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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 속 하이브 마인드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SF, 무협

bamboowife31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최근연재일 :
2023.07.24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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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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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4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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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대책

DUMMY

작금의 무림 정세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정사마였다.


명분을 중요히 여기는 정파.


실리를 추구하는 사파.


그리고 패도를 숭상하는 마도.


그러나 개개의 고수 간의 격차는 어떨지 몰라도, 객관적인 규모 면에서는 정파가 나머지 둘을 압도하는 중이었다.


실리를 추구하는 만큼 정파에 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사파는 민초들에게 호응을 크게 못 받을 수 밖에 없었고, 여기에 이익을 우선적으로 쫒는 그 특성상 서로 잘 뭉치지 못했다.


스승이나 제자나 서로를 강해지기 위한 일종의 수단으로 보는 것이 일상인데, 하물며 문파 단위에서 서로 이익을 초월한 협력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했다.


반면 천마신교로 대표되는 마도의 경우 패도, 즉 강자에 의한 지배를 숭상했다.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얼핏 사파와 다를 바 없어 보였으나,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약한 다수가 소수의 강자들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함으로서 단체로서의 결집력은 더 뛰어났다.


그러나 바로 그 강함만을 숭상하는 기류로 인해 약한 다수가 항상 이런저런 이유로 수가 줄기 일쑤였고, 그로 인해 객관적인 머릿수가 적었다.


당장 마도의 영향력이 천마신교가 다스리는 신강 일대와 그 근방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는 점이 그 사실을 증명했다.


이에 반해 정파는 앞서 설명한 두 세력보다 강호에서의 규모도 영향력도 더 컸다.


개개의 고수나 문파의 성향은 어떨지 몰라도, 일단 대외적으로는 정파 모두가 핍박받는 이들을 돕는다는 협을 주요 가치로 내세운 덕에 민초들로부터의 지지가 압도적이었다.


여기에 황실 또한 다루기 까다로운 나머지 두 세력보단 상대적으로 더 순종적인 정파를 선호했고, 이런 사정이 겹쳐서 강호 무림의 절대 다수는 정파인들이 차지했다.


그렇기에 바로 그 정파를 상징하는 집단인 무림맹의 힘은 무림에서 절대적일 수밖에 없었다.




####




한 달에 한번 무림맹에서는 정례회가 열렸다.


이곳에서 내려지는 결정들을 정파를 표방하는 문파들이 따르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었고, 때문에 오대세가와 구파일방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정파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상술한 대로 정파가 강호 대다수를 차지하는 특성상 정례회에서 결정되는 사안들은 크게는 무림 전체를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때문에 경솔한 결정을 내리지 않기 위해 매 정례회에는 맹의 중진을 맡은 모든 이들이 참석했고, 무림맹에 파견되어 있는 각 문파들의 대표자들도 어지간해선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여기에 더해 어떨 때는 특정 사안에 조언을 준다는 명분으로 맹 외부에서 초빙해온 고수들도 동석하곤 했다.


명색이 명문 정파들의 모임인 만큼 조용히 진행될 것 같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면 으레 고성이 오가기 마련인 것은 정례회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이번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아미, 청성에 이어 공동까지??”

“이번에는 사천이 아니라 감숙이란 말인가?!!”

“아미타불! 구파일방 중 삼할에 가까운 동도들이 피해를 입었다니 심히 우려되는 구려.”


각계각층의 무인들이 하나같이 말하고 있는 것은 바로 최근 보고된 감숙에서의 혈사였다.


공동파의 사조 현오가 실종된 사건.


그와 열 네 명의 도사들만 실종된 것이 아니라, 무려 마을 하나가 통째로 사라졌다는 소식은 각종 기인이사들이 익숙할 무림맹에서조차 큰 화제가 되었다.


특히 이번 일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구파일방의 일원들은 더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장내가 한창 시끄럽던 순간,


쾅!


“대체 맹은 뭘 하고 있는 것이요!”


갑자기 낡은 도복을 입은 도사 하나가 앞의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고함쳤다.


소리만 들으면 나무로 된 탁자 따위는 진즉에 부서지고도 남아야 했지만, 도사가 정교하개 운용한 기의 흐름 덕분에 가해진 충격에 비해 탁자의 피해는 별로 크지 않았다.


대신 우렁찬 소리는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현광 진인, 목소리를 낮추시오.”

“갈! 어디 이마에 피도 안 마른 애송이가 본 노에게 주의를 주는가!!”

“현명한 노선배께서 정례회에서는 나이 상관없이 모두가 동등한 각 집단의 대표라는 사실을 모르시진 않으리라 믿습니다.”


자신의 도발적인 언사에도 휘말리지 않고 정론을 말하는 모습에, 모소리를 높였던 대사는 씨근덕거리더니 이내 조금은 작아진 목소리로 이어갔다.


“···. 내 흥분해서 실언을 했소이다 진 공자. 내 사과하지.”

“그 사과, 받아들이지요.”


으득.


선심껏 내민 사과를 잽싸게 받아들이는 모습에 무림맹 공동파 대표, 현광은 이를 갈며 자신에게 주의를 준 젊은 공자를 노려보았다.


