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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능선의 서재입니다.

울트라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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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좌능선
작품등록일 :
2020.02.18 12:17
최근연재일 :
2020.04.14 12:41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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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7
글자수 :
127,591

작성
20.03.2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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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특임대

DUMMY

여자는 고저장단이 없는 건조한 말투로 설명을 이어갔다.

“ 우리의 예상으로 그들은 이미 이 시설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여 핵탄두를 제조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상태이므로 핵사찰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아시다시피 그들은 폐쇄적인 국경정책을 쓰고 있으므로 위성사진 외에는 접근할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가 이곳에 그 시설에 대해 거의 똑같은 재현을 할 수 있던 것은 당시 그 시설을 설계했던 기술자가 중동을 통해 귀순하면서 설계도를 가져왔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우리가 이 시설을 굳이 재현한 이유는. ”

여자는 잠시 말을 멈추고 자신의 브리핑을 듣고 있는 청중을 둘러보았다.

자신의 말에 집중하도록 하는 심리적 제스쳐.

“ 이 시설을 언젠가는 타격하기 위함입니다.

그것은 단지 내부 시설을 촬영하여 핵사찰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고,

특수부대가 침투하여 시설을 공격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으며,

스텔스 폭격기를 이용하여 공격하거나 다른 방법들을 쓰기 위해서라도 이 시설의 내부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


여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우 부장은 생각했다.

아마도 자신을 이곳에 데려오고, 이렇게 상황을 설명해 주는 것은 언젠가 자신을 그곳으로 보내어 어떤 임무를 시키려는 것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불사의 능력 이외에는 그저 보통의 민간인인 자신에게 이들이 왜 이런 걸 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 말대로 특수부대나, 아니면 스텔스기로 폭격을 하면 그만 아닌가.


전체적인 설명과 건물의 곳곳을 설명하는 절차들이 있었고,그 내용을 대강 본다면 시설은 일종의 난공불락 요새였다.

실제적인 플루토늄 추출시설과 탄두 제작소는 모두 지하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서 어지간한 폭격으로는 꿈쩍도 안 할 것처럼 보였다.

지상에 나와 있는 건물들은 거의 껍데기에 불과했다.


브리핑이 끝나고 임묘한과 기이한은 우 부장을 데리고 작전실 이라 쓰인 곳으로 우 부장을 데려갔다.

작전실이라는 표지와는 달리 내부에는 보통의 사무실처럼 보이는 방들이 몇 개 있었고,

그중 한 곳으로 스미스 들이 우 부장을 데리고 들어가 앉혔다.

잠시 후, 아까 브리핑을 했던 여자와 브리핑 때 여자의 발표를 돕던 남자 한 명이 나란히 들어왔다.

그들은 눈인사 한번 없이 우 부장과 스미스 두 명이 나란히 앉은 좌석 건너편에 앉았다.

여자는 냉정해 보이는 시선으로 우 부장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임묘한을 향해 입을 열었다.

“ 당신들이 말한 사람이 이 사람인가요? 울트라맨. ”

울트라맨? 우 부장은 만화 캐릭터 같은 별명이 이렇게 심각해 보이는 시설에서,

심각해 보이는 사람의 입에 의해서,

심각한 상태의 회의실에서 불린다는 게 좀 코미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네. 박사님. 그가 바로 울트라맨입니다. ”

아, 저 여자는 박사라고 불리나 보다.

우 부장은 그 자리에 있긴 하지만 자신은 전혀 내용도 모르는 이야기를 익숙하니 하는 그들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기분이 들었다.

“ 울트라맨. 이유도 모르고 원인도 모르지만, 무엇으로도 죽지 않는 사람. 그렇군요.”

여자는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우 부장을 향해 똑바로 앉으면서 시선을 보냈다.

우 부장은 전혀 흔들림도 없는 엷은 갈색의 여자 눈동자를 마주하자,

마치 뱀의 시선을 마주한 것처럼 오싹하니 소름이 돋았다.

여자의 냉정한 표정 못지않게 여자의 눈길은 그야말로 ‘얼음’ 그 자체 같았다.

“ 우 부장님. 얘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우리는 북한의 저 비밀시설에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

평화로운 해결 방법은 누군가가 저 시설에 침투하여 시설에 대한 정보를 우리 쪽에 넘겨주고, 한편 그들의 시설을 망가트려서 한동안 핵탄두 생산설비를 멈추게 하는 것이지요.

거기서 얻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절차적으로 핵사찰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것 말입니다. ”


우 부장은 좀 짜증이 났다.

