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뉴뉴뉴뉴뉴 님의 서재입니다.

자살 30일전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뉴뉴뉴뉴뉴
작품등록일 :
2016.04.05 16:26
최근연재일 :
2016.04.25 05:53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942
추천수 :
103
글자수 :
82,972

작성
16.04.24 20:55
조회
62
추천
2
글자
8쪽

12일 토

DUMMY

12일 토



같은 하루 같은 일상.

아마도 그럴거 같은 예감과 감정 섞인 한숨에 눈을 뜬다.

눈꺼풀이 조금 더 감기지만 습관적으로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연락은 없다.

조금 기대했던 내 마음과 달리 읽었다는 표시도 생기지 않았다.

실망감이 조금 생겼지만 항상 그래왔듯이 별 달리 할수 있는 것도 없어서 넘긴다.

어제와 비슷한 하루가 시작이다.

단지 조금 지쳤을 뿐이다.


조금 더 슬퍼지고 싶다.

마음이 조금 흔들리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아지길 않기를 바란다.

지금 이 감정을 유지하고 싶다.

나답지 않아지고 싶어지지 않게 될까 봐 조금 더 비참해 지길 원한다.

오랜만에 PC방에 가서 영화 몇편을 다운받아 봤다.

슬퍼지는 영화 , 마지막에 죽는 영화 , 조금 비참한 영화

조금 더 슬픈 음악을 듣고 이별 노래를 들어서 내 삶과 이별하려 노력한다.

사람 마음이 하루만에 바뀐다는 것은 조금 쉽다.


몇편의 영화 수십곡의 음악을 들었어

조금 슬퍼진것 같아.

다짐한 점이 조금 더 생각나려 해

파고드는 나사만큼 깊이 파고 들어서 섣불리 뺄 수 없을 정도로

조금 더 조금 더 깊게 다시는 안빠지도록 조이고 싶어

근데 반대로 조금만 풀어내 버리면 그 정도로 풀려버리면 흔들림에도 손으로도 쉽게 풀려버리는 마무리 짓지 못하는 생각이 조금 싫어

슬픈 영화를 보면서 난 그 정도로 힘든 상태인가? 라는 의문점도 들어

누군가는 겪고 있을 수도 있는 일 인데 난 그런데 왜 이렇게 힘든지 라는 의문도 들어

모니터 안을 주시하고 헤드셋으로 그 인물을 내 자신에 대입해봐도

조금 더 올라가서 난 왜 죽으려고 하는거지 하는 생각도 들어

그런데 신기하게도 영화가 끝나고 PC방을 나와서 텅빈 하늘을 보니깐 마음도 텅 비어지더라

뭐 하나도 마음속 으로 쥐고 있지 못하는 날 텅 비우고 싶더라

그래 그냥 죽기전에 개소리 일수도 있지 뭐.


휴대폰에는 어제 이후의 연락이 가득 하다.

조금 의미없게 느껴져서 대화방을 나갈까 생각도 든다.


-오빠 머해요?


혜진이 이다.


-나 그냥 PC방와서 영화 보다가 집 들어가려고

-아 그렇구나 나도 영화 보고 싶은데

-나도 그냥 다운 받아서 본거라 집에서 봐도 될걸?

-아 예..


같이 보고 싶다는 생각은 알겠는데

조금 사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위해 투자하기 보다는 조금 날 위해서 투자하고 싶다.

그런데 웃기는 건 날 위해 투자 할 것도 보이지 않는다.

망설임 끝에 다시 말을 했다.


-영화 보고 싶은거 있어?

-네 조금 보고 싶은거 있는데 같이 가줄 사람이 없어서..

-그래? 알았어 너 일 몇시에 끝나는데

-와아.. 감격이네요. 저 일 6시에 끝나는데 XX앞에서 뵈요

-응 알았어 일 열심히해

-네. 그런데 그때까지 연락안할 사람처럼 대답 하시네요?

-아 아냐.


조금은 누군가한테 기대고 싶은거 일지도 모른다.

아니 누군가가 먼저 기대게 해줬으면 하는 마음 일지도 모르겠다.

시간은 많다. 할건 없다.

다시 영화라도 봐야하나...


오늘은 주말이라 그런지 조금 마음도 들떠.

그냥 빚전화에서 해방되는 날

그리고 생각과는 달리 오랜만에 보는 영화에 누군가와 단 둘이 만나는 것에 기분 좋음이

조금 날 더 웃음짓게 하고 있어.

솔직히 나 혼자 상상도 조금 하고있어

혜진이랑 사귀는 생각. 그러면 무언가 이유가 생겨서 다시 예전처럼 뭐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죽고 싶은 사람은 없어. 죽고 싶게 만드는거지.

단지 2번의 만남과 3번째의 만남 사이인데 기대감이 생기는 건 뭘까

조금은 죽지 않고 싶다.

현실이 달라지길 바란다.


허리 반절 가량 내려오는 긴 머리

조금 파인 블라우스에 검정 치마 그리고 약간 높은 구두를 신은 혜진이가 반갑게 인사한다.


"오빠 오래 기다렸어요?"

"조금 기다렸는데 백수라서 시간 말고 별 것도 없잖아"

"일 이야 다시 하면 되죠. 영화 상영시간 보니깐 8시던데 표는 제가 예매 했어요"

"응"

"카페가서 커피나 한잔 마실까요?"

"그래 카페는 내가 살게"

"아니에요. 그래도 백수한테 얻어먹을수 있나요?"

"혜선이랑 정수형은 뭐 하신데?"

"뭐 알아서 잘들 살겠죠. 왜요? 둘이 보니깐 이상해요?"

"아니 그건 아니고.."


날 좋아하는건가? 라는 생각이 조금 들지만 그 마음을 아직은 들어내지 않고 싶다.

