 누구한테 질문하는 거냐!

쿠어워~!!

대왕거미를 화나게 한 것 같다.

초보존에서 왜 대체 보스 몬스터가 나오는 거야!

신규 접속자를 위한 이벤트 몬스터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다시 몸을 돌려 사격했다.

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

내 총으론 잡을 수 없는 것 같다. 

아무리 쏴도 총알이 다 튕겨 나온다.

대왕거미의 미간이 벌어지면서 거미줄이 나에게 발사되었다.

츄루룩~!

거미줄은 날아와 내 몸에 감싸며 붙었다.

반동으로 내 몸은 뒤로 날아간다.

털썩!


“윽...!”


더 이상 움직일 수도 총을 쏠 수도 없었다.

미라처럼 거미줄로 묵여 대왕거미가 오는 걸 바라보기만 했다.

나 초보존에서 죽는 건가? 

초보존은 무난히 클리어하고 전투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보스 몬스터가 나온 적은 없었다.

아니면 내가 최초인가? 처음 내가 발견한 것일까?

내게 다가온 대왕 거미는 입을 벌렸다.

즈어억~!


벌리는 입안에 가시처럼 수많은 이빨이 박혀있다.

이빨 사이로 투명한 점액이 묻어 늘어나는 것이 보였다.

공포가 몸을 뒤덮었다.

그때였다.


“그만!”


하늘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대왕 거미가 멈췄다.

대왕 거미의 눈이 하늘을 바라본다. 

그리고 몸을 떨기 시작했다.


슈우욱 펄럭~

하늘에서 내려온 자는 검은 날개를 펼쳤다. 

땅으로 내려올수록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검은 하이힐, 육감적인 다리에 검은 타이즈가 보인다. 

엉덩이 사이 뒤로 보이는 꼬리?

잘록한 허리에 가슴을 살짝 가리는 검은 옷, 그리고 하얀 피부. 

입술은 피처럼 붉었으며, 고혹적인 눈매였다.

머리에는 두 개의 뿔이 보였다.


[뱀파이어 퀸이 강림했습니다.]


몸이 떨려오고, 정신이 몽롱해진다.


[상태 이상 공포에 걸렸습니다.]

[상태 이상 매혹에 걸렸습니다.]


뱀파이어 퀸이 강림하는 알람만 들렸을 뿐인데 상태 이상에 걸렸다.

퀸은 바닥에 살포시 착지한 뒤 대왕거미를 보며 말했다.


“내가 이 구역으론 가지 말라고 했지!”


우어엉..

퀸의 목소리에 대왕 거미는 몸을 떨며 소리를 낸다.

뱀파이어 퀸에게는 보스 몬스터인 거대한 대왕 거미도 한낱 미물에 지나지 않았다.


“빨리 둥지로 가지 못해!”


우어엉...

마치 애완동물을 혼내듯 했다.

대왕 거미는 날 보며 아쉬운 듯이 몸을 돌렸다.

쿵..쿵..쿵

대왕 거미는 몸을 돌려 지하에서 나온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상황 파악조차 되질 않았다.

초보존에서 보스가 나오질 않나.

보스조차 떨게 만드는 뱀파이어 퀸이 나오질 않나.

뭔가 시스템에 오류가 생긴 것 일 수도 있겠군. 

아니면 이벤트인가? 퀘스트?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인간? 아직 안 죽은 건가?”


또각 또각.

높은 굽의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

뱀파이어 퀸은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다가와 거미줄에 감겨있는 나를 지긋이 바라본다.

그리고 가늘고 긴 붉은 손톱을 천천히 내 가슴 쪽으로 움직였다.


“읍읍!”


뱀파이어 퀸은 붉은 손톱으로 내 몸에 감긴 거미줄을 뜯어냈다.

부드득!


“헉....헉........그...읍...”


아직 상태 이상에 걸려 있는 상태였다. 

말도 잘 안 나오고, 정신은 몽롱하다.

뱀파이어 퀸은 내 모습을 보며 붉은 입술로 입맛을 다신다.


“운이 좋은 인간이네, 우리 아기가 안 먹은 건가?”


아기라니, 대왕 거미를 말하는 건가.

