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士奇 님의 서재입니다.

맹룡출두(猛龍出頭)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사기(士奇)
작품등록일 :
2013.07.10 18:35
최근연재일 :
2014.01.21 17:08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08,235
추천수 :
3,588
글자수 :
239,456

작성
13.12.17 14:47
조회
1,076
추천
36
글자
9쪽

7장 - 복건삼패의 몰락(6)

DUMMY

전각 안으로 들어가자 꼴사납게 기어가는 사람 한 명이 보였다. 얼마나 맞았는지 걸을 수도 없는 모양이다.

더 이상 걱정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 천천히 걸어간 도진성이 기어가던 자의 오금에 조심스럽게 발을 올렸다. 그제서야 기척을 느낀 남자는 잔 경련을 일으켰다. 그렇다고 고개는 돌리지 않았다. 그럴 용기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게 심호흡을 한 도진성의 단전에서 출발한 진기가 발바닥에 있는 용천혈(湧泉穴)로 곧장 내려왔다.


쿵!

"끄악!"


진기가 부족하여 평소보다는 못한 진각이었지만 이미 걸레짝처럼 변해버린 남자에게는 차고 넘치는 공격이었다.

무릎 뼈가 아작 나는 고통에 비명을 지른 남자는 돌 맞은 개구리처럼 늘어져 버렸다. 그런 남자를 본 도진성이 무표정한 얼굴로 반대쪽 오금에 발을 얹었다. 그리고 곧장 진각을 사용했다.

양쪽 다리를 재기불능으로 만들어버리고는 발목을 차례로 박살냈다. 그에 반응하듯 남자의 비명소리가 소름 돋게 울렸다.

남자가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확인한 도진성이 찬찬히 걸어가 남자의 얼굴을 들어올렸다. 공포에 차 일그러진 얼굴이 흉해보이기까지 했다.


"그동안 즐거웠어?"

"으으으으…."


여지껏 무표정했던 도진성의 얼굴이 무섭게 변했다. 그것과 함께 도진성의 손에 힘이 조금씩 들어갔다.

저항할 수 없는 몸으로 붙잡히자 조주성의 얼굴이 검게 물들었다. 그러면서도 연신 눈을 굴리기 바빴다.


"누군가 도와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 지금 만포당 놈들이랑 치고 박느라 바쁘거든."


도진성의 말에 조주성의 두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분명 만포당과 전쟁이 벌일 생각이었지만 감히 만포당 따위가 먼저 선수를 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만큼 도진문의 전력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주성은 도진성의 으르렁거림 때문에 더 이상 생각할 수 없었다.


"딴 생각할 틈이 있나봐? 그동안 즐거웠냐고 내가 묻잖아."

뿌드드윽.


도진성이 손에 힘을 주자 조주성의 입에서 끔찍한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는 그런 소리가 들리는 것을 모르는 것인지 무시하는 것인지 손아귀 힘을 더욱 강하게 했다.

그 고통이 참기 힘들었는지 조주성이 그간 움직이지 않던 팔을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아파? 겨우 이게 아프다고? 이런 개자식이!"


조주성이 눈깔을 뒤집으며 거품을 물자 그대로 바닥에 머리를 찍었다. 그러자 그의 입에서 나온 피와 부러진 이빨들이 바닥에 낭자했다. 도진성이 조주성의 얼굴을 잡고 힘을 주었을 때 부러진 것이다.

안면에 느껴지는 고통에 신음을 흘리던 조주성의 머리가 들어 올려지더니 도진성의 손이 그의 턱을 움켜잡았다. 턱을 잡은 손에 힘을 주자 그의 턱이 속절없이 빠져버렸다.


"으으으!!"


이제껏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고통을 연이어 느끼자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 야속한 정신은 끔찍한 고통 속에서도 점점 뚜렷해지기만 했다.

