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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밖에 없는 정신병동

소녀, 소설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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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feel
작품등록일 :
2016.02.17 18:35
최근연재일 :
2016.12.29 12:05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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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97
추천수 :
475
글자수 :
213,345

작성
16.12.18 03:14
조회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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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3쪽

7.4화

DUMMY

나 혼자 있던 분재부실에 점점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달이. 지미. 미유. 라비. 그리고 연극배우 두 명. 마지막으로 소이까지 왔다.


뭔가 시끌벅적 이야기하고 있지만 귀에 들어오진 않았다. 나는 그저 혼자서 책을 읽었다. 읽는 척을 했다. 책에 있는 글자마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책을 덮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 그렇군. 곧 시작될 연극의 준비를 하고 있는 거였다. 그러면 나랑은 상관없는 거겠네.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좀 조용한 장소로 가고 싶었다. 이제 와서 각본을 크게 바꿀 리도 없으니 내가 여기에 있을 필요도 없었다.


"어, 태양이 어디 가는 거야?"

미유가 물어왔다.


"쉬러."

그렇게 대답하자, 미유는 잘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나를 막지는 않았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나는 분재부실을 떠났다. 체육대회답게 축제의 중심지는 운동장과 체육관. 그 두 곳에서 떨어질수록 조용해질 거라 생각하고 방향을 정했다.


점점 작아지는 축제의 소리. 얼마나 작아질까 궁금해서 계속 걷다 보니 어느새 교문까지 와 있었다. 학교 밖을 나가면 거리다. 아마 편안히 쉴 수 있는 곳은 없겠지. 나는 뒤를 돌았다.


그러자 누군가가 보였다. 저 멀리서 걸어오고 있었다. 걸어나가자 점점 거리가 가까워진다.


"뭐 하고 있었어? 혼자서."

소이가 혼자 있었다. 방금까지 분재부실에 있었을 텐데.


"산책. 너는."

"다들 연극 리허설을 한다고 해서, 난 스포일러를 안 들으려고 나왔어."

처음 듣는 단어였다.


"스포일러가 뭐냐."

"아, 음...... 뭐라고 해야 하지. 연극의 결말을 본방 보기 전에 들어버리면 좀 그렇잖아? 그래서 잠깐 피난 온 거야."

"그러냐."

대답한 뒤 다시 걸어나갔다. 어디로 가지. 어쩌면 지금 이 학교에 마음 놓고 쉴 곳은 없는 걸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태양이도 말하지 마. 알겠지?"

왠지 몰라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소이.


"나도 모른다. 결말은."

"어, 왜? 각본은 태양이도 같이 쓴 거 아니었어?"

"내가 손댄 건 결말 이전 부분까지니까."

그렇게 대답하자, 어째서인지 소이는 기쁜 얼굴을 보였다.


"정말? 다행이다. 다들 아는데 나만 모르니까 좀 그랬는데."

결말이라. 그러고 보니 나도 어제까진 궁금해했었지. 여러 일이 있어서인지 지금은 별로 그렇지도 않지만.


파일럿이 되고 싶은 소년 폴. 하지만 폴의 시력으로는 파일럿이 될 수 없었다. 폴은 자칫하면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수술을 받을 수 있단 걸 알게 된다.


"태양이는 어떻게 될 거라 생각해? 결말."

잠시 생각해봤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별로 안 중요한 걸지도 모르지."

"응?"

"수술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주인공은 포기하지 않을 거니까."

"실명을 해도?"

"그래."

결국 그건 미유가 쓴 각본이니까. 특히 결말 부분은 완전히 미유가 썼을 것이다. 나 같은 놈의 입김이 닿지 않았으니 적어도 [우주비행사 폴]처럼은 되지 않겠지.


"아마 무난하게 수술이 성공하는 쪽의 가능성이 높긴 하겠지만. 혹시 아니다 하더라도 미유가 쓰고자 했던 건 바뀌지 않겠지."

"듣고 보니 그럴 거 같기도 하네."

소이는 한 번 웃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미유니까."

나는 아무 말없이 소이의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그 반응을 어떻게 생각한 건지는 몰라도, 소이는 자기가 방금 한 말을 해설하기 시작했다.


"미유는 정말 대단한 아이거든. 4월인가? 저번에 인플루엔자 유행했었잖아. 그때 미유도 엄청 심하게 걸렸었는데."

