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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혼 님의 서재입니다.

한민족 사회의 작동원리 폭로


[한민족 사회의 작동원리 폭로] 문화와 산업-쾌락을 즐겨서는 안 되지만 돈은 벌고 싶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214&aid=0000490599


위의 기사를 보니 게임을 하면 폭력적이 된다며 피씨방 전원을 내리고 욕하는 게임 유저들을 비추면서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증거로 사용하던 MBC의 행태는 둘째치고 그 불순한 의도에 혀를 차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한국에서 문화라는 것에 대한 접근은 그 근본부터가 잘못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유교의 영향이 강한 한국의 경우 애초에 문화를 즐긴다는 것은 곧 사대부로서 크게 잘못된 행위임에 틀림없다.


흔히 유교에서는 괴력난신을 거부하였기에 이야기책에 대한 배타심이 강하였고 그것이 문화를 정체시켰다고도 하는데 본질은 그것이 아니라고 본다.


애초에 중국의 양명학자들은 수호지는 물론이고 심지어 금병매를 읽으며(물론 금병매라는 소설 자체가 양명학의 안내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양명학의 세례를 듬뿍 받은 소설이긴 하다. 루쉰이 괜히 금병매를 극찬한 게 아니다) 인생의 즐거움은 바로 이러한 소설들을 읽는데 있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퇴계 이황이 양명학에 대해 노발대발하며 이를 이단으로 규정한 이유도 사실은 여기에 있다 하겠다.


결국 조선시대에서부터 시작된 ‘즐기는 것은 죄악’이라는 성리학적 관점은 문화에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할 수 있다.


따라서 조선시대 때부터 이야기책은 유교적 충효 및 죽은 남편을 위해 지조를 지키는 열녀 등을 찬양하고 미화함으로써 성리학 체제를 선전하는 선동선전물에 불과하였다.


체제의 선동과 선전을 위한 문화 산업 이외의 것은 모두 ‘즐기는 것’으로 간주되었으며 따라서 쾌락에 빠지는, 즉 선비로서 해서는 안될 삿된 행동으로 내몰리게 됨으로써 결국 문화라는 것 자체가 양명학자들이 이단으로 몰려 처형되었듯이 배타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이러한 사대부 지배층의 문화에 대한 접근 방식은 민중 계층에게까지 그대로 확산되었으며, 여기에 민중 계층은 또하나의 더욱 나쁜 사상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보여진다.


바로 실학이 그것이다.


조선 후기 실학은 대부분 관직에 오르지 못하고 소외된 몰락 양반층을 중심으로 확산되었는데, 당연히 이들은 민중 계층과 가깝다보니 그들과 어느 정도 밀접한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봐야하겠다.


문제는 이들의 실사구시가 다분히 관념적이고 즐기는 것인 문화 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실학의 관점에서 만약 어느 아무개 농사꾼이 농사는 짓지 않고 땅을 놀려놓은 채 왜 사과가 땅으로 떨어질까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면 과연 실학자들은 무슨 말을 했을까?


한국에서 뉴턴과 같은 천재가 태어날 수 없는 이유는 민중 계층이 실학의 영향도 굉장히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실사구시의 관점에서 사과가 왜 땅으로 떨어지는지를 생각하는 것은 그야말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허랑방탕한 망상에 불과할테니까...


성리학이든 실학이든 문화를 보는 시선은 굉장히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현대 한국으로까지 고스란히 계승이 되었다.


기득권층은 여전히 인간이 쾌락을 즐기는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성리학적 수양론에 바탕한 인간관을 가지고 국가를 통치하고 있으며, 서민층은 다분히 실학의 영향을 받아 문화라는 것을 잉여인간들이 골방에 틀어박혀 백수가 공상과 망상이나 해대는 것으로 생각한다.(오죽하면 천만 독자를 자랑하는 퇴마록 작가께서도 대중이 바라보는 작가는 그냥 ‘백수’라고 했겠나)


그래서 기득권층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류 언론사에서는 쾌락에 빠진 인간들을 훈계하기 위해 피씨방 전원을 끄고는 욕하는 게임유저들을 비추며 게임을 하면 폭력적이 되니 게임을 없애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고, 민중은 다분히 밖에서 몸으로 활동하고 즐기는 ‘실사구시적’인 문화 활동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문화 산업을 그저 백수들의 잉여활동으로 보는 것이다.


할일 없는 백수들의 잉여활동, 혹은 킬링타임용으로서 문화들이 소비되다보니 이러한 문화 산업을 즐기는 것은 때때로 창피하거나 떳떳하지 못한 취미로까지 비춰지게 된다. 자연히 음지로 숨어들게되고 정상적인 산업으로 자리를 잡지 못한 채 하위 문화로서 싸구려 소비물로만 소비되게 되니 정상적인 문화 시장이 형성될 수 없고 자연히 키덜트 산업도 형성될 수 없다.


결국 한국에서 왜 키덜트 산업이 형성되지 못하느냐, 왜 한국산 캐릭터 제품이 없느냐를 따지려면 인간의 본질에 대한 한국인들의 사고방식부터 따져봐야 할 문제다.


