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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락 님의 서재입니다.

스트롱홀드 디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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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포크락
작품등록일 :
2017.05.26 17:04
최근연재일 :
2017.05.28 20:31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4,907
추천수 :
25
글자수 :
73,370

작성
17.05.28 16:41
조회
142
추천
1
글자
9쪽

17. 소실

DUMMY

"실프! 먼지!"


김준영의 요청에 따라 실프가 요새 안의 먼지를 재빨리 걷어냈다.


그러나 그 탓인지 가장 위에 있는 통나무 하나가

끼익 소리를 내며 바깥쪽으로 굴러 떨어졌다.

그 바람에 그 위에 앉아 있던 얼굴에 상처가 있는 고블린이

함께 밖으로 굴러 떨어졌다.


“으아아!”


검성은 벽을 타고 넘어가 떨어지는 힘을 이용해 칼로 라이노의 목을 내리쳤다.

그러나 칼은 마음처럼 깊게 박히지 않았다.

라이노의 표피는 단단하고도 질겼다.

라이노는 몸을 흔들어 목에 박힌 칼을 뿌리치려 했으나,

통나무에 뿔이 박혀 몸이 움직이지 않는 듯 버둥거렸다.

그럴수록 통나무 요새는 더욱 요란하게 끼걱거렸다.

이번엔 뒤따라 나온 성기사가,

검성과 같은 꼴로 뛰어내리며 라이노의 이마에 메이스를 휘둘렀다.

라이노는 성기사의 메이스를 7번이나 더 맞고서야 절명했다.


“빨리 돌아와!”


어느새 뒤쪽에는 다섯 마리의 라이노가 멀찌감치 모여 전열을 정비하고,

다음 돌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세오는 혹시 함정에 빠졌던 라이노 중에

생존한 놈이 있지는 않은지 빠르게 확인했다.

혹시라도 양방향에서 돌진해오면 막을 길이 없었다.

세오의 시선이 어느 한 군데에 멈추며 크게 흔들렸다.


“야! 저것들 마법사잖아!”


라이노를 타지 않은 고블린들은 평범한 보병이 아니었다.

그들은 일렬로 서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라도 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그 앞에는 작은 불의 공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메로나! 저기로!”


메로나는 두 발의 파이어볼을 즉시 고블린 위자드에게 날렸다.

그러나 이쪽으로도 화염구가 두 개 날아오고 있었다.


한 바탕 폭음과 먼지가 일어난 후, 먼지가 걷히자,

요새의 앞쪽에는 불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망루에서 팔에 끔찍한 화상을 입고 떨고 있는 리체가 있었다.


“리체! 앗!”


세오는 리체의 이름을 부르곤, 잠시 현기증이 나서 몸이 휘청거렸다.

그러나 당사자인 리체는 침착했다.

화상입은 손으로 덜덜 떨면서도 포션을 꺼내 상처에 부었다.

이쁜이도 벽에 올라가 뒤에서 치유 마법을 시전했다.


“아직 안 끝났어!”


메로나의 마법이 남긴 먼지가 바람을 타고 멀어지자,

그곳에는 동료를 잃고도 침착하게 파이어볼 마법의 시전을 준비하는

고블린 위자드가 하나 남아 있었다.


“실프! 죽여!”


김준영은 곧바로 실프를 내보냈다.

메로나도 이미 파이어볼을 쏘아 보낸 후였다.

그러나 이미 이쪽으로 날아오기 시작한 불덩이를

중간에서 차단해주지는 못했다.


멀리 임무를 훌륭히 마친 고블린 위자드가 목을 잡고 피를 뿜는 것과 동시에,

요새에는 불덩이가 덮쳤다.


“위험해!”


세오가 리체의 손목을 잡고 벽 아래로 끌어 당겼다.

검성과 성기사도 이쁜이의 팔을 잡았다.

그러나 반응이 느렸다.


일 미터 신장의 묘인족은 전신에 불이 붙은 채로 비명을 질렀다.

요새의 오른쪽 벽에도 화마가 잠식하기 시작했다.

검성은 급작스러운 불길에 놀라서 손을 뗐지만,

성기사는 손이 불이 붙은 채로 묘인족의 팔을 끌어당겼다.