‘모용의 이 공자가 간교하기로는 여우와 같다더니 정말이로구나.’


그에게 주의를 준 이는 모용진,


오대세가 중 하나인 모용세가의 이 공자였다.


자신의 격장지계에 휘말리지 않은 그를 잠깐 노려본 후, 현광은 자신이 하려던 말을 계속 이어 나갔다.


“어쨌건 본 노가 하고 싶은 말은 여전히 같소. 대체 맹은 뭘하고 있는 것이오?”


그의 시선이 이내 정례회의 상석으로 향했다.


가장 가운데 있는 의자에는 무림맹주 남궁수혁이 앉아있었고, 그 왼쪽에는 무림맹 군사 제갈청이 있었다.


오른쪽에는 맹 호법이자 하북팽가 가주의 남동생, 팽만운이 눈을 부라리고 있는 중이었다.


명색이 정파의 대표 집단이라는 무림맹의 주요 삼대 직책이 전부 오대세가의 인물들로 이루어진 사실에 언짢아진 현광은 그 감정을 숨기지 않고 말에 실었다.


“사천에 이어 감숙의 본문에까지 느닷없이 피해자가 발생했소. 구파일방 중 세 문파가 당했는데 왜 맹에서는 아무런 대책을 내세우고 있지 않은 것이오?”

“현광진인, 아직 사천의 일과 감숙의 일이 동일한 흉수에 의해 벌어졌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증거? 증거가 필요한 일인가 이게?? 시기가 공교로와도 너무 공교롭거늘···!!!”


제갈청의 반박에 현광도 지지 않고 맞섰다.


그렇잖아도 구파일방 전체가 합심해 오대세가를 간신히 견제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그ㅜ파일방 중 무려 세 곳이 당했다.


물론 거의 멸문되다시피한 아미와 청성에 비하면 그가 속한 공동의 피해는 미미한 편이었지만, 이번에 실종된 본문의 사조 현오는 공동파 최고 전력이오, 개인적으로는 같은 스승 밑에서 수련한 사제였다.


그렇기에 그는 공동파의 대표로서나 현오의 사형으로서나 이 일에 대해 목소리르 높일 필요가 있었다.


“더 볼 필요도 없소! 본문을 비롯한 맹의 최고 전력들 중 하나인 구파일방을 공격해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집단이 따로 있겠소?? 지금 당장 병력을 꾸려 신강으로 가야 하오!!!”

“그러니까 지금 진인께서는,”


그 때 침묵을 지키고 있던 맹주 남궁수혁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우리 정파 쪽에서 먼저 정마대전을 일으키자는 말이오???”

“···.. 그, 그럴 생각은 없지만, 최근 동향을 보면 저들의 재침공이 멀지 않은 것이 분명하오!”


그저 입을 열었을 뿐인데도 뿜어져 나오는 그 가공할 기운에 잠깐 움찔했던 현광은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계속 주장했다.


“적의 공격이 명백한 가운데 가만 있다가 먼저 맞을 필요는 없잖소? 그러니 지금이라도—”

“이미 자세한 조사를 위해 은영각의 아이들을 감숙에 보낸 상황이오.”


남궁수혁이 그의 말을 자르며 끼어들었다.


“정마대전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피를 흘리는 것은 미래를 책임지게 될 정파의 젊은 무인들이오. 진인이나 나 같은 노괴들이 아니라.”

“노, 노괴라니···!!!”

“진인은 개인적인 복수심에 눈이 멀었을 지 모르나, 본인은 무림맹의 맹주로서 보다 더 많은 여건들을 고려해 결정을 내려야 하오.”


현광을 반강제로 진정시킨 남궁수혁은 이내 엄숙히 선언했다.


“사천과 감숙, 이 인접한 두 지역에 연달아 변고가 생긴 것은 분명 기이한 일. 허나 그렇다고 증거도 드러나지 않았는데 마교의 소행으로 단정지을 순 없소.”


천하제일존의 말에 시장 바닥 같던 정례회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 허나 사제를 잃은 현광 진인의 분노를 모른 척하는 것 또한 같은 정파 동도로서 해서는 안될 도리.”


어느 정도 그의 결심이 전해지자, 남궁수혁은 그가 직접 억눌렀던 현광의 체면을 살려주었다.


“사라진 노선배의 넋을 제대로 기리기 위해서라도 일의 시시비비는 명관약화하게 규명되어야 하는 바. 따라서 본인은 맹주의 권한으로 이번 사태만을 규명하기 위한 별도의 무력대를 창설하고, 그 지휘권을 현광 진인을 비롯한 구파일방에 넘기고자 하오.”

“특임대??”


그 말에 현광이 고개를 갸웃하자 남궁수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만에 하나 정말 이번 감숙에서의 혈사가 사천의 일과 연관이 있다면, 일의 흉수들은 가공할만한 조직력과 무력을 보유하고 있음이 틀림없소. 이를 각 지역의 문파들만으로 대응하기란 벅찰 것이 분명.”