절대로 지금처럼 인간이 쾌락을 즐겨서는 안된다, 설사 문화를 즐기더라도 실사구시적이고 민중의 이익에 유익한 것만 즐겨야 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절대로 문화 산업이 제대로 된 시장을 형성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하겠다.



덧1: 현재 대한민국의 기득권층이 성리학적 관점을 그대로 계승한 것은 사실 이유가 있다. 한국의 제조업은 가부장제라는 문화에 뿌리를 두고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제조업 산업과 가부장제를 결합시킨 장본인은 박정희라고 할 수 있는데, 가부장제의 핵심인 부모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히 인간의 욕구 및 욕망을 극도로 억압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국가는 국민의 욕구와 욕망을 억압해서 놀지 말고 산업 현장에서 개미처럼 부지런히 일하도록 해야 했고, 아버지는 자식의 욕구와 욕망을 억압해서 놀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이라는 과실을 따도록 해야 했다.


물론 국민이 열심히 일함으로써 얻어진 과실은 국가가 챙겼고, 아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하면 그 과실 역시 아버지가 챙겼다.


이러한 가부장 질서와 제조업 산업의 결합을 위해 박정희는 문화를 적극 이용했다 할 수 있다. 문화 산업을 장려하긴 하되 반공주의 문화를 비롯해 가부장질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선전물로서의 문화 산업이 특히 장려가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행여나 영화, 소설, 만화 등이 정부의 선동선전이라는 목적에서 벗어나는 기미가 보이면 그때마다 여러 이유를 들어 가차없이 탄압하는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주기적으로 만화, 영화, 소설 등에 대한 탄압이 반복되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문화 산업에 대한 탄압은 문화 산업 그 자체가 정부의 선동선전이라는 목적에서 벗어나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가부장에게 자녀들이 문화 산업으로 인해 쾌락을 즐김으로써 본분을 망각하여 공부를 등한시하다 가부장의 이익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범할 가능성을 정부가 미연에 제재하여 방지함으로서 가부장들이 안심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든다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었다.


물론 정부가 이러한 전략을 통해 가부장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얻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겠다.


정부 주도로 아기공룡 둘리 만화책을 모아 주기적으로 불태우면서 가부장들은 이제 우리 아이가 쾌락에 물들지 않고 모든 욕구와 욕망을 잘 억압한 채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대학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취직도 해서 부모도 자식한테 덕 좀 보는 그런 안전한 사회가 되었다고 환호했으며 그러한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준 박정희를 비롯한 권위주의 권력자들에게 무한 충성을 보였던 것이다.



덧2: 가부장들은 정부의 성리학적 관점을 적극 지지하였을 뿐만 아니라 실학적 관점도 적극 수용하여 자녀가 행여나 텔레비전이라도 많이 보고 게임이라도 많이 하여 성적이 떨어질까봐 이들 문화 산업을 전혀 실사구시적이지 않은 잉여들의 아무런 쓸모없는 쓰레기로 규정하는 행태도 보였다.


그리고 정부는 또 민중 계급의 이러한 심리를 이용하여 게임 셧다운제와 같은 법을 만들었다.


현대 한국에서 성리학적 관점과 실학적 관점은 매우 궁합이 잘 맞는다 할 수 있겠다.



덧3: 박정희는 컬러TV의 생산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역시 국민이 컬러TV라는 휘황찬란한 문화 산업으로 인해 쾌락을 즐기게 될까봐 염려가 되어서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또 컬러TV를 수출해서 돈을 벌고 싶었기에 어쩔 수 없이 승락해야만 했다. 지금의 MBC가 캐릭터 산업을 육성하자는 논리도 박정희 때의 그 컬러TV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조금도 벗어나 있지 못하다.


다만 문화 산업은 컬러TV라는 제조업과는 다르다는 점을 이해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MBC의 문제일 뿐이다.



덧4: 이탁오가 만약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태어나면 역시 명나라 그때 그 시절과 마찬가지로 칼로 목을 찔러 자결했을 것 같다.


대한민국이 과연 명나라, 혹은 조선에 비해 더 나은 점이 무엇인지 회의를 품게 한다.



덧5: 뉴턴도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오타쿠나 다름없었다. 뉴턴의 오타쿠 기질은 꽤 심해서 한번 실험실에 들어가면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고 한다.



덧6: 결국 돈을 벌고 싶으면 인간의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하고, 인간이 쾌락을 즐기는 존재임을 인정해야만 한다.


쾌락은 나쁜 것이 아니다라는 발상의 전환이 없이는 문화 산업이, 키덜트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덧7: 하지만 아마 한국은 안될 것이다. 기득권층은 감히 인간이, 특히 피지배층이 쾌락을 즐기는 것을 허용할리가 없다.


한국의 가부장들 역시 자녀들이 쾌락을 즐기는 것을 두고볼리가 없다. 공부를 못하면 무조건 사회의 빈민층으로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며 미래에 대한 공포로 가득찬 그들에게 쾌락을 즐기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라는 명제가 받아들여질 리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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