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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 님의 서재입니다.

귀농했더니 몬스터들이 테이밍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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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3.14 16:52
최근연재일 :
2024.05.19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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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5.0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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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29화 같이 먹어야 맛있지

DUMMY

29화 같이 먹어야 맛있지



소녀는 꿈을 꾸었다.


뚜벅뚜벅


구두소리가 어두침침한 복도에 울리면


자박자박자박자박


작고 가벼운 발소리가 뒤따른다.


도대체 얼마나 걸은 걸까?


배가 고프고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어린 소녀는 보통 이럴 때면 가정부에게 투정 부리곤 했지만

지금은 투정 부릴 사람이 없다는 것 쯤은 알고 있었다.


아무리 걷고 걸어도 어두컴컴한 복도.

시간이 얼마나 지난지도

이곳이 어딘지도 알 수 없었다.


한가지 그녀의 머릿속에 각인된 건 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것.


소녀는 방금 전 눈앞에서 일어났던 일을 떠올렸다.


―이봐! 제정신이야? 이 회장 손녀라고?

―괜찮아 괜찮아. 어차피 우린 거 모르잖아.

―아니 그래도 지금 이게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모르는 건가? 이 회장이 자식들 죽고 손녀에게 얼마나 집착하는데···!

―하여튼 쫄보라니까··· 회장이고 나발이고 뭔 상관이야.

―하아··· 이름 값 하네 미친놈··· 하여튼 버려진 새끼들은 이래서 문제야.


멈칫.

휘적휘적 걸어나가던 남자의 몸이 멈추고 손이 번쩍였다.


촥!


이어지는 피분수.


―크윽··· 광란··· 너어···.


또 다른 남자는 손으로 상처난 목을 잡으며 서서히 무너졌다.


―하여튼 시끄럽다니까.


광란이라 불린 남자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소녀 앞에 쭈그려 앉아 말을 이었다.


―자, 꼬마아가씨. 너는 조용할 거지?


그대로 얼어붙은 소녀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소녀는 이렇게 계속 걷기 시작했다.


‘할아부지···.’


소녀는 마음속으로만 할아버지를 불렀다.

어린 소녀는 할아버지에게 나쁜 말을 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다.


사실 밉지 않은데 밉다고 해버렸다.


할아버지는 늘 바빴다.

인형 장난감 자신을 돌봐주는 가정부 아주머니까지 붙여줬지만 소녀는 늘 외로웠다.

그래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한 것이었다.


할아버지가 그 말을 믿으면 어쩌지?

그래서 자신을 안 찾으러 오면 어쩌지?


걱정이 됐다.


하지만 소녀는 할아버지를 믿었다.

언젠가 소녀의 할아버지는 말했기 때문에.


―할애비는 우리 ○○이가 어디에 있더라도 한걸음에 달려가지!


이상하게도 이름이 들리지 않았지만 괜찮았다.

그 말 덕에 이런 어두운 복도도 씩씩하게 걸을 수 있었으니까.


소녀는 할아버지가 자신을 데리러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아니, 버티기로 했다.

어린 소녀도 이곳이 친절한 곳이 아닌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나중에 할아버지를 만나면 말할 것이다.

잘 기다렸다고. 그동안 잘 버텨냈다고.


뚝.


일정하게 울리던 구두소리가 멈추었다.


어느새 발걸음을 멈춘 선두의 어른이 커다란 철문을 열었다.


끼이이익.


녹슨 경첩이 비명을 지르자

붉은 빛이 그녀의 시야를 물들였다.


*


“···!”


소녀는 눈을 떴다.


그리고 고양이가 보였다. 그것도 숨소리 마저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


“···!!”


소녀는 너무 놀라 몸을 뒤로 뺐지만


지면을 박차려 한 몸놀림은 허공만 가를 뿐이었다.


“···???”


“와~! 진짜 일어났네에! 두부 대단하네에!”


그리고 들려오는 어린 아이의 목소리.


이제 보니 5살이 됐을까 싶은 아이가 고양이를 들고 있는 것이었다.


먀아아아


그리고 그 말을 들은 고양이는 어딘가 으쓱한 표정을 짓고는 먀아 하고 울었다.


“아빠 언니 일어났어!!”


팍!


소녀는 상황 파악을 위해 얼른 몸을 일으켰다.


따사로운 햇살.

푹신한 이불.

깔끔한 인테리어.

