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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리치 사냥꾼 박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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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s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01.06 17:08
최근연재일 :
2023.02.11 21:5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3,917
추천수 :
40
글자수 :
199,962

작성
23.01.14 21:50
조회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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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8화.

DUMMY

8화.


이리아.

리엔 왕가 8명의 5남 3녀 후손 중 4번째 딸.

후계 구도엔 전혀 관심이 없으며 특출난 외모로 국내는 물론 국외의 고위 귀족들을 벗겨 먹고 다녀 왕실에서도 내놓은 존재.


“어디서 이런 돌연변이가 나타났는지 몰라도 특이하긴 했지.”


리엔 왕가는 기사의 나라라고 말할 정도로 귀족부터 시작해 왕손까지 기사가 아닌 자를 찾기가 힘들었다.

그런 국가의, 그것도 왕손이 마법사가 되었다?

스컬이 말한 대로 돌연변이라 취급받을 만했다.


“마법사가 될 만큼의 재능을 두고 그런 일을 하고 다녔다고?”


말만 들으면 왕비의 재목이 아닌가.

그런 사람이 돌연변이 취급을 받고, 귀족들이나 벗겨먹는 꽃뱀 짓이라니.


“음... 정확히는 반쪽짜리 마법사야.”


마법사는 마법사지 반쪽짜리는 또 뭐야.

설명이 부족했다고 느꼈는지 스컬이 덧붙였다.


“마나라는 자원은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기사처럼 자신의 몸놀림을 강화하는데에도, 마법사처럼 특정 마법을 구현할수도 있지. 이리아는 그 두 가지가 뒤섞인 마법사고.”

“두 가지 특징을 가진 마법사...가 어째서 반쪽짜리라는거지?”


기사와 마법사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재능인이라면 오히려 더 좋은 것 아닌가.

좋은 것만 쏙 빼먹은...


“아... 안 좋은 특징만 결합됐나보네.”

“정답!”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듯, 마법사와 기사 둘 다 마나를 쓰는 방식에 있어 단점이 존재했다.

이리아가 장점이 아닌 단점만 가져온 마법사라면 충분히 반쪽짜리로 불릴만 했다.


“몸에 있는 마나를 자유자재로 활용하지 못하는 대신, 이리아의 근처로만 가면 남자들이 정신을 못차리는 그런 마법.”


스컬이 자료 중 하나를 가져와 내게 보여줬다.

이리아의 마법과 관련된 내용이 써 있는 자료.

아니. 자세히는 마법이 아니라...


“악마의 능력?”


마법과는 비슷하지만 결이 다른.

악마의 능력과 이리아가 가진 매혹에 관한 내용이었다.


“설명이 딱 페로몬이네.”

“페... 뭐?”

“페로몬. 이건 내가 살던 곳에서도 연구했던 내용이야.”


화학작용을 일으켜 성적으로 흥분하게 만들고 호감을 가지게 만든다는 등의 대략적인 내용만 알뿐, 페로몬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했지만.

내용만 보고 보면 페로몬이랑 다를 게 없었다.


“페... 뭐 그쪽 언어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마법사들 사이에선 연구 대상이었지. 이성을 홀리는 데다 자연적으로 발현된 마법인데 다룰 줄을 모르니까.”


마법을 본인의 의지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대신 항상 활성화 되어있는 마법.

게임으로 따지면 패시브란 말이 딱 들어 맞는다.


“이 둥지의 주인인 리치도 그래서 이리아를 끌어들인 것 같은데? 이거 봐봐.”


스컬이 들고 온 또 다른 자료에 ‘정신 지배 마법’이란 글이 눈에 들어왔다.


정신 지배 마법.

단어만 들어도 확실히 흑마법이라 말할 수 있는 마법이었다.


“이론적으로는 같은 접근 방식이라 이거지? 정신 지배라는 큰 틀 안에서 이리아가 가진 매혹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렇게 볼 수 있겠네.”


유혹과 정신 지배.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방식 중에 하나라면 연구할 만한 가치를 느낄만했다.

그나저나 마법이 아닌 악마의 능력이라니.


“스컬. 악마가 실제로 있나?”

