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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공 님의 서재입니다.

직업이 논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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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공
작품등록일 :
2018.05.15 10:13
최근연재일 :
2018.06.29 11:31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814
추천수 :
19
글자수 :
85,222

작성
18.05.30 07:30
조회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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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8쪽

19. 통합랭커.

DUMMY

30분도 지나지 않아서 5개의 성문 중 2곳이 뚫렸기 때문에 에릭은 적잖게 당황했다. 이대로 있으면 공략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야, 너 보스방으로 들어가."


"주, 주군..."


"말 들어라..."


명령을 어길 수 없는 네피림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보스방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한나는 왜 그랬냐는 듯 에릭을 바라봤다.


그러자 에릭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리는 가장 먼저 뚫린 이곳으로 간다."


에릭이 지도를 가리켰고, 그곳은 빨간점(적)이 가장 적었다. 가장 먼저 뚫린 것도 문제지만 적의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든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바로 한나와 에릭은 모험가가 적은 성문으로 뛰었다.


도착한 곳에 상황은 처참했다. 몬스터들은 힘도 못쓰고 바닥에 늘어지고 있었고,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험가는 미친듯이 도끼를 휘둘러 재끼는 것이 아닌가.


'어디서 봤더라... 아! 팔씨름?'


300만원짜리 유니크 아이템을 떨어뜨린 모험가 베스트를 기억해냈다. 힘겨루기 할 때 분명히 느꼈다.


'저 녀석 약하다.'


에릭의 입꼬리가 씨익 하고 올라갔고, 베스트가 자신을 바라볼 때 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곧 둘은 눈이 마주쳤다.


"안녕? 오랜만이다. 근육돼지."


"흐흐흐, 드디어 만났구나. 비겁한 NPC새끼..."


"야. 말은 똑바로 하자. 비겁하다니?"


"감히 내 앞에서 잔꾀를 부려? 뒤져!"


후웅.


묵직한 도끼가 휘둘리자 바람이 일었다. 그리고 두번째로 휘두른 도끼에 자칫하면 머리가 땅에 떨어질 뻔 했다.


당황한 에릭이 소리쳤다.


"뭐야! 갑자기 공격질이야?"


"머리 굴리지 마라. 이번에는 안통하니까."


말하면서 계속 도끼를 휘두르는 베스트. 에릭은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가. 언. 제."


"그냥 죽어!"


일방적인 피지컬 싸움이 됐다. 간신히 피하는 모습이기도 했기만 모든 공격을 다 피하는 에릭은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내가 이렇게 반응이 좋았던가?'


공격이 하나도 맞지 않자 격분한 베스트가 에릭에게 말했다.


"왜 피하는 것 말고는 자신 없나? 고작 할 줄 아는게 팔씨름 뿐인가!"


"무슨 마른하늘에 똥 떨어지는 소리야?"


피하다 보니 공격이 둔해 보였다. 아니 궤도가 보인다고 해야 할까? 정확하게 날아 올 방향이 보였다.


'잡는다.'


베스트가 휘두르는 도끼를 향해 손을 뻗었다. 몸을 두동강 낼 기세로 무서운 소리를 내던 도끼가 에릭의 손에 막혔다.


턱!


"뭐, 뭐야."


"느려. 느리다구."


물론 직업빨이었지만 에릭은 자신의 능력에 감탄했다. 이 기세면 날아오는 화살도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베스트는 안간 힘을 썼지만 되려 도끼를 빼앗기고 말았다.


<타이탄의 도끼> 아무 옵션도 붙어있지 않았다. 좋은점이라면, 크기가 거대해서 범위공격에 쓸만 하다는 점?


"이런 식으로 아이템을 뺏을 수도 있구나."


"도, 도둑놈..."


"정 억울하면 이 아이템 걸고 팔씨름 한번 더 하던가."


베스트가 황급히 인벤토리에서 빛나는 보검을 꺼내 들었다. 겉으로만 봐도 비싸보이는 유니크 아이템이었다. 강화까지 마쳤는지 베스트의 무기는 푸른 빛을 마구 발산하고 있었다.


"오호! 비싸 보이는데?"


"내가 이 검을 꺼낸 순간 넌 죽은 목숨이야."


상당히 중2스러운 말투. 에릭은 입꼬리를 스윽 올리고 대답했다.


"나도 좀 하지만, 너는 앵간하구나?"


"?"


"세상 자기가 주인공인줄 아는 놈. 그런데 어쩌냐, 나는 진짜 주인공인데."


에릭의 거대한 도끼가 베스트의 보검이 맞부딪혔다. 근력스텟이 턱없이 부족한 베스트는 성벽까지 날라갔다.


쿠아아앙.


파괴가 불가능한 성벽에 금이 가는 듯 했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리 에릭이라도 불가능했다.


베스트의 HP 절반이 줄었다. 에릭은 감탄하듯 말했다.


"너 좀 튼튼하구나?"


여유로움도 잠시, 뒤에서 한나가 다급하게 불렀다.


"아저씨! 지금 성문 다 뚫렸어요."


