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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속 하이브 마인드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SF, 무협

bamboowife31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최근연재일 :
2023.07.24 00:47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4,744
추천수 :
175
글자수 :
312,860

작성
23.07.1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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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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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9쪽

대침투 (3)

DUMMY

“큿!”


우르르릉—


갑작스러운 진동과 함께 땅이 울리자 운소를 포함한 흑기대원들이 균형을 잡지 못하고 미끄러졌다.


동시에 사방을 칠흑 같은 어둠이 뒤덮었다.


“무슨 일이냐!”

“이, 입구가!!”


그의 외침에 흑기대원 하나가 다급히 대답했다.


“동혈의 입구가 막혔습니다!!”

“뭐라고?”


운소가 방금까지 빛이 들어오던 방향을 돌아보자, 그 대원의 말대로 환하게 빛나는 입구가 있어야 할 곳이 단단하게 막혀 있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간신히 안력을 돋운 그의 시선에 단단한 암석 같은 것이 자리잡은 것이 보였다.


‘낙석 함정이라고···?’


말도 안된다.


방금 전 그들이 들어온 입구는 그 높이가 오 장은 족히 넘을 정도로 컸다.


그런 입구를 막을 만큼 큰 바위를 옮길 수 있는지도 의문이었지만, 어떻게 그를 포함한 흑기대원들의 기감을 완전히 속이고 쥐도 새도 모르게 틀어막을 수 있었는지는 더더욱 의문이었다.


운소는 급히 바위를 부수기 위해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우르르릉—


엄청난 진동과 함께 그들이 들어온 ‘동혈’ 자체가 크게 뒤틀리기 시작했다.


“크윽···! 제대로 서 있을 수가—’

“경공을 사용해라!!”


다행히 흑기대원들의 판단은 빨랐다.


“바닥에 가만 있으면 오히려 균형을 못 잡고 무너진다. 지반을 박차고 되도록이면 오래 허공에 떠 있어라!!”


탓, 타닷!


운소의 부관이 외치기 무섭게 어둠 속에서 인영들이 일제히 날아올랐다.


흔들리는 땅에 닿자마자 바로 허공으로 다시 뛰어오르기를 반복하는 그 모습은 마치 풍년을 맞이한 밭에서 살판난 메뚜기들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그렇게 대원들이 시간을 번 사이 다시 자세를 가다듬은 운소는 입구를 틀어막은 암반을 향해 각법을 날렸다.


“타합!”


쉬익—


쾅!!


강기가 실린 그의 단단한 오른다리가 두꺼운 벽을 타격했다.


그러나 암벽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운소가 놀란 것은 다른 이유에서였다.


‘진동이··· 없어?!’


동굴은 하나로 이어져 있는 그 특성상 한군데를 때리면 나머지 부분들에까지 진동이 전달되어 전반적으로 크게 울려야 정상이었다.


그러나 방금의 그의 타격에도 불구하고 지금 그들이 들어온 동굴에는 그 어떤 울림이나 메아리도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땅은 지금도 미친듯이 흔들리고 있었지만, 그것은 그의 타격과는 별개로 이뤄지고 있는 일이었으니 예외로 쳐야 한다.


‘마치 이 부분만 동굴의 다른 부분에서 떨어져 있는 듯한···.’


운소가 저도 모르게 그렇게 생각한 순간,


톡.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그의 어깨를 쳤다.


“?”


그는 무의식적으로 어깨에 손을 올렸으나, 이내 작열하는 고통에 저도 모르게 신음하며 손을 황급히 떼내야 했다.


“큭!!!”


취이이익···.


그가 자신의 손을 보자, 그 끝이 마치 데인 것처럼 연기를 내뿜으며 화끈거리고 있었다.


“!!!”


그것을 본 즉시 빠르게 판단을 내린 운소는 겉옷을 벗어 바닥으로 내던졌다.


