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士奇 님의 서재입니다.

맹룡출두(猛龍出頭)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사기(士奇)
작품등록일 :
2013.07.10 18:35
최근연재일 :
2014.01.21 17:08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08,236
추천수 :
3,588
글자수 :
239,456

작성
14.01.1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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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글자
9쪽

10장 - 자격시험?(3)

DUMMY

느렸던 소이천의 움직임이 빨라졌고, 멀뚱히 지켜만 보던 광소한이 도를 치켜들고 수라장에 섞였다.

적아의 구분 없이 날아드는 병기, 귀를 괴롭히는 고함과 비명,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끔찍한 희생자의 모습, 코를 자극하는 피비린내.

두 사람이 참여한 시험은 전에 없이 더욱 끔찍하고 무분별했으며 그나마 흙빛을 가지고 있던 곳까지 그 빛을 빼앗아갔다. 장내에는 피웅덩이가 생겨났으며 이제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고깃덩어리들이 생겨났다.

자세히 본다면 소이천과 광소한은 살수(殺手)를 피해서 상대하고 있었지만 광인처럼 달려드는 통에 피치 못할 희생자들이 생겨났다. 물론 희생자의 대다수는 저들끼리 칼밥을 주고받아 쓰러졌지만 그렇다고해서 그 두 사람의 살수가 숨겨지는 것은 아니었다.


'저 도법 어디선가….'


수라장에서도 두 사람에게만 관심을 가지던 도진성이 미간을 찡그렸다. 안면이 있는 사이라 그들의 실력이나 성격을 파악하기위해서 그들을 주시했던 것인데 그들이 사용하는 도법이 어딘가 눈에 익었다. 어디서 본 것인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봤던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도 기억은 나지 않았으니 짜증이 난 탓에 미간을 찌푸린 것이다.

사문이 없어진 후에는 수련을 하느라 견문을 넓힐 기회가 없었으니 당연히 그때는 아닐 것이고, 환인문에서 지냈을 무렵에도 밖으로 나가는 일이 적었다. 아니, 그때 역시 나이가 있어 사문의 대소사에 관여했던 대사형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수련을 하느라 나갈 일이 적었다. 하여 불쌍한 제자들을 위해 문주이자 스승이었던 도창진이 아는 무인들을 초대해 견문을 넓혀줬는데, 봤다면 그때 일 확률이 높을 것 같았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절제된 움직임으로 최대한의 효과는 만들어내는 소이천의 도법.

단편적인 예로 무인의 검을 부러트린 것을 들 수 있는데, 너무 빨라서 자세하게 보진 못했지만 진동했던 그의 도를 본다면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진동으로 타격점을 분사시킨 그의 도는 점모양의 타격점을 선 모양으로 만들었고 그것은 도격의 위력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런 위력에 쾌의 묘리까지 섞으니 무인의 검은 당연하게 부러진 것이다.

소이천의 도법이 작은 동작이라면 광소한의 도법은 정반대였다.

동작이 크고 화려한 도법은 그 위력이 가히 무시무시했다. 그의 도법도 진동을 동반했는데 소이천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소이천이 날카로운 느낌을 보여줬다면 광소한은 묵직한 느낌을 보여줬다. 그의 외모처럼 묵직한 느낌을 보여준 도법은 강한 힘을 만들어냈으니 실로 패도적이라고 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의 도법은 그렇게 양극적으로 보이자 동행을 하는 것도 신기하게 느껴졌다.

무공은 그 사람의 실력뿐 아니고 성격까지 개입을 하는데, 공명정대한 성격을 가졌던 이가 사기(邪氣)가 팽배한 무공을 익힌다면 그의 성격도 사이하게 변하고, 양기(陽氣)의 무공을 배운다면 활달적이고 밝은 성격이 되고 음기(陰氣)의 무공을 배운다면 내성적이고 냉정한 성격으로 변하게 된다. 이러한 것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속설로 치부됐지만 위에서 얘기한 일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일이 많아지자 이제는 정론으로 치부되고 있었고 그 정론에 따르면 소이천과 광소한의 동행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어느덧 시험은 종국으로 치닫고 병기를 들고 있는 이들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졌다. 소이천과 광소한은 당연하게 병기를 든 채로 사람들을 훑어보고 있었고, 다른 이들은 몸에 난 상처를 살피며 눈치만 보고 있었다.

