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나은호 님의 서재입니다.

파인딩스타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퓨전

완결

나은호
작품등록일 :
2012.11.19 12:30
최근연재일 :
2012.12.26 01:01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86,385
추천수 :
696
글자수 :
242,379

작성
12.11.10 16:56
조회
1,582
추천
13
글자
6쪽

파인딩 스타(2부) - 첫 만남(2)

DUMMY

돌비가 동물병원에서 퇴원을 하는 날이었다. 돌비는 나흘간 병원에 지내면서 활기를 되찾았고 눈에 띄게 건강해졌다. 특히 은호만 보면 자기주인에게 대하는 것처럼 앞발을 들고 꼬리를 흔들면서 반가움을 표시했다. 은호는 수지를 집에까지 바래다주고 싶었다.


“아니야. 돌비를 집에 두고 다시 나올게. 우리 1시간 후에 클래식 공원에서 만나자.”

“그래. 집에 잘 다녀와.”


클래식 공원은 청아강의 두 번째 수변공원이었다. 청아강은 충청남도에서 자랑하는 전국최고의 여행명소 중 하나였다. 청아강 관광의 백미는 뗏목유람이었다. 커다란 뗏목을 타고 강물에 실려 내려가다 보면 누구나 아름다운 자연에 심취했다.


산을 따라 12킬로 정도의 관광물길이 이어졌고 강가에는 네 개의 테마공원이 세워져 있었다. 테마공원은 음악공연장을 중심으로 시민들을 위한 산책로와 운동시설로 구성되어 있었다. 네 가지 테마는 국악, 클래식, 가요, 팝이었다. 공원마다 수시로 공연이 열려서 관광객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뗏목을 타고 출발하면 강의 오른편에 보이는 첫 번째 공원에서 국악을 연주하는 장면이 보였다. 공원이 시야에서 사라져도 다음 공원까지 구간마다 설치된 스피커로 국악을 감상할 수 있었다. 관광객들은 뗏목을 타는 동안 이런 식으로 네 가지 장르의 공연과 음악을 감상하며 금수청산의 절경에 빠져들었다.


은호는 멀리서부터 바흐의 아베 마리아를 들으며 클래식 공원에 도착했다. 눈부신 햇살이 바흐의 영롱한 멜로디를 타고 청아강에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아베 마리아의 아름다운 선율은 정신이 또렷한 사람도 꿈결에 잠기게 했다. 은호는 수지를 기다리는 시간이 꿈을 꾸는 것처럼 행복했다.


“많이 기다렸니?”


은호가 뒤를 돌아보자 수지가 환하게 웃으며 서있었다. 어쩌면 얼굴빛이 저렇게도 고울까. 수지의 환한 얼굴을 보자 햇살도 초라하게 느껴졌다.


“지금 왔어. 너도 금방 왔네.”

“응. 오늘 날씨 너무 좋다. 나 청아강에 올 때마다 이사 오길 백번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너무 편안해지고.”

“너가 이사 온 것은 천번 만번 잘한 일이야. 덕분에 우리가 만날 수 있었으니까. 이사와줘서 정말 고마워.”

“맞아. 나도 청아강 보다도 너를 만난 게 더 기뻐. 그리고 우리 돌비 잘 돌봐줘서 고마워. 이건 선물이야.”


수지는 보라색 쇼핑백을 내밀었다.


“선물? 내가 해준 게 뭐 있다구.”

“니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


지갑이었다. 연한 초코렛 색상에 세련된 라인이 돋보였다.


“정말 멋지다. 이거 비싼 건 아니야?”

“명품은 아니니깐 돈 걱정은 안 해도 돼. 맘에 드니?”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인걸. 정말 고마워.”


둘은 강변을 따라 걸었다. 햇살이 강물위에 무수한 보석들을 튕겨내고 있었다. 수지의 얼굴을 보면 햇살이 만들어낸 보석들도 싸구려 모조품에 불과했다. 은호가 갑자기 돌멩이 하나를 집었다.


“수지야. 돌멩이가 하는 말을 잘 들어봐.”


은호는 몸을 비스듬하게 기울여서 물수제비를 떴다. 돌은 정확히 수면을 여덟 번 튕기고 잠수했다. 짧은 순간동안 여덟 개의 파문이 동시에 퍼져나갔다.


“우와. 신기하다. 물수제비 달인이네.”

“돌멩이가 하는 말을 들었니?”

“아니. 무슨 말을 한 거지?”

“너.를.만.나.서.행.복.해. 다시 들려줄게.”


은호가 던진 돌이 또다시 여덟 개의 파문을 만들어냈다.


“이야. 정말 돌이 말하는 것 같네. 그럼 나도 대답해줄게.”


수지는 돌멩이 두 개를 한꺼번에 던졌다. 두 개의 원이 서로 부딪히며 커다랗게 번져갔다.


“나.두.”