아니나 다를까,


푸쉬이이익···.


내던진 그의 겉옷의 어깨 부분이 회색 연기와 함께 빠르게 삭아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산(酸)··· 이라고?”


톡.


황망히 중얼거리는 그의 눈 앞에 또다시 허공에서 액체 한 방울이 떨어졌다.


톡, 토독.


아니, 한 방울인 줄만 알았던 그것은 이내 무수히 많은 양이 소나기처럼 퍼붓기 시작했다.


“젠장!”


운소가 재빨리 호신강기를 펼쳐 스스로를 보호한 순간,


“아악!!!”


뒤에서 그의 흑기대원들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쿵!


문제의 산을 뒤집어쓴 흑기대원들은 고통 속에 제대로 된 보법도 밟지 못 한 채 문자 그대로 추락했다.


대부분 흔들거리는 지반을 피하기 위해 허공에 떠올랐다가 하필 바로 위에서 떨어져 내리는 산에 제대로 맞은 것이다.


“악, 뜨거워! 뜨거워!!”


전신에서 연기를 내뿜으며 바닥에서 바둥거리는 그들의 애처로운 모습은 도저히 은영각의 암검(暗劍)이라 할 수 이는 흑기대의 일원으로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바닥ㄹ 구르던 대원들 중 하나가 시큰거리는 손을 앞으로 뻗었다.


“어···?”


그의 손이 흐물흐물해지고 있었다.


믿기 어려운 광경을 목도한 그의 눈이 휘둥그레지자, 망막에 흰 연기를 내며 점점 부스러지는 그의 손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비쳤다.


“어어?!”

“노, 녹는다—"


그러자 고통대신 공포가 서린 비명이 대원들 사이에서 터져 나왔다.


은영각 직속 부대로서 각종 고문 및 고통에 내성을 가지도록 훈련받은 이들이었지만, 이는 대부분 상정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다.


고통을 주는 혈을 짚히는 상황이라거나, 맨 정신인 상태에서 단전이 부숴지는 상황 등등······


그러나 이렇게 노골적으로 사람의 몸을 부식시켜버리는 종류의 상황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고, 이는 대원들을 당황시키기 충분했다.


“몸을 숨길 장소를 찾아라!!!”


고통받는 그들의 모습에 운소가 다급히 외쳤다.


“아직 멀쩡한 자들은 부상자들을 끌고 신속히 움직여라! 꾸물거리다간 전신이 녹는다!!”


유일하게 호신강기를 펼칠 수 있어 그나마 운신이 자유로운 운소가 연신 외치며 앞에 쓰러져 있던 대원의 손을 잡았다.


그러나 그가 힘을 주어 당긴 순간,


뿌식.


단단한 게 부러지면서도 흐물흐물하게 부식되는 소리가 뒤섞인 역겨운 흉음(凶音)과 함께 그 대원의 손목이 뽑혀져 나왔다.


“윽···!”

“대, 대자아아앙···.!!!”


뽑힌 손목마저 녹아내리는 상황에서 그 대원이 필사적으로 팔을 뻗었으나···.


철썩!


그의 위로 큰 산 덩어리가 그대로 떨어졌다.


“!!!!!!”


머리부터 뒤덮은 산은 빠르게 그의 신체를 녹여가기 시작했다.


머리를 당한 탓인지 비명소리는 터져 나오지 않았으나, 대신 어지간한 고수가 경공을 쓸 때 보다도 격해진 그의 발놀림이 고통의 정도를 적나라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제길!”


운소는 비통한 신음과 함께 고개를 돌리고 다른 대원들을 향해 달려갔다.


그나마 그 대원이 머리부터 당한 덕에 자신의 귀를 틀어막을 필요가 없음에 감사함을 느끼면서···.




####




“저 호신강기를 펼치는 자.”


천마의 무감정한 말이 이어졌다.


“저 자를 제외하면 전부 없애도 무방해요.”