이어서 그가 손을 들어 현오의 반대편을 가리켰다.


“따라서 각 문파와 세가에서 촉망받는 인재들을 모아 해당 지역의 문파들을 지원할 일종의 파견대를 만든 후, 그 대주로 모용진 공자를 추대하려는 바요.”

“뭐라고?!”


맹주의 발언에 구파일방 쪽에서 반발이 일었다.


“아미타불. 소승은 맹주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겠구려.”

“말이 지원이지, 이건 사실상 오대세가의 감시견들을 붙이겠다는 소리 아닌가!!”


소림과 화산파의 대표가 각각 한 마디씩 하자, 남궁수혁은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구파일방에서 보기에 좋지 않은 모습이라는 점은 인정하오. 허나 명심하시오.”


그의 목소리가 한껏 낮아졌다.


“청성, 아미, 그리고 공동.”


허나 그럼에도 그의 말은 아주 똑똑히 대전안에 들렸다.


“이 세 문파가 약한 문파였소?”

“·········”

“단체로 맞서 싸우면 본인조차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이들이 대부분인 문파들이었소. 허나 모두 하룻밤 사이에 멸문당했지.”


남궁수혁의 말에 점창과 종남파의 대표가 분한 듯 주먹을 부를 떨었다.


맹주의 말은 타당했다.


그들은 지금 미지의 적과 싸우고 있었고, 그 적은 단 하루만에 대문파 하나를 멸문시킬 정도의 무력을 지닌 존재였다.


그것이 얼마나 강한지, 한 명인지 다수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맹주가 제시한 방안을 무조건 거절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했다.


특히 이미 문파 셋이 당한 시점에서.


“···.. 맹주께 한 가지만 묻겠소.”


그 때, 조용히 있던 현광이 입을 열었다.


“이 새로운 무력대의 지휘권을 구파에 양도한다는 건 무슨 뜻이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파견대의 대주는 모용진 공자이나, 그 모용진 공자는 반드시 파견된 지역의 문파의 명을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제갈청이 대신 입을 열었다.


“해당 지역에 파견된 즉시 모용진 공자 휘하의 무력대는 파견된 문파의 소속으로 본 맹에서 분류될 것이고, 만일 이들이 명령에 불응할 경우 그것은 여기 계신 먕주께서 직접 책임을 물으실 것입니다.”

“···.. 정말이오?”

“내 약조 드리지.”


남궁수혁의 칼같은 대답에 현오가 고심하듯 손으로 입을 가리자, 아까 그와 언쟁을 벌였던 모용진이 조용히 다가왔다.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아까 신세졌던 모용진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감숙에서 강호 선배님의 깊은 가르침을 배우고자 합니다.”

“······..”


현오는 그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럼 모용진 공자는 잠깐 나를 따라오고, 나머지 인원들은 각자 이 새로운 무력대에 차출시킬 인원들을 정해서 군사에게 알려주시오.”


남궁수혁이 말을 마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맹주가 떠나자 정례회는 자연스럽게 파해졌고, 그렇게 각 대표들은 각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방을 나섰다.




####




“제대로 칼을 갈았구나, 무림맹.”


어두운 동굴 속에서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침 명색이 첫 둥지이면서도 사천보다 못해서 고민 중이던 참이었는데···”

“크르르르르르······”


서겅, 서겅!


골도를 날카롭게 가는 하이브 로드의 어깨 위에서 눈을 감은 천마의 머리가 중얼거렸다.


“한동안 바이오매스가 모자랄 일은 없겠어.”


번쩍.


그가 눈을 뜨자 보랏빛 안광이 동굴 안을 비추었다.


은은한 조명에 무리의 벌레들이 비춰지며 살벌한 인상을 풍겼지만, 천마의 시선은 그곳에 있지 않았다.


지금 그의 시야에 담겨져 있는 것은 바로 무림맹.


······.. 정확히 방금 전, 정례회가 열렸던 방의 천장 위였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어제 큰 소리 쳐놓곤 막상 제대로 내용을 개선하는데 애를 좀 먹었습니다.


앞으로는 만에 하나 이런 조짐이 있을 경우 기다리시는 일 없게 바로 공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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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올렸다 떨구기 (1) 23.07.24 58 1 10쪽
59 중꺾마 23.07.22 33 1 10쪽
58 대침투 (3) +1 23.07.19 33 3 9쪽
57 대침투 (2) +1 23.07.19 39 3 11쪽
56 대침투 (1) +1 23.07.17 38 2 9쪽
» 대책 +1 23.07.14 40 2 13쪽
54 지하지망 (地下地網) (3) 23.07.11 34 1 9쪽
53 지하지망 (地下地網) (2) 23.07.10 41 1 11쪽
52 지하지망 (地下地網) (1) +1 23.07.09 32 2 10쪽
51 듄 (3) +3 23.07.09 34 2 10쪽
50 듄 (2) 23.07.07 31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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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데스웜 (3) 23.07.05 40 2 10쪽
47 데스웜 (2) 23.07.04 42 1 9쪽
46 데스웜 (1) 23.07.03 3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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