수지의 재치에 은호는 한참을 웃었다. 둘은 손을 잡고 걸어가며 서로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어느새 저녁이었다. 해가 다른 날 보다 빨리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수지의 얼굴빛을 시샘하다가 심통난 것이 분명했다. 가로등이 재채기를 하면서 차례로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수지의 얼굴에는 여전히 고운 빛이 감돌았다.


은호는 수지와 헤어지고 집에 오면서 자신이 축지법을 쓰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마음이 들떠서 걷고 있다는 느낌도 없이 순식간에 집에 도착했다. 방안에서는 설레임으로 공중부양을 하는 것 같았다. 몸의 중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태어나서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나에게만 비치는 빛이 있다고. 낮에는 햇빛보다 환하고 밤에는 달빛보다 은은하다고. 은호는 이런 내용으로 채원이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동안 메일내용이 늘 우중충했던 것 같아서 당장 행복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 다음 날 채원이가 메일을 보내왔다.


-----------------------------------------------------

흠. 애인은 열공 중이신데 바람을 피우고 있다 이거지.

흠. 햇빛보다 환하고 달빛보다 은은하다 이거지.

흠. 언제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면서. 대실망이야.

흠. 네가 심심한 것 같아서 한 번만 봐준다.

흠. 하지만 절대로 깊게 사귀지 마. 내 허락 없이는.

----------------------------------------------------


‘깊게 사귀지 마.’


은호는 우스갯소리로 넘기고 싶었다. 사랑에도 깊이가 있다면 벌써 바닥 끝까지 파고 내려간 것 같았다. 누구나 상상하는 이상형이 있다. 수지는 상상에서 튀어나와 지금 자신의 곁에 있다. 수지의 절대매력인 아우라를 보면 상상과 현실의 차이가 전혀 없다. 그 애의 마음 역시 현실의 때가 전혀 묻지 않았다. 그런 수지가 자기를 진심으로 좋아해 주고 있는데 어떻게 마음이 깊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앞으로 채원이한테는 이런 마음을 가능한 숨겨야 할 것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파인딩스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파인딩 스타(2부) - Christmas Miracle(2) +4 12.11.19 1,252 11 8쪽
29 파인딩 스타(2부) - Christmas Miracle(1) +6 12.11.18 1,216 13 8쪽
28 파인딩 스타(2부) - 한국의 마이클잭슨(2) +2 12.11.17 1,421 13 6쪽
27 파인딩 스타(2부) - 한국의 마이클잭슨(1) +2 12.11.16 1,615 14 7쪽
26 파인딩 스타(2부) - 비는 왜 내리는 것일까 +5 12.11.14 1,538 14 11쪽
25 파인딩 스타(2부) - 속수무책(2) +2 12.11.12 1,504 12 9쪽
24 파인딩 스타(2부) - 속수무책(1) +1 12.11.12 1,426 12 8쪽
» 파인딩 스타(2부) - 첫 만남(2) +5 12.11.10 1,583 13 6쪽
22 파인딩 스타(2부) - 첫 만남(1) 12.11.10 1,541 13 7쪽
21 파인딩 스타(2부) - 폭력충동(2) +5 12.11.08 1,812 17 11쪽
20 파인딩 스타(2부) - 폭력충동(1) 12.11.08 1,563 10 8쪽
19 파인딩 스타(2부) - 악몽(2) +4 12.11.06 1,559 11 8쪽
18 파인딩 스타(2부) - 악몽(1) +5 12.11.05 1,728 12 8쪽
17 파인딩 스타 - 부바르디아(2) +9 12.11.02 1,681 8 9쪽
16 파인딩 스타 - 부바르디아(1) +2 12.11.01 1,718 10 9쪽
15 파인딩 스타 - 인연(2) +3 12.10.30 1,659 8 7쪽
14 파인딩 스타 - 인연(1) 12.10.29 1,755 10 6쪽
13 파인딩 스타 - 초감각(2) +4 12.10.26 1,759 11 7쪽
12 파인딩 스타 - 초감각(1) +2 12.10.24 1,741 10 6쪽
11 파인딩 스타 - 교도소(2) +1 12.10.23 1,777 12 9쪽
10 파인딩 스타 - 교도소(1) +2 12.10.22 1,782 11 11쪽
9 파인딩 스타 - 개장수(2) +3 12.10.20 1,721 12 5쪽
8 파인딩 스타 - 개장수(1) +4 12.10.20 1,884 11 8쪽
7 파인딩 스타 - 가을하늘 +6 12.10.19 1,864 11 6쪽
6 파인딩 스타 - 아기의 절규(2) +3 12.10.19 1,918 14 6쪽
5 파인딩 스타 - 아기의 절규(1) +2 12.10.19 2,015 14 6쪽
4 파인딩 스타 - 벚꽃 내리는 밤(2) +4 12.10.17 2,077 9 8쪽
3 파인딩 스타 - 벚꽃 내리는 밤(1) +4 12.10.16 2,451 13 7쪽
2 파인딩 스타 - 독설공주 +1 12.10.16 3,045 13 8쪽
1 파인딩 스타 - 프롤로그 12.10.16 3,653 10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