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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우리 님의 서재입니다.

그 녀석의 던전모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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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안그림
작품등록일 :
2020.05.15 18:28
최근연재일 :
2020.06.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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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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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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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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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3. 마왕의 요람(7)

DUMMY

제단의 한구석, 가고일 석상이 놓인 기둥 앞에 다가간 데른은 배낭을 뒤졌다. 그리곤 바닥에 천을 하나 깔고는 그 위에 작은 솥과 국자 등 간단한 조리기구부터 각종 채소와 훈제 고기, 소금을 비롯한 향신료를 올려두었다.


“이게 웬 건가?”


한쪽 구석에서 데른이 부산을 떨자 아이기스가 다가와 물었다.


데른이 마찬가지로 배낭에서 꺼낸 마른 숯에 부싯돌을 튕겨 불씨를 붙이며 말했다.


“던전에 들어오면 한 끼는 든든하게 먹어야지 싶어서 미리 사둔 여행자 취사 세트야. 캠프에 있을 때 잡화점에서 사들였지. 맨날 육포만 뜯어 먹고 있을 순 없으니까.”


“맨날 이라고 하기엔 던전에 들어온 지 이제 첫날일 텐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데른이 불을 붙이자 아이기스는 불가에 주저앉았다.


사실 새삼스러운 얘기였지만 데른은 먹는 걸 좋아했다. 던전에 들어오기 전 계속 딱딱한 흑빵 같은 걸 먹어왔던지라 충족되지 않는 식탐이 속에서 끓어 오르던 차였다.


그러던 중 잡화점에서 이 취사 세트를 보게 되었고 살짝 충동구매를 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아무튼 이미 사버린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던전에 얼마나 있을지 모르니 매일 육포 따위나 먹고 있을 수만도 없는 노릇이었고 말이다.


“자고로 잘 움직이려면 잘 먹어야 하는 법이니까 말이야. 내일은 아침부터 격전이 있을 예정이고. 아무튼, 조금만 기다려보라고. 뜨끈뜨끈한 국물 요리를 먹으면 피로가 좀 풀릴 테니까 말이야.”


데른은 미리 썰려진 고기를 솥에 볶다가 그 위에 물을 부었다. 기름이 물 위로 떠 오르는 것이 보였는데 물이 끓어 오르자 마찬가지로 준비해 둔 야채를 뭉텅이로 집어넣었다.


풍덩 풍덩


던전에 들어오기 전 식재료 점을 돌아다니며 육포나 곡물가루 같은 보존식 뿐만 아니라 곧바로 먹을 수 있는 야채나 훈제 고기 등을 구매해 미리 배낭에 챙겨둔 데른이었다.


국물이 부글부글 졸아들면서 어느 정도 스튜가 모양새를 갖췄는지 구수하고 맛있는 냄새가 흘러나왔다. 데른이 소금과 향신료로 간을 보고는 준비해온 나무그릇에 한 국자 뜬 뒤 아이기스의 손에 들려주었다.


“한번 맛 좀 봐줄래?”


후릅


“밖에서 먹는 것 치고 맛이 그럴듯하군.”


“그렇지? 맛있는 걸 먹어야 기운도 나는 법이니까.”


아이기스가 음식의 맛을 칭찬하자 기분이 좋은지 데른이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멜데이아는 부르지 않을 텐가?”


아이기스의 말에 데른이 아이기스의 뒤쪽을 가리켰다. 멜데이아는 여전히 메론을 무릎에 누인 채 꾸벅 졸고 있었다.


“일단 자고 있으니까. 굳이 깨우면서까지 먹일 필요는 없겠지. 일단 넉넉하게 만들었으니 일어나면 먹이도록 하자.”

“그렇긴 하군.”


솥 안의 스튜가 조금 더 졸아들자 데른은 국자로 솥을 몇 번 휘젓고는 맞은편 아이기스에게 음식을 다시 퍼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먹을 몫을 퍼 올리며 말했다.


“그나저나 둘은 어떻게 아는 사이야? 너를 아저씨라 부르는 걸 보면 꽤 친분이 있는 것 같던데.”


“서로 알고 지내긴 오래됐으니 말이야. 멜데이아는 내 딸아이의 소꿉친구거든.”


“뭐?”


“딸아이의 소꿉친구라 했네.”


데른이 못 들은 줄 알고 한 번 더 반복해 말하는 아이기스였다.


