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438,986
추천수 :
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3.09.13 20:38
조회
8,578
추천
191
글자
9쪽

제2장 봉황문(1)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제2장 봉황문



시간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르게 흘러갔다.

일본

야쓰가 산맥 깊은 산중의 대천종 본산

뒷짐을 지고 무심히 하늘을 올려다보던 노인이 천천히 뒤 돌아섰다. 눈처럼 하얀 머리카락과 눈썹, 세월의 풍상을 온 몸으로 겪었을 듯해 보이는 주름만 아니라면, 형형한 안광과 꼿꼿한 자세로 인해 중년의 사내로 생각해도 무방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노인은 아까부터 묵묵히 기다리고 있던 수제자를 마주보고서 한숨을 푹 쉬었다.

“휴우~,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구나. 이미 12년이나 지나버렸으니, ...너에게 소종주의 위를 넘기도록 하마. 그렇게 알거라. 내일 정식으로 모두 모인자리에서 알리도록 하겠다.”

대답을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순식간에 모든 말을 쏟아내는 노인에게, 수제자는 고개를 숙이며 예전 조선으로 떠났다는 자신의 사형을 떠올렸다. 자세한 내용은 알려진 게 없었다.

“들어가자. 내 너에게 들려 줄 이야기도 있고.”

노인은 말을 끊고 앞장서서 자신의 서재로 향했고 부푼 마음을 안고 뒤따르는 수제자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그 곳은 대천종의 종주만이 머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날 밤 새로운 소종주 야마구치는 대천종과 조선의 봉황문사이의 길고 긴 악연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고대로부터 왜는 현재의 조선지역과 중원의 여러 지역을 약탈하거나 해적질을 하는 등으로 새로운 물품을 접할 수 있었는데 가끔씩 무공비급이나 검법서, 신병이기 등과 같은 무예와 관련된 물건들도 접할 수 있었다. 이것은 왜에 체계적인 검법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는데, 결정적으로 고구려가 멸망할 당시 바다를 건너 온 도래인이 무예를 가르치는 수련장을 만든 것이 오랜 전쟁을 통해 사무라이, 닌자등 그들만의 독창적인 무사계급과 무술체계를 구축한 일본내 최강무사집단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바로 천종의 탄생과정이다.

천종은 이러한 탄생과정으로 인하여 중원과 고려의 무예를 배우고 흐름을 알아가기 위해, 중원을 횡단하고 백두산을 거쳐 조선까지 두루 돌아 본 다음 일본으로 돌아오는 수련의 길을 종주가 되기 위해 필히 거쳐야 하는 마지막 수련과정으로 만들어 버렸다.

18대 종주 역시 젊은 시절 이 길에 올랐고, 그러한 과정을 거의 끝마칠 즈음 조선의 개마고원에서 자신보다 어려보이는 무사를 만나면서부터 악연은 시작 되었다.

저 아래 해남으로 부터 시작하여 중원 땅을 가로지르고 백두산을 넘으며, 알려진 문파나 검술의 고수라는 자들을 하나하나 찾아 대결을 요청하고 대부분 무릎을 꿇렸다. 자신의 검술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젊은 종주는 사소한 시비 끝에 자신보다 어린자의 무술경지에 놀라 대결을 요청하였으나 자신의 검이 반쪽으로 잘리며 패하고 만다.

이미 인간의 경지를 넘어 선 그 모습에 크게 좌절한 젊은 종주는 그 어린청년을 따라나서며 배움을 요청한다.

그러나 고구려 이전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일인전승의 문파로서 설사 어린청년이 제자로 받아준다고 하더라도 그 자신이 자격이 되지 않아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에겐 이미 대천종의 차기 종주자리를 이어야하는 수제자라는 신분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검술에 대한 욕심을 떨치지 못한 그는 어린청년의 비위를 맞추며 뒤를 따랐고 조금씩 배움을 키워갔지만, 끝까지 따라 잡을 수 없는 이유가 근본적인 뿌리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크게 실망한다. 일인전승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었지만, 그의 스승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대충 알게 된 것이 전인은 천지선인의 후예라야 하고

제자로 삼은 이후에는 그 아이의 체질과 모든 능력의 그릇을 키우기 위해 벌모세수를 해줘야했다. 또한 스승이 밤낮으로 격체전공을 시전하며 스승을 따라 모든 행동과 습관을 배우게 되는데, 이런 호흡법과 기를 다스리는 법, 박투와 검술 등을 스승으로부터 직접 배우고 수련하여 원하는 경지에 도달했을 때에야 드디어 스승이 자신의 몸에 가지고 있던 봉황의 알을 넘겨 줄 수 있단 거였다.