턱이 빠진 조주성을 굴려 바로 눕히자 그의 배에 올라간 손에서 강한 진기가 뿜어졌다. 한 마리의 사나운 맹수처럼 달려든 진기는 무방비한 단전을 덮쳐갔다. 갑작스런 공격에 놀란 그의 단전은 본신의 진기를 끌어 모아 막기 시작했지만 현재 소지한 진기의 양과 선공의 우위를 점하자 얼마 막지도 못하고 공격을 허용했다.


"으으! 으어어!"


무인에게 생명이라는 정의를 떠나 생명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단전이 부서지자 까무러칠 것 같았다. 단전이 부서지면서 그곳에서 빠져나온 진기들은 온갖 혈도로 빠져나가자 방금 잡은 물고기처럼 연신 팔딱거렸고 칠공(七孔)에서는 붉디붉은 생혈(生血)이 흘러나왔다.


"단전이 깨진 상태에서 치료를 못하니 오래 살지는 못하겠지. 안타깝게도 여기서 널 구해줄 사람은 없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네가 한 짓을 속죄하면서 죽어."


부들부들거리는 조주성에게 싸늘한 말을 남긴 도진성은 마지막 미련을 털어버리고 전각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안쪽으로 걸어가던 도진성이 익숙한 방문 앞에 멈춰 섰다. 바로 건너편에 청미려가 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환인문의 생존자이며 자신에게는 유일한 인연인 사람. 그런 사람을 이런 곳에 놔두고 갈 수는 없었다.

작게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안정시킨 뒤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 그녀가 있던 침상을 바라봤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청미려가 침상에 없자 놀란 도진성이 방안을 살펴봤지만 그녀의 흔적이라고는 머리카락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그때 전각 밖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

비명을 듣고 곧장 달려 나온 도진성의 눈에 나신을 들어낸 채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청미려가 보였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서둘러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다행히도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청미려에게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잡자 그제야 그를 발견한 청미려가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몸부림쳤다. 그녀의 행동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깜짝 놀란 도진성이 몸부림치는 그녀의 어깨를 강하게 잡으며 얼굴을 마주했다.


"사숙모! 저예요, 저 진성이라고요. 기억안나세요?"

"아아악!"


얼굴을 마주한 도진성은 자신을 알아보게 하기위해 계속 말했지만 청미려는 비명을 지를 뿐이었다. 자신을 보지도 않고 소리를 지르는 청미려를 보던 당혹스럽다는 표정을 짓는 도진성이었다.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 곳을 슬쩍 바라보자 이제 거의 막바지에 치닫고 있었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고 생각한 도진성의 손이 방심한 청미려의 뒷덜미를 후려쳤다. 마음 같아서는 훈혈(暈穴)을 점해 기절시키고 싶었지만 아직 이류에 머물고 있는 실력이라 점혈을 못하기 때문에 이런 거친 방법밖에 사용할 수 없었다. 아니, 그걸 떠나서 일류 중에서도 강한 축에 속하던 청미려의 진기를 차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으으…."


뒷덜미에서 올라오는 통증을 느끼던 청미려가 기절하자 그녀를 안고 전각으로 들어간 도진성의 신형이 도진문 밖으로 날아갔다. 그런 그의 품에는 얇은 이불로 말려있는 한 여인이 있었다.

도진문에서 사라진 도진성의 모습이 나타난 곳은 만포당이 있는 하문이었다.


츠악!


일살대주 손동학의 검이 파주검의 가슴을 갈랐다. 그의 검에 아가리를 벌린 가슴은 붉디붉은 피를 토해냈고 그의 하얗던 긴 수염도 빨갛게 물들었다.

손동학과 함께 합공을 했던 파랑대주 율명과 진진검대주 용소량의 얼굴에 환희의 표정이 떠오른 것도 그와 동시였다.

파주검이 죽은 것을 확인한 용소량이 진기를 실어 네 사람을 주시하고 있던 무인들에게 소리쳤다.


"파주검이 쓰러졌다! 남은 도진문도들은 투항하라!"


네 사람의 생사결을 지켜보던 이들이 용소량의 일갈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정신을 차린 무인들은 크게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만포당의 문도들은 하늘이 뚫릴세라 큰 환호성을 내질렀고 도진문도들은 다리가 풀린 듯 바닥에 주저앉거나 오열하는 등의 모습이었다.

