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士奇 님의 서재입니다.

맹룡출두(猛龍出頭)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사기(士奇)
작품등록일 :
2013.07.10 18:35
최근연재일 :
2014.01.21 17:08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08,239
추천수 :
3,588
글자수 :
239,456

작성
13.12.31 10:26
조회
972
추천
38
글자
7쪽

8장 - 괴물을 상대해야한다면 나 역시 괴물이 되겠다.(4)

DUMMY

도진성을 바라보던 지소향은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어떻게 사람의 눈이 저렇게……. 죽은 이도 저렇게 공허하진 않을 것이다.'


그의 눈에서 끝을 알 수 없는 공허함을 느낀 지소향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세차게 뛰고 있었다. 공포, 지소향같은 고수가 도진성의 눈에 공포심을 느낀 것이다.

하지만 무언가에 홀린 듯이 고개를 들어 도진성을 바라본 지소향의 눈에 생기가 빠르게 빠져나갔다.

그녀의 목은 깔끔하게 잘려져 잘 익은 과일처럼 바닥으로 떨어졌고 잘려진 단면에서 뿜어진 피가 도진성을 붉게 물들였다. 방금 지옥에서 올라온 것 같은 악귀의 모습을 한 도진성을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던 장로들 역시 목이 달아났다.

피칠갑을 한 도진성은 마지막 장로까지 죽이고 가매향을 돌아봤다. 어느새 그의 눈은 공허함을 떨친 평소의 눈으로 돌아와 있었다.


"…처리하죠."


처리하자는 도진성의 말에 가매향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허탈감을 느껴서일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불을 지폈다. 자신도 이렇게 허탈한데 도진성의 심정은 오죽할까.

도진성에게 횃불을 건네주고 반을 나눠서 불을 지르려고 걷던 가매향이 전각 하나를 지나다 걸음을 멈췄다.


"뭐지?"


전각을 지나치려던 순간 그의 기감에 무언가가 걸린 것이다.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기감에 느끼지는 것을 찾기 위해 전각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식솔들을 끌고 나오기 위해 들어갔던 전각 중 하나 같았는데 문이 부서지고 복도가 깨져있는 것이 꽤나 을씨년스러웠다.

사람으로 느껴지는 기감은 전각 깊숙한 곳이었다. 그렇게 크지 않은 전각이었지만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찾느라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드르륵.


기척이 느껴지는 방 앞에 도착한 가매향이 거침없이 문을 열었다. 방은 크게 어지럽혀져 있었는데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곳에 들어왔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날 것 같았다.

난장판이 된 방을 둘러보던 가매향이 발걸음을 옮겨 구석진 곳으로 걸어갔는데, 그녀가 걸어가는 곳은 다른 곳보다 유독 심하게 부서져있는 것 같아 보였다. 게다가 큰 판자가 벽에 비스듬히 놓여져있는 것이 이질감이 느껴졌다.


'다른 곳은 전부 부서졌는데 저 판자만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저쪽인가?'


무척 어색하게 보이는 판자까지 다가가자 희미하게 느껴졌던 기척이 훨씬 뚜렷하게 전해졌다. 판자를 치우자 커다랗게 뚫린 구멍이 눈에 들어왔다. 구멍 안은 칠흑같이 어두웠지만 그녀 정도의 고수라면 어둠정도는 큰 문제가 아니다. 안에서 기척이 강하게 느껴지자 구멍 속으로 고개를 넣었고 안에 인형(人形) 하나가 보였다.

눈이 조금씩 어둠에 익숙해지자 희미하게 보였던 인형이 더욱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고 금세 제대로 알아볼 수 있었다.


"여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어둠 속에 있는 여인을 바라보던 가매향이 여인을 꺼내기 위해 손을 뻗었는데 그녀는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아마도 식솔들을 끌고나가던 자신을 기억하는 모양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잠깐 고민하던 가매향은 어찌되었든 여인을 빼내야 된다고 생각하며 진기를 실어 여인의 팔을 강하게 움켜잡았다. 여인은 강하게 저항했지만 가매향의 악력을 버텨낼 수는 없었다.

구멍에서 끌려나온 여인은 도망치기위해 난동 부렸지만 비명이나 소리는 치지 않았다.

잡혀 나온 여인이 하도 난리치자 귀찮았던 가매향의 손이 번개같이 움직였다. 목 뒤의 훈혈을 강타해 기절시켜버렸다.


"이 여자는 도대체 뭐지?"


축 늘어진 여인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하더니 전각을 나섰다. 이 여인을 살리든 죽이든 도진성이 결정할 일이니 밖으로 나가는 것이 순서이리라.

이미 가매향이 들어간 전각을 제외한 곳은 붉은 빛을 뿜어내는 불길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불을 붙이던 도중 가매향이 전각에 들어가는 것을 본 도진성은 다른 전각에 불을 지피고 그녀가 들어간 전각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무엇 때문에 들어갔는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아무 의미 없이 들어갔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탓에 그저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가매향이 전각에서 나왔고 그녀를 발견한 도진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가까이 다가가자 가매향 팔에 늘어져있는 여인을 발견하고 입을 열었다.


"그 여인네는 누굽니까?"

"모르겠어, 남은 생존자 같은데."


도진성의 물음에 어깨를 들썩인 가매향이 여인을 조심히 내려놓았다.


