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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 님의 서재입니다.

귀농했더니 몬스터들이 테이밍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백윤.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3.14 16:52
최근연재일 :
2024.05.24 23:5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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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790

작성
24.04.0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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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화 토마토가 약이다! (1) (수정 후 재업로드)

DUMMY

8화 토마토가 약이다! (1)



다시 출발하고 나서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시원하게 날뛰어준 보리 덕에 길을 찾는데 애를 먹고 있었다.


한편 서아는 요상하게 생긴 버섯을 구경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서아는 간지럽지~ 그치만 아빠는~ 긁지 말라고 해~ 하지만~ 서아는 어쩔 수 없어~! 멈출 수 없어~ 그것이 운명~~.”


아토피가 아빠의 슬픔버튼인 걸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 불꽃 효녀 서아는 열심히 엉망인 노래를 부르며 내 마음을 후벼파고 있었다.


서아 딴에는 장난이겠지.


나까지 힘들어하면 서아가 더 힘들 것같아서 밝은 모습만 보여줬는데 이렇게 돌아올 줄은 몰랐다.


그러나 연고도 매번 발라줄 수는 없었기 때문에 내 속만 타들어 갈 뿐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거지···.’


이래저래 괴롭다고는 했지만 힘듦이나 아픔을을 이렇게 농담이나 장난으로 승화시킨다는 것이

정신적으로 건강한 것임을 알기에 나는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긁지 않고 말로 표현하는 거면 가려운 정도는 약하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서아야 그런 버섯은 근처에도 가지 말랬잖아. 얼른 떨어져.”


긁지 말라는 말은 이미 계속하고 있었기에 더 할 말이 없던 나는 괜히 딴 것으로 잔소리를 했다.


“버섯아 안녕~ 너를 먹으면 아토피가 나을까~ 먹으면 안 돼~ 먹어줄 수 없어~ 슬프지~ 그렇지~.”


서아는 가끔가다 이런 노래를 지어불렀다.

내가 원하는 것을 안 들어줄 때나 아니면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기준은 오로지 서아의 기분이었다.


원래도 서아는 종종 투정을 부리곤 했지만,

언젠가 어린이집에서 뮤지컬 수업을 듣고 온 이후로 이렇게 엉뚱한 형태의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예고 없는 잔업에 곤란했던 날마다 기꺼이 늦게까지 서아를 돌봐준 어린이집에 감사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원망스러웠다.


이렇게 노래를 부르는 게 더 힘든 이유는 노래가 끝나질 않는 데다가 정말 노래만 부르는 것이기 때문에 혼내기도 뭐하기 때문이었다.


‘어린이집에선 왜 뮤지컬 놀이를 해가지고···.’


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그덕에 학예회에서 팅커벨 역을 맡아 꼬물꼬물 노래하던 서아는 참으로 귀여웠다.


어쨌든 이대로는 도저히 지도에 집중할 수 없었다.


“잠깐만 기다려 서아야. 노래는 그만 부르고··· 아빠 귀에 딱지 앉겠다.”

“웅.”


그래도 착한 서아는 노래를 멈추어 주었다.


“서아 긁고 싶은데 아빠가 긁지 말라고 해서 노래로 푸는 거지?”

“웅.”

“아이구 우리 서아 아빠 말 들어주려고 노력하네.”

“헤헤.”


서아는 멋쩍게 웃어보였다.


“하지만 서아야 우리 서아가 계속 노래를 부르면 아빠가 지도에 집중을 할 수 없어. 그러면 집에도 늦게 가구 밥도 늦게 먹지.”

“···! 그것도 그러네에!”

“그래서 말인데 우리 서아 너무너무 긁고 싶을 때만 노래 부르기로 하자. 알겠지?”

“웅!”


예쁘게 말하니 예쁘게 대답해주는 서아였다.


그렇게 30분이 지났을까.


서아는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팡 팡 팡 팡


이번엔 무려 두부의 궁뎅이를 드럼 삼아 팡팡 치며 노래를 불렀다.


“아빠는 긁지 말랬어~ 그러면 집에 간다고~ 그치만 아빤 지도만 보네~ 집은 안 보이네~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모오오~


거기에 보리의 코러스까지.


내가 보리를 째려보았지만 눈치 없는 보리는 코러스를 멈추지 않았다.

