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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향 님의 서재입니다.

모르스 무토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종이향
작품등록일 :
2016.05.17 23:32
최근연재일 :
2016.09.30 23:49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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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275
추천수 :
681
글자수 :
84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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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14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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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충돌 (6)

DUMMY

사도의 이마에 나타난 눈모양의 붉은 구슬에 흠칫 놀란 것도 잠시, 온힘을 다한 올리버의 머리 공격은 사도 가슴의 붉게 빛나는 구슬에 그대로 내리꽂혔다. 올리버의 이마에 강타당한 붉은 구슬은 그대로 “쩡~”하는 뭔가 부서지는 듯 한 소리를 냈고, 이어서 찢어지는 듯, 고통스러워하는 사도의 비명 같은 울부짖음이 데크 전체에 울려 퍼졌다.


올리버는 그 비명 같은 울부짖음으로 알 수 있었다. 지금은 공격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을 말이다. 그 말은 그렇게 있기를, 찾기를 바랐던 사도의 코어가 저 붉은 구슬을 가리키는 것이란 것을 말이다.


아니 사실 올리버는 코어인지 아닌지가 중요하지는 않았다. 지금으로써는 무한 반복과 같은 공격에서 뭔가 틈을 찾아내었다는 것이, 실제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 공격을 했다는 것이 중요했다.


올리버는 곧바로 공격을 계속했다. 사도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이상 이 공격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사도의 가슴을 공격하기 위해서 포기했던 두 팔은 그대로 뒤로 젖혀진 채 어깨가 부러진 것 같았다. 그래서 반대로 팔을 잡고 있는 사도의 힘을 지지대로 삼아서 다시 사도의 가슴에, 붉게 보이는 구슬을 향해서 이마를 박았다.


올리버의 이마가 계속해서 사도 가슴의 구슬을 내리 찍는 가운데, “쩡~, 쩡~” 거리는 소리와 함께 고통어린 사도의 울부짖는 소리도 점점 커져갔다. 올리버의 공격이 계속해서 집중되자 사도는 올리버의 팔을 꺾은 손을 놓고는 가슴을 향해 내려오는 올리버의 머리를 잡고 가슴을 보호하기 위해서 팔을 가슴 쪽으로 움직였다.


올리버는 두 팔이 자유를 얻었지만, 이미 어깨가 부서져서 제대로 힘을 쓸 수가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 이 공격방식과 기회를 놓친다면, 다시는 사도를 잡을 기회를 놓칠 것 같다는 건 알 수 있었다.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팔을 억지로 움직였다. 부서진 어깨로부터 끔찍한 고통이 느껴졌지만, 변이로 강화된 몸은 그럭저럭 버틸 수 있게 해주었다.

올리버는 급히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팔을 뻗어서, 공격을 막기 위해서 자신의 머리를 잡으려고 시도하는 사도의 팔을 반대로 잡아 바닥으로 눌러버렸다. 마치 파운딩을 하는 자세처럼 올리버는 자신의 팔로 사도의 두 팔을 잡아 누른 후, 좀 더 힘을 주기가 편해진 머리로 연신 사도 가슴의 붉은 구슬에 대한 공격을 가했다.


계속되는 공격에 결국 버티지 못한 사도 가슴의 붉은 구슬은 “쩡~! 쩌쩍~”하는 깨지는 듯 한 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터지는 붉은 빛을 방출해 내더니, 이내 붉은 빛이 사라져 버렸다. 붉은 구슬이 깨져버린 것이었다.


순간 데크 전체에 소름 끼지는 처절한 사도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비명소리를 듣는 올리버도 그 통증이 알 수 있을 것 같은, 느껴지게 만드는 그런 울부짖음이었다. 그리고 그 소리와 함께 사도의 상체가 그대로 뭉개져버렸다.


올리버는 고통어린, 절규에 가까운 사도의 비명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는데, 마지막 공격에서 이마와 부딪힌 사도의 상체가 더 이상 딱딱한 물체가 아닌, 마치 변이전의 부정형의 몸으로 돌아간 것처럼 올리버의 이마 공격에 그대로 사도의 가슴이 뚫려버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이 느껴지는 순간 올리버는 자신이 한 붉은 구슬에 대한 공격이 결국 성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개를 든 올리버의 얼굴에는 온통 전과 같은 사도의 살들이 묻어있었다.