이쁜이는 바닥에 떨어져 괴성을 질렀다.

성기사는 바로 떨리는 손으로 이쁜이의 몸에 포션을 뿌려댔다.

그러나 소용 없었다.

무언가 튀겨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검으면서도 흰 연기만 날렸다.


“불부터 꺼줘야지!”


메로나는 웃옷을 벗어 이쁜이를 두드렸다.

다른 사람들도 바로 옷을 벗어 똑같이 따라했다.

묘인족의 몸에 붙은 불을 끄는 동안,

라이노부대는 다시 한 번 요새를 치며 지나갔다.

불에 그을린 통나무는 부숴지며

촘촘히 쌓았던 하단부에도 구멍이 났다.

벽을 뚫고 들어오는 햇볕에 부산하게 떠도는 먼지가 드러났다.


그러나 지금은 요새 따위가 문제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묘인족의 몸에 붙은 불이 꺼지자 마자,

포션을 꺼내 이쁜의의 입과 몸에 부었다.

사실은, 입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부었다.

포션이 떨어진 몸에서는 불이 꺼졌는데도 연기가 솟았다.

김준영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열리지 않는

포션병을 어떻게든 열려고 아둥바둥하자,

검성이 손으로 김준영의 두 손을 포개어 그를 막았다.


“늦은 거 같아.”


드워프 일꾼이 라이노 부대가 다시 달려온다고 외쳤다.

김준영은 포션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

불이 붙지 않은 쪽의 벽을 타기 시작했다.


“뭐해? 나와 빨리!”


모두는 벽을 타고 요새를 뛰쳐나갔다.

라이노 부대는 어느새 요새를 한 번씩 후려치고 저 멀리 달려가고 있었다.


“이번에 오는 거, 다 죽인다.”


김준영은 방패를 버리고 창을 양손으로 쥐었다.

아드득 소리가 나며 김준영의 입가로 한 줄기의 핏물이 흘렀다.

세오는 주위를 둘러봤다.

고블린 치프를 제외한 모든 고블린이 죽었고,

쪼매난 이쁜이가 죽었다.

드워프 일꾼도 무얼 하다 다쳤는지 수염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성기사가 없었다.

안에 있구나!

세오는 소리쳐 성기사를 불렀다.


“성기사! 나와!”


하지만 대답이 없었다.

요새는 어느새 시뻘건 불이 완전히 집어 삼켜가고 있었다.



“씨발!”


세오는 고함을 지르고 라이노 부대를 노려봤다.

그들은 다시 멀리서 방향을 바꿔 돌진해 오고 있었다.


먼저 달려가기 시작한 것은 검성과 김준영, 최인호였다.

검성은 돌격 스킬로 달려오는 고블린 기마병의 팔을 잘라냈다.

고블린은 그 충격에 바닥에 떨어져 구르다,

검성의 칼에 목이 잘렸다.


최인호는 고블린 기병의 철퇴를 가슴으로 받아냈다.

플레이트 아머가 쪼개지며,

입에서는 피를 뱉어냈지만,

어떻게든 철퇴의 사슬을 잡아냈다.

고블린 기병은 철퇴의 손잡이를 놓지 못하고,

그대로 떨어져 마찬가지로 입에 칼이 박혔다.


김준영은 미리 단창을 던져 고블린 기병의 얼굴을 박살냈다.

세오도 몸을 날려 한 마리의 고블린을 죽였다.


그러나 고블린 기병 한 마리는 메로나의 지팡이를 유유히 피했다.

오히려 메로나는 라이노의 옆구리에 치여, 바닥을 처참하게 굴렀다.

고블린 기병은 그대로 요새를 지나치며 철퇴를 휘둘렀고,

이미 불이 한참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통나무들은 기이한 소리를 내며

조금씩 무너졌다.


리체는 고블린 기병이 한 방향으로 라이노를 몰아가자,

뒤통수에 화살을 날렸다.

뒷목에 화살을 맞은 고블린은 그대로 한참을 달려가다가

이윽고 옆으로 풀썩 떨어졌다.


“띠링!”