정말 환장의 콜라보였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는 게 내 목표였지만

이렇게 집중을 못하면 아침이 돼도 도착하지 못할 것 같았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지···.’


서아의 관심을 어떻게든 돌려야했다.


나는 가방에서 무언가를 안 보이게 쥐고 서아에게 주먹을 내밀었다.


“서아야 간식 먹을래?”

“간식?”


서아의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일단 관심을 끄는데는 성공인 것 같았다.


“사탕이나 초콜렛 같은 거야?”

“글쎄에~? 아빠는 잘 모르겠지만··· 아주 맛있는 거지! 궁금하지?”


내가 알려줄 듯 알려주지 않자 서아는 애가 타는 것 같았다.


“그러면··· 서아가 확인해야겠네에!”


바로 지금 이었다.


“그 대신!”

“···?”


어리둥절한 서아


“아빠가 지금 정신이 없으니까 이제 노래 안 부르기로 약속하자. 알겠지?”

“웅. 약속.”

“아냐. 새끼손가락까지 걸어야겠어.”


새끼손가락을 건다는 건 서아에게 있어서 가장 무거운 약속이라는 뜻.


“새끼손가락까지? 움··· 조아!”


안 하겠다고 하는데 굳이 새끼손가락까지 걸자는 말에 서아는 의아해 했지만 별 의심 없이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그제서야 나는 서아의 간식이 든 손을 펼쳤다.


“간식~ 간시이익···.”


그것을 보자 서아의 밝은 목소리가 바람빠진 풍선처럼 쭈그러들었다.


“···.”


서아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었다.

그런 서아와 반대로 내 입꼬리는 슬며시 올라갔다.


“이거 방울토마토잖아···.”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겠지만 서아의 야채에 대한 편식은 유독 심한 편이었다.

오죽하면 어린이집 알림장에 식습관 지도를 당부하는 메시지가 많았을까.


‘물론, 간편식이나 레토르트를 애용한 내 탓이지만···.’


어쨌든 나는 늦었지만 늦은 만큼 서아에게 야채를 먹이려고 노력하고 있었고

야채를 먹기 싫어하는 서아와 늘 전쟁을 벌이는 실정이었다.


그중 방울토마토는 서아가 가장 싫어하는 간식 1순위!

라이코펜인가 뭔가 하는 성분이 아토피에 좋다는 걸 알고 내가 엄청 먹이려고 하기 때문이었다.


“그럼! 아토피에 좋은 방울 토마토지~!”

“아빠가 날 속였어···!”


충격에 비틀거리는 서아.


나는 그것이 과장된 몸짓임을 알고 있었지만 서아가 보리 위에서 떨어질까 상체를 일으켜 서아를 붙잡는 두부가 굉장히 귀여웠다.


“속이다니. 서아도 다 알고 새끼손가락 건 거잖아.”

“서아는 당연히 맛있는 건 줄 알았지···!”

“그러게 잘 확인했어야지. 그리고 토마토도 맛있는 거야. 심지어 건강에도 좋은데?”


노래를 멈추기 위해 5살짜리 딸에게 세상의 쓴맛을 맛보여준 32살의 나는 승리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이이익···!”


서아는 잔뜩 볼을 부풀렸다.

약속을 중요하게 여기는 서아였기에 할 수 있는 게 없었기에 저렇게라도 표현하는 것이었다.


또래처럼 투정을 부릴 수도 있는데 누굴 닮아서 이렇게 정직한지.


‘음 역시 나겠지?’


괜시리 속으로 웃음을 흘렸다.

그런 나와 달리 서아는 내 손의 방울토마토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서아 안 먹을 거야? 보리가 다 먹는다?”


모오오오~.


역시 눈치 없이 해맑은 보리는 좋다고 혀를 날름거렸다.

얘는 비싼 약초까지 먹었으면서 뭐 그리 배가 고픈 걸까.


“보리 안돼! 언니 거야!”


서아가 내 손에 있던 방울토마토들을 받아들더니 가방에서 주머니를 꺼내 담았다.


모오오···.


보리는 방울토마토를 못 먹게 된 게 속상했는지 축 처져버렸다.

걸음걸이마저 터덜터덜 걷는 보리.

그런 보리의 모습에 등 위에서 흔들거리던 마음씨 착한 서아는 보리에게 말했다.


