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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락 님의 서재입니다.

스트롱홀드 디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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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포크락
작품등록일 :
2017.05.26 17:04
최근연재일 :
2017.05.28 20:31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4,904
추천수 :
25
글자수 :
73,370

작성
17.05.28 13:53
조회
178
추천
1
글자
8쪽

16. 기병대

DUMMY

대장간이 생기고 그들은 드디어 연습용 무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세오와 검성은 가죽 갑옷을 입었는데 이상하게도 몸이 전보다 가벼워졌다.

최인호와 성기사는 몸의 전면을 판금으로 보호해주는 플레이트 갑옷을 착용했다.

최인호는 자신의 로망과 자신의 모습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며 치를 떨었다.


오후 훈련이 끝나고 세오는 숲을 찾았다.

숙소에서도 몸을 씻을 수 있었지만,

차가운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숲의 곳곳에는 덤불이 놓여 있었다.

혹시 덤불을 통째로 요새 근처에 둘러 심어 보면 어떨까.

그건 불가능 하겠지.

그럼 최소한 고블린들을 시켜서 나무 울타리라도 만들자.

목책을 세우고 싶지만 그건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릴 거야.

세오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개울 물에 발을 담그고 앉았다.

그러다 섬뜩한 느낌에 주위를 둘러봤다.

조금 떨어진 곳에 리체가 눈을 흘기며

마찬가지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있었다.


“왁! 아, 있으면 있다고 말을 해야지!”

“뭐하러 왔어.”


세오는 딴청을 피우기 시작했다.


“에휴. 난 또 사과하러 온 줄 알았는데.”


리체는 주머니에서 커다란 잎사귀를 뭉쳐놓은 것을 꺼냈다.

그것을 펼치자 빨간 구슬 같은 것이 잔뜩 들어 있었다.

리체는 그 구슬을 하나하나 흐르는 개울물에 퐁당퐁당 던지기 시작했다.

빨간 구슬은 하나씩 파문을 남기며 바닥에 잠겨갔다.


“그게 뭐야?”

“뭐긴 뭐야? 어느 못난이 주려고 모아놨던 산딸기지. 아쉽게 됐네? 당분을 섭취할 기회였는데.”


세오의 몸은 용수철처럼 튀었다.


“여보! 내가 다 잘못했다!”

“웃겨! 누가 여보야?”


리체는 세오의 낚아채려는 손을 피해 산딸기를 몸 뒤로 숨겼다.


“제가 다 잘못했구먼유, 마님! 그걸 이리! 이리로 주셔유!”


리체는 눈을 흘겼다.


“그 전에 해야 하는 게 있지 않아?”

“화해의 키스?”

“풉! 정식으로 사과해! 뭘 잘못했어?”


세오는 난처했다.

그래서 그냥 리체를 끌어안았다.


“이거 안 놔?”

“미안해.”


세오는 리체의 입술을 덮쳤다.

리체에게서는 산딸기의 시고도 달콤한 맛이 났다.


세오는 다음날부터 활 쏘는 실력을 높이겠다며

리체를 따라 숲으로 훈련을 나섰다.

원거리에서부터 하나라도 더 많은 적을 줄이기 위해서는

리체 한 명에게만 원거리 공격을 맡길 수 없었다.

게다가 훈련을 겸해 산짐승을 사냥할 수 있어

살림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리체와 함께 숲으로 향하는 세오의 뒤통수에는

매일 같은 비난이 쏟아졌다.


“캬, 대자연에서 나누는 사랑이라. 부럽구먼, 이거. 껄껄껄!”

“대자연에서는 모든 인위적인 것은 제거하는 거지? 예를 들어 옷이라든가, 아니면 옷 같은 거 말야.”

“말세구만. 영감, 우리 때는 저러지 않았는데. 요즘 애들은 어쩌려고 저러는지 몰라. 안 그래?”


키가 일 미터가 겨우 넘는 이쁜이가 성기사에게 한 말에 검성이 옆에서 분통을 터뜨렸다.


“너네도 꺼져! 숲이나 지옥이나 아무 데나 내 눈에 닿지 않는 곳으로 꺼져 버리란 말야!”



“띠링!”

“시작했네.”


열흘이 또 그렇게 지나갔다.

세오는 고블린들과 함께 요새 주변에 함정을 꾸준히 설치해 주었다.

적이 오는 길목을 따라 거의 150개의 함정이 만들어졌다.


“함정에 다 빠져 죽어서 화살 쏠 일도 없으면 좋겠네.”

“내 말이.”


김준영은 편안한 마음으로 실프가 정찰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장비가 업그레이드 되었고, 열흘의 훈련을 통해 팀원들의 성장은 더 없이 빨라졌다.

이제는 두 배의 고블린이 와도 거뜬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왔구나!”


김준영의 외침에 모두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전방에 고블린은 없었다.

그러면 옆에서도 온다는 뜻일까.

그러나 어느 쪽에도 고블린들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실프 왔다고. 하핫.”

“한 번만 더 그딴 식으로 낚시질 하면, 네가 죽을 때는 전투 중이 아니라 네가 잠든 시간이 될 거야.”


메로나의 협박을 무시하고 자기 눈에만 보인다는 요정에게 물었다.


“그래, 우리 귀염둥이. 고블린은 모두 몇 마리?”


고개를 쳐들고 허공과 대화를 하던 김준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다들, 준비해! 적은 기마병이야! 기마병 열에 보명 다섯!”