---------------------------------------------------


-웨이브 클리어

- 보상: 8000 Gold

- 전리품: 고블린 철퇴(2), 라이노(4)

- 포로:

- 해금:


--------------------------------------------


“성기사!”

“성기사! 이 개새끼야!”


김준영은 그 자리에 돌이 된 듯 서 있었고,

파티원들은 서둘러 요새 주변으로 모여 들었다.

성기사는 대답이 없었다.

이미 절정으로 타오르는 통나무를 걷어낼 방법도 없었다.

결국 발만 동동 구르며 불이 꺼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요새가 통째로 재가 되어 무너진 후에서야

성기사는 모습을 드러냈다.

파티원은 성기사에게 다가갔다.

메로나가 울먹이며 물었다.


“이쁜이는?”

“없어.”


성기사는 두 손바닥으로 아무것도 없는 바닥을 가리켰다.


“그냥 없어졌어. 고블린처럼. 아무 것도 없이, 그냥 없어졌다.”


성기사의 손이 허공을 향했다.

그 옆에는 구슬만이 찬란하게 푸른빛을 발하고 있었다.

메로나는 무너지듯 쓰러져 울었고,

리체는 세오의 가슴에 파묻혀 울었다.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던 성기사는 천천히 일어나

엉덩이를 털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김준영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김준영은 그를 보더니 무심히 하늘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김준영의 시야에는 파란 하늘만이 가득했다.


“휴.”


그리고는 시야를 채웠던 하늘이 어지럽게 흩어지더니

다음 순간 김준영은 얼굴 밑의 잔디밭을 보고 있었다.


“아으...”


턱이 잘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았다.

침을 뱉으니, 피가 섞여 나왔다.


“너 이 개새끼! 이쁜이를 버렸어! 네가! 네가! 네가! 네가!”


김준영을 깔고 앉은 성기사의 주먹이

무자비하게 김준영의 얼굴에 여러 번 꽂혔다.


“저러다 죽이겠어!”


리체가 비명을 질렀고, 최인호가 달려가 성기사의 등을 껴안았다.

그러나 성기사는 멈추지 않았다.

검성과 세오까지 나서 성기사의 팔을 붙잡았지만,

성기사는 끌려가면서도 이빨로 김준영의 배를 물어뜯었다.

성기사가 붙들려 끌려가면서도 저주를 퍼붓는 사이,

성기사의 입에서는 김준영의 살점이 떨어졌다.

김준영은 비틀대며 일어나,

주머니에서 포션을 꺼내 마셨다.


“다 했어?”


김준영은 비틀대며 숙소로 걸어갔다.


“책임은 진다.”


파티원들은 몸부림치는 성기사를 눌러 제압하며 함께 울었다.

성기사는 실신할 때까지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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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칠만 자를 쓴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군요. +1 17.05.28 237 0 -
21 21. 새로운 시작 17.05.28 189 1 1쪽
20 20. 홉고블린(2) 17.05.28 187 1 8쪽
19 19. 홉고블린 17.05.28 143 1 8쪽
18 18. 패배감 17.05.28 165 1 7쪽
» 17. 소실 17.05.28 143 1 9쪽
16 16. 기병대 17.05.28 179 1 8쪽
15 15. 논쟁 17.05.28 153 1 7쪽
14 14. 숙소 17.05.28 183 1 8쪽
13 13. 연전연승 17.05.28 201 1 9쪽
12 12. 자신감 17.05.27 194 1 7쪽
11 11. 산새 17.05.27 169 1 8쪽
10 10. 진보 17.05.27 197 1 7쪽
9 9. 두 번째 웨이브 17.05.27 179 1 7쪽
8 8. 전후회의 17.05.27 228 1 9쪽
7 7. 직업 선택 +1 17.05.27 285 1 9쪽
6 6. 웨이브 클리어 17.05.27 249 1 8쪽
5 5. 대치 17.05.26 261 1 8쪽
4 4. 조우 +1 17.05.26 310 2 9쪽
3 3. 첫번째 요새 +1 17.05.26 375 2 10쪽
2 2. 통나무 하나로 17.05.26 348 1 9쪽
1 1. 낯선 곳에서 17.05.26 560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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