보스 몬스터가 아기라니...


우르르릉~ 쿠릉!

하늘에 먹구름이 모여 어두워진 하늘에서 번개가 치기 시작했다. 

먹구름이 몰려오고 빗소리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한다.

뱀파이어 퀸은 먹구름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미간을 찡그렸다.


“히잉~ 이러다가 혼나겠네 어쩌지...”


뱀파이어 퀸은 고민하는 듯 손을 올려 허공에 검은 구체를 만들었다.

그곳에 손을 넣더니 뭔가를 꺼내기 시작했다.


“인간! 너희들은 이런 상자 좋아한다면서?”


퀸의 손에는 상자가 들려 있었다.

저건 캐시 상점에서 파는 뽑기 상자가 아닌가?


“이걸로 오늘 봤던 일은 없던 걸로 하는 거 어때~ 좋지? 그래 좋아할 줄 알았어! 히힛”

“읍읍!”


아직까진 몸이 안 움직이고 말도 안 나온다. 

눈만 굴리면서 상황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뱀파이어 퀸은 몸을 낮춰 내 귓가에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중에 보자고~ 인간, 다시 만나면 피를 쪽쪽 빨아 줄게.”


괜찮아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요!

몸을 일으킨 뱀파이어 퀸은 나를 바라보면 윙크를 한다.

찡긋~!


[상태 이상 매혹에 걸렸습니다.]


윙크하는 모습을 보자 다시 알람이 울렸다.

하... 겨우 풀리고 있었는데.

슈화확 ~ 펄럭~

퀸은 날개를 펼치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날개를 펼치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뱀파이어 퀸은 다시 한번 내 쪽을 바라본다.

그리곤 손 키스를 날렸다.

하... 하트가 날아온다. 

하트는 정확히 내 가슴에 안착하고 다시 알람이 울렸다.


[상태 이상 경직에 걸렸습니다.]

“윽...!”


조금씩 움직여지던 몸이 다시 굳었다.

이 무슨 X 같은 상황이냐... 망할!


우르르~ 쾅쾅!

솨아아아아아~

뱀파이어 퀸이 사라지고 하늘엔 먹구름이 모여 비를 내렸다.

난 대자로 누워 있는 상태로 움직이지 못한 채 내리는 비를 맞았다.


***


얼마나 누워있었을까 시간이 지나고 상태 이상이 점점 풀리기 시작했다.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상태 이상이 풀리고도 한참을 앉아서 멍하니 있었다.

옆에는 뽑기 상자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장비를 챙기고 가까운 건물로 들어가 비를 피했다.


“후...”


떨어진 체력을 확인하고 인벤토리에서 붕대를 꺼내 사용했다.

붕대 효과로 인해 몸에 자잘한 상처들은 아물기 시작한다.

손이 떨려왔다.

무력했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게임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 느낀 무력감이었다.


하늘에 먹구름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다시 길을 가야 할 때다.

찰박!

바닥에는 빗물이 고였고, 고인 물로 달빛이 보인다.

날은 이젠 완전히 어둠에 쌓였다.

장비를 점검하고 소총을 어깨에 걸었다.

이제 마지막 지역만 남았다.


30분 정도 이동했을까 공원이 보인다.

펜스가 쳐진 철창은 휘어지고 부러지고 녹슬었다.

펜스가 아래쪽까지 부서진 곳을 찾아 공원에 들어섰다.

어둠에 눈이 적응되었다. 군데군데 굵은 나무들이 보인다.


사박사박~

풀밭에 들어서서 총을 견착하고 주변을 둘러본다.

이 구역은 사마귀 몬스터가 나온다고 했다.

나무 사이에 숨어 있다고 하니 주변 나무만 조심하면 될 듯하다.

스스슥...

주변에 집중하자 소리가 작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왼쪽? 오른쪽? 어두워서 위치를 찾기가 힘들다.

시간을 너무 지체했다.

총구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소리에 집중한다.

슈슉!

오른쪽!

투투투투투투투투!

끼아악!

사마귀 몬스터는 녹색의 피를 흘리며 죽었다. 

안심할 틈이 없다.

이미 총소리로 이쪽으로 몰릴 것이다.