“아니, 못들은 게 아니야. 놀라서 그래. 딸아이의 소꿉친구라니? 너 애가 있었어? 그보다 결혼은 한 거야?”


나름대로 아이기스와는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온 터라 갑자기 나온 가정사에 데른은 당황하고 말았다. 항상 같이 붙어있던 것은 아니지만 일정 거처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던 터이다.


데른이 놀란 기색으로 묻자 아이기스가 천천히 대답한다.


“일찍이 했었지. 자네가 나와 처음 만나기도 전에 말이야.”


“왜 말을 안 했어?”


“그럴 기회가 없었다고 할까. 아내와는 오래전에 사별했으니 말일세. 아내는 딸아이를 낳다가 목숨을 잃었거든.”


“흐음···.”


“신경 쓸 것 없네. 옛날얘기니까. 이제 와선 나조차 가끔 잊어버릴 정도로 말이야.”


“그런가. 아무튼, 유감이야.”


“어쩌겠나. 팔자인걸.”


아이기스가 천장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런 아이기스를 보며 데른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따님은 어떻게 잘 지내고?”


“태어난 직후부터 쭉 아내의 친가에 맡겨두었지. 가끔 근처에 들리면 얼굴을 비추곤 했지만 아무래도 그게 년 단위다 보니 딸애하고 친해지긴 어렵더군.”


“무슨 사정이 있는 건가? 네 성격에 육아를 마냥 내버려 둘 거란 생각은 안 드는데?”


“후후, 나름대로 사정은 있긴 했지. 따지고 보면 다 핑계일지도 모르겠지만.”


“.......”


그렇게 말하는 아이기스의 얼굴은 조금 슬퍼 보여서 데른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나저나 멜데이아와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 물었을 뿐인데 갑자기 왜 이렇게 된 건지. 갑자기 공기가 무거운 것이 마치 독한 술이라도 한잔 들이켜야 할 분위기였다.


그 무거운 공기를 깨고 아이기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튼, 멜데이아를 처음 만나게 된 건 그 언젠가 집에 들렀을 때라네. 그때는 아직 어려서 딱 메론만 한 키였지.”


“그렇군. 딸의 친구라.”


아이기스가 집 밖을 오랫동안 떠돌았다니 얼굴을 마주친 적은 얼마 없겠지. 오랫동안 알았다고 해도 딸과도 어색하다는 아이기스가 실질적으로 대화한 적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같이 있게 된 건데? 그냥 이번 일을 하면서 우연히 마주쳤다는 거야?”


“우연이라기보단···. 그걸 설명하려면, 이 던전에 들어온 이유를 다시 얘기해야 하는데···.”


잠시 말끝을 흐리던 아이기스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결심했다는 듯 데른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직 캠프에 있을 때 자네에게 말해줬었지? 나는 이 던전에 유물 따위를 찾으러 온 것이 아니라고.”


“실종된 2차 탐사대를 찾으러 왔다고 했었잖아. 뭐, 유물은 덤이고.”


거미사냥을 마치고 캠프로 돌아온 날, 아이기스는 모험가 협회의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던전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갑작스럽게 던전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 아이기스에게 들은 바로는 이곳 루체른 지방이 소속된 왕국의 명가에서 비밀리에 지명한 의뢰 때문이라고 했다.


명가라고 하지만 어딘지는 정확하게 듣지 못했다. 그저 데른은 지체가 높은 귀족 집안의 의뢰로 알고 있을 뿐이었다. 아무튼, 그 집안의 후계자가 최근 루체른에서 실종된 모양이다.


제법 실력이 있었는지 2차 유적탐사대에 참가해서 정식으로 던전에 발을 디뎠다고 들었는데 문제는 2차 유적탐사대가 전원 던전 안에서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널리 알려진 사실은 아니어서 쉬쉬하지만, 2차 탐사대가 전원 실종된 이후 모험가 협회에서도 가만있을 수는 없었는지 구조대를 보냈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들, 2차 유적탐사대가 지하 2 층계로 내려갔다는 사실을 알아낸 게 고작이었다고 하던가. 더 알아내기엔 구조대에게 사상자가 발생해서 어려웠다고 들었다.


다만 그렇게 구조 활동이 실패로 돌아가고, 미적지근한 협회의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명가에서는 별도의 인원을 고용했고, 아이기스와 멜데이아가 그 인원에 포함되었던 모양이었다.