소이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잠시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었다.


"하루종일 아무 것도 못 먹고, 계속 신음을 낼 정도로 괴로워하면서도. 그러면서도 소설을 쓰더라. 내가 말리면서 왜 그렇게까지 하는지 이유를 물어봤거든. 그랬더니 미유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고개를 저었다.


"'오늘 분량'이래. 진짜 그게 이유였어."

"......"

머릿속에 오늘 봤던 미유의 노트가 떠올랐다. 꺼림칙할 정도로 매일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쓴 소설이 담겨 있는 그 노트.


"난 소설에 대해선 잘은 모르지만, 그때 느꼈어. 미유는 언젠가 정말 대단한 소설가가 될 거라고. 만에 하나 적성이 안 맞고 재능이 전혀 없다고 해도 말이야."

아마 그렇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아직 시기가 아닐 뿐이지, 미유는 소설가가 될 것이다. 그것도 비범한 소설가 말이다.


"평소엔 그냥 정말 좋은 아이인데. 뭐랄까, 가끔 나랑 같은 사람이라는 게 안 믿겨질 때가 있어. 괴물......은 아니고. 그렇다고 기계도 아니고. 뭐라고 하지?"

이번엔 내가 정답을 알려줄 수 있을 거 같았다.


"천재, 겠지."

"아, 응! 네 자리 곱셈을 암산으로 바로 끝내는 달이를 보는 기분? 대단하면서도 좀 소름 돋는 그런 거 있잖아."

웃음을 흘리는 소이. 내가 오늘 미유를 보며 느낀 걸, 아무래도 소이는 예전부터 계속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넌 어떻게 생각하냐. 이번 연극."

"음...... 이번 연극은 결국 미유 속 세계를 그린 거니까. 아마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을까? 굳이 [우주비행사 폴]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니까, 비슷한 결말은 아닐 거 같은데."

그것도 그렇다. 허무하고 어두운 결말에 만족하는 녀석이라면 [우주비행사 폴]을 굳이 자기가 다시 쓸 이유가 없을 테니.


"어차피 곧 시작하니까, 그때까진 별생각 없이 있으려고."

소이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소리가 울렸다. 휴대 전화 소리다. 난 그런 거 안 갖고 다니니 당연히 소이의 전화일 것이다.


"아, 잠깐, 미안."

"......"

그러더니 전화를 받는 소이.


"네. 네. 아, 네. 정말요?"

대충 일 분 정도의 전화를 끝낸 뒤, 소이는 살짝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밤 늦게까지 연습한대. 내일이 콘테스트라고. 에휴. 오늘 벌써 세 시간이나 연습했는데."

피겨스케이팅 콘테스트였나. 미유도 나온다는 그거군,


"연극은 보고 갈 거냐."

"그러고 싶은데...... 지금 바로 오래. 미유한테 부탁 좀 해줄 수 있어? 이번 연극 녹화해달라고."

"이미 녹화 준비는 하고 있을 텐데. 엄청 큰 카메라 들고 온 걸 보면."

미유가 이번 연극을 비디오로 찍어서 영구보존할 거라는 이야기는 안 그래도 예전에 들은 적 있었다.


"그럼 다행이네. 나중에 다들 모여서 같이 보자."

"그러던지."

내 대답을 들은 소이는 잠시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내 말했다.


"태양이도 같이!"

"......"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 *


드디어 때가 왔다. 대강당. 분재부의 연극이다.


어디서 들고 온 듯한 의자가 놓여 있는 관객석. 나와 달이는 적당한 자리를 잡았다.


"왜 오빠가 관람석에 있어? 분재부원이잖아."

"어차피 내가 도울 일은 없으니까."

각본을 맡은 미유와 나는 연극 당일엔 그냥 보고만 있어도 된다고 라비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지금 미유는 뭘 하고 있을까.


관객석의 조금 뒤. 삼각대에 열심히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는 미유와 눈이 맞았다. 왠지 몰라도 밝은 미소를 던져왔다.


"근데 아무도 안 왔네."

관객석은 텅텅 빈 상태. 이번 연극, 망한 건가?


"아직 30분이나 남았으니까 당연하지. 아마 다른 곳에서 하고 있는 이벤트가 끝나면 오지 않을까?"

나보다 더 축제 스케줄을 잘 알고 있는 달이. 그치만 30분이라. 좀 긴데.