“알겠어. 보리도 줄게.”


간만에 언니다운 모습을 보여준 서아였다.


모오옹~


다시 살아난 보리는 그 육중한 몸을 깡총이기 시작했다.

덩치는 제일 큰 게 방울토마토에 저렇게 목숨을 거니 저절로 웃음이 났다.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까르르 웃는 서아를 뒤로하고 나는 다시 지도에 집중할 수 있었다.


*


한참을 헤맨 끝에 갈피를 잡은 나는 잠깐 평지에서 멈췄다.


“좋아. 생각보다 오래 걸렸으니 끼니도 해결할 겸 잠깐 쉴까?”


돗자리를 깔자 보리의 등에서부터 목선을 따라 슬라이딩을 하는 서아였다.


원래는 집에 도착하면 밥을 먹을 생각이었지만 생각해보니 가서 또 밥을 짓고 식사를 준비하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자 그럼···!”


나는 가방을 뒤져 식재료가 든 밀폐용기들에서 햄 치즈 상추 등 재료를 꺼냈다.


만들 것은 바로 샌드위치!

먹으면 건강해지는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음식이고

서아가 좋아하는 치즈나 햄도 들었지만 야채도 많이 들어서 거부감 없이 야채를 먹일 수 있다는 것도 이유였다.


뚝딱뚝딱 능숙하고 빠른 솜씨로 샌드위치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빠른 건 아니었기에 괜시리 뿌듯함이 느껴졌다.


‘후후. 샌드위치를 한 시간 반 동안 만들던 나는 이제 없지.’


번거롭지 않게 만들어서 올 수도 있겠지만 빵의 퐁실함, 그러니까 볼륨감을 살리고 싶었달까.

서아는 예쁜음식을 더 잘 먹어주니까 말이다.


“자 완성! 서아야~ 서아가 좋아하는 샌드위치 먹자~!”


서아는 내가 건넨 샌드위치를 슥 보더니 말했다.


“서아는 배불러서 괜찮아.”


샌드위치 사이에 교묘히 끼워진 야채들 먹기 싫어서 거짓말하는구만..?

나는 두부를 베고 볼록해진 배를 동당동당 두드리는 서아를 보았다.


‘뭘 먹었다고 저렇게 개구리배가 됐지···?’


심지어 서아는 지금도 무언가를 손에 쥐고 우물거리고 있었다.


“서아 그거 뭐야!”


내가 소리치자 서아는 깜짝 놀라며 삐죽였다.


“아이 깜짝이야. 아빠 왜 그래. 서아 놀랐잖아.”

“서아 지금 뭐 먹고 있어···?”


나는 물어놓고 답을 기다릴 수 없어 서아가 쥐고 있던 것을 가져왔다.

그건 빨갛게 잘 익은 방울토마토였다.

근데 그 길쭉한 모양새가 계란만하고 은은한 광택이 도는.


“뭐야···? 내가 준 방울토마토 맞아···? 근데 왜 이렇게 크지? 서아 이거 어디서 났어?”

“땄어.”

“······!!!”


태연하게 말하는 서아의 말에 나는 무소음 비명을 지르고는 서아를 들어 상태를 체크하기 시작했다.


몬스터출현지역은 과거에 열린 게이트의 영향으로 마력이 짙고 짙은 지역. 당연한 말이지만 마력에 오래도록 노출되면 변이가 일어난다.

몬스터출현지역을 부르는 이명 중 하나가 ‘잃어버린 땅’인 이유도 그러했다.

분명 식물을 심을 수 있는 땅이지만 그렇게 자란 식물은 활용을 할 수 없으니까.


그러니 아무 물이나 마셔도 안 되고 아무 거나 먹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출혈, 충혈 없고. 호흡 맥박 전부 괜찮고.”


나는 서아를 인형처럼 이리저리 돌리며 면밀하게 상태를 체크했고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만약 문제가 있는 이곳의 식물을 배가 부를 정도로 먹었다면 이미 이상이 있어야 했다.


“피부는······ 어···?”


이상이 있었다.

그것도 평소와 다른 아주 커다랗디 커다란 이상이.


“아토피가··· 나았잖아···!”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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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 몰락한 왕의 트럭 (1) +3 24.04.18 2,317 6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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