그 모든 것은 말 그대로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올리버는 사도를 내려다보았다. 가슴의 붉은 구슬을 잃어버린 사도의 상체가 무너지면서 부정형으로, 예전의 진흙 같은 모습으로 다시 변해가고 있었다. 그토록 딱딱하고 강한 상체도, 이제 거의 온몸을 뽑아내고 발만 남은 상태인 하체도 모두 원래 활성인자와 만나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제야 올리버는 확실한 공격의 성공이 느껴졌다. 손에 들린 흘러내리는 사도의 팔을 그대로 바닥에 내던졌다. 몸을 일으키기 위해서 손을 사용하려 했지만, 어깨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그대로 꼬꾸라질 뻔했다.


올리버는 간신히 몸을 일으키고는 급하게 뒤로 물러섰다. 전체적으로 상황을 살피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혹시라도 이어질 다른 공격에 대비하고자 하는 것도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서 빨리 어깨를 회복시켜야만 했다. 지금 올리버의 공격으로 사도에게 생긴 문제가 언제 다시 해결되어서 또다시 공격해올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올리버는 뒤로 천천히 물러나면서 사도를 살폈다. 사도의 상체는 이미 거의 다 무너진 상태였고, 그렇게 무너진 신체는 마치 진흙처럼 흘러서 부정형으로 바닥에 퍼져있었다. 제법 충격을 받은 것인지, 활성인자로 변하기전보다 힘이 있어보이지는 않았다.


“어?”


그때 올리버의 눈에 다른 붉은 구슬이 보였다. 올리버가 가슴의 붉은 구슬을 공격하려고 할 때, 마주친 사도의 이마에 생긴 붉은 구슬이었다.

다시 보니 정말 눈처럼 보였다. 마치 고양이 눈처럼 세로로 갈라진 동공을 가진 눈이 아직 무너지지 않은 사도의 머리, 이마로 생각되어지는 장소의 한가운데 박혀있었다.


순간 올리버는 그 구슬이 가슴의 구슬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체는 이미 무너져 내렸지만, 머리는 아직도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가슴의 코어와는 다른 또 다른 코어일지도 몰랐다.


그리고 올리버는 사도의 이마에 생긴 붉은 눈 모양의 구슬이 마치 눈처럼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 눈 안에는 거대한 고통과 분노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붉게 타오르는 눈빛이 자신에게 닿을 때마다 올리버는 신경이 쭈뼛쭈뼛 섰다. 올리버는 저절로 긴장감이 생겼다. 이미 사도는 거의 무너진 상체에 온전한 것이라고는 머리와 붉게 타오르는 외눈뿐이어서, 이제는 해치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외눈 속에 담긴 고통과 분노어린 시선에 순간 끝이 아니란 것을, 어쩌면 더욱 큰 적이 앞에 둔 것처럼 느껴졌다.


하긴 활성인자로 변이가 더 일어나기 전에도 부정형이었는 데다가, 그때도 이기고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사도는 아직 포기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복수심(?), 알 수 없는 증오에 불타고 있었다.

사도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건 사도의 입장에서이고 올리버로써는 사도야말로 불청객에 문제꺼리였다. 교단이 사도까지 잠입시킬 줄은 예상하지 못했었으니까. 아무래도 세루에 대한 중요도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컸던 것이 문제였을 것 같았다.


이제는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저 머리에 남은 눈과 같은 모양의 구슬, 코어까지 마저 부셔버려야 사도를 끝장낼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 수 있었다. 일단 저 머리를 잡아야 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하며 올리버가 잠시 사도를 관찰하는 사이, 사도는 부정형으로 무너져 내린 몸을 천천히 올리버의 발밑으로 이동시키고 있었다. 올리버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 경계하는 쪽이 아닌 갑자기 밑에서 한꺼번에 덮쳐온다면, 올리버도 낭패를 볼지도 몰랐다.


올리버가 사도의 머리를 잡을 계획을 세우고 다시 돌진하려는 순간, 갑자기 자신의 다리를 붙잡는 움직임을 느끼고 다시 뒤로 물러나려다가 솟구치는 사도의 살들로 인해서 뒤로 넘어졌다.