그리고 어딘가에서 흘러들어오는 구수한 냄새.


적어도 그녀에게 익숙한 공간은 아니었다.


“으윽···!”


그리고 갑작스럽게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파왔다.


‘···??’


낯선 공간, 낯선 사람 그리고 갑작스러운 두통.

혼란스러웠다.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깨어나기 전까지 무얼 하고 있었는지


‘나는··· 누구지?’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확실한 건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불안감 뿐.


“안심해라.”


그때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린 곳엔 날카로운 인상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안심하라는 말과 다르게 그 안에 서려 있는 경계심과 여차하면 바로 공격할 수 있다는 적의를.

기억을 잃어버렸어도 고도의 훈련을 받은 그녀였기에

김민수가 가진 적의를 바로 느낀 것이었다.


“···.”


그녀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품속에 숨긴 한 손은 분명 무기를 잡은 것이리라.


하지만 속도라면 그녀도 자신 있었다.


둘 사이에 긴장감이 점점 격화되고


선수필승이라 생각한 그녀가 당장이라도 공격을 시도하려 했지만


이상하게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


신체에 이상이 있는 건가?

아니, 감각엔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절대로 지금 움직이면 안 된다는 본능이 그녀의 경종을 울려댔다.


그녀는 이런 때에 본능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워 잘 알고 있었다.

어디서 배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녀는 이 본능의 정체를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래, 이건 바로 공포다.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압도적 강자를 앞에 둔 공포.


아무리 감정이 제거된 그녀이지만 공포라는 감정은 가장 원초적이고 생존과 직결되는 감정이기에 안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저기 자신을 경계하고 있는 저 사내가 그만큼 강하다는 건가?


아니, 아니다.


그녀는 이 미지의 공포를 잠재우려 방안을 면밀히 살펴보았고 이내 그 원인을 알 수 있었다.


그건 아까 아이가 자신에게 들이밀었고

지금은 표정 없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고양이.


고양이에게 이런 느낌을 받는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얌전히 기운을 누그러뜨렸다.


*


한편

주방에선 요리가 한참이었다.


“아저씨 여기 김치요.”

“아 고마워. 이야 재준이는 손도 야무지네?”

“트럭에서 지낼 때 아빠랑 이것저것 많이 만들어봤거든요.”


내가 칭찬을 하자 재준이는 쑥스러운지 머쓱한 웃음을 흘렸다.


“이제 다진마늘에 고춧가루였나?”

“네네.”


맨날 밖에서 뛰어노는 서아와 달리 재준이는 한마디로 독서광이라고 할 수 있었다.

서아의 한글공부와 집안일을 도와주는 걸 빼고는 매일 책을 읽기 바빴다.


어느정도냐면 김민수가 와서 뚝딱뚝딱 가구를 만들어줄 때도 한가로이 책을 읽을 정도였고

무엇보다 책의 종류를 가리지 않았다.


심지어 내가 읽으려고 산 레시피북까지 달달 외워버리다 시피 할 정도니까.


“어디보자··· 어른 둘··· 한창 먹을 나이니까 셋이라 치고 애들 둘이니까···.”


나는 다진마늘을 크게 떠서 자글자글 김치와 돼지고기가 볶이고 있는 궁중팬에 뭉텅 넣었다.


좀 많은 것 같긴 했지만 뭐 어때 지금까지 살면서 마늘 많이 넣었다고 욕하는 사람은 한 번도 못 봤다.


“그리고 고춧가루도··· 아, 애들도 먹어야 하니까 이건 좀 적게···.”


솔솔솔솔


“그리고 김칫국물이요! 누린내를 잡아준대요!”

“오케이. 김칫국물 넣고 다시 볶기···”


자글자글자글


익숙하고도 맛있는 냄새가 온 부엌에 퍼져나갔다.


“와 냄새 진짜 좋아요!”

“그치? 역시 아는 맛이 무섭다니까.”


재준이와 나는 꿀떡꿀떡 침을 삼켰다.

한편으론 벌써 이렇게 침이 고이는데 그 맛있는 콩으로 만든 콩비지를 넣으면 대체 얼마나 맛있어질까 기대가 되었다.


치이익


한창 볶고 있던 팬에 물을 넣자 치익 하는 소리가 났고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자 나는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었다.


“좋아. 이제 대망의 콩비지···!”


나는 준비해둔 콩비지를 보글보글 끓고 있는 찌개에 그대로 투하했다.

