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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리치 사냥꾼 박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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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s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01.06 17:08
최근연재일 :
2023.02.11 21:5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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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6
추천수 :
40
글자수 :
199,962

작성
23.01.1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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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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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4쪽

9화.

DUMMY

9화.


인기척도 없이 어느새 나타나 박수까지 치는 모습.

그걸 눈치채지 못했다는 건, 마음만 먹으면 백작이 내 목숨을 가져갔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설마 했습니다. 풍기는 마나의 옅은 향과 보유량. 그게 숨기는 게 아니라 진짜로 없어서였다니.”


내가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마법사 행세를 할 수 있는 이유가 저거였다.


기사와 마법사 둘 다 일정한 경지에 이르면 자신의 마나를 숨긴다.

숨길 수만 있다면 완벽하게 숨기는 게 가장 좋은 편.

그쯤 되면 이미 이름과 외모를 보고 누구인지 알 정도로 유명해지는 것도 있고.

무엇보다 상대에게 내 전력을 보이지 않으면서 방심을 유도할 수 있었다.


실력자들은 으레 그럴 것이라는 고정관념.

스컬이 운용할 수 있는 마나도 평시에는 적은 편이라 그들이 가진 고정관념이 실력 있는 마법사로 비쳐 보이게 해주었다.

그것도 진실을 꿰뚫어 볼 만한 실력자 앞에선 무용지물이지만.


“성직자처럼 굴면서 마법사도 아닌데 선배라... 그렇다고 또 사기꾼은 아닌 게 리치도 확실히 처리했고.”


마치 그와 나 사이에 투명한 경계라도 있는 것처럼 빙 돌아 이리아의 뼈를 먼발치에서 바라봤다.


“마법사라는 인간들이 죄다 이상한 면이 있는 건 알고 있어도 당신은 처음부터 이상했지. 사냥꾼이나 입을만한 옷에 마나는 숨기는 것처럼 조금밖에 없었고.”


날카롭다.

그저 바라보는 것뿐인데 무언가에 베이는 것과 같은 감각이 느껴질 정도로.

똑바로 응시하는 밀튼 백작의 얼굴은 처음 봤을 때의 모습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헌데 왕세자께선 어디계십니까?”

“나도 몰라.”


스컬이 이리아의 마나핵에서 읽었던 마나의 기억.

거기엔 그때 당시의 상황과 퍼져나간 마나 들이 농부와 기사에게 끼쳤던 영향에 대한 정보만 있을 뿐.

사고 직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현장에 있던 이리아와 폭주한 이리우튼에게 살해당한 베티온.


이리우튼의 치료 과정과 마나의 기억이 아니었다면 존재조차 몰랐었을 것이다.

이곳에 그의 흔적이라곤 벽면과 땅에 새겨진 날카로운 검상뿐.

그마저도 다른 기사들의 것이라 생각할 수 있었으니까.


“흐으음... 모른다? 혹시 그의 재능이 탐나서 꿀꺽 한 건 아니고?”

“그럴지도?”


처음 대면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밀튼 백작.

그때는 말 잘 듣는 순한 양이었다면 지금은 맹수의 눈빛을 하고 먹잇감을 노려보듯 바라본다.


“어쩔 겁니까 박중사 마법사님? 당신 때문에 내 처지가 굉장히 곤란해졌어요. 계획이 전부 틀어져 버렸는데 책임을 지셔야지요?”

“책임?”

“그럼. 이 상황을 만들어놓고 도망가려고 했습니까?”


초 단위로 변화하는 그의 말투와 표정.

이렇게 쉽게 읽어낼 수 없는 변화무쌍한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무슨 책임을 지라는 거지? 당신도 마음만 먹으면 날 처리하고 뒤집어씌울 수 있지 않나?”

“오... 칭찬입니까?”


밀튼 백작이 손으로 턱을 쓰다듬으면서 물었다.

그의 물음에 나는 마음대로 생각하라는 듯 침묵을 유지했다.


“물론 당신을 처리할 순 있을 겁니다. 근데 그렇게 해서 내가 얻는 게 뭐죠?”


이리아의 뼈 무덤을 쓰다듬는 백작.


