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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리에스 님의 서재입니다.

꼬마 대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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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드리에스
작품등록일 :
2020.11.29 20:45
최근연재일 :
2021.12.26 20:11
연재수 :
254 회
조회수 :
136,917
추천수 :
1,107
글자수 :
907,495

작성
21.12.04 21:10
조회
276
추천
3
글자
8쪽

은퇴

DUMMY

그렇게 일주일 정도가 지난 후.


드디어 제이칼든이 신계로 공물을 받으러 가는 날이 오게 되었다.


보통 마계에서 신계로 공물을 받으러 가는 날은 양 쪽 모두에게 있어 큰 행사였는데.


공물을 받는 입장인 마계쪽이야 당연히. 신계보다 마계가 우월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마왕 개인의 - 지금 마계에는 여러 명의 마왕들이 존재하고 있고, 서로 은근히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 위엄을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상당한 규모의 인원을 행사에 파견시키고 있었고. 그들에게 공물을 바쳐야 하는 신계쪽의 입장에서도.


마계 쪽에서 보내오는 사절단의 규모에 맞추어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는데.


심한 경우에는 마계의 사절단이 공물을 받을 왕국의 수도 입구에서부터 행진을 시작하고.


그들이 지나가는 때에 맞추어 수도의 사람들 대부분이 - 사정상 나올 수 없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 그들에게 머리를 숙이기도 했다.


공물을 바치고, 사람을 보내 희생시키고, 자신들도 사절단에게 머리를 숙이는 굴욕을 당하는지라.


행사가 끝나고 나면 화가 폭발한 사람들이 술을 먹고 난동을 부리고, 또 그를 진압하기 위해 병사들이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는 등.


마계에 공물을 바치는 날은 그야말로 그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라고 봐도 좋았다.


그런데.


오늘은 왠지 이전에 벌어졌던 행사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보통 공물을 바치는 날은 마계의 사절단을 사람들이 영접하러 나와야 했기 때문에.


이른 시기부터 행사 날짜에 대해 홍보를 하고 사람들을 억지로라도 끌어내야만 했는데.


이번에는 공물을 바치는 날짜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사람들에게 전혀 이야기가 퍼지지 않았고.


마계에서 파견된 사절단의 숫자도 상당히 적은데다, 자신들이 마계에서 왔다는 티를 전혀 내지 않고.


그저 어디 외국에서 온 사절 정도인 것처럼만 꾸미고 방문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들이 마계의 사절단이라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게 왕궁에 발을 들이게 된 사절단. 원래라면 왕이 버선발로 마중을 나와 머리를 숙여야 할 상황이었지만.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그저 왕의 앞에 온 사절단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정도로 - 그에 대해서는 이미 서로 이야기가 오간 뒤였고, 그것을 조정한 것은 카리야였다 - 상황이 바뀌었고.


사절단이 데려가게 된 제물도 로니의 분신이었기 때문에.


왕궁 내에서도 도대체 카리야가 무슨 짓을 했길래. 마계쪽 사절단이 저렇게 유하게 나오게 된 것인지를 궁금해 할 정도였다.


어쨌거나 마계의 사절단이 공물과 제물을 데리고 조용히 마계로 돌아가게 된 후.


카리야는 왕과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수고 많았소. 그대 덕분에 여러모로 수고를 많이 줄일 수 있게 되었소. 전부터 느끼는 것이지만. 어째 내가 그대에게 해주는 것보다. 항상 받는 것이 많은것 같소이다."


왕은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카리야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담은 인사를 건넸고.


카리야는 그런 왕에게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출신도 의심스러운 저를 그간 믿고 써주신 폐하께 드리는 저의 마지막 충심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마지막? 그게... 무슨 소리요. 설마 나를 떠나려는 것이오? 혹시 내가 뭔가 그대에게 잘못을 한 것이라도 있는 것이오?!"


그간 왕실 금고를 채워주는 일은 물론, 학교 사업의 중심을 맡아 - 다들 반대하는 일이었다 - 학교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것도 그렇고.


이번 공물 건에서도 자신의 체면을 크게 세워 - 원래라면 큰 굴욕을 당했어야 했으니 - 주는 등 여러모로 활약한 바 있는 카리야가.


갑자기 마지막이라는 말을 꺼내며 자신의 곁을 떠나겠다는 듯한 이야기를 하자. 왕은 깜짝 놀라며 그렇게 물었다.


카리야 정도로 일을 잘 해내면서도 반역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 왕자인 로이터는 카리야를 의심했지만 - 확신을 주는 신하가.