그러자 뽀얘진 국물과 함께

구수한 냄새가 그야말로 폭발했다.


“간을 봐야 하니까.”


그 냄새에 나는 숟가락을 들고 말았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숟가락으로 푼 양은 결코 적지 않았다.


찌개를 입 안에 넣자.


“···!”


이거다. 이거였다.


나는 지금까지 이걸 먹기 위해 살았구나 싶었다.


“아저씨 어때요? 맛있어요?”


늘 침착하던 재준이도 연신 그 맛을 물어왔다.


그 물음에 나는 말 없이 숟가락을 하나 꺼내 쥐어주었다.

그리고 그 의미를 이해한 재준이가 입에 찌개를 넣은 순간.


“···!”


눈이 커질 대로 커져 거의 뭐 안경 너머로 튀어나오는 게 아닐까 걱정이될 정도였다.


“와··· 진짜 맛있어요··· 이정도면 아저씨 농사 안 하고 장사하는 게 나으실 것 같은데···.”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가 7살에게 어울리는 말은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 비지찌개의 맛에 감탄하고 있을 때 서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 언니 일어났어!”


“아 정말?”

“웅! 서아가 두부한테 깨워달랬더니 두부가 깨워줬어!”

“아구 그랬구나.”


하긴 처음부터 두부가 잠재웠으니 두부가 깨워도 이상할 건 없었다.


“서아야 잠시만 아빠가 이것만 하고 갈게.”


남은 건 끓이는 것 뿐이지만 불을 올려놓고 다녀올 순 없는 노릇이었다.


“아, 제가 하고 있을게요!”

“응? 재준아 괜찮겠어?”

“그럼요! 아빠랑 다닐 때 많이 해봤는 걸요!”


임상만 혼자 모든 살림을 할 순 없었을 테니 도와줄 법도 했다.


‘하긴 이런 걸로 거짓말을 할 리는 없고 워낙 야무지니까···.’


“고마워 재준아 그럼 잠깐만 부탁할게. 한 2~3분만 더 끓이다 꺼주면 돼. 가스 코크 꼭 내려주고 무슨 일 있으면 아저씨 불러야 한다!”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될 일이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이는 탓에 신신당부를 했다.


“넵! 걱정마세요!”


씩씩하게 말하는 재준이였다.


*


방문을 열자 그곳에는 기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마치 터지기 일보직전의 무언가를 억지로 누르고 있는 듯한 느낌.


오현우가 방안에 들어가자 두부를 두려워하면서도 김민수에게 경계의 시선을 놓지 않던 소녀가 그를 쳐다봤다.


“일어났니?”


소녀의 눈에 이채가 띄었다.


아이의 시선과도 사내의 시선과도 다른 무언가.

걱정, 연민 등 개념으로만 존재하던 감정이 그의 얼굴을 보자 저절로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어색했던 탓일까 소녀는 더욱 움츠러들었다.


“네가 왜 여기 있는 지 아니?”


도리도리


오현우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조용히 고개를 가로젓는 소녀.


“네가 누군진 기억하고?”


도리도리


한편 김민수는 그런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공격성을 보이지 않다니···!’


오현우가 그렇게 말했고 전설급 몬스터의 힘을 의심하는 건 아니었지만

한편으론 근거가 부족한 개인의 주장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여차하면 바로 전투를 벌일 준비를 하고 있었던 그였다.


‘비수’의 세뇌는 풀리지 않는다. 정신에 충격을 줘도 마찬가지. 충격을 주어 기절을 하게 되면 오히려 불안정해져 발악을 하는 게 ‘비수’의 암살자들이었다.

그리고 한번 금이 간 정신은 스스로를 붕괴시키고 만다.


하지만 이게 뭔가.

깨어났을 때는 그래도 공격성을 보이더니 오현우가 나타나자 순한 양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이쯤 되면 믿을 수밖에 없겠군···. 이렇게까지 얌전해질 줄은 몰랐지만···.’


소녀가 암살자로서 교육받고 살아온 본능은 남아 있다.

세뇌가 풀리며 임무 외에 개인적인 사고가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감정을 모르고 그렇기에 공감할 줄 모르며 타인에 대한 경계와 공격성은 그대로인 채인 것이다.


그럼에도 소녀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순전히 오현우의 능력 때문이었다.