봉황의 알을 넘겨 준 스승은 기력이 다하여 먼지로 화해 사라지지만 그 영혼은 봉황의 알로 스며들어 새로운 기운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넘어서지 못하는 벽을 확인하고 돌아온 그는 후세에 종주로서의 절대 계율을 내린다. 대천종의 종주가 될 자는 앞으로 더 이상 중원으로의 수련여행은 필요치 않으며 다만 조선의 일인전승 문파인 봉황문을 적대시 하지 말고 그 무력을 넘어서기 위한 모든 방안을 찾을 것을, 그 방법을 찾을 때까지는 어떠한 도발도 불가 한다는 4대강령

첫째. 봉황문이 존재하는 한 천종은 조선에 적대적 행동을 금할 것.

둘째. 봉황문의 후인을 찾아 지속적으로 유대 관계를 유지할 것. 이때 분명히 상전으로서의 예를 다할 것.

셋째. 봉황의 비밀을 풀어내고 봉황을 품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

넷째. 봉황을 품거나 그 맥을 끊을 수 있다면 이 모든 계율은 파기 할 것.

그 후, 일본 천종의 후예들은 전인의 뜻을 받들어 겉으로는 봉황문과 연을 만들어가며 가까이 하려 노력을 한다. 그러나 속으로는 봉황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온갖 수단을 강구하고, 그런 몇 대에 걸친 노력 끝에 봉황의 힘을 억제하는 방법들을 조금씩 찾아내게 된다.

술법과 사술, 풍수 등에 대한 연구와 몇 대에 걸친 천종의 노력으로 봉황문 전인들의 힘은 그들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약해져 만 갔고 드디어 그 때가 찾아왔다.

이미 몇 대에 걸쳐 일본이 조선 공략을 함에 있어 크게 활약을 하지 못하고 숨죽여 지내다시피 해야만 했던 천종이 현 종주에 의해 드디어 그 기회를 잡게 되었던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봉황문주가 후인을 두면 천종은 찾아가 인사를 드렸다. 철저하게 천종의 수뇌부는 봉황문의 수족인 것처럼 움직이며 알게 모르게 술수를 부렸던 것이 드디어 효과를 본 것이다.

아직은 어린 봉황문주의 의식세계를 흐리게 만들어 그 자신이 봉황의 알을 품은 후 백두대간의 비처를 찾아야 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방해를 한 것이다. 그런데 천종의 의도와는 다르게 목적 없이 떠돌던 새내기 봉황문주가 갑자기 천종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리고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찾아 봤지만 찾을 수 없었던 봉황문주의 흔적을 조선의 궁궐에서 드디어 찾아내고 제거를 했다. 봉황문은 자신의 사형에 의해 없어져버린 것이다.

그 사형은 고맙게도 자신에게 탄탄대로의 소종주의 자리를 넘겨주고 사라져버렸다. 이젠 돌아와도 결정을 번복할 수는 당연히 없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후 새로운 소종주 야마구치는 나가사키지부를 방문했다.

그동안의 조사결과 이 지부의 숲속 사용하지 않는 건물의 지하에 숨겨져 있는 봉황문주의 시체를 발견한 것이다. 더 이상 봉황문주는 관심거리가 되지 않았다. 대천종 으로서는 영원히 묻어버려야 하는 역사였다.

흑단목 상자에 놓여 있어서인지 봉황문주의 시체는 썩지 않았다. 그러나 비쩍 말라붙어 미이라가 되어 있었는데 자신의 검을 손에 쥐고 앉아있는 모습이었다.

문득 소종주는 그의 검이 궁금했다. 그래서 그의 손을 치우고 바닥에 박힌 듯 세워져있던 검을 가져왔다.

그러자 지탱하던 힘이 사라져 버린 시체가 먼지와 함께 허물어졌다.

소종주는 그 모습을 보고 주변에 아무도 없지만 짐짓 안쓰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소종주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다. 검을 가지고 지부로 돌아 온 그는 그 건물을 허물어 버릴 것을 명했다. 그리고 거기 옆에 성당을 지어 신부님께 기증토록 하였다. 나름 자신에게 큰 선물을 준 망해버린 조선과 봉황문의 마지막을 그렇게라도 위로해주고 싶었다.


세월은 쉼 없이 흘러갔다.

일본은 욱일승천의 기세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청국을 물리치고 러시아와의 전쟁에서도 승리했다.

조선은 이미 일본의 속국이 되어 버렸다.

20세기는 점점 더 광폭하고 미친 전쟁을 향하여 흐르고 있었고 그 중심에는 멈출 수 없는 일본의 거대한 탐욕이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 이름 붙여진...

그리고 1945년.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떨어진 두 발의 원자폭탄에 의하여 일본의 거칠 것 없던 광란의 질주도, 욱일승천의 야망도 스러져갔다.


작가의말

아직 현대로 가기엔 과정이 조금 남아있네요...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봉황의 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제2장 봉황문(1) +1 13.09.13 8,579 191 9쪽
5 제1장 1895년 그날(4) +2 13.09.11 8,872 252 9쪽
4 제1장 1895년 그날(3) +8 13.09.09 8,521 164 14쪽
3 제1장 1895년 그날(2) +5 13.09.06 8,564 164 8쪽
2 제1장 1895년 그날(1) +6 13.09.06 11,842 260 13쪽
1 프롤로그 +10 13.09.06 13,185 316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