“그래. 그러나 말해주지 않은 사실이 있네.”


“뭐지?”


“실종된 2차 탐사대에 참가했던 명가의 후계자가 나의 딸애란 사실이지. 내가 지명 당한 것도 이유가 있는 셈이지.”


그 말에 데른이 손을 뻗으며 아이기스의 말을 잠시 멈췄다.


“...이해가 안 되는데. 네가 귀족이라도 된다는 거야?”


“그건 아니야. 다만 내 아내가 명가의 아가씨였을 뿐이지.”


명가의 금지옥엽과 금단의 사랑, 그리고 아내가 죽고 딸아이는 명가에서 데려갔다. 뭐 이런 얘기인가.


데른이 골치가 아픈 듯 손을 이마에 대며 말했다.


“일단 그렇다 치자. 왜 그런 얘기를 인제 와서 해주는 거야?”


“가능하면 계속 숨길 생각이었네. 자네에겐 미안하지만, 바깥에서 떠들고 다닐만한 얘기는 아니니까. 딸 애에게 행여 피해가 갈지도 모르고.”


“그런데?”


데른의 반문에 아이기스는 답하지 않고 잠시 멀리 시선을 돌렸다. 시선의 끝에는 메론을 끌어안은 채 꾸벅 졸고 있는 멜데이아가 있었다.


“아직까진 여정이 순조로워. 오늘 막바지에 메론이 쓰러지고 멜데이아도 저렇게 지쳐 잠들었지만 예정된 사항이지. 다만, 자네도 알잖나. 던전이란 게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른다는 걸.”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그렇게 밑밥을 까는 거야? 혹시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됐을 때 네 딸을 부탁한다는 얘기라도 하고 싶은 거야?”


“비슷해. 딸이라고 해도 이미 실종된 내 딸애. 아이린을 말하는 건 아니지만 말일세.”


아이기스가 쓴웃음을 지었다.


“아이린이 실종되고 나서 가장 열심히 뛰어다녔던 사람은 저기 있는 멜데이아야. 사실 나를 찾아와 이 던전에 들어갈 것을 먼저 제안했던 사람도 멜데이아지. 사실 난 내 딸애가 던전 안에 들어간 것도 뒤늦게 알게 되었었거든.”


“흠, 저 아가씨가 말이지.”


메론을 끌어안고 졸고 있는 모습이 퍽 고단해 보이긴 했다.


아이기스의 딸이 명가의 후계자이고 그 소꿉친구라면 아무래도 그에 따르는 지체 높은 집안의 아가씨가 맞겠지. 이런 험지에서 불편하게 자는 것이 몸에 맞을 리가 없었다.


“아비인 내가 딸애를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야. 여태껏 아비 노릇을 제대로 해준 적은 없지만, 지금 와서라도 도리를 다하는 시늉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은 감사한 일이야. 그 애를 위해서는 목숨을 바치는 것도 그리 아쉽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군.”


아이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멜데이아는 아니야. 지금까지 해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네. 내 딸 애가 실종된 지 벌써 몇 달이나 지났다고 하지. 어쩌면 죽었을지도 모르는 자식을 위해 어린아이를 사지로 몰아넣는 것이 내키지 않네. 이미 던전에 들어온 마당에 새삼스러운 얘기지만 말이야. 그러니까 데른.”


잠깐 말을 멈추며 아이기스가 데른을 마주 보았다.


“혹시라도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네가 멜데이아를 챙겨줬으면 해.”


굳은 얼굴로 말하는 아이기스를 바라보며 데른이 머리를 긁적였다.


솔직히 상황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금 데른이 누군가를 챙겨줄 만한 여유 있는 처지는 아니었고, 누군가를 책임진다느니 하는 말을 하는 상황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멜데이아도 나름대로 각오를 하고 던전 안으로 들어왔을 것이다. 실제로 본인의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으니 어린아이 취급할 것도 아니었고, 지금 아이기스의 말을 본인이 들었다면 어쩌면 화를 냈을지도 모른다.


다만 이런 얘기를 꺼내는 아이기스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갔기에 데른은 입 밖으로 거절의 말을 하진 않았다.


“있잖아. 그 말 무르는 게 어때? 소설을 보면 꼭 그런 말 하는 사람이 먼저 죽던데.”