그렇다고 5층에 있는 분재부실까지 돌아가기도 귀찮았다. 난 가방에서 책을 꺼냈다. 결코 독서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었지만, 못 읽을 건 없다.


"......"

춥다.


"......"

그리고 이 책은 재미없군. 애당초 왜 나는 18세기 인도 역사 같은 책을 골라온 걸까.


"오빠, 시작한다."

달이의 말을 듣고 나는 책을 가방에 다시 넣었다. 이제야 인가.


사회자로 보이는 여학생이 연극의 시작을 알렸다. 주위에도 사람이 와있었다. 다만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대충 오십 명 정도인가. 전교생 수를 생각해보면 역시 적다.


주위를 둘러 보았다. 미유는 어느새 내 오른쪽 자리로 와 있었다. 왼쪽에 있는 달이는 흥미진진한 눈동자로 연극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그야 별생각 없었다. 소설판을 한 번 읽어봤고, 미유가 쓴 각본도 읽어봤고, 그걸 고친 것도 나다. 애초에 원작의 원작은 내가 쓴 소설이고. 결말만 빼면 머릿속에 스토리가 각인되어 있었다.


"추워?"

갑자기 미유가 물어왔다. 내가 몸을 움츠리고 있는 걸 본 모양이다.


"그러네. 나도 나이를 먹었나 보다."

곧 여름이 오는 시기다. 아무리 저녁 시간대라고 해도 이렇게 추운 건 혈액순환 문제겠지.


내 대답을 들은 미유는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태양이 할아버지, 여기서 주무시면 입 돌아가요."

동시에 무언가를 건네는 미유.


"이거 써."

방금 전까지 미유 다리 위에 올려져 있었던 담요였다. 영화 같은 데에선 보통 이런 건 남자가 여자한테 해주던데. 하지만 추운 건 추운 거였고, 난 '남자의 자존심' 같은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기에 그냥 빌리기로 했다.


담요로 어깨를 감쌌다. 샴푸인지 뭔지는 몰라도 언제나 미유에게서 나는 향내가 느껴졌다. 따뜻하다. 그리고 편안했다.


그리고 연극이 시작되었다.


출연자는 폴과 리사 둘. 그리고 가끔 필요할 때마다 라비가 나와서 모든 엑스트라를 완벽히 소화해내고 있었다.


"와, 라비 언니...... 저거 모르는 사람이 보면 다 다른 사람이라고 착각할 거 같지 않아?"

달이의 말에 나도 동감했다. 새삼스럽지만, 내 주위에는 왜 이리 천재가 많은 건지 궁금해질 정도다.


폴은 진지한 배우 지망생이라 들었다. 그리고 리사는 원래 각본가를 하려 했지만, 지금은 연기가 더 즐겁다는 걸 깨닫고 미련 없이 장래 희망을 바꾼 사람이다. 그런 둘의 연극이니, 역시 연기의 수준은 나쁘지 않았다. 결코 그들의 탓이 아니다.


"......"

다만 역시. 따뜻한 담요 속에서, 대사까지 다 외우고 있는 연극을 보고 있자니......


졸리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의식이 점점 흐릿해진다. 결말을 아직 몰라서 여기까지 온 거긴 했지만, 뭐 상관없으려나. 어차피 녹화는 되어 있다. 나중에 다시 보면 되겠지.


그렇게 안심한 순간, 눈꺼풀이 내려갔다.



* * *


연극 성공 기념 파티는 체육 대회가 다 끝난 다음 날에 하기로 했다. 미유는 연극이 끝나고 바로 하고 싶어 했지만, 소이가 피겨 콘테스트 연습에 바빴기에 그렇게 된 모양이다.


"넌 연습 안 하냐."

"이제 와서 연습해봤자잖아."

그러더니 유쾌하게 웃는 미유. 그것도 그렇다. 콘테스트는 한 시간 뒤였으니까.


체육 대회 삼 일째. 마지막 날이다. 어제 엄청나게 편안하고 행복하게 숙면을 취하느라 못 본 연극을 다시 보려고 했지만, 그 전에 콘테스트가 있다고 한다.


"너도 보러 가는 거야?"

의외인 듯 조금 놀라며 물어보는 지미.


"응. 할 일도 없으니."

"왜? 무슨 이유로."

