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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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아와 일마르가 고기 스튜의 재료로 낙점이 된 그 때.
소피아 때문에 다른 장소로 날아간 아린과 레아는 아무것도 없는 커다란 방 안에 떨어지게 되었다.
"괜찮으십. 니까 아린. 님?"
"응. 괜찮아. 아마 녀석이 우리를 여기로 공간이동 시켜버린 모양이네."
서로가 무사한 것을 확인한 뒤. 둘은 아무것도 없는 커다란 방 안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뭐야 여긴? 아무것도 없잖아? 뭘 하는 곳이길래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거야?"
빛이 들어올만한 창문 정도를 제외하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방 안에는, 밖으로 나가는 문조차도 보이지가 않았다.
"아니 무슨 방이 이래? 있는것도 없고. 문도 없고. 설마 창문으로 나가라는 건가? 챳!"
넓은 방 안을 휘적휘적 돌아본 아린은 나가는 문도 보이지를 않자 휙 하고 몸을 날려 창문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창문은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고.
아린은 힘을 주어 창문을 세게 흔들어 보았지만 - 흡혈귀인 아린은 힘이 상당히 강했다 - 여전히 창문은 꿈쩍도 하지를 않았다.
"이게!?"
화가 난 아린은 창문을 박살낼 생각으로 강한 충격을 줘 봤지만.
창문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묘하게 흔들꿈틀거리며 아린의 강대한 공격을 흡수해 버렸다.
"으앗?!"
자신의 힘이라면 충분히 창문을 부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가, 예상 외의 상황이 발생해 버리자 아린은 순간 균형을 잃고 아래로 떨어졌고.
근처에 있던 세라는 곧바로 떨어지는 아린은 받아 들고는 물었다.
"아린님 괜. 찮으십니. 까?!"
"응. 고마워. 저게 깨질줄 알고 있었는데. 무슨 진흙 덩어리처럼 물컹거리면서 안 깨지니까 당황했지 뭐야."
다시 바닥으로 내려온 아린은 다른쪽의 창문도 시험을 해 보았지만 다른 곳 역시 열리지도. 깨지지도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거 봐라. 그럼 이건 어때?!"
혹시 마법으로는 창문을 열 수 있는게 아닐까 싶었던 아린은. 창문을 향해 마법을 써 보았지만.
조금 전 자신이 주먹을 휘둘렀을 때처럼 창문에는 아무런 영향을 줄 수가 없었다.
"아니 그럼 어쩌라는 건데?! 여긴 그냥 감옥인거야?! 갇히면 못나가는거야?!"
아무 단서도 없는 방 안에서 탈출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아린이 초조해져 소리를 지르자.
곁에 있던 세라가 손가락으로 그런 아린을 콕콕 찌르며 말했다.
"아린님 저. 기를 보십. 시오 뭔가. 가 생기고. 있습니다."
"응? 어?! 뭐야. 진짜네?"
세라가 가리킨 방 중앙쪽의 바닥을 확인한 아린은 어느틈엔가 바닥에 커다랗게. 동그라미와 엑스자 모양의 그림이 생긴 것을 볼 수 있었다.
갑자기 바닥에 생겨난 그림을 확인하러 아린과 세라가 방 가운데로 향했을때.
방 한 가운데의 바닥 아래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불쑥하고 솟아올랐다. 다름아닌 로니였다!
"누나들 안녕~"
"어? 로니니?!"
로니가 자신들을 도우러 온 것이라고 생각한 아린이 로니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려던 순간.
아린은 앞에 서있는 로니에게서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응? 이거봐라. 이 녀석 마력도 훨씬 약하고. 더러운 기운을 가진데다. 손에 반지도 없잖아? 이 녀석. 가짜네.'
짧은 순간이었지만. 눈 앞에 보이는 녀석에게서 자기가 알던 로니와는 전혀 다른 기운이 느껴지자 아린은 곧바로 로니를 보며 말했다.
"야. 너 누구야? 너 로니 아니지?"
"에이 누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그렇게 말하시면 저 서운해요."
"당신은 주. 인님이 아. 니군요 정. 체를 밝. 히십시오."
인형 몸체 내부의 마력으로 로니처럼 보이는 상대를 감지한 세라 역시. 앞에 있는 것이 로니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 말을 들은 로니는 킥킥 웃고는 말했다.
