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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1940-나는 아직 할 말이 남았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완결

별앤별작가
작품등록일 :
2023.01.10 22:05
최근연재일 :
2023.04.04 10:3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2,662
추천수 :
83
글자수 :
205,848

작성
23.01.10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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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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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첫 번째 이야기

DUMMY

2023년. 서울. 뉴스.


"자, 시작하겠습니다. 하나, 둘, 셋. 스타트!"


방송이 시작되면서 대기 중이던 아나운서가 입을 열었다.


“당시 6.25 전쟁 때 전투는 누구보다 치열했고, 그래서 전사자도 많았는데요. 그러다 보니 6·25전쟁의 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도 이 사진 속 장소들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다른 아나운서가 이어서 대답했다.


“유해발굴단이 이곳에서 찾아낸 전사자들의 각종 유품을 국립문화재연구원에 보내 보전 처리 작업을 한다고 하는데요. 김소운 리포터, 이 현장에 다녀왔다고요?”


그러자 리포터 김소운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네, 맞습니다. 6·25전쟁 전사자들의 유품들이 다양했는데요. 그중에서도 총과 야전삽, 그리고 전사들이 몸에 지니고 다녔던 물통과 숟가락까지 보니 과거 우리의 전사자들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하였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네, 그렇겠네요. 보존 처리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도 합니다.”


“유품의 형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부식을 최소화하기 위한 1년의 과정을 거치는데요. 유품의 한 점을 보존 처리하는 데 6개월 정도가 걸리는 세심한 작업이라고 합니다. 이런 작업 과정과 당시 역사의 이야기 함께 확인해보실까요?”


****


1867년 일본은 메이지 덴노가 즉위한 후 근대 서양의 시스템으로 국가를 개조했다.


중국이 정점에 서는 수천 년간의 조공 제도로 고착된 동아시아 국제 질서를 깨고 천황의 이름으로 대등하게 청나라와 조선에 외교 문서를 보냈다.


특히 이듬해인 1868년 조선을 향해 자신들이 '왕정복고'를 이뤘음을 국서로 통보했는데, 그동안 형님 정도로 자신을 생각하던 조선 조정에 황제를 참칭하는 민감한 언어 선택으로 큰 충격을 줬다.


자연히 '왕'인 조선은 일본에 격이 한 등급 내려간다.


당연히 조선은 국서 접수를 거부하고 일본도 1872년 외교 사절단이 철수하는 등 갈등은 점점 고조됐다.


그러나 1876년 운요호 사건 때 이양선으로 일본이 무력 시위를 하자 조선 조정은 격론 끝에 문호를 제한적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당연히 일본과 통상은 텄다고 해도 조선 조정의 감정이 좋을 리가 없었다.


국론 역시 존왕양이의 외세 배척 여론은 더욱 강해졌고, 흥선대원군과 위정척사파는 이런 여론을 잘 이용했다.


이때만 해도 우의정 박규수와 영의정 이유원 정도가 외세를 이용하자는 의견이었는데 실상 그마저도 동도서기론, 즉 "서양 문명은 기술 면에서 앞서 있을지는 모르나 동양의 정신 문화를 존중하고 배울 점이 있다"는 식의 이상론이었지 일본을 좋아하기는커녕 최소한 일본에 뭘 배운다거나 가까이한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었다.


그러다 1880년대, 우의정 박규수의 제자들인 김옥균, 박영효, 서재필 등이 일본 책과 문물을 접하고 일본의 발전상을 흠모하게 된다.


물론 김옥균의 '일본은 동양의 영국을 자처하니, 우리는 프랑스 같은 문화 군사 강국을 이루자'는 언급을 볼 때, 일본과 동급으로 조선을 생각했지, 결코 부하가 된다는 생각은 그들 역시 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렇지만 당시 청나라의 도움으로 임오군란 당시 전권을 잡은 대원군을 숙청하고 정권을 잡은 명성황후와 민 씨들이 청나라식 근대화, 양무운동을 개화 모델로 삼고 국정을 장악하면서, 상대적으로 일본식 급진 개혁을 바랐던 김옥균의 개화당은 친일파란 누명을 쓰고 권좌에서 밀려났다.


서양에 쓰러지기 직전인 청나라 모델로는 미래가 없다는 건 확실했던 개화파는 초조했다.


1884년 우리나라 최초의 우체국인 우정국 완공 축하연에 난을 일으켰다.


고종의 신병도 확보하고 서울 요지를 선점한 그들의 난은 성공하는 듯했으나 압록강 근처에 주둔했던 청나라 군대가 삽시간에 반격을 가하면서 실패하였다(갑신정변).