“아니.”


마나라는 게 존재하는 세상에 악마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생각보다 스컬의 대답이 단호했다.


“악마라는 건 교단이 만들어낸 일종의 환상일 뿐이야.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그런 것 치고 너무 단호한 거 아냐?”

“나한테 물어봤잖아? 나는 없다고 확신해. 주워들은 것도 있고 무엇보다... 내 눈으로 보지 않으면 믿지 않아.”


거기에 더해 악감정이 있는 듯 말을 이어갔다.


“지금까지 많이도 써먹었지. 엘프가 살던 지역을 밀어냈을 때도, 드워프가 교단에 반기를 들었을 때도... 하여튼 지들 마음에 안 들면 다 악마를 가져다 붙였으니까.”


스컬도 그걸로 인해 피해를 본 듯했지만...

굳이 말하지 않는 데 캐물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 가만히 스컬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아픈 과거는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털어놓겠지.


“흑마법을 대놓고 연구하겠다던 그 말도 안 되는 이유도 찾은 것 같네.”


스컬이 내민 또 다른 자료.

거기엔 누군가를 대상으로 한 인체 실험의 경과가 적혀 있었다.


“대상의 이름이 익숙하지?”


이리우튼.

이름에 리자가 들어가고 공주와 비슷한...


“왕세자였던 리엔 왕가의 첫째 아들이지.”


정신 지배와 인체 실험, 왕세자‘였던’ 말까지.


“갑작스런 정신병을 앓고 신하들에 의해 폐위. 그 이후 치료법을 찾다가 정신 지배에 손을 댔다는 건가?”


흑마법엔 명분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건 충분한 명분이 될 수 있었다.

왕세자의 치료를 목적으로 한 연구.


15세에 발병하여 교단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고.

정신 지배와 관련된 마법을 적용시켜 일시적으로 효과를 본 몇 가지 방식들이 적혀있었다.


“필사적이었네.”

“그럴 수밖에. 관심 없는 나도 주워들을 만한 이름이었거든.”

“유명했나 봐?”

“그렇지. 리엔 왕가도 그렇고 기사들 중에 유일하게 마스터의 경지에 오를 만한 인물이었거든.”


마스터.

기사가 백만이라면 그중에 단 한 사람도 이룰까 말까 한다는 경지의 끝.

입문자, 중급자, 상급자, 마스터의 계급으로 나뉘어져 리엔 왕가의 초대왕 리엔 1세 이후 200년간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는 마스터.


만약 이곳 사람들처럼 마나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기사와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지 않을까 싶어 여러모로 조사했을 때 들었던 내용들.

국경 너머에서도 동상을 세우고 영웅담을 떠들어대던 것들이 떠올랐다.


그 수다쟁이 기사 덕분에 가장 처음 단계인 입문자의 훈련 장면도 볼 수 있었다.

당장 입문자라던 기사들도 괴물 같은 몸놀림을 보여줬는데 마스터라니...어떤 식으로 움직일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15살에 중급자 최상위권이라면... 필사적 일만 했네.”


마스터였던 리엔 1세가 30대 중반에 마스터가 되었던 것과 대부분이 평생 상급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중급에 머무른다는 걸 생각해보면.

유망주 중에서도 울트라 유망주였다는 거다.


“그래도 재밌는 거 하나 건졌네.”

“재밌는 거라니?”

“박중사. 나중에 마나를 쓸 줄 알게 되면 마법사랑 기사의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쓰고 싶다고 했었잖아.”

“그랬지.”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둘 다 같은 마나를 쓰니까 활용법만 알면 둘 다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그때 얼마나 비웃어대던지.


“기사는 흉내 낼 수 있어도 마법사는 흉내 못 낼 거라면서.”

“그래.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지. 그 마나로 만든...”

“실탄.”

“그래 하여튼 그렇게 변형하는 방식을 보고 가능성을 옅봤는데 지금 이걸로 확실해졌어.”


스컬이 이리아의 마나핵을 들고 와 마나를 불어넣었다.


“이리아의 최근 기억이야.”


마나핵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이 점점 형체를 갖춘다.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사람의 형태.