“원래 힘세고 무식한 사람이 덤벼드는 게 제일 무서운 겁니다. 이리우튼 왕세자는 특히 그렇고 이리아도 제힘을 주체 못 하면 이런 사고가 터지는 거고요.”


초점 없는 눈으로 무언가를 회상하는 듯하다가 다시 날카로운 눈매로 돌아서 말을 이어갔다.


“그런 대상을 손쉽게 제압한 마법사. 등 뒤에 무슨 칼을 숨겨놨는지 몰라도 승리를 확신하지 못할 싸움은 피하는 게 신상에 이롭겠지요. 아니면 나와 싸워보고 싶은 겁니까?”

“필요하다면.”


이쪽도 그런 싸움은 사양이다.

승리를 확신하지 못한다고 하는걸 보면 충분히 제압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듯 했고.

무엇보다 백작이 말하는 것을 보니 무언가 다른 걸 원하는 듯 해 보였다.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던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먼저 말을 꺼낸건 박중사였다.


“원하는 게 뭐지?”

“역시.”


-짝!짝!짝!


아까와 같이 우아함이 느껴지는 박수.


“좋은 선택입니다. 서로 좋은 관계가 될 수 있는데 당신도 나도 굳이 피를 볼 필요는 없으니까요. 게다가 우린 어딘가 모르게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내 착각인가?”

“마음대로 생각해.”

“이런... 그런 차가운 말투로는 우리의 협상이 어려운 길로 빠지게 만들 겁니다.”


그럼 이 상황에서 똑같이 우아한 척 박수라도 치라는 말인가.

피식. 헛웃음이 나오자 백작이 만족한 듯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래요. 웃으니까 인물이 좀 사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위험한 사람.

대치 상황 속 긴장의 끈을 조였다가 느슨하게 풀면서도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게 팽팽하게 당기면서 대화의 주도권을 가져가고 있었다.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백작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동업을 하나 제안하지요.”

“동업? 나하고?”

“정확히는 당신의 리치도 함께.”


백작이 어느새 내 어깨 위로 올라온 스컬을 가리켰다.


“아는 것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리치를 사냥할 정도의 실력이 있는 건 맞지 않습니까? 이 머저리 기사 10명보다야 훨씬 쓸모 있는 동업자가 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거절한다면?”

“음... 그때는 계획을 수정해야겠지요? 방금 막 생각해놓은 그림을 찢어버리자니 아깝긴 하지만 걸림돌은 반드시 제거해야 마음이 놓여서 말이죠.”


거절하면 죽이겠다는 말이군.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건 이쪽도 마찬가지다.

한 탄창을 다 쏟아붓는다고 해서 저 괴물이 가만히 맞아줄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해서 당장 사태를 해결한다고 한들, 이후에 것들이 발목을 잡는다.

지금이야 권총에 힘을 빌리지만 탄이 다 떨어지고 나면 체력 좋은 민간인.

나중에 도착한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목에 현상금이 걸릴 수도 있고.


“그리고... 거절할 수 없을겁니다. 마나가 없는 마법사... 그 숨겨야 하는 타이틀을 바꿀 기회기도 하거든요.”

“무슨 소리지?”“내 제안을 성공적으로 완수한다면 마나를 얻을 절호의 기회가 된다는 말이지요.”


그렇다면 거절할 이유가 더더욱 없겠군.

벌려놓은 판을 잘 덮어준다는 것과 마나를 배울 수 있는 기회.


“들어나 봅시다. 그 계획.”


언제든지 앉아 쏴 자세로 사격할 수 있게 몸을 낮추고 말을 건넸다.

사격에는 안정적인 자세였지만 순순히 참여하겠다는 몸짓인 줄 알았는지 백작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밀튼 백작은 내 개입이 없었으면 사건이 어떻게 굴러갔을지에 대해 설명했다.

토벌이 성공했으면 꼬리가 잘릴 거라는 것도, 실패했으면 그 책임을 물게 될 거라는 것도.


실패냐 성공이냐와는 관계없이 밀튼은 리엔 왕가의 백작 자리를 내놓아야 했었다.


“그럼 오히려 내 개입이 필요한 거 아니었나?”

“첩자라는 걸 들켰으니까요.”


누구의 지시로 첩자가 되었는지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그는 원래 왕가의 정보를 수집하고 전달하는 첩자의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러던 중 왕가에서 자신이 첩자라는 걸 눈치채고 그에게 이중스파이가 될 것을 권했다고 한다.


