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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호 님의 서재입니다.

파인딩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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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은호
작품등록일 :
2012.11.19 12:30
최근연재일 :
2012.12.26 01:01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86,390
추천수 :
696
글자수 :
242,379

작성
12.11.10 16:52
조회
1,541
추천
13
글자
7쪽

파인딩 스타(2부) - 첫 만남(1)

DUMMY

봄이 떠나는 하늘에 해가 점점 오래 머무르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나는 오후 4시경에도 여전히 학교건물 위에서 좀처럼 내려올 기미를 안보였다. 해는 다가오는 여름의 풍성한 신록을 위해서 세상의 모든 풀과 나무에 정성껏 에너지를 주입하고 있었다.


요즘 나은호는 수업을 마치고 매일같이「페티아」에 들렀다. 최근에 들어온 하얀색 페르시안 아기 고양이가 자꾸만 보고 싶었다. 수의사가 아는 사람으로부터 분양을 받았다고 했다.


“아저씨. 이 녀석 이름이 뭐에요?”

“프린스야.”

“왕족처럼 생겨서 이름이랑 잘 어울리는데요.”

“음. 아주 못생긴 왕족이라고 할 수 있지.”


프린스랑 놀다보면 시간가는 줄 몰랐다. 짓누른 듯한 얼굴이 그렇게 앙증맞고 예쁠 수가 없었다. 자는 모습을 바라만 보아도 행복해졌다. 프린스도 격투기에 소질이 다분했다. 은호가 검지 손가락을 코앞에 가져다 대면 좌우 펀치를 쉴 새 없이 날렸다.


“어머. 고양이가 너무 예쁘다.”


은호는 프린스한테 정신이 팔려 있다가 여자 목소리에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여학생이었다. 여학생은 은호를 의식하지 않고 곁에 바짝 붙어서 프린스를 쓰다듬어 주었다. 어머 예뻐라, 감탄사가 수도 없이 터져 나왔다. 자신이 들고 있는 애완견도 잊고 있는 것 같았다.


“학생. 무슨 일로 왔어?”


수의사는 불안해 보이는 강아지가 걱정이 돼서 여학생을 불렀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우리 돌비가 아파서요.”


그제야 여학생은 강아지를 의식하고 수의사에게 건넸다.


“돌비가 며칠째 밥도 잘 안 먹고 자꾸 끙끙거려요.”


수의사는 강아지의 동공을 관찰하고 귀안의 열을 쟀다. 아랫배의 여러 부위를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반응도 살펴보았다.


“밥을 먹지 못해서 기운이 떨어진 상태고 특별히 아픈 데는 없는 것 같아. 심리적으로 불안한 게 아닌가 싶은데. 나박사! 이리와 봐. 돌비 상태가 어떤 것 같아?”

“저 학생이 박사에요?”

“그럼. 동물심리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박사님이지.”


나은호는 존경이라는 말에 실소를 지으며 강아지를 바라보았다.


“강아지 이름이 재밌네요. 돌비의 환경이 바뀌었나 봐요. 아직 잘 적응을 못하는 것 같아요. 돌비가 집에서 주로 혼자 있죠?”

“네. 맞아요. 어떻게 다 아세요?”

“그냥요. 돌비를 며칠만 이곳에 맡겨 두세요. 다른 강아지들이랑 지내면서 안정을 좀 취하고 밥도 잘 먹으면 금방 좋아질 거예요.”

“특별히 아픈 데가 없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고맙습니다.”

“이 친구 정말 박사 맞지?”


수의사가 돌비에게 사료를 주며 말했다.


“네. 아주 족집게시네요. 박사님은 어느 학교 다니세요?”

“송주고등학교에요.”

“태권도로 유명한 학교 맞죠? 저는 우정고등학교에 다녀요.”

“태권도는 별로 내세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요. 우정고는 여기서 상당히 멀지 않나요?”

“아빠 일 때문에 최근에 여기로 이사를 왔어요. 우리 엄마가 고생이에요. 날마다 차로 통학시켜 주시거든요. 곧 있으면 송주고로 전학 갈 거예요. 참. 몇 학년이세요?”

“2학년이에요.”

“오호. 나랑 동갑이네요. 우리 친구해요. 이름은 뭐에요?”

“나은호에요.”


수의사가 팔짱을 끼고 심술궂은 표정을 지었다.


“어라. 너희들 내 병원에서 누구 허락받고 소개팅을 하는 거지?”

“에이. 선생님.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박사님이신데 누구 허락이 필요하시겠어요. 그냥 존경만 해주세요.”

“하하하. 제법인데. 학생 이름은 뭐지?”

“한수지라고 합니다.”