[소화 효소 최대 분비.]


그 뒤를 한덕로의 냉엄한 선언이 뒤따랐다.


[커널 웜 내부의 모든 유기물 분해. 바이오매스로 전환.]


꾸르르르륵···.


그의 말이 끝나지 무섭게 동굴, 아니 커널 웜의 몸이 부드럽게 울렸다.


이내 천마는 흑기대원들이 갇힌 녀석의 위장이 꿀렁이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솔직히 은신술은 정말 대단하긴 했어.”


천마는 커널 웜의 세포 하나하나를 통해 내부의 상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의 귀, 정확히는 청각 세포가 안에서 격하고 혼란스럽게 울려퍼지는 음파들을 비명소리로 치환해서 그의 머리 속에 전달해 주고 있었다.


“커널 웜이 둔한 것도 있었지만, 페로몬 감지로도 바로 찾아내지 못할 줄은···”


원래 천마의 계획은 아예 그들이 감숙에 도착했던 바로 그 순간 급습해서 잡아내는 것이었다.


그를 위해 미리 감숙과 사천의 경계면에 님프들로 땅굴을 파놓고 감시 중에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흑기대는 이미 감숙 내부에 진입한 후였다.


만일 무림맹에 심어둔 님프들로 그들이 이미 도착했다는 듣지 못했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흑기대가 제 영토를 헤집고 돌아다니게 둘 뻔했다.


“흑기대원들의 은신술은 내공뿐만이 아니라 외공도 활용한다더니···”


아무래도 그 때문에 무리의 페로몬 감지에도 잘 안 걸린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발상을 전환해야지.”


그래서 천마는 함정을 팠다.


“아무리 잘난 은신술이라도, 땅은 밟겠죠.”


그는 그들의 목적이 자신임을 알았기에 대놓고 커널 웜 하나를 예전에 향주골이 있던 자리에 아가리를 벌린 채 위장시켜 놓았다.


어찌되었던 흑기대원들의 목적은 수색.


의심스러운 동굴이 있다면 당연히 수색하려 들 것이다.


그렇게 그들이 자발적으로 커널 웜의 입안을 밟는 순간, 그 존재를 감지한 커널 웜은 즉시 아가리를 여닫고 흙속으로 달아난 후 소화를 시작했다.


설령 저들 중 하나가 기적적으로 탈출한다 해도, 결국 지표에서 까마득하게 깊은 곳이라는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쓰러지고 말리라.


[특이한 체질의 인간. 반드시 흡수해야 함.]


옆에서 한덕로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의외로 그래서 한덕로는 흑기대원들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인간. 선천적으로 페로몬 조절 불가. 해당 개체들. 조절해내는데 성공. 흡수 후 분석 필요.]

“공감합니다. 저들이 소화되는 즉시 편한대로 하세요.”


천마는 묘하게 한덕로가 싱글벙글하는 하는 것을 느끼며 도로 정신을 녹아내리고 있는 흑기대원들에게 집중했다.


그러자 모두가 녹아내린 상황에서 버티고 있는 단 한명의 존재가 강하게 느껴졌다.


"아주 좋아요."


그는 조용히 촉수를 내밀어 입맛을 다셨다.


작가의말

마시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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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중꺾마 23.07.22 33 1 10쪽
» 대침투 (3) +1 23.07.19 33 3 9쪽
57 대침투 (2) +1 23.07.19 39 3 11쪽
56 대침투 (1) +1 23.07.17 38 2 9쪽
55 대책 +1 23.07.14 40 2 13쪽
54 지하지망 (地下地網) (3) 23.07.11 34 1 9쪽
53 지하지망 (地下地網) (2) 23.07.10 41 1 11쪽
52 지하지망 (地下地網) (1) +1 23.07.09 32 2 10쪽
51 듄 (3) +3 23.07.09 3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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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데스웜 (3) 23.07.05 40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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