이전 시험과 다른 점이 있다면 사망자의 수가 훨씬 적다는 것, 다친 이들은 많았지만 죽은 이는 고작 다섯에 불과했다.

과열되었던 시험이 식어버리자 살아남은 이들은 소이천과 광소한의 무위를 보고는 섣불리 덤벼들지 않았고 그렇다고 옆에 있는 이들을 공격하자니 언제 뒤통수로 칼이 날아들지 모르니 그것도 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짧은 시간이었지만 생사를 넘나드는 싸움을 하다 보니 남은 이들끼리는 묘한 연대감이 생겨 공격을 한다면 배신하는 것 같은 감정까지 생각났다.

두 사람도 손속에 사정을 두었듯이 애초부터 살수를 할 생각이 없었으니 당연히 싸움은 소강상태에 이르렀다.


"그만!"


서로가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을 때, 모용수의 목소리가 구원자의 목소리처럼 들려왔다.

그의 말을 들은 무인들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삼키면서 각자의 병기를 회수했다. 칠각원들이 나서서 시험에 통과한 이들을 통제했고 부상자들은 부상자대로 치료에 힘을 쓰고 사망자들은 시신을 수습해 옆에 뉘여 놨다. 생존자들은 따로 음식과 음료가 지급되어 쉴 공간이 마련되었다.

따로 마련된 자리로 이동하던 소이천은 앉아서 자신들을 지켜보던 도진성을 발견하고는 가볍게 목례를 취했다. 평소 같았으면 말이라도 걸었을 텐데, 지치고 서로의 상황이 달라 크게 아는 체는 못했지만 그로서는 최대한의 예의를 취한 것이다.

시험의 뒤처리가 끝나자 곧바로 다음 시험이 진행됐다.

전 시험에서 생존자들이 다섯이나 나오자 괜한 기대감에 찬 사람들이 시험장에 올랐다.

도진성의 옆에서 시험을 지켜보던 여아도 흙이 묻은 엉덩이를 털면서 시험장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던 여아는 잠깐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다녀올게."


다정다감하게 말하는 여아의 태도에 살짝 어이가 없어진 도진성은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그의 반응을 본 여아는 사뿐히 걸어서 시험장에 올랐다.

무인들을 모으던 칠각원은 여아를 보고 무언가 말을 꺼내려고 했지만, 자신의 상사인 모용수의 기세에도 눌리지 않았을 테니 별 걱정 없겠다 싶어 그냥 입을 닫았다.

이윽고 시험이 시작되었고 칠사회에 들어올 때부터 여아를 주시하던 무인이 슬쩍 여아에게 다가갔다.

덩치가 산처럼 크고 여아의 몸 같은 팔을 가지고 있는 무인은 얼굴에 긴 흉터가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병기는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은 곤봉이었는데 그 두께가 보통의 그것의 열배는 되어 보임직했다. 그의 외모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거구의 몸으로 패도적인 기세를 내뿜던 무인이 여아를 바라봤다.


"아이야, 이 오라버니가 지켜주겠다."


당당하게 말하는 거한은 탐욕스러운 눈으로 여아의 눈 구석구석을 살펴보면서 입맛을 다셨다.

거한이 입에 담기도 무서운 성벽(姓癖)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몇몇은 혀를 찼고 그것을 알지 못한 무인들은 혹시나 아는 사이인가 경계심을 드높였다.

혀를 찼던 무인들도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거한을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고 여아를 바라봤는데,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여아는 수준 높은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혹자들은 어린아이의 미모가 뛰어나봤자 얼마나 뛰어나겠느냐고 말하겠지만 눈앞의 여아의 미모는 정말로 뛰어났다.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굴곡이 적은 몸을 가지고 있었고 닳고 닳은 여인이 뿜어낼만한 농염함과 색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 두 부류의 기운은 이질적이면서도 잘 어우러지니 여자 꽤나 안아봤다고 자부하던 무인들도 아랫도리가 딱딱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음탕한 눈빛으로 자신의 몸을 훑는 거한을 바라본 여아가 미소를 지었다.