"누나들 거 되게 재미없네. 지금 내 정체가 뭔지를 아는게 중요해? 아니면 이 방에서 나가는게 중요해?"
"뭐. 따지자면 여기서 빠져 나가는게 중요하지만. 로니를 사칭한 네 정체도 궁금한 건 사실이야."
"알았어. 그럼 내가 내는 문제를 맞추면 여기서 나가게 해 주고. 내가 누군지도 알려줄게."
"문제라니. 지금 소꿉장난을 하자는 거야?"
"아니. 나는 진지한데?"
로니는 그렇게 말하며 차게 웃었고. 아린은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기 위해. 일단 그의 장단에 맞춰주기로 했다.
"진지하다? 좋아. 그럼 해 보자구. 문제인지 뭔지. 말해봐. 맞춰 줄 테니까."
"그래야지. 뭘 하든 진지해야 하는 법이니까. 그럼 일단 몸풀기 문제부터 내볼게. 나는 누굴까?"
"알게 뭐야. 다만 한가지. 적어도 넌 로니는 아냐. 됐냐?"
"여전히 너무한 누나네. 뭐 좋아. 이번건 몸풀기였으니까 다음은 진짜야. 만약 답을 잘못 말하면 내가 벌을 줄테니까. 지금부터는 조심하는게 좋을거야."
"멋대로 튀어나와서. 맘대로 문제를 낸다고 하더니. 못 맞추면 벌까지 주겠다고? 진짜 제멋대로인 녀석이네. 얌마. 그런식이면 내가 맞추면 뭘 줘야 할 거 아냐!?"
아린은 상대가 하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눈을 부라리며 무섭게 말했고. 그 말을 들은 로니는 쿡쿡 웃고는 대답했다.
"참 따지기 좋아하는 누나네. 뭐 좋아. 만약 누나가 내가 낸 문제를 맞추면 상을 줄게. 그럼 됐지?"
"무슨 벌이고. 무슨 상인지도 말을 해 줘야지. 네 멋대로 벌은 무시무시한 걸로만 준비하고. 상은 없는거나 마찬가지인걸로 하면. 내가 너무 불리하잖아."
"싫어. 내가 왜 거기까지 말해 줘야 해? 문제 풀기 싫으면 평생 이 방 안에서 갇혀 계시든지."
로니는 아린을 놀리듯 그렇게 말했고. 상대가 한 말이 그저 과장된 표현만은 아닌것 같다라는 느낌을 받은 아린은.
별 수 없이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
"XX. 할 수 없네. 내 봐. 다 맞춰줄 테니까."
"좋아. 그렇게 나와야지. 그럼 바로 문제를 낼테니까 잘 맞춰봐. 누나의 옆에 있는 녀석은 누굴까요?"
상대가 도대체 어떤 어처구니 없는 - 아마도 자신이 풀 수 없을 것 같은 문제를 낼 것이라고 아린은 생각했다 - 문제를 낼지를 기다리던 아린은.
뜬금없게도 로니가 자신의 옆에 있는 것이 누구일까라는 묘한 문제를 내자.
섬뜩한 느낌이 들어 황급히 옆을 쳐다보았고. 그 자리에는 여전히 세라가 자리하고 있었다.
"왜 그러십. 니까 아린. 님?"
"아니... 아니야. 그냥 네가 잘 있나 싶어서."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시간내로 대답해야 해! 십! 구! 팔! 칠!"
아린이 얼른 대답하지 않고 시간을 끌자 로니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고. 아린은 별다른 고민없이 로니를 보며 대답했다.
"처음보는 니가 알기나 할 지 모르겠지만. 내 옆에 있는건 세라야. 만난지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동료지."
아린이 그렇게 답을 한 뒤.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로니는 뭐가 그렇게 웃긴지 키득키득 웃고난 후 대답했다.
"땡. 틀렸어. 이런 간단한 문제도 틀리다니. 바보아냐?"
"뭐.. 뭐라구?"
로니의 말에 화가난 아린이 금방이라도 로니에게 달려들 준비를 하자. 로니는 세라가 있던 자리를 가리키며 웃었다.
"그럼 다시 봐봐. 거기 있는게 뭔지."
로니의 말을 들은 아린이 조금 전에 느꼈던 것 같은 섬뜩함을 느끼며 옆을 돌아보았고. 그 자리에는 세라의 옷을 걸친 시체가 아린을 노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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