스스스스스스슷!

투투투 투투투!

눈앞에 보이는 적은 3마리.

소총을 견착하고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했다

사격을 하면서 이동한다. 

이동 사격 중에 나무 위쪽에서 오는 몬스터가 보인다. 

총구를 돌려 위쪽을 사격한다.

뒤쪽으로 다가오던 몬스터는 허리에 찬 권총을 빠르게 꺼내들어 얼굴을 겨냥했다.

투캉!투캉!

퍼서석!


화아악!

몸에서 빛이 나왔다.

레벨업을 알리는 이펙트로 자잘한 상처들이 한순간에 회복된다.

바로 스탯창을 열어 보너스 스탯을 투자하고 창을 닫는다.

다시 이동하여 공원 중앙 쪽을 지나쳐 간다. 

내 주변에는 죽은 몬스터들의 시체와 체액이 가득하다. 


공원 끝 쪽에 푸른 게이트가 보이기 시작한다.

저곳이다.

이 초보존을 벗어나는 유일한 수단. 하지만 두 마리의 몬스터가 막고 있다.

달려오는 사마귀 몬스터 두 마리.

내가 먼저 방아쇠를 당겼다. 

먼저 앞에 보이는 몬스터를 소총으로 사격.

투투투투투투!

퍼석 퍼석! 퍼서석!

전방으로 사격 중에 나무를 밟고 뛰어 공격하는 몬스터의 모습이 보인다.

후욱~ 콰직!

몸을 굴러 공격을 피하고, 허리에 있던 단검을 던진다.

날아가는 단검은 정확히 사마귀의 미간으로 날아가지만 손날에 막혔다.

팅~!

다시 총을 견착하고 사격했다.

투투투투투!

키이엑!


“후... 하... 하..”


짧은 시간 동안 눈에 보이던 사마귀들은 다 처리한 것 같다.

혹시나 또 있을 위험을 대비해 긴장을 놓지 않았다.

뒤로 게이트를 등지고 천천히 뒷걸음치며 이동한다. 

없는 건가? 의심하며 주변을 한 번 더 훑어 본다.

사사삭 스스슥 사사사삿!

나무 위쪽에서 소리가 들린다. 


“이런..”


어림잡아도 10마리가 넘는 것 같다. 

나무에서 나무 사이로 이동하는지 나뭇 가지가 계속 흔들린다.

키이엑! 키엑!

투투투투투투투!

뒷걸음치며 어두워 잘 보이지도 않는 나무쪽으로 총을 사격했다.

이렇게 있을 시간이 없다!

타핫!

몸을 돌려 게이트 쪽으로 달리자 나무에서 점프하며 10마리 이상의 사마귀가 따라온다!.

빠르다! 더욱 전력을 다해 달려보지만 사마귀 몬스터들이 바로 등 뒤까지 다가왔다!.


“하아앗!”


바로 눈앞에 있는 게이트를 향해 힘껏 몸을 날렸다!

화아악~!!

눈부신 빛이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게이트를 넘자 음성이 들려왔다.


[비기너 존을 클리어하였습니다.]

“후~! 하...하하하..”


엎어진 몸을 뒤집어 천장을 바라봤다. 

손을 들어보니 팔뚝을 타고 흐르던 출혈은 멈추고, 얼굴에 있던 상처들까지 회복되었다.

떨어졌던 HP도 가득 차오르기 시작한다.

5평 정도 되는 작은 공간인 안전 구역에서는 자동적으로 회복되며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겨우 통과했다...”


분명 맛보기 형식이고 했던 것 같은데...

손을 바라보며 쥐었다 폈다를 반복해 본다.

그리고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짧은 시간 너무도 많은 감정을 느꼈다.

두렵고, 무력했으며 짜릿하고, 희열을 느꼈다.

어나더 월드는 내게 이런 감정을 느끼게 만들었다.

한동안 아무런 감정 없이 살아오던 나에게 짜릿함을 선사해 주었다.

몸을 일으켜 눈앞에 보이는 게이트를 바라봤다.

이곳을 나가면 본격적으로 어나더 월드를 시작하게 된다.

게이트로 발을 내디뎠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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