거한은 그 웃음을 보면서 침을 연신 삼켰다. 안 그래도 묘한 매력이 있는 여아인데 저렇게 미소를 지으니 아주 음심이 들끓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 뒤, 그의 입에서 나온 것은 짧은 단말마와 질펀한 핏줄기였다.


"크읍!"


단말마를 내지른 거한은 스르륵 무너졌다. 두 사람을 지켜보던 무인들은 거한이 갑작스레 쓰러지자 의아한 눈으로 여아를 바라봤다. '설마 여아가 무슨 짓을 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여아의 손을 보자 그런 생각은 쏙 들어가 버렸다.


"쌍두표(雙頭鏢)?!"


모두가 경악하던 도중에 누군가가 여아의 손에 들어있는 병기의 이름을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에 놀라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알고 있을법한 병기이지만 그저 놀라서 말을 하지 않고 있을 뿐이었으니까.

쌍두표는 유성추처럼 줄 끝에 병기를 달아놓는 유성추의 추(錘) 대신, 날이 있는 암기를 달아놓은 것으로 한쪽에만 달려있다면 단두표, 양쪽에 달려있다면 쌍두표라고 불린다. 그 불규칙적인 움직임을 다스리기가 어렵고 익히는 것 또한 쉽지 않아, 무인들은 사용을 꺼려하지만 병기의 휴대성과 살상력이 좋아 힘이 약한 여인이나 살수들이 사용하는 병기로 유명했다.

무인들의 눈은 쓰러진 거한의 머리를 쫓았다. 여아가 들고 있는 쌍두표의 한쪽에 달린 암기가 거한의 미간에 쑤셔 박혀있었고 그것이 거한을 일격에 죽은 이유인 듯 했다. 암기는 손가락 두 마디가량 들어가 있었으니 일수에 명을 달리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작가의말

※ 이상한 부분이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면 서슴없이 지적해주세요. ^^


14일과 15일, 이틀간 사정이 생겨 업데이트를 못하게 됐습니다. 16일(목)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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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10장 - 자격시험?(5) +2 14.01.17 1,374 25 8쪽
54 10장 - 자격시험?(4) +4 14.01.16 727 29 7쪽
» 10장 - 자격시험?(3) +2 14.01.13 955 32 9쪽
52 10장 - 자격시험?(2) +2 14.01.10 841 37 8쪽
51 10장 - 자격시험? +4 14.01.09 651 26 9쪽
50 9장 - 칠사회(七邪會)(5) +4 14.01.08 768 28 10쪽
49 9장 - 칠사회(七邪會)(4) +4 14.01.07 720 37 7쪽
48 9장 - 칠사회(七邪會)(3) +6 14.01.06 735 34 7쪽
47 9장 - 칠사회(七邪會)(2) +6 14.01.03 751 32 8쪽
46 9장 - 칠사회(七邪會) +6 14.01.02 750 30 7쪽
45 8장 - 괴물을 상대해야한다면 나 역시 괴물이 되겠다.(5) +6 14.01.01 845 32 11쪽
44 8장 - 괴물을 상대해야한다면 나 역시 괴물이 되겠다.(4) +4 13.12.31 972 38 7쪽
43 8장 - 괴물을 상대해야한다면 나 역시 괴물이 되겠다.(3) +6 13.12.30 921 34 12쪽
42 8장 - 괴물을 상대해야한다면 나 역시 괴물이 되겠다.(2) +6 13.12.27 896 29 9쪽
41 8장 - 괴물을 상대해야한다면 나 역시 괴물이 되겠다. +4 13.12.26 1,062 39 7쪽
40 7장 - 복건삼패의 몰락(9) +6 13.12.25 1,082 39 12쪽
39 7장 - 복건삼패의 몰락(8) +6 13.12.24 976 34 8쪽
38 7장 - 복건삼패의 몰락(7) +6 13.12.23 925 34 7쪽
37 7장 - 복건삼패의 몰락(6) +6 13.12.17 1,077 36 9쪽
36 7장 - 복건삼패의 몰락(5) +4 13.12.10 1,133 45 9쪽
35 7장 - 복건삼패의 몰락(4) +2 13.12.10 1,193 40 11쪽
34 7장 - 복건삼패의 몰락(3) +4 13.12.03 1,328 5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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