역적이 된 개화파는 일본으로 탈출했고, 조선에 일본식 개혁을 말하는 사람은 없어졌다.


친일파가 처음 매국노의 명예를 쓴 건 한일 강제 합병이 아닌 이때가 최초다.


그러다 일본이 1894년 청일전쟁이 시작되었다.


****


1898년. 조선.


씨라기처럼 아주 잘게 보이는 잔별이 하늘에 반짝이고 있었다.


이 별은 부스러기가 작고 하찮은 것을 일컫는 뜻을 가졌으나 아주 귀한 물건을 뜻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타앙.


삐이이익......


“ 捕まえろ!”

-잡아라!


“ あそこだ! ”

-저기다!


“ あっちに行った!“

-저쪽으로 갔다!


타악, 타악.


그리고 늦은 밤 중에, 총을 든 사내와 가방을 든 사내는 서로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선 각자 다른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하지만 멀지 않아 총소리가 들려왔고, 총을 든 사내의 방향에서 그자의 목소리가 울려왔다.


“...... 나를 죽인다 하여 우리의 선택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가방을 든 사내는 울려오는 동무의 목소리에 걸음을 잠시 멈춰섰다.


하지만 동지에게 갈 수 없었다.


그것이 제 임무였고, 그는 제 가방을 더 깊이 잡아 들고선 달려갔다.


****


시간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동지들에 아기를 안고 있던 여자 의병은 결국 아기를 작은 상자 안에 눕히며 입을 열었다.


“아가, 어미가 이리 먼저 가 미안하구나. 꼭 살아주거라. 사랑한다. 내 딸.”


그리고 아기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여자 의병은 다시 아기를 상자에 눕혀 문을 닫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낯선 그림자 여럿이 보여졌고, 그녀는 총을 들어 그림자가 보이는 곳으로 총을 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총과 함께 문밖에서 총알이 수없이 날아와 그녀를 공격했다.


한순간에 하얀 이불과 방은 붉은 피로 물들었다.


“내 하나 죽인다고 조선의 운명이 바뀔 것 같니?”


그녀는 피를 토하며 입을 열었다.


“너는...... 너는 우리 조직 하나 없앤다고 네 운명이 바뀔 것 같나? 너 같은 놈들은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선택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러자 총을 든 남성이 대답했다.


“과연 누구의 뜻이 옳은 선택일지 두고 보면 알겠지.”


그리고 남성은 여인에게 또다시 총을 쏘아 올렸고, 그에 여인은 눈을 뜬 채로 숨을 거두었다.


그에 남성은 시선을 돌려 입을 열었다.


“분명 저 계집과 함께한 이들이 있을 것이다. 쫒아라.”


"예."


총을 쏜 남성은 자신들의 부하들에게 입을 열었고, 그의 부하 역시 총을 들고 앞으로 향하였다.


여인에게 총을 보낸 남성 역시 함경도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조선인이었다.


그의 이름은 이박권으로 그는 무너져가는 조선 속에서 부모에게 더 이상 희망이 없음을 깨달았다.


박권은 어린 누이를 지주의 소실로 주고 받은 돈으로 일본어를 터득했다.


그는 생각했다.


앞으로의 대세는 일본이었으며, 조선의 위기는 박권에겐 기회였다.


그는 조선을 파괴하고 제 목숨을 지키겠다고 조국을 배신했다.


아무리 힘든 삶을 살아왔다 하더라도 조국을 배신하고, 조국을 팔아 제 목숨을 지키려는 길은 핑계가 될 수 없는 길일 것이다.


****


뒤늦게 도착한 의병은 이미 총에 맞고 남성에게 화를 내는 자기 동지에게 눈물을 흘렸다.


당장이라도 가고 싶었으나 지금 간다면 자신 역시 죽게 되고, 또 우리의 상황을 알릴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제 동지들이 죽는 모습을 보고도 그는 갈 수 없었고, 또 기다려야 했다.


그것이 그들이 가져야 하는 고통이었다.


그렇게 모두가 떠나고 인기척이 사라지자 그는 천천히 동지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이미 그의 동지는 피로 물들어있었다.


“소아야!”


그리고 아직 작게 숨이 남아있던 소아가 입을 열었다.


“...... 상욱 동지......”


그는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안아주었다.


“그래, 나다. 그만 일어나거라.”


하지만 소아는 손을 올려 무언가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 우리 아기......”


