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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centM 님의 서재입니다.

청풍의 군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Zak
작품등록일 :
2021.05.18 11:52
최근연재일 :
2021.12.21 07:0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0,971
추천수 :
556
글자수 :
307,789

작성
21.07.13 06:00
조회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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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8쪽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4화

DUMMY

淸風 之 軍師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4화






진혼의 계획은 본래 이러했다.




야구자들을 이용해 원평군의 숙영지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그 틈에 혼족 사람들을 구해낸다.


그리고 가지고 온 피로 마복들을 자극하고,


이것들을 몇 마리 풀어 퇴로를 만들어 빠져나간다.




야구자들을 이용하는 것도,


피로 마복들을 자극하는 것도 모두 진혼의 계획대로 되었다.


하지만 그 다음의 상황은 진혼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흘러갔다.




생향초를 넣은 피는 마복들을 자극하는 데에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너무 효과가 있었다.


흥분한 마복들이 함거를 부수고 나온 것이다.


당황한 진혼과 적호군은 서둘러 말에 올랐다.


그 와중에 말에 실려 있던 독들이 쏟아졌고,


말 몇 마리의 둔부가 피에 흠뻑 젖었다.


마복들은 이런 말들에게 달려들었고,


말들은 살기 위해 주인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달리기 시작했다.




쫓아오는 마복들 앞에서 달리는 진혼은 기겁을 하며 울음을 터뜨렸고,


공시와 맹찬은 야구자처럼 비명을 내질렀다.


진혼 일행은 그렇게 처절한 탈주극을 벌이며 원창 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모두 주위로 흩어져!”




원창이 주변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란쿠와 혼족 사람들은 주변의 원평군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부려 재빨리 옆으로 비켜섰다.




“으아아아!”




진혼은 비명을 내지르며 사람들 사이로 말을 달렸다.




“또, 네 놈인가?”




진혼을 알아본 시바트가 어금니를 깨물며 양 손으로 검을 고쳐 잡았다.








‘우스카(乌斯卡) 식 할마리(神劍)’




시바트는 말을 타고 달려오는 진혼의 옆쪽으로 빗겨서 돌진했다.


그러면서 몸을 크게 회전하면서 검을 휘둘렀다.


서걱 소리와 함께 말의 한쪽 다리가 단숨에 잘려나갔고,


진혼은 땅바닥에 곤두박질 쳤다.


시바트는 진혼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뒤이어 마복들이 달려오는 탓에 뒤로 물러났다.




다리가 잘려 바닥에 쓰러진 말은 마복들의 손에 한순간에 토막이 났다.


진혼은 바닥을 기어서 서둘러 자리를 피하며 소리쳤다.




“놈들에게 피를 뿌려!”




문진과 적호군은 한치의 망설임 없이 남은 독들을 주위에 있는 원평군을 향해 던졌다.


사방에 피냄새가 진동했고, 흥분한 마복들은 원평군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미나타의 곁에 있던 지거마도 마복의 공격에 휘말려 산산이 찢겼다.


미나타는 마복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재빨리 인을 맺었고,


그와 동시에 진혼이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




“모두 달려!”




진혼의 외침에 사람들은 일제히 말을 쳐서 달리기 시작했다.


격들이 선두에, 란쿠와 혼족 사람들이 그 뒤를 달렸다.


진혼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빈 말을 붙잡아 올라탔다.


그리고 원창과 문진, 적호군의 뒤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푸른 도포 입은 놈을 잡아라!”




시바트가 막사 사이에서 뛰어나오는 병사를 향해 외쳤다.


케이진이었다.


케이진은 진혼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 검을 휘둘러 진혼이 등에 맨 짐보따리를 벴다.




‘우스카(乌斯卡) 식 가를람비(破壞)’




카앙!




검날이 보따리 안의 물건과 부딪쳤는지 금속성 소리가 났다.


하지만 진혼은 검격의 충격에 말에서 떨어졌고,


미나타의 근처까지 굴러갔다.


앞서 달리던 원창과 문진은 뒤를 돌아보며 말을 세웠다.




진혼은 입에 들어간 흙을 뱉으며 고개를 들다 미나타와 눈이 마주쳤다.


진혼은 황급히 일어나 미나타를 붙잡았다.


그러고는 품에서 단도를 꺼내 미나타의 목에 가져다댔다.


미나타는 마복들은 진정시키기 위해 인을 맺고 있는 탓에 저항하지 못하고,


얼결에 진혼의 인질이 됐다.




“가까이 오지마!”




진혼은 주변의 원평군을 향해 소리쳤다.


시바트는 움직이지 말라는 의미로 병사들에게 한쪽 손을 들어보였다.


진혼의 눈에 저쪽에서 말을 돌려 달려오는 문진의 모습이 들어왔다.


진혼은 단도를 더욱 바짝 들이대며 빈틈을 만들지 않았다.




“이런다고 여길 빠져나갈 수 없을 텐데요.”




미나타가 차분한 목소리로 진혼에게 말했다.