"내가 별 이유도 없이 구경가는 게 그렇게 이상하냐."

지미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대답했다.


"응 이상해."

"......"

아무튼 우리는 아이스링크로 향했다.


가는 길.


"그래서, 어제 연극은 어땠었냐."

내가 묻자 미유가 대답했다.


"어제? 어제는 재밌었어. 엄청."

환한 미소. 관객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던 걸까?


"그래. 특히 그 부분이 가장 재밌었지."

지미도 입을 열었다.


"어느 부분."

"연극이 다 끝나고, 다들 감동적인 분위기에 젖어 있는데, 불이 켜진 그때."

괜히 뜸을 들이다 다시 지미는 말했다.


"너가 관객석에서 푸욱 자고 있는 모습이 모두에게 드러났지."

"아하하하하!"

폭소하는 미유.


"......"

나는 할 말을 잠시 잊고 있다, 겨우 말을 꺼냈다.


"어디가 웃긴 건데."

미유가 답했다.


"웃기지 않아? 각본은 그렇게까지 열심히 고쳐줬던 태양이가, 본방 때는 자고 있었으니까."

그건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 그런 거지만. 이번엔 지미가 질문해왔다.


"달이한테는 무슨 소리 안 들었어? 오빠 대신 부끄러워하고 있었는데."

"그야 혼났지. 그래서 오늘도 닭도리탕이다."

맛있는 것만 해주면 화가 풀리는 달이었다.


"아, 나도 먹어보고 싶다. 태양이가 한 요리. 지미는 먹어본 적 있어?"

미유의 의문.


"아니. 이 놈은 아마 자기 동생 아니면 아무한테도 안 해줬을걸."

"정말? 그럼 나도 안 돼?"

애원하는 듯한 눈빛으로 내게 물어오는 미유.


"내가 너까지 부양해야 하는 의무는 없다."

간결히 대답하자, 지미가 반응했다.


"이 놈이 요리라는 무지하게 귀찮은 일을 왜 하나 했더니, 역시 가족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었던 건가."

부모가 그 책임을 던져버렸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같은 상황이면 누구라도 나처럼 하겠지.


"그러니 미유는 태양이가 한 밥이 먹고 싶으면 가족이 되는 수밖에 없겠네."

"아하하! 그럴까?"

"......"

미유에게는 절대 요리를 안 해주기로 마음속에서 결심했다. 왠지 한 번 해주면 죽을 때까지 밥을 해줘야 할 것 같았기에.


작가의말

수험생이란 이름의 백수 시절엔 시간이 넘쳐나도 뭘 써야 할지 몰라서 연중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뭘 써야 할지 다 감이 잡혀도 현실이 발목이 잡는군요.


그치만 완결은 맥거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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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8.3화 (完) +18 16.12.29 381 15 16쪽
30 8.2화 +2 16.12.27 245 6 11쪽
29 8.1화 +1 16.12.21 248 9 12쪽
» 7.4화 +4 16.12.18 291 7 13쪽
27 7.3화 +2 16.09.06 359 8 15쪽
26 7.2화 +4 16.08.24 320 5 8쪽
25 7.1화 +3 16.08.19 325 12 10쪽
24 6.3화 +8 16.05.11 500 11 17쪽
23 6.2화 +7 16.05.01 383 13 16쪽
22 6.1화 16.04.20 367 13 16쪽
21 5.4화 +2 16.04.15 375 13 16쪽
20 5.3화 +1 16.04.09 396 12 16쪽
19 5.2화 +4 16.04.01 395 15 16쪽
18 5.1화 +4 16.03.28 443 20 19쪽
17 4.9화 (side story) +6 16.03.20 489 21 19쪽
16 4.4화 +9 16.03.17 422 15 14쪽
15 4.3화 +6 16.03.15 486 19 20쪽
14 4.2화 +5 16.03.12 630 16 25쪽
13 4.1화 +4 16.03.08 427 14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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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5화 +4 16.03.03 471 16 20쪽
9 2.4화 +3 16.03.01 400 1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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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2화 +4 16.02.27 531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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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4화 +5 16.02.23 671 18 14쪽
4 1.3화 +3 16.02.21 713 21 16쪽
3 1.2화 +5 16.02.19 889 27 17쪽
2 1.1화 +3 16.02.17 1,347 32 15쪽
1 Intro +3 16.02.17 1,537 2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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