"어? 이거 완전 일 났네..."


서둘러 정리해야 했다. 포탈을 생성해도 명령이 없는 이상 몬스터들은 포탈을 이용하지 않는다. 들어가서 일일이 들어오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에릭은 장난을 그만하고 베스트를 먼저 정리하기로 했다. 그리고 거대한 도끼를 한손으로 고쳐 들고 베스트를 향해 던졌다.


"컥!......"


정확하게 던진 도끼에 두동강 난 베스트가 보물상자로 변했다.


"오우, 나중에 활도 도전해 봐야겠어. 명중률이 어마어마하잖아?"


"지금 급하다니까요?"


다급해 보이는 한나 덕분에 정신차린 에릭은 남은 모험가들을 처리하려 했다. 그 순간 화살이 날카로운 바람소리를 내며 귀 옆을 스쳐 지나갔다.


휘우우욱


땅에 박힌 크리스의 화살은 정확히 1초가 지나자 터졌다. 크리스는 의문을 가졌다. 인포를 확인한 결과 레벨 1에 불과한 NPC가 자신의 공격을 피했으니까.


아니 정확하게는 피한 것이 아니었다. 모험가들을 처리하기 위해 움직였을 뿐인데 화살이 에릭을 스쳐지나간 것 뿐이니까.


잠시 놀란 크리스가 살기가 담긴 표정을 하더니 에릭을 노려봤다.


"그냥 NPC는 아니라는 소린가?"


에릭은 그런 크리스를 바라보며 말을 더듬었다.


"저, 저거 TV에서 많이 봤는데?"


"크리스... 통합랭킹 2위에요."


"오! 고레벨 유저셨구만?"


통합랭킹 5위도 손쉽게 처리한 에릭은 콧대가 하늘을 찌르듯 했다. 베스트처럼 두방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힘들 것 같지도 않았다. 하지만 사실은 달랐다.


'다가갈 수가 없다.'


에릭이 발에 묶이자 더 다급해 지는 것은 한나였다. 지도에 빨간 점이 네피림의 성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숫자도 적지 않았다. 눈으로 대충 봐도 1만은 넘어보였다.


"아저씨! 네피림 죽는다니까요?"


"아니! 지금 나도 죽게생겼어!"


한나가 크리스의 눈에 띄었다. 곧장 150레벨의 유저인 것을 확인한 크리스는 한나를 향해 활을 쐈다. 하지만 그 화살은 한나에 곁에 다가가지도 못하고 에릭의 손에 잡혔다.


화살을 잡은 에릭을 보며 크리스가 슬쩍 웃었다. 정확히 1초가 지나가 화살이 에릭의 손에서 폭발했으니까.


400의 데미지가 들어왔다. 방어구를 고쳐 입어서 그런지 예전만큼 아프지 않았다. 에릭은 무슨 일 있냐는 듯 크리스를 바라봤다. 열 받은 크리스는 에릭을 향해 <스팀 에로우>를 사용했다.


정확하게 1초 뒤에 폭발하는 화살들이 비처럼 쏟아졌다. 폭발 한번에 데미지 400, 10대만 맞으면 게임 오버다.


"이따보자 한나야."


포탈을 사용해서 둘 다 벗어날 수 있었지만 시간이 너무 늦었다. 판단을 마친 에릭이 혼자서 텔레포트를 사용해 스팀 에로우 범위를 벗어났다.


"아저씨!!!!"


한나의 억울해 보이는 표정이 머릿속에 잔상으로 남았다. 하지만 한나는 부활하지 않는가. 게임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에릭은 판단했다.


폭발한 화살들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먼지가 일어났다. 그리고 서서히 먼지가 걷히자 보물상자가 되었어야 하는 한나가 서 있었다.


한나는 텔레포트를 사용한 에릭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 이씨, 죽었어."


에릭은 착하게만 생각했던 한나가 급격하게 무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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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 전용 템. 18.06.02 75 0 6쪽
21 21. 실수... 18.06.01 81 0 8쪽
20 20. 새로운 네임드몬스터. 18.05.31 87 1 8쪽
» 19. 통합랭커. 18.05.30 90 0 8쪽
18 18. 공략시작. 18.05.29 89 0 7쪽
17 17. 레이드? 18.05.28 74 0 8쪽
16 16. 좋은거래. 18.05.28 86 0 7쪽
15 15. 네피림의 성 18.05.23 90 1 7쪽
14 14. 진격 18.05.21 90 1 7쪽
13 13. 전쟁의 서막 18.05.20 100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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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첫 봉급. 18.05.16 129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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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 본격적인 템사 시작이다. 18.05.16 140 1 8쪽
5 5. 독보적이게 사기다. 18.05.15 151 1 8쪽
4 4. 더 많은 스텟을 원해. 18.05.15 145 1 8쪽
3 3. 내가 NPC라니... 18.05.15 155 1 8쪽
2 2. 직업이 마왕이라고? 18.05.15 161 1 8쪽
1 1. 1레벨에 전직 18.05.15 229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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