‘기억을 못하다니···. 세뇌가 풀리며 기억도 함께 사라진 건가···? 마치 단단히 붙은 무언가가 떨어지며 떨어질 때 한쪽이 뜯기는 것처럼···?’


오현우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서아가 그녀를 바라보며 불쑥 물었다.


“언니 엄청 예뿌다아. 어떻게 그렇게 예뻐져?”


왠지 평소보다 더 친근하게 구는 것 같은 서아였다.

서아로선 맨날 아저씨들만 보다 정말 오랜만에 어린 여자를 본 셈이니 이런 반응을 보일 법도 했다.


그러나 정작 소녀는 어쩔 줄 모르는 반응이었다.

평생 인간병기로서 길러져 온 그녀였다. 기억은 잃었지만 본능은 남는다.


예쁘다는 말의 의미는 알고 그것이 칭찬으로 쓰인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자신이 예쁘다는 생각도 아니, 외모에 대한 어떤 관심도 없던 소녀였기에

문을 열고 나타난 남자와 같은 따듯한 느낌이 풍기는 아이의 질문에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아··· 아···.”


그렇기에 소녀는 말을 더듬었다.


용기를 내서 다가갔을 때 제대로 된 반응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어른도 머쓱해한다.

하지만 서아는 이 정도에 주눅들지 않았다.


“언니 괜찮아 나중에 말해조! 아빠가 말하기 어려울 때는 천천히 말해도 늦지 않는대!”


양손을 허리춤에 올린 서아가 씩씩하게 말했다.


끄덕.


소녀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모습을 본 김민수는 그제야 품에서 손을 꺼냈고 두부 또한 시선을 거뒀다.

서아 덕에 어느정도 분위기가 풀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 오현우가 말했다.


“좋아, 그럼 상부터 차릴까?”


오현우는 접이식 밥상에다 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밥과 나물 몇 가지와 김치 그리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비지찌개.


“자 먹자!”

“잘 먹겠습니다!”


그토록 고대하던 비지찌개를 한입 떠먹은 김민수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고 입으로 뜨거운 김을 연신 뱉어냈다.


“후우우 와 현우씨 진짜진짜 구수하고 맛있네요! 서울에 비지찌개 맛집은 다 꿰고 있는데 태어나서 먹은 비지찌개 중에서 제일 맛있습니다!”


평소의 김민수는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사람이 아니지만 이렇게 맛있으면 그럴 법도 했다.


“하하하 많이 드세요. 서아는 안 매워?”

“웅! 아빠 음식이 제일 맛있어!”


고사리같은 손으로 야무지게 밥을 비비며 서아가 답했다.


“좀 더 끓이니까 더 맛있더라구요.”


후룹후룹 재준이 역시 열심히 찌개를 떠먹으며 말했다.


역시나 예상대로 비지찌개는 호평 일색.

다들 맛있게 먹어주니 뿌듯한 오현우였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만 있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소녀였다.


“···.”


소녀는 자신의 그릇에 담긴 비지찌개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식사란 영양보충의 수단일 뿐 자칫 독에 당할 수도 있는 불필요한 행위.

이번에도 몸에 새겨진 암살자의 본능이 식사라는 행위를 거부하는 것이었다.


“언니는 왜 안 먹어?”


자신을 보는 순진무구한 눈동자.


“그래 같이 먹어야 맛있지. 괜찮으니까 편하게 먹어.”


따듯한 느낌의 남자도 한 마디를 거들었다.

소녀 스스로도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자신 때문에 이 남자가 실망한다면 싫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소녀는 숟가락을 어색하게 들고는 천천히 비지찌개를 떴다.


식욕을 자극하는 구수한 냄새.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한입에 넣었다.


그리고 번쩍 뜨이는 눈동자.


구수하고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소녀의 손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흰 쌀밥을 뜨고 있었다.


이번엔 밥과 함께 한입.


그리고 기억의 깊은 곳을 자극하는 듯한 익숙하디 익숙한 맛.


그리고 소녀의 머릿속에는 책이 가득 꽂혀 있는, 분명 처음 보지만 낯설지 않른 서재의 풍경이 펼쳐졌고

그와 함께 자신을 쓰다듬어주는 어느 거친 손에 떠올랐다.


“맛있다···.”


소녀의 첫 마디.


분명 감정을 잃었을 소녀의 눈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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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새로운 작물의 힘! +3 24.04.25 1,877 5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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