올리버가 넘어지면서 뒤에 있던 컨테이너의 모서리를 깔아뭉갰는데, 컨테이너가 한쪽 면이 부서지면서 내부가 그대로 노출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미쳐 마스크를 챙기고, 구하지 못해서 몸을 숨기고 있던 대원들이 있었다.


“어?”

“젠장~~!!”


올리버가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을 때는 컨테이너 안의 대원들은 모두 부서진 컨테이너 사이로 놀란 얼굴로 올리버를 쳐다보고 있었고, 이윽고 부서진 한쪽 면을 통해서 활성인자들이 포함된 분홍색 연기가 내부로 흘러들어 대원들을 덮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곧바로 대원들은 분홍색 연기에 휩싸여 변이를 일으켰다.


놀란 올리버가 급하게 손을 뻗어서 자신이 깔아뭉개면서 부서져버린 컨테이너의 한쪽 면을 급하게 구겨서 밀폐시키려했지만 이미 컨테이너 안은 활성인자로 가득 차버린 상태였다.


변이가 이루어지면서 흘리는 고통어린 목소리들이 곧바로 올리버의 귀로 들려왔다. 올리버는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기본적으로 올리버는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엘렌이었지만, 배안에 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런 누군가를 지키려는 싸움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있었다. 비록 원해서 이루어진 일이 아니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 스스로에게 위로와 변명을 한다고 해도 막상 자신으로 인해서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을 보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물론 찾으려고 한다면, 도망갈 구석이나 변명할 것도 많을 테지만, 이미 그런 것은 자기 위로밖에 되지 않을 터였다.

올리버는 그래서 마음이 아팠다. 비록 저들이 자의로 이 배에 탔다고는 해도 이렇게 희생되는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었다.


입술을 꼭 깨문 올리버는 자신의 다리를 잡고 있는 사도의 살덩이를 뜯어내고는 뒤로 물러났다. 그대로 싸우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주변에 컨테이너들이 너무 많았다. 아마도 여기서 싸우게 된다면, 조금 전과 같은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생길 터였다.


아무리 시간이 없고 위급하다고 해도 그들을 희생시킬 수는 없었다. 그들은 또 다른 세상의 재앙을 막을 사람들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올리버는 일단 천천히 자리를 옮기려고 했다. 설사 사도에게 시간과 기회를 주는 것이라 할지라도 이대로 여기서 싸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런 올리버의 의도를 눈치 챘는지는 몰라도, 사도는 바로 공격을 해왔다. 마치 거대한 판초를 뒤집어쓴 것처럼 붉은 눈이 빛나는 머리 아래도 부정형의 몸이 일렁거리며 그대로 촉수처럼 살덩이들이 뻗쳐왔다.


올리버는 피하려고 노력했지만, 배스티언 앞이라서 컨테이너들이 밀집되어 있어서 움직임에 제약이 많았다. 결국 다시 팔과 다리를 잡힌 올리버는 그대로 넘어지면서 다른 컨테이너 하나를 더 깔아뭉갰고, 그 안에 숨어있던 대원들은 모두 활성인자에 노출되고 말았다.


올리버는 암담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으로써는 이곳을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었는데, 사도가 그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자신을 잡은 촉수들을 끊어낸 올리버는 그대로 다시 몸을 벗어나려고 했고, 그 움직임을 알아차린 사도는 다시 촉수들을 뻗어 올리버의 움직임을 막았다.


몇 차례 공방전이 벌어지는 동안에 부서진 컨테이너만 4개가 넘었고, 컨테이너 안에서 숨어 있다가 변이를 일으킨 사람만 해도 열이 너머섰다. 가득이나 인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저 열 명은 정말이지 큰 인원 손실이었다.


올리버는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거기다가 자신에게 닥칠 시간도 점점 가까워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올리버는 점점 초조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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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길~ 제길~~!!”


올리버가 사도와 싸우면서 대원들이 숨은 컨테이너들이 부서지고 있는 것을 맥은 자신이 숨어있던 컨테이너 창문을 통해서 보고 있었다. 분명히 저 안의 대원들은 마스크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지 않았다.

맥의 쥐어진 주먹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작가의말

내일 추석에는 한 회차 쉽니다. 

모두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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