또 상처받으면 조금 더 힘들어질 꺼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서 아직은 들어내고 싶지 않다.

우리는 테라스 흡연석에 앉아서 마주본채 각자의 커피를 음미하고 있다.

담배 한대를 꺼내 긴 연기를 내뿜고선 각자의 생각에 빠졌다.

머뭇거리는 마음이 연기를 내 뿜기도 전에 그녀가 말한다.


"영화 다보고 뭐 하실거에요?"

"나? 글쎄 생각해놓은게 없어서"

"그럼 밥먹어야죠. 밥 안먹었을꺼 아니에요?"

"그렇긴 한데.."

"내가 살게요 내가 먹자고 했으니깐"

"너무 얻어먹는것 같은데"

"아니에요. 내가 좋은건데 뭐."


나한테 관심이 있는건지 왜 나에게 잘해주는지 물어보고 싶은게 목구멍까지 올아왔지만 참았다.

병신같아 보일 수 있지만

별 달리 할 수 있는게 없어서 일수도 있다.


"시간 거의 다 되가는데 오빠 가요."

"응"


바짝 붙은 그녀의 손을 잡아주고 싶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생각만 한다.

잡아주고 싶은데 잡지 못하는 내 망설임이 조금은 싫다.


영화 티켓을 뽑고 팝콘과 콜라를 들고 상영관 안에 들어갔다.

내 옆에 있는 그녀의 내음이 갈 곳 없어 보이는 그녀의 손이 반짝이는 그녀의 눈이

그리고 그녀의 귀에 속삭이는 내 대화가 그녀가 내 귀에 속삭이는 그녀의 대화가 나를 정신없게 만든다.

아득해진 스크린 속에 조금은 낯선 손이 내 손에 잡혀 있다.


영화가 어떻게 끝난지도 모르겠어.

그리고 난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있어.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 손에 땀이 날 지경 이지만 놓치면 다시 잡을 수 없을 거란 생각도 조금 들어.

그러자 그녀가 내 어깨에 살짝 머리를 기대

코를 찌를듯이 그녀의 향이 내 콧속에 가득해

숨쉬는 것 조차 아까워 그냥 이 향기를 계속 느끼고 싶어

조금 많이 가까워 진 것 같은건 내 착각이 아니겠지?

무슨 내용인지 잘 생각도 나지 않아. 그래도 정말 좋은 영화였던것 같아


가지지 못할 감정을 조금 가졌다.

금방 깨져버릴 것 같은 생각에 조금 조심히 쥐고 있다.

금새 터져버릴줄 알았는데 어느새 내 손을 조심히 감싸고 있다.


영화를 보고 우린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러 왔어.

기분이 좋다. 진짜 좋다. 어떻게 해도 좋다.

왜 죽으려 했는지 뭐가 이렇게 날 힘들게 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조금 많이 바뀌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녀가 잠시 화장실 간 사이 개인회생도 검색해보고 일자리도 검색해보고 하고 싶은것들이 조금 많이 생겼어.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

기분이 좋다. 그녀도 날 좋아하는것 같아. 웃음이 멈추지 않아

조금 더 가까워 질 수 있겠지?


"오빠"

"응"

"아니에요."

"뭐 할말 있어?"

"아뇨 그냥 한번 불러봤어요"

"그래? 난 뭐 할말 있는줄 알았지"

"아닙니다!! 한잔해요!"

"응 그래"


조금 머쓱해진 그녀와 달리 난 마음이 달아 올랐다.

꺼내고 싶은 말이 한가득 이지만 조금 더 참기로 한다.


"오빠 내일 드라이브 갈래요?"

"너 차 있어? 나는 차 없는데"

"렌트해서 가면 되죠"

"너 운전 잘해?"

"아뇨..."

"다행이다 난 할 줄 알아서.. 그런데 나 돈이 조금.."

"됐어요 오빠가 벌면 그때부터 오빠가 사줘요"

"고마워"

"뭐가요? 돈내주는게요?"

"아니. 그냥 고맙다고"

"네."


각각 내일 할말을 조심스레 남겨둔채 우리는 기분좋은 취기속에 헤어졌다.

복잡함도 낯섬도 날선 감정도 숨어 버린채 집으로 향했다.


작가의말

월요일이 다가오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자살 30일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 3일 월 +3 16.04.25 120 6 7쪽
22 4일 일 +2 16.04.25 70 3 8쪽
21 7일 목 ~ 5일 토 +2 16.04.25 71 2 7쪽
20 8일 수 +2 16.04.25 37 2 7쪽
19 10일 월 9일 화 +2 16.04.25 49 2 7쪽
18 11일 일 +2 16.04.24 60 2 7쪽
» 12일 토 +3 16.04.24 63 2 8쪽
16 13일 금 +2 16.04.22 50 3 12쪽
15 14일 목 +3 16.04.21 52 3 11쪽
14 15일 수 +2 16.04.19 69 3 8쪽
13 16일 화 +3 16.04.19 54 4 7쪽
12 17일 월 +4 16.04.17 63 3 7쪽
11 18일 일 +2 16.04.15 66 4 8쪽
10 19일 토 +4 16.04.14 64 5 9쪽
9 20일 금 +5 16.04.14 56 5 10쪽
8 21일 목 +5 16.04.12 76 5 8쪽
7 22일 수 +4 16.04.12 69 4 8쪽
6 23일 화 +10 16.04.07 84 5 9쪽
5 24일 下 +5 16.04.07 154 5 7쪽
4 25일 下 24일 上 +5 16.04.06 86 8 8쪽
3 26일 25일 上 +6 16.04.06 103 8 8쪽
2 29일 ~ 27일 +5 16.04.05 128 9 9쪽
1 30일 결심 +10 16.04.05 299 10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