하지만 말도 끝나기 전 그녀는 결국 제 손을 떨어트리며 눈을 감았다.


“소아야!”


하지만 이미 그녀의 맥은 더 이상 잡히지 않았고, 결국 상욱은 소아가 가리키던 곳으로 급히 향하였다.


그리고 그 안에는 언제 잠에 들었는지 곤히 잠에 들어있던 어린 아기 한 명이 보였다.


그에 상욱은 잠에 든 아기를 조심히 감싸 안아 올리며 아기를 바라보았다.


“...... 이제 그만 가자. 아가.”


그리고 상욱은 아기를 안은 채 밖으로 몸을 돌렸다.


****


“어젯밤 괴한이 가무키 사장(의병이 저격한 자)을 저격하려던 사건이 있었다! 이른 시일 내에 그 암살범을 잡아야 하니 검문을 더욱 강화하여 수상한 자들이 보이면 모두 죽이거라!”


“예, 알겠습니다!”


일본인들은 모든 것이 당연하다는 듯 대한제국의 사람들이 혹여나 자신들에게 해가 되면 모조리 총과 칼을 이용해 죽임을 하였다.


“그 저격범. 정말 이곳에 있을까?”


“그게 무슨 소리야?”


“아니, 이렇게 우리가 찾는데 어찌 머리 한 톨 보이지 않지? 누군가 도와주고 있는 것이 확실해.”


“그게 누군데?”


“아마 저 기와집이 아닐까?”


“저기 저 집? 야, 말조심해. 저 집은 대대로 내려오는 만석꾼 집안에다 집주인의 죽은 아버지는 유명한 친일파였어. 심지어 일본식 성명 강요도 일찌감치 했고 하나 있는 주인 딸은 일본인 학교에서 유학을 하러 갔다 이제 돌아왔고, 어린 손주 하나는 이제 막 말을 트였는데 일본어를 가르친다지.”


“......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아무리 순사 노릇만 한다고 해도 잘못하다간 우리 목이 날아가.”


“기다려봐. 혹 알아? 정말 내 더 큰 거물이 잡혔을지.”


“자네 정말...... 어?”


“저기 대감 댁 집안의 막내딸인가 보군.”


“막내딸?”


“일본에 유학을 하러 갔다더니 이제 돌아왔나 보군.”


“그래?”


“저 집 안주인이 그렇게 미인이라더니 제 엄마를 닮았나 보군. 그 안주인도 그리 미인이라더니.”


“그런데 그 안주인은 어디 있는데?”


“소문으로는 의병에 의해 죽었다던데.”


“그래?”


“그래, 의병 때문에 죽었다던데 의병으로 살아갈 이유가 있겠나? 자네 의심은 인제 그만두게나. 잘못하다 목이 날아갈지도 몰라.”


****


“다녀왔습니다.”


여학생은 작게 웃으며 집으로 들어섰다.


“우리 연화 아가씨, 이제 오십니까? 아직 적응하기 힘드시죠?”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이 집에서 일하고 계신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여학생을 환히 반겨주었다.


“비슷하죠. 어디를 가나 온통 전쟁 이야기뿐이니...... 아버지는 어디 계십니까?”


“주인 나리는 사랑방에 손님과 이야기 중이시고, 우리 막내 도련님은 별채에서 책 읽고 계십니다.”


“그래요? 다들 바쁘네요.”


“우선 도련님께 먼저 가보세요. 제가 간식거리 챙겨서 갖다 드리겠습니다.”


****


연화는 조용히 사랑방으로 향하였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많이 부족하지만 우리의 역사를 담은 소설 속 이야기입니다! 

실제 일제강점기를 모티브로 하여 만든 이야기인만큼 역사와 조금씩 다른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그 당시를 상상하며 당시 우리의 역사 속 희생하였던, 의병으로 살아주셨던 분들을 생각하고 고민하며 쓰게 된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혹여나 보시는 부분에서 고쳐야할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그럼 오늘도 내일도 항상 좋은 날들고 가득하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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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여덟 번째 이야기 23.01.21 66 4 11쪽
8 일곱 번째 이야기 23.01.19 76 5 12쪽
7 여섯 번째 이야기 23.01.17 85 4 13쪽
6 다섯 번째 이야기 23.01.14 82 4 11쪽
5 네 번째 이야기 23.01.12 104 4 11쪽
4 세 번째 이야기 23.01.10 116 4 11쪽
3 두 번째 이야기 23.01.10 177 4 11쪽
» 첫 번째 이야기 23.01.10 294 3 11쪽
1 에필로그 23.01.10 531 3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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