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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뉴뉴뉴뉴 님의 서재입니다.

자살 30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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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뉴뉴뉴뉴
작품등록일 :
2016.04.05 16:26
최근연재일 :
2016.04.25 05:53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948
추천수 :
103
글자수 :
82,972

작성
16.04.14 12:42
조회
56
추천
5
글자
10쪽

20일 금

DUMMY

20일 금



술 기운에 일어난 아침은 상쾌하기 그지 없다.

낯선곳에서의 잠 가림도 뒤척 거림도 소주 2병의 취기에 푹 잤다.

밝아진 아침.

컵라면 용기와 비어져 버린 소주2병.

곳곳에 널어져 있는 빨래.

후덥지근한 실내 공기.


빨래를 만져보니 완전히 마르진 않았지만 어느정도 입을만 한 것 같긴 하다.

양치질과 함께 입안에 술냄새가 가득 하다.

휴대폰에 배터리를 끼운 후 전원을 켜보았더니 다행이도 전원은 켜진다

몇통의 부재중 전화와 문자.


강연후 고객님 입금 날짜..

연락이 되지 않으시네요 고객님.

강연후 고객님 께서는 분납..


항상 왔던 문자나 전혀 보지 못한 전화,,

오랜만에 다른 사람에게 연락 왔나의 설레임은 사라진 채

항상 그렇듯이 그러한 하루 이다.


창문을 확 열었다.

침대에 누워서 폭신함을 느끼고 싶다.

아직 잠이 모자란것 같기에

조금더 자두고 싶었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흘러서 카운터에서 전화가 왔다.


"12시 전에는 방 빼주시던지 예약 하셔야 되요"

"네 알겠습니다."


여행의 고단함은 아니지만 여행의 게으름인지 몸은 아직 잠을 더 원하고 있지만 내 몸의 의지와 관계없이 난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빨아놓은 옷들을 주섬주섬 가방에 넣기 시작했다.

신발안에 손을 넣어서 물기를 확인 해 보니 신발은 한참이나 더 말려야 할 것 같다.

할 수 없이 젖은 신발을 신고 슬리퍼를 사기 위해서 모텔에서 나왔다.

찌뿌둥한 점심.


어제 바다의 모습도

생각도 느낌도 지금은 전혀 없어.

그냥 피곤할 따름이야.

손목이 시계를 보니 어느세 오후 1시가 다되가.

가야할 곳은 없지만 이대로 여행을 끝내긴 싫어.

일단 신발부터 사야겠다.


가까운 편의점에 가서 삼디다스 슬리퍼를 신고 젖어버린 신발은 비닐봉지로 꼭 꼭 묶어서 가방에 넣었다.

신발 무게때문에 가방이 조금 무거워 지긴 했지만 버리기에는 아직 신발을 오래 신지 않았다.

어제의 바다와 오늘의 바다는 같았다.

날씨가 조금 더 풀린것 빼고는 파도도 갈매기도 어제 보았던 풍경들도 걸었던 모레사장도 조형물도 모두 다 같았다.

벤치에 앉아 젖었다가 밤새 말려서 쭈글쭈글해진 담배 한가치를 꺼내 태워본다.

담배에도 바다 맛이 나는것 같다.


슬슬 다른곳을 가야겠지.

금요일 이라 그런지 어제보다 오늘은 사람이 더 많을 것같다.

20대 때의 헌팅의 설렘도 낯선 사람과의 밤샘도

술자리도 친구들과의 왁자지껄함도 조금 아쉽기도 하고 생각 나지만.

아직 못다한 해야할 일을 향해서 조금 걷기로 했다.


슬리퍼 사이로 바람이 발가락을 간지럽혀

기분 나쁜 느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 느낌은 아냐

난 간지럼을 조금 타거든

바람에 조금 축축했던 입었던 옷들도 말라 버린것 같아.

이런날에는 조그마한 펜션에서 창문을 열고 젖어버린 옷가지를 말리면서 맥주한잔에 바닷바람을 마시고 싶은 날씨야.