“후후, 그럴지도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일세. 내가 죽더라도 데른 자네는 살아남을 것이 아닌가. 갑작스레 이런 일에 끌어들여서 자네에게도 미안하게 생각하네. 자네가 대뜸 찾아왔을 때 당황하긴 했지만, 별개로 내가 얼마나 고마운 심정이 들었는지 모를걸세.”


“후···.”


긴 한숨을 쉬며 말없이 바닥을 바라보던 데른이 입을 열었다.


“뭐, 나야 돈만 벌면 그만이니 말이야. 그리고 네 부탁이 아니더라도, 의외로 저 아가씨가 제법 마음에 들었거든. 나름대로 신경을 쓸 테니 걱정하지 마. 내가 죽기 전에 죽게 내버려 두진 않겠다고 말해두지.”


“고맙네, 데른.”


타닥 타닥


아이기스의 말을 끝으로 주변이 조용해지자 모닥불이 타오르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아이기스와 데른은 먹고 난 식기를 정리했다. 남은 음식은 솥뚜껑을 덮은 채 그대로 두었다. 불만 지피면 먹을 수 있게 말이다.


주변 정리를 마친 아이기스는 불편한 자세로 졸고 있는 멜데이아에게 다가갔다. 그리곤 잠에서 깨지 않도록 모포를 조심스럽게 둘러줬다.


‘딸의 소꿉친구라.’


그러고 보면 아이기스는 메론을 퍽 귀여워하는 것 같았다.


그냥 아이를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딸의 어린 시절 챙겨주지 못했던 걸 아쉬워한 마음이 조금은 담겨 있을지도.


왠지 모르게 쓸쓸해 보이는 아이기스의 모습에 데른은 조용히 고개를 젓고는 품 안에서 주홍 목걸이를 꺼내 쥐었다.


거대한 석문의 틈에서 바람이 부는 듯 멀리 보이는 횃대의 불빛이 조용히 흔들렸다.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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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5. 고블린 성채(6) +1 20.06.20 19 2 12쪽
32 5. 고블린 성채(5) +1 20.06.19 25 3 11쪽
31 5. 고블린 성채(4) +1 20.06.17 25 2 11쪽
30 5. 고블린 성채(3) +1 20.06.15 29 2 13쪽
29 5. 고블린 성채(2) +1 20.06.12 36 4 15쪽
28 5. 고블린 성채(1) +1 20.06.10 35 3 12쪽
27 4. 새벽의 별빛(9) +2 20.06.08 40 2 14쪽
26 4. 새벽의 별빛(8) +2 20.06.08 32 3 12쪽
25 4. 새벽의 별빛(7) +2 20.06.05 42 4 17쪽
24 4. 새벽의 별빛(6) +2 20.06.05 50 3 17쪽
23 4. 새벽의 별빛(5) +3 20.06.03 46 3 13쪽
22 4. 새벽의 별빛(4) +2 20.06.02 41 3 15쪽
21 4. 새벽의 별빛(3) +3 20.06.01 46 4 13쪽
20 4. 새벽의 별빛(2) +3 20.05.29 53 4 13쪽
19 4. 새벽의 별빛(1) +2 20.05.29 55 5 13쪽
18 3. 마왕의 요람(8) +3 20.05.27 54 3 17쪽
» 3. 마왕의 요람(7) +2 20.05.27 52 5 13쪽
16 3. 마왕의 요람(6) +2 20.05.25 65 4 14쪽
15 3. 마왕의 요람(5) +2 20.05.25 58 3 14쪽
14 3. 마왕의 요람(4) +3 20.05.22 61 4 17쪽
13 3. 마왕의 요람(3) +2 20.05.22 70 4 16쪽
12 3. 마왕의 요람(2) +2 20.05.21 63 3 13쪽
11 3. 마왕의 요람(1) +2 20.05.21 83 3 15쪽
10 2. 루체른 캠프(3) +2 20.05.20 83 4 13쪽
9 2. 루체른 캠프(2) 20.05.20 67 2 15쪽
8 2. 루체른 캠프(1) +3 20.05.18 98 4 15쪽
7 1. 벨른 숲의 이방인(6) +1 20.05.18 89 4 15쪽
6 1. 벨른 숲의 이방인(5) 20.05.15 91 2 13쪽
5 1. 벨른 숲의 이방인(4) +1 20.05.15 99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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