왕의 곁에는 달리 없었는데 지금 그녀가 떠나버린다면 그의 빈자리가 상당히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것이 아닙니다 폐하. 후후후."


"그럼 대체 왜 그런 말을 하는 것이오!?"


카리야의 대답을 들은 왕이 다시 그렇게 물었을때. 카리야의 얼굴빛이 갑자기 창백해 졌다.


"그것이 말입니다만..... 윽... 쿨럭!"


카리야는 대답을 다 하지 못하고 심하게 기침을 하더니. 입에서 피를 토해냈고. 그것을 본 왕은 화들짝 놀라며 카리야에게 달려갔다.


"괘.. 괜찮소!? 여봐라! 거기 누구 없느냐!"


카리야가 피를 토한 것을 본 왕은 의사를 부를 생각으로 그렇게 소리를 쳤지만. 카리야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 몸은 이미 의사가 봐 준다고 하여서 나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니...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된 것이오! 왜 진작 말을 해주지 않고......"


"후후. 그간 제가 할 일이 조금 많았습니다. 몸을 혹사시키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


카리야의 말을 들은 왕은. 그녀가 그간 추진 해왔던 일들이 굉장히 속도감이 있으면서도, 빈틈이 없이 진행되었던 것을 되새기면서.


생각해 보면 그 정도의 일을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해내기 위해서는. 몸을 혹사할 수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것을 떠올렸다.


"폐하. 보시다시피 저는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드릴 말씀이 하나 있습니다."


"무엇이오?! 말해 보시오! 내가 들어줄 있는 것이라면 뭐든 들어 주겠소!"


카리야가 할 말이 있다는 이야기를 달은 왕은. 눈물까지 훔치며 그렇게 말했고. 카리야는 숨을 고르고 난 후 입을 열었다.


"남은 시간동안 정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 그간 제가 맡고 있었던 일들을 오늘부로 모두 내려 놓고자 합니다. 허락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알겠소. 일할 수가 없는 상황인데. 직함만 맡고 있어봐야 될 일이 아니지. 그렇게 하리다. 곧 그대가 맡고 있던 자리에 다른 사람을 구하도록 할테니. 그대는 어서가서 쉬도록 하시오."


"감사합니다. 폐하. 그럼 소인은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카리야는 살짝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킨 뒤. 공간 이동 마법을 이용해 어디론가 사라졌고. - 보통 왕 앞에서 공간 이동마법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왕은 카리야가 그렇게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기는커녕.


자신이 왜 여태 카리야의 건강을 챙겨주지 못했는지를 자책하며 한숨을 푹푹 쉬었다.


"하아... 내가 너무 게을렀어! 일을 잘한다 잘한다 하기만 했지. 부하가 몸을 혹사하며 고생을 하고 있으면. 한 번 찾아가서 쉴 시간도 주고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더냐! 이 무능한 놈!"


왕은 그렇게 말하며 한참을 자책하다가. 더는 견디기가 힘들었는지 하인에게 술을 가져오라고 일렀고.


곧 하인이 가져온 술과 안주를 입에 들이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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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함께 해요 21.12.12 272 3 7쪽
247 하고 싶은 일 21.12.09 265 3 8쪽
246 유언과 유품 21.12.07 262 3 7쪽
245 로이나스와 로니 21.12.05 280 3 8쪽
» 은퇴 21.12.04 277 3 8쪽
243 항복 21.12.01 282 3 8쪽
242 세계정복? 21.11.29 281 3 7쪽
241 아린의 특기 21.11.27 274 3 7쪽
240 마법의 관 21.11.25 266 3 7쪽
239 아린과 가짜 로니 21.11.22 271 3 7쪽
238 힘의 차이 21.11.20 271 3 7쪽
237 가면남의 본체 21.11.18 271 3 7쪽
236 가면남의 궁전 21.11.16 271 2 7쪽
235 호위 인형 21.11.15 282 3 7쪽
234 박수 21.11.13 278 3 7쪽
233 아린과 세라 21.11.10 268 3 7쪽
232 주방탈출 21.11.08 264 3 7쪽
231 해적과 아가씨 21.11.06 266 3 8쪽
230 조리장의 약점? 21.11.03 272 3 7쪽
229 로니의 힌트? 21.11.01 268 3 7쪽
228 식재료와 요리사들 21.10.30 274 3 8쪽
227 마왕과 카리야 21.10.28 351 3 8쪽
226 누구일까? 21.10.26 289 3 8쪽
225 신선한 재료 21.10.24 267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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