계속 바다만 보는데 질리지 않냐고?

응 질리지 않아. 바다는 끝이 보이지 않거든

걸어다니면서 여러 사람을 보았어

각자 다른 복장으로 다른 차를 다른 사람들과 모든 것을 다르게 하고 있어.

즐거워 보이는 사람도 있고 조금 짜증나 보이는 사람도 있고 표정도 여러 가지야

살짝 심호흡을 하고

크게 숨을 들여 마시고

천천히 내 뱉고

난 그렇게 사람들 곁을 걸어가고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 곁으로 각각의 향기가 나

각각의 향기속에서 익숙한 향기가 나

익숙한 향기 속에는

그 사람이 있어


이여름.


목선까지 닿는 짧은 단발 머리

조금 큰 니트 티셔츠에 딱 맞는 청색 스키니 진

하얀 신발에 조금 큰 안경


난 조금 놀았어

여기서 볼 줄은 몰랐거든

왜인지 알아?

이곳은 우리가 아직 사랑이라 믿고 있을때 처음으로 온 여행지 였거든

여름의 더운 바람보다 겨울의 바다를 좋아했는데

이제는 봄의 바다를 좋아하는거일까?

의문점은 있지만 가까이 다가설 수는 없어

옆에 다른 남자가 있거든.


조금 바빠진 발걸음 사이로 그녀의 향기가 내 콧속 가득히 들어오는 것 같다.

아찔하고 서서 그 향기를 더 맡고 싶다

향기가 가까워 지면 질 수록 아쉬움만 남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마지막 남은 향수 한방울 처럼 한번 맡고 다면 다시는 맡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깐.

조금은 더 빨리 멀어지려 한다.


누군가 내 어깨를 툭 치고 간다.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난 이 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 뿐이였다.

그러자 그 사람이 말했다.


"여전하네 땅만 보고 걸어가는거는."


겨울의 향기가 스친다.


"뭐해 , 여기에서?"

"..."

"뭐야 나 몰라? 잊어버렸어?"

"아니"

"근데 왜 묻는데 말이 없어?"

"그냥. 할 말이 없어서."

"그래.. 그런거 였지"

"..."

"혼자 온거야?"

"응"

"무슨 바람으로 혼자 온건데?"

"그냥 조금 쉬고 싶어서."


그 후로 얼마간의 안부를 물었어.

그리고 그녀가 말하더라.


"그래. 잘사는거 같네 잘 지내!"

"응. 너도"

"그래 가끔 연락하고."


뭔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이긴 했지만

구태여 묻고 싶지는 않다.

휴대폰을 켜서 사진 앨범을 열었다.

그리고 한참을 넘겨서 그녀와 내가 함께 찍었던 사진들을 보았다.


이제는 봄의 향기가 나는 것 같다.


카톡 카톡

그녀와 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휴대폰에서 보기 드문 카톡 알람이 몇번 들린다.


- 뭐해

- 할거 없음 이따 맥주나 한잔 할래?

- 할거 없어 보이더라 칼답해


- ㅇㅇ


- 성의있게 답장해라. 이따 7시에 보자


- 이응 이응


- 미친..


휴대폰도 쓸 일이 있구나

빚 전화 받는거 빼고

오랜만에 안 사실 이다.


약간의 기분 좋음이 느껴 진다.

아까의 좋지 않던 감정도 기분도 어느새 봄 기운 처럼 따스해 진다.

감정의 설렘속에 시간은 흐른다.

무엇을 하기 보다는 무엇을 말할까 어떻게 행동할까에 대한 생각이 먼저 든다.

하늘에서 내려온 동앗줄은 아니지만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 한 조각 정도는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너울거리는 파도가 태양을 삼킬 때 쯤 그녀가 다시 보인다.


그녀가 내게 말했다


"뭐했어?"

"그냥 이곳저곳 구경하고 그랬어."

"재밌었겠네?"

"뭐 그냥."


그녀의 곁에는 누구도 보이지 않는다.

아까 곁에 있던 그 남자가 생각나긴 하지만 구태여 말 할 필요는 없어 보였기에 아무런 소리 하지 않았다.