“이 일을 끝으로 놔주기로 했습니다.”


토벌계획의 성공과 실패가 자신에게 상관없는 이유.

어느 쪽이든 이 일을 끝으로 그는 자유를 약속받았다.


“그 말을 믿었다고?”

“믿지 않는다면? 제 자랑인 것 같지만 저도 나름 이리우튼 과의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호적수입니다.”


실력자인 건 알았지만 그 정도였을 줄이야.

하긴 첩자인데다 그걸 들켰을 때 오히려 이중 스파이 제안을 받을 정도였으니.

자기 뒤를 캐고 다니는 사람을 살려둘 만한 이유가 있었네.

리엔 왕가에서 자기의 사람으로 감으려고 했고 그게 안 되니까 놔주려는 듯 해 보였다.


“이건 어디까지나 리엔 왕가에서의 자유일 뿐이지요. 제 패를 한 개 보여드렸으니 그쪽도 하나를 꺼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원하는 게 뭐지?”

“일단은 그 두 눈으로 본 현장의 모습. 아까 흘려듣기로는 외부에 ‘리치 출몰’로 알려진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지 않습니까?”


리치 둥지 위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과 토벌대와 내가 진입한 시간 차.

목격 당시의 상황과 어떻게 처리했는지.


“급소를 공격해 처리했다. 그 이후엔 보다시피.”


딱 필요한 정보들만 나열해 알려주었다.

무슨 무기를 쓰고 있는지 어떻게 움직였는지 다 알려주면 그게 곧 약점이 될 수도 있으니까.


“아무리 급소 공격이고 이리아가 반쪽짜리 마법사라 해도 신기하긴 하네요. 무슨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하게 만드는군요.”

“원하는 건 현장의 정보였잖아?”

“아아... 욕심부릴 생각은 없습니다. 궁금하다는 것뿐. 어찌 됐든 판단력부터 실력까지 파트너로서 충분하네요. 괜히 객기부리다가 목숨이 날아갈 뻔했을지도?”


아직까진 사실상 협박에 불과하지만 고개를 끄덕여 동조해주었다.


“그럼 본론으로.”


아직 보이지 않는 경계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는 밀튼 백작.

그가 품에서 말려있는 종이 하나를 꺼내 내 쪽으로 던져주었다.

불편하게 거리를 좁히지 않겠다는 배려는 좋네.


밀튼 백작이 던져준 종이를 펼쳐보니 지도가 보였다.

한눈에 봐도 귀한 물건.

내가 좋다고 한 지도보다 훨씬 더 디테일한 정보들이 담겨있다.


“리엔 왕가의 국토 바로 밑 지역을 보시겠습니까?”


그의 말을 따라 시선을 옮기자 넓은 숲 한 가운데에 동그라미를 쳐놓고 그 옆으로 글자들이 보였다.


“그쪽에 둥지를 틀고 있는 리치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넓은데?”


표시된 지역의 크기는 밀튼 백작의 영지와 비슷한 수준.

리치의 은신처가 이렇게 큰 경우는 처음이다.


“그렇겠죠. 원래는 엘프들의 거주지니까요.”

“엘프? 그럼 리치가 엘프 거주지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말인가?”

“아뇨. 정확히는 강제 점령이죠.”


리치에 의해 강제 점령된 엘프의 영역.

이어서 설명해보라는 듯 백작을 바라보자 그가 말을 이었다.


“그곳에 잡혀있는 인질이 있습니다. 리치를 처리하는 건 당신의 선택이지만 인질을 무사히 구출해 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왜 본인이 나서지 않는 거지?”


실력으로 본다면 충분히 자기가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위험은 하겠지만 인질이라고 하는 것을 봐선 중요한 사람 같은데.


“첩자로 활동하면서 어렵게 얻은 정보입니다. 제가 움직이면 첩자로 활동할 이유도 없으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을거고, 그렇게 되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니까요.”

“어렵게 얻은 정보를 이렇게 쉽게 줘도 되나?”

“원래라면... 제가 움직일 생각이었습니다만 적임자가 나타났기도 하고 당신이랑은 좋은 관계를 이어 나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요. 우리 서로 무언가 닮았다고 느껴지지 않습니까?”