요새 안의 짧은 평화가 깨졌다.

세오는 손에 다시금 땀이 솟아나는 것을 느끼고는 옷에 손을 닦았다.

기마병에 대한 대책은 제대로 세운 적이 없었다.

애초에 긴장의 끈을 놓고 있던 게 잘못이었다.

모든 가능성을 끊임 없이 고민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리더인 김준영에 대한 원망감이 들끓었다.


파티원은 급하게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제 와서 제대로 된 의견이 나올 수가 없었다.

의견을 낸다고 해도 준비할 시간이 있을 리도 없었다.


“어떻게 하지?”

“화살로는 안되지?”

“그건 달려오는 걸 봐야 알아! 너무 빠르면 나도 맞출 수가 없어!”

“함정은?”

“그건 순전히 운에 맡기는 거라 장담할 수가 없어!”

“내 마법도 멈춰 있는 적한테나 맞지, 달리는 걸 맞출 자신은 없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적은 지평선에서 등장했다.

점점 시야에서 적들이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낼 수록,

이쪽에서는 경악의 비명이 하나둘 터져 나왔다.


“저건 말이 아니잖아!”

“뭐지? 저게 뭐지?”

“코뿔소.”


리체의 말에 모두가 일순 말을 잃었다.

그리고는 다시 혼란이었다.


“여기에 박으면 어떻게 되는데?”

“통나무가 저걸 버틸 수 있나?”

“하나라도 도착하면 끝장이야!”

“메로나! 뭐하고 있어! 지금 서 있을 때 빨리 한 방이라도 쏘라고!”

“아직 사거리가 안 된다고! 제발 닥치고 좀 있어!”


적들은 170m를 표시한 곳까지 다가왔다.

리체의 사거리였다.


피융!


리체의 화살이 파공음을 남기고 라이노의 이마에 맞았다.

모두는 기쁨으로 주먹을 쥐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라이노는 화살이 박혔지만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쓰러지지도 않았고,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다.

그저 묵묵히 앞으로 걸어오기만 했다.

라이노 라이더는 무심하게 활을 뽑고 피를 닦아 주었다.


“저거 뭐야, 씨발!”

“타고 있는 놈을 노려!”

“아! 내가 알아서 할게 쫌!”


리체는 신경질을 내며 다음 화살을 날렸다.

그러나 화살은 기병 고블린에 닿지 않았다.

화살을 날리는 동안, 기병대가 앞으로 돌진한 탓이었다.


두두두두!


열 마리의 라이노가 바닥을 구르며 달리는 소리는 끔찍한 것이었다.

기분상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니라, 실제로 땅이 울리고 있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곳까지 도달하지 못하게 해야 했다.

고블린과 리체, 세오는 일제히 원거리 공격을 퍼부었다.

먼저 라이노 한 마리가 함정에 빠져 목에 말뚝이 박혔다.

고블린은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앞으로 굴렀다.

그리고는 목뼈가 부러졌는지 일어나지 못했다.


고블린들의 돌팔매에 한 마리, 리체의 화살에 한 마리가 제거됐다.

함정에 추가적으로 빠져 죽은 것도 두 마리였다.

네 마리의 라이노는 통나무 요새를 스치듯 지나가며,

요새를 철퇴로 두드렸다.


빡!


라이노가 한 마리 지나갈 때마다 요새에서는 그 동안 쌓인 먼지가 우수수 떨어졌다.


“이러다 무너지겠어!”

“구슬이 통나무에 깔리면 어떡해!”


마지막 한 마리의 라이노는 요새를 스쳐지나가지 않고, 그대로 직진해왔다.


“안돼!”


리체의 화살이 기수 고블린의 목을 꿰뚫었다.

고블린은 그대로 뒤로 굴러 떨어졌다.

그러나 라이노는 멈추지 않았다.

라이노의 머리는 그대로 요새의 한 면을 들이받았다.


둥!


통나무에 쌓였던 먼지가 좁은 요새를 높은 밀도로 채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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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칠만 자를 쓴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군요. +1 17.05.28 237 0 -
21 21. 새로운 시작 17.05.28 189 1 1쪽
20 20. 홉고블린(2) 17.05.28 187 1 8쪽
19 19. 홉고블린 17.05.28 142 1 8쪽
18 18. 패배감 17.05.28 165 1 7쪽
17 17. 소실 17.05.28 142 1 9쪽
» 16. 기병대 17.05.28 179 1 8쪽
15 15. 논쟁 17.05.28 153 1 7쪽
14 14. 숙소 17.05.28 183 1 8쪽
13 13. 연전연승 17.05.28 201 1 9쪽
12 12. 자신감 17.05.27 194 1 7쪽
11 11. 산새 17.05.27 168 1 8쪽
10 10. 진보 17.05.27 197 1 7쪽
9 9. 두 번째 웨이브 17.05.27 179 1 7쪽
8 8. 전후회의 17.05.27 228 1 9쪽
7 7. 직업 선택 +1 17.05.27 285 1 9쪽
6 6. 웨이브 클리어 17.05.27 249 1 8쪽
5 5. 대치 17.05.26 261 1 8쪽
4 4. 조우 +1 17.05.26 310 2 9쪽
3 3. 첫번째 요새 +1 17.05.26 375 2 10쪽
2 2. 통나무 하나로 17.05.26 348 1 9쪽
1 1. 낯선 곳에서 17.05.26 560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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