“시끄러. 빠져나가는 건 내가 알아서······. 응?”




진혼은 갑자기 말을 멈추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미나타를 쳐다보았다.




“뭐야? 너······ 사람이 아니잖아?”




순간 시바트의 얼굴에서 사나운 빛이 떠올랐다.


사납다 못해 눈 앞의 상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 한 눈빛이었다.


그 모습에 진혼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미나타는 손 모양을 바꾸어 다른 형태의 인을 맺었다.




‘만다문 도도(曼陀聞 刀途) 이도공간(異到空間)’




종이 위 그어지는 먹선처럼 주변에 어둠이 내렸다.


원평군, 마복, 막사.


진혼의 주변에 있던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뭐야 이거?”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진혼은 칠흑 같은 어둠 한가운데에 홀로 서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순간 발 아래에서 미세한 떨림이 전해져 왔다.


진혼은 반사적으로 발을 뗐다.


붉은 대나무 한 그루가 바닥에서 솟아 올랐다.


이어 그 주변에 똑같이 생긴 대나무들이 솟아 올랐다.


순식간에 끝을 알 수 없는 대나무 숲이 진혼의 눈 앞에 펼쳐졌다.


그리고 머리 위로 검붉은 빛의 하늘이 나타났다.




주위를 살피니 대나무 숲 사이에 난 작은 오솔길이 보였다.


그곳을 제외하고는 나아갈 곳이 없어 보였다.


진혼은 오솔길을 따라 걸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붉은 대나무.


이곳은 분명 보통의 장소가 아닐 것이다.


진혼은 긴장한 얼굴로 허리춤의 호리병을 만지작거렸다.


내키지 않지만, 여차하면 이것을 쓸 수 밖에 없다.


진혼은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계속해서 걸어나갔다.




어느 정도 걸어 가자 길이 끝나면서 검은 기와를 얹은 정자가 나타났다.


정자의 한가운데에는 미나타가 정좌를 한 채 앉아 있었다.


진혼은 정자 앞에 멈춰 서서 미나타를 내려다 보았다.




“여긴 어디지?


간보(間步: 순간이동) 같은 걸 한 건가?”


“아닙니다. 여긴 제가 주술로 만든 가상의 세계입니다.


그 안에 당신과 저의 정신만 불러온 것입니다.”




미나타가 차분한 음성으로 말했다.




“그러면 우리의 육체는 수곡 협곡에 있는 건가?”


“그렇습니다.”


“우리 둘이서 땅에 박힌 돌처럼 서 있는 걸 보고,


사람들이 어리둥절해 하겠구만.”




진혼이 피식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여기서 수 일의 시간은 밖에서 찰나에 불과하거든요.”




미나타의 말에 진혼은 한숨을 내쉬었다.




“왜 날 여기로 데려온 거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잠시 앉으시지요.”


“내가 왜?”




진혼이 불만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미나타는 대답 대신 잠시 동안 진혼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제가 인간이 아니란 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딱 봐도 인간처럼 안 보이던데.”


“눈으로 알아챈 것이 아니잖습니까.”




미나타의 말에 진혼은 입을 다물었다.




“제가 누구인지 알아챘다는 건 당신 역시 그냥 인간은 아니라는 뜻이겠죠.


그런데······ 정말 앉지 않으시겠습니까?”




미나타의 물음에 진혼은 코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이지······ 주혼사는 싫단 말이야.”




진혼은 툴툴거리며 정자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미나타의 앞에 놓인 방석 위에 털썩 앉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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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82화 21.12.21 62 1 15쪽
81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81화 21.12.16 54 2 8쪽
80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80화 21.12.13 71 1 10쪽
79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9화 21.08.13 103 2 8쪽
78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8화 21.08.11 99 2 8쪽
77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7화 21.08.09 83 1 8쪽
76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6화 21.08.06 89 2 8쪽
75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5화 21.08.04 88 1 7쪽
74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4화 21.08.02 95 2 8쪽
73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3화 21.07.30 103 1 8쪽
72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2화 21.07.28 106 1 7쪽
71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1화 21.07.26 128 2 7쪽
70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0화 21.07.23 126 2 8쪽
69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9화 21.07.22 108 1 8쪽
68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8화 21.07.20 116 1 10쪽
67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7화 21.07.19 115 1 7쪽
66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6화 21.07.16 128 2 8쪽
65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5화 21.07.15 128 0 10쪽
»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4화 21.07.13 127 3 8쪽
63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3화 21.07.12 124 5 9쪽
62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2화 +2 21.07.09 169 3 9쪽
61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1화 21.07.08 135 3 9쪽
60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0화 21.07.07 142 3 8쪽
59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59화 21.07.06 137 4 8쪽
58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58화 21.07.05 137 4 8쪽
57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57화 21.07.02 145 4 8쪽
56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56화 21.07.01 161 5 10쪽
55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55화 +3 21.06.30 168 4 9쪽
54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54화 21.06.29 153 5 10쪽
53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53화 21.06.28 159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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