‘ 그래, 무척 안 좋은 상황인 것도 알겠고,

그게 우리나라에 위협이 되는 것도 알겠다.

하지만 자신은 그냥 민간인일 뿐이다.

군인도 아니고 그저 우연히 불사의 몸을 갖게 된 민간인이지,

무슨 슈퍼맨 같은 게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저들은 마치 당연하다는 듯,

당연히 내가 그 일을 해야 한다는 듯 너무나 당연하게 말을 꺼낸다.“


우 부장은 잠시 생각을 하다 입을 열었다.

” 저기요, 박사님. 뭘 어찌 들으셨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그냥 민간인입니다.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에 저분들에게 끌려와서 군사훈련도 받고 그랬지만 민간인 이라고요.

그런 제가 무슨 람보도 아니고 슈퍼맨도 아닌데 저 북한지역에 들어가서 그런 제임스 본드 같은 일을 해낼 거라 기대하십니까?

제가 대체 왜 그래야 하죠? “

우 부장은 이전처럼 주눅 든 모양이 아니었다.

반년간 훈련을 통해 몸 상태가 좋아지고,

온갖 고초를 겪다 보니 오히려 거칠 게 없다는 식으로 마음이 변한 것도 한가지 이유였다.

여자는 의외라는 듯 우 부장의 얼굴을 쳐다보고,

자신의 앞에 놓인 태블릿을 내려다보고 – 아마 그곳에는 우 부장에 대한 기록이 떠올라있을 것이다 – 우 부장의 옆에 앉은 임묘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임묘한은 어깨를 으쓱 할 뿐 아무 말이 없었다.


여자는 흥미롭다는 듯 우 부장의 얼굴을 또렷하게 바라보다,

다시 태블릿을 바라보다 반복하더니 입을 연다.

” 우 부장님. 뭔가 오해가 있으시군요.“

”오해요? 솔직히 나는 이 자리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어요,

제가 왜 민간인의 신분으로 국가의 부름을 받는다는 말입니까.

전시라도 이미 나는 예비군 나이도 지났어요. 민방위라고요. “

우 부장의 투덜거리는 말에 여자는 빙긋 웃었다.

” 우 부장님. 우리는 지금 우 부장님의 허락을 구하는 것이 아니에요.

아까 그 미국인들 보셨죠? 그들이 이 시설을 만들었죠.

그리고 그들은 우 부장님의 존재를 알고 있어요.

만약 당신이 우리의 작전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우린 그들에게 당신을 넘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후에 그들이 당신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상상해 보시죠. “


우 부장은 말문이 막혔다.

그들은 지금 민주주의 라거나 윤리 도덕 같은 것을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아예 자신들이 이미 초법적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 부장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누구에게 붙들려서 실험을 당하거나 훈련을 받을 것인가.

그 정도일 것이다.

그나마도 선택이 아니라, 우 부장의 협조가 미비하다면 언제든 누군가에게 우 부장을 넘기겠다는 것.

우 부장이란 존재는 그들에겐 울트라맨이라는 이름을 가진 모르모트와 다르지 않았다.

한숨을 길게 내쉰 우 부장이 힘없이 입을 열었다.

” 좋아요, 말도 안 통하는 미국인들 보다는 당신들이 좀 낫다고 얘기하는 거겠지.

그럼 내가 무엇을 하기를 바라오?

그리고 그 이후에 내 신분은 어떻게 되는 거요? “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리며 여자가 거침없이 대답했다.


” 우리는 일단 당신이 적 시설에 침투해서 시설 사진을 전송하는 것을 원해요.

그리고 절차적으로 그들의 시스템을 망가트리기를 원하죠.

그건 기술적으로 컴퓨터 바이러스를 심는 것이니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그 장소에 침투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일단 시설을 사용 불능 상태로 만들고,

국제사회에서 공개적으로 시설 사찰을 하도록 하는 거죠.“

” 만약 그렇게 한다면 나를 놓아주나요? “

우 부장이 따지듯 반문하자 여자가 픽 하고 웃었다.

” 일단 성공한다는 전제를 하기 어렵지만,

보고서에 있는 대로라면 당신이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거의 70~80%이겠어요.

침투는요.

하지만 현재 정보에 그곳에 보안요원들이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최초 건축 완공 이후로 보안 시설이 어떻게 추가되었는지를 모르니 확률은 좀 더 낮아지겠죠.

그렇지만 당신이 성공한다면 당신을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 주는 것도 생각해볼게요.

이건 선택권 같은 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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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부활 20.02.25 115 0 8쪽
6 부활 20.02.24 121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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