그것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여기 이게 이 둥지의 주인인 리치 이름이... 베티온이군. 이리아를 이용한 이리우튼의 치료과정에서 베티온이 사망했을 당시에 현장이야.”


점과 선으로 나타난 형상을 구분하기 힘들었지만 스컬이 설명을 도왔다.


“이 과정에서 이리우튼이 폭주했고, 죽을 위기에서 이리와의 마나가 본능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마나를 흩뿌린 것 같아. 그리고 이건 인근에 피해를 입었다는 곳의 당시 상황.”


허리를 숙이고 무언가를 베는 사람들.

그것을 손에 쥐고 한 곳으로 걸어가다가 서로를 향해 무언가를 휘두르는 것까지.


“이리아의 매혹과 이리우튼의 폭주한 마나가 피해지역까지 퍼져서 생긴 영향이지.”


마나에 의해 매혹당한 사람들이 수확 철도 아닌 농작물을 베어 바치려 하고.

폭주한 기사의 마나가 공격성을 깨워 서로 공격하게 만들었다.

확실히 이상하긴 했었다.

피해지역인 농경지엔 핏자국만 지우고 본다면 막 수확을 끝낸 풍경이었으니까.


“보면 알겠지만 둘 다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어. 저 녀석들이 말했던 기사 두 명도 거기에 휩쓸린 거지.”

“이게 그거랑 무슨 상관이지?”


사건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 수 있었지만 그게 내가 마나를 다루고 기사와 마법사의 능력을 가지는 것이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건지.


“방출된 이리와의 마나가 먼저 영향을 주고, 이후에 이리우튼의 폭주한 마나가 서로 공격하게 만들었잖아. 저번에 내가 그 둘 다 불가능할 거라면서 했던 말 기억나?”


마나의 근본에 관한 이론.

마법사들마다 조금씩은 달라도 겹치는 내용이 있었다.


기사와 마법사는 같은 마나를 써도 활용방식이 달라 불가능하다는 결론.

마법사는 마나를 마법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머리와 손, 마도구만을 이용하는데.

기사는 심장에서 피를 돌게 하는 것처럼 온몸으로 활용한다는 말.


그것에 더해 마법사가 기사를 흉내 낼 순 있어도 기사가 마법사를 흉내 낼 수 없다는 것까지 덧붙였었다.

애초에 마법사의 재능이 더 많은 것을 요구하기도 했고, 기사의 방식을 흉내 낼 시간에 마법 연구에 시간을 쏟을 사람들이기도 했고.

사용방식도 다르기에 배우려면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 것이라 했었다.


“물론 스승님의 이론이긴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어서 확신할 수 없었어. 누구는 마법사와 기사의 마나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이론을 주장하기도 했었거든.”


그 근본부터 달라 아예 불가능 한 것이냐, 스컬의 말대로 둘 다 취할 수는 있으나 어려울 것이냐에 차이.


“그럼 이건 네 스승님이 하신 말이 맞는 거네?”


이리아와 이리우튼 둘 다 순수한 마나를 방출한 것이고, 그것으로 인한 영향이 나타난 장면.

기사의 마나가 자신의 신체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닌 방출되어 마법처럼 영향을 준 것은 그 근본이 같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 고위 마법사는 불가능하겠지만 적어도 기사처럼 활용하면서 마법사 흉내도 낼 수 있다는 뜻이지.”

“그래? 고위 마법사는 왜?”

“얌마. 그게 쉬워 보이냐? 니가 만든 그 마나탄은 도구를 활용한 잔머리잖아. 정식 마법, 그것도 고위 마법은 그런 꼼수로는 어림도 없이 정교하고 어려워.”

“나도 거기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마법이란 간단한 것이라도 그 자체만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무궁무진했다.

지금은 잔머리로 만든 마나 탄이 전부였지만 그걸 직접 활용하게 된다면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는.


“그 잔머리를 생각해보면 마나를 습득하는 것도 조만간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럼 나야 좋지.”


-짝!짝!짝!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 계시는군요.”


갑자기 들려온 박수 소리.

고개를 돌려 보자 어느새 나타난 밀튼 백작이 여유롭게 박수를 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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