"어떡할래? 처리할까?"

"우선은 대화를 해봅시다. 의복을 보니 평범한 식솔은 아닌 것 같은데 뭐라도 알 수도 있잖아요."


그의 말대로 여인의 복장은 전에 보았던 식솔들과는 다르게 보였다. 무인 같은 복장은 아니었고 그렇다고 궁주나 장로들의 가족 같지는 않았다. 아무 것도 모를 수도 있으나 대화를 하는데 긴 시간도,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 대화를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아보였다.

도진성의 말에 가매향이 점혈을 풀자 여인이 작게 움직였다. 무인이 아니었기에 정신을 차리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얼마가지 않아 여인이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정신을 차린 여인은 불에 집어삼켜진 미사궁을 보며 경악을 했으며 자신의 앞에 있는 일남일녀를 보고 기겁을 했다. 겁에 질려 다리가 풀렸는지 일어나서 도망치지는 못했지만 앉은 채로 연신 뒷걸음질을 치면서 그들과 멀어지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큰 걸음으로 다가가는 도진성보다 빠를 수는 없었다.


"당신은 누구지?"

"……."

"대답해, 당신은 누구야?"

"……."


여인의 앞에 쪼그려 앉은 도진성이 낮은 목소리로 질문했지만 여인은 입을 열지 않고 그의 눈만 뚫어져라 바라봤다. 그것은 몇 번이나 반복되었고 그제서야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은 가매향이 도진성을 물러나게 했다.


"말 못해요?"

끄덕.


가매향의 얼굴을 보고 여인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지만 그것이 득이 되었는지 여인의 고개가 움직였다. 여인이 말을 못한다는 것에 고개를 돌려 도진성을 바라봤다. 여인의 생사를 어떻게 할지 정하라는 뜻이리라. 가매향의 시선을 받은 도진성은 골똘히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글은 쓸 줄 알아요?"

절레절레.


혹시나 해서 물었지만 역시 나였다. 본래 농아의 경우는 대다수가 글을 쓸 줄 모른다. 멀쩡한 사람들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글을 쓸 줄 모르는데, 누가 농아에게 글을 가르치겠는가. 버리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그보다 더한 것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미사궁에서 지내면서 남들과 다른 옷을 입고 있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봤으나 역시나였다.


"놔두고 가죠. 이렇게 살아남은 것도 자신의 운명이겠죠."


여인에게서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도진성의 눈빛은 냉정하게 변했고 귀찮다는 듯이 말을 하고 뒤돌아 걸어갔다. 가매향도 여인을 살짝 바라보고는 걸음을 돌려 도진성을 뒤따랐다. 걸음을 옮기는 순간, 가매향은 자신의 손이 묵직해 지는 것을 느꼈다.


작가의말

※ 이상한 부분이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면 서슴없이 지적해주세요. ^^


2013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끝나지않을 것 같은 제 군복무도 끝이 보이고, 올해는 사회 전반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죠.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 지금도 작가의 꿈을 안고 작필을 하시는 분들, 소설을 사랑해주시는 분들 모두 2014년에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
즐거운 한해의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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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10장 - 자격시험?(5) +2 14.01.17 1,374 25 8쪽
54 10장 - 자격시험?(4) +4 14.01.16 727 29 7쪽
53 10장 - 자격시험?(3) +2 14.01.13 955 32 9쪽
52 10장 - 자격시험?(2) +2 14.01.10 841 37 8쪽
51 10장 - 자격시험? +4 14.01.09 651 26 9쪽
50 9장 - 칠사회(七邪會)(5) +4 14.01.08 768 28 10쪽
49 9장 - 칠사회(七邪會)(4) +4 14.01.07 720 37 7쪽
48 9장 - 칠사회(七邪會)(3) +6 14.01.06 735 34 7쪽
47 9장 - 칠사회(七邪會)(2) +6 14.01.03 751 32 8쪽
46 9장 - 칠사회(七邪會) +6 14.01.02 750 30 7쪽
45 8장 - 괴물을 상대해야한다면 나 역시 괴물이 되겠다.(5) +6 14.01.01 845 32 11쪽
» 8장 - 괴물을 상대해야한다면 나 역시 괴물이 되겠다.(4) +4 13.12.31 973 38 7쪽
43 8장 - 괴물을 상대해야한다면 나 역시 괴물이 되겠다.(3) +6 13.12.30 921 34 12쪽
42 8장 - 괴물을 상대해야한다면 나 역시 괴물이 되겠다.(2) +6 13.12.27 896 29 9쪽
41 8장 - 괴물을 상대해야한다면 나 역시 괴물이 되겠다. +4 13.12.26 1,062 39 7쪽
40 7장 - 복건삼패의 몰락(9) +6 13.12.25 1,082 39 12쪽
39 7장 - 복건삼패의 몰락(8) +6 13.12.24 976 34 8쪽
38 7장 - 복건삼패의 몰락(7) +6 13.12.23 925 34 7쪽
37 7장 - 복건삼패의 몰락(6) +6 13.12.17 1,077 36 9쪽
36 7장 - 복건삼패의 몰락(5) +4 13.12.10 1,133 45 9쪽
35 7장 - 복건삼패의 몰락(4) +2 13.12.10 1,193 40 11쪽
34 7장 - 복건삼패의 몰락(3) +4 13.12.03 1,328 5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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