도진문의 마지막 장로인 파주검이 쓰러지자 크게 낙담한 것이다.

환호성을 지르며 얼싸안고 좋아하는 문도들이었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율명은 저리 기뻐할 수 없었다. 겨우 스물, 지금 살아남아 즐거워하는 이들의 수가 처음 도진문을 공격한 인원에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죽은 이들 사이에는 선발대로 뽑혔던 합종기도 있었다. 전쟁의 승리를 위해서라지만 너무 많은 이들이 죽어버린 것이다.

착잡한 얼굴을 하고 있던 율명의 어깨에 손동학의 손이 올라왔다.


"너무 안타까워 하지 말게, 그래도 그들의 희생으로 이렇게 도진문을 끝장낼 수 있지 않나."

"…그렇지요."

"그래, 기운 내라고. 어서 정리하고 돌아 가세나. 투항한 도진문도들과 식솔들을 포박하고 전각에 불을 질러라!"


손동학의 말에 기뻐하고 있던 만포당 문도들이 하나 둘씩 움직였다.

얼마있지않고 만포당 문도가 다가왔다.


"일살대주님, 지시하셨던 일을 전부 끝마쳤습니다."

"그런가? 그럼 마무리 짓고 본당(本黨)으로 돌아간다."

"존명!"


손동학들이 도진문을 나오자 도진문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이내 불길이 치솟아 남은 전각들까지 집어삼켰다. 그 모습을 보던 도진문의 생존자들은 울분을 참을 수 없는 듯 울거나 만포당의 문도들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그것을 듣던 손동학들은 애써 무시했지만 그들은 알지 못했다. 자신들의 문파도 화마를 변치 못하고 있음을!


작가의말

※ 이상한 부분이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면 서슴없이 지적해주세요. ^^


조만간 연재주기가 바뀔 것 같습니다.

느려지는 것이 아니라 자주 올리게 될 것 같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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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10장 - 자격시험?(4) +4 14.01.16 727 29 7쪽
53 10장 - 자격시험?(3) +2 14.01.13 954 3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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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10장 - 자격시험? +4 14.01.09 651 26 9쪽
50 9장 - 칠사회(七邪會)(5) +4 14.01.08 768 28 10쪽
49 9장 - 칠사회(七邪會)(4) +4 14.01.07 720 37 7쪽
48 9장 - 칠사회(七邪會)(3) +6 14.01.06 735 34 7쪽
47 9장 - 칠사회(七邪會)(2) +6 14.01.03 751 32 8쪽
46 9장 - 칠사회(七邪會) +6 14.01.02 750 30 7쪽
45 8장 - 괴물을 상대해야한다면 나 역시 괴물이 되겠다.(5) +6 14.01.01 845 32 11쪽
44 8장 - 괴물을 상대해야한다면 나 역시 괴물이 되겠다.(4) +4 13.12.31 972 38 7쪽
43 8장 - 괴물을 상대해야한다면 나 역시 괴물이 되겠다.(3) +6 13.12.30 921 34 12쪽
42 8장 - 괴물을 상대해야한다면 나 역시 괴물이 되겠다.(2) +6 13.12.27 896 29 9쪽
41 8장 - 괴물을 상대해야한다면 나 역시 괴물이 되겠다. +4 13.12.26 1,062 39 7쪽
40 7장 - 복건삼패의 몰락(9) +6 13.12.25 1,082 39 12쪽
39 7장 - 복건삼패의 몰락(8) +6 13.12.24 976 34 8쪽
38 7장 - 복건삼패의 몰락(7) +6 13.12.23 925 34 7쪽
» 7장 - 복건삼패의 몰락(6) +6 13.12.17 1,077 36 9쪽
36 7장 - 복건삼패의 몰락(5) +4 13.12.10 1,133 45 9쪽
35 7장 - 복건삼패의 몰락(4) +2 13.12.10 1,193 40 11쪽
34 7장 - 복건삼패의 몰락(3) +4 13.12.03 1,328 5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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