아까부터 뭘 보고 닮았다는 건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호의적인 태도에 찬물을 끼얹을 필요는 없어 말을 돌렸다.


“내가 인질을 구출하고 나면?”

“그동안 여기 일은 제가 알아서 잘 꾸며놓을 겁니다. 아직 구상단계라 생각할 시간이 좀 더 필요하긴 해도.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인질을 구출한 뒤엔 제가 찾아갈 겁니다.”


결국 다시 봐야 한단 소리군.


“인질에 대한 정보도 필요해.”

“아. 그러고 보니. 인간 나이로 40세 여성. 이름은 밀퓌에스. 제 어머니입니다.”


무슨 이런 정보를 저렇게 담담하게 이야기하지?

어머니가 엘프라니.

그제서야 생각났다는 듯 밀튼 백작이 손뼉을 치며 덧붙였다.


“아. 전 혼혈입니다. 엘프 어머니와 인간 아버지 밑에서 자란. 어쨌든 제 어머니를 잘 부탁드립니다.”

“허... 그건 그렇고 리치에 대한 정보는 있나?”


어이가 없어서 숨을 뱉고 질문하니 백작이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 헤이즐이란 마법사의 제자라고 하던데요. 그 마나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그 마법사와 관계되어 있다는 것 쯤은... 알고 있겠지만. 이런 것도 유효합니까?”

“그 외에는?”

“음... 글쎄요 지역을 알아내는 것만 해도 고생 꽤나 했어서... 원래는 직접 움직이면서 알아내려고 했습니다.”


굳이 인질이 아니더라도 갈 이유는 충분하네.


“그거 아십니까? 원래 마나와 마나의 맹세는 엘프가 원조라는 거.”


갑자기 꺼낸 말에 가만히 백작을 쳐다보자 그가 말을 이었다.


“전 확실한 걸 좋아해서요. 당신도 그렇죠?”


확실한 게 좋긴 하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말했잖습니까. 닮은 구석이 있다고. 지금은 저 리치의 힘을 빌리시는 것 같으니 리치와 마나의 맹세를 하도록 하지요.”


나는 밀튼이 말한 인질 구출, 백작은 이번 일에 대해 피해가 가지 않게 처리하는 것을 조건으로 마나의 맹세를 제안했다.


말만 들었지 처음 보게되는 마나의 맹세.

스컬과 백작의 마나가 실처럼 길게 늘어져 서로에게로 향했다.

그 푸른 기운이 손에서부터 가슴까지 옮겨져 서서히 흡수되는 것까지.


“좋습니다. 당신 친구를 소중히 한다면 열심히 해주시길.”

“마찬가지야.”

“아! 기왕 이렇게 손을 잡은 김에 좋은 정보 하나 알려드리지요. 가지고 있던 그 검. 혹시 어디서 얻게 된 겁니까?”


검?

아 그 뽑히지 않는 검.


“어쩌다 보니?”

“이런. 섭섭한데요. 아무튼 그 검. 숨기고 다니는 게 좋을 겁니다.”

“왜지?”

“그거 드워프가 엘프에게 선물한 보검 중 하나에요. 원래는 황실에서 보관하고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낯이 익어서 기억을 더듬어보니 생각났었거든요. 좋은 경로로 얻은 건 아닌 것 같아서 조언하는 겁니다.”


그런 검을 산적 나부랭이가 가지고 있었다고?

밀튼 백작은 아마도 리치에게서 얻은 거라 생각하는 듯했다.


다시 한번 현장을 훑어보던 밀튼 백작이 물었다.


“시간은 얼마나 필요하신가요?”

“시간?”

“그 자료들. 설마 가져가려는 건 아니겠지요?”


나는 대답 대신 스컬을 바라봤다.

이 자료가 당장 필요한건 스컬이니까.


“시간을 얼마나 벌어줄 수 있지?”


스컬이 처음으로 말을 건네자 능청스럽게 놀라는 연기까지 곁들인다.


“오...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로군요. 2시간. 그 이후에도 현장에 남아있으면 안 됩니다.”


그 말을 끝으로 자기 할 일은 끝났다는 듯 밀튼 백작이 처음 때처럼 빙 둘러 밖으로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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