나은호는 그제야 깨달았다. 그 애를 처음 본 순간부터 계속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가까이 붙어있을 때 은은한 향수에 중독된 것일까. 이 세상에 채원이보다 예쁜 여자는 없는 줄 알았는데 한수지도 색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자체발광 소녀였다. 정갈한 이마에 환한 빛이 났고 예쁜 두 눈에도 초롱초롱 빛이 났다.


“선생님. 돌비 잘 부탁드려요. 내일 또 올게요. 은호야 내일 봐.”

“응. 잘 가.”


은호는 얼떨결에 대답했다. 지금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은 뭘까. 내일 보자는 말 한마디에 정말 가까운 사이가 된 것 같았다. 한 소녀가 느닷없이 나타나서 갑자기 사라져 버렸지만 너무 많은 것을 남기고 간 느낌이었다. 흐린 세상에 처음으로 무지개가 뜬 것 같았다. 은호는 무지개를 붙잡아 보고 싶었다.


다음날 은호는 수업이 끝나자 마자 곧장 페티아로 달려갔다. 학교에서 친구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수업내용이 어땠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오로지 그 애 생각 밖에 없었다. 혹시 그 애가 빈 말을 한 건 아닐까. 은호는 수지가 안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하루종일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페티아에 도착하자 싱겁게도 한수지가 먼저 와있었다.


“나은호. 왔니?”


한수지는 화려한 그림이 있는 하얀색 티에 까만색 자켓을 걸치고 있었다. 핑크색 트레이닝복을 입었던 어제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얼굴에 한층 더 오묘한 빛이 감도는 것 같았다. 은호는 그 빛에 홀려서 계속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은호와 한수지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페티아는 더 이상 동물병원이 아니었고 두 사람만을 위한 카페였다. 수의사는 투덜투덜 대면서도 음료수와 간식을 꼬박꼬박 챙겨주었다. 같이 프린스와 놀면서 짧은 시간에 친해질 수 있었다.


프린스의 모든 짓이 앙증맞고 귀여웠다. 수지는 은호와 프린스가 격투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얼굴이 빨개지도록 웃었다. 프린스는 은호에게만 원투펀치로 열렬히 달려들었고 다른 사람이 손가락을 내밀 때는 새침데기처럼 순식간에 얌전해졌다.


“쟤가 너한테만 쌓인 게 많은가봐. 정말 웃겨 죽겠어.”

“내가 장난삼아 가르쳤는데 재미 붙인 것 같아.”

“아니야. 너희는 전생에 부부싸움 하다가 죽은 사이였나 봐. 쟤가 아직도 분이 덜 풀려서 그러는 거야.”

“하하하. 그럼 많이 맞아줘야겠네.”


둘이 좋아 보인다 싶으면 수의사가 여지없이 태클을 걸었다.


“수지야. 니 새끼한테도 관심을 줘야지. 돌비 병이 다시 도져도 난 모른다.”

“어머. 우리 돌비. 미안해”


수지는 돌비에게 가서 몇 차례 쓰다듬더니 다시 은호에게 왔다.


“우리 애는 다 커서 제가 아기 고양이랑 놀아도 이해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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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파인딩 스타 - 부바르디아(2) +9 12.11.02 1,681 8 9쪽
16 파인딩 스타 - 부바르디아(1) +2 12.11.01 1,718 10 9쪽
15 파인딩 스타 - 인연(2) +3 12.10.30 1,660 8 7쪽
14 파인딩 스타 - 인연(1) 12.10.29 1,755 10 6쪽
13 파인딩 스타 - 초감각(2) +4 12.10.26 1,759 11 7쪽
12 파인딩 스타 - 초감각(1) +2 12.10.24 1,741 10 6쪽
11 파인딩 스타 - 교도소(2) +1 12.10.23 1,777 12 9쪽
10 파인딩 스타 - 교도소(1) +2 12.10.22 1,782 11 11쪽
9 파인딩 스타 - 개장수(2) +3 12.10.20 1,721 12 5쪽
8 파인딩 스타 - 개장수(1) +4 12.10.20 1,884 11 8쪽
7 파인딩 스타 - 가을하늘 +6 12.10.19 1,864 11 6쪽
6 파인딩 스타 - 아기의 절규(2) +3 12.10.19 1,918 14 6쪽
5 파인딩 스타 - 아기의 절규(1) +2 12.10.19 2,015 14 6쪽
4 파인딩 스타 - 벚꽃 내리는 밤(2) +4 12.10.17 2,077 9 8쪽
3 파인딩 스타 - 벚꽃 내리는 밤(1) +4 12.10.16 2,451 1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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