다시 그녀가 말한다


"치킨에 맥주 괜찮지?"

"이응이응"

"철좀 들어라."

"미안."


주변을 둘러보니 맥주집이 보인다.

우리는 그곳으로 들어갔고 그녀가 주문한다.


"여기 치킨 반반에 생맥 500 2개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주문 후에 약간의 어색한 시간이 흘르고 내가 먼저 입을 뗏다.


"너는 혼자왔어?"

"응? 어."


기대했던 대답이 들려온다.

그리고는 다시 물었다.


"넌 뭐하고 지냈는데? 회사는 여전해?"

"응? 응.. 그냥 살던 대로 살지."

"그래? 너나 나나 바뀐게 없다."


여전하다 거짓말은.


"그러게 바뀐게 없네."

"바뀐게 없는게 어디냐 그만큼 잘 산다는 거지."


때 마춰서 맥주 500cc 2개와 치킨대신 먼저 먹을 안주거리 몇개가 나온다.

난 다시 말했다.


"한잔하자"

"응"


맥주 한 모금의 목 따끔거림과 함께 내 안으로 쑥 들어온다.

청량감과 더해서 지금까지의 약간의 우울함도 사라진것 같다.

난 맥주 먹는 그녀의 모습을 빤히 보았다.


"맥주 먹는 사람 처음 보냐? 뭘 그리 봐?"

"그냥 오랜만에 보니깐 반가워서 그렇지."

"반가운 사람이 그렇게 말도 없냐?"

"미안"

"미안하단 말은 여전히 입에 달고 사네. 그 것도 변함 없네"


그녀도 날 응시한다.

정말 변한게 없어 보인다.

표정 생김세 말투 행동 모든게

그녀가 날 보아도 그럴까?


"좀 말랐네? 예전보다."

"요즘 운동좀 해서"

"운동해서 빠진건 아닌거 같은데 어디 아파?"

"아니"


나는 조금 변했다.

거울 속의 모습도 성격도 행동거지도 말투도

내가 생각해도 변했다.

하지만 습관은 변하지 않은것 같다.

그녀가 그렇게 말했으니깐.


얼마뒤에 치킨이 나왔다.

그리고 맥주 500cc는 금방 비웠다.


"500 2개 더 가져다 주세요."


얼마뒤에 500 2잔이 나왔고 500 2잔을 다시 비울 때 쯤 그녀가 말했다.


"노래는 여전히 못해?"

"음.. 요즘 노래방을 안가봐서 모르겠네."

"뭐야 못한다는 거네 소화시킬겸 노래방이나 가자"


계산대 앞에 서 계산 하려고 하니 그녀가 나를 밀치고선 말한다.


"내가 먹자고 했으니깐 내가 낼게 여기 계산이요."


계산 뒤 그녀가 내 옆에 와서 익숙하게 팔짱을 낀다.

이 느낌

오랜만이다.


설레였어.

이 감정 이 사람 정말 오랜만이거든.

살짝 꿈 같기도 해

그녀와 난 노래방으로 향했어

여전히 내 노래 실력은 형편 없었고 내가 노래 부를때 마다 그녀는 재밌어 하면서도 먼가 묘한 눈빛으로 날 쳐다 봤어

물론 노래방 가서도 맥주 한캔씩은 더했지

노래방 가서 노래만 부르면 무슨 재미라고

노래방 시간도 끝나고 나와서 밤 바다를 보니깐 그렇게 이쁘더라

그녀에게서 나오는 알코올 향에 취기가 더 해져서 밤이 춤추는 것 같아

달콤한 향기가 내 앞에 흩뿌려져


"와 아아!!"


그녀는 기분좋은 외침과 함께 모래사장으로 뛰어 갔어

난 그녀의 이끌림에 함께 뛰어갔고

바다의 향기가 닿지 않아 그녀의 향기에 감싸져서

그녀가 내게 말했어


"다시 돌아가고 싶다 